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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43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29 08:20
조회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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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3쪽

14화.시작이 반 이다(1)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헉! 대박.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잠에서 깨어나 오늘의 첫 소변을 변기통에 방출하던 동식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 몸서리 쳤다. 새까맣게 타버렸던 자신의 몸뚱이. 그리고 불에 타 라면처럼 꼬불꼬불 해졌던 머리카락은 온데간데없이,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다. 동식은 서둘러 소변줄기를 끊어내며 거울 앞에 똑바로 섰다.


"악."


볼을 잡아 당겨 본 결과 꿈은 아니다. 혹시나 싶어 혼신의 힘을 다해 볼을 꼬집고 또 꼬집어 본다. 새 빨갛게 달아오른 볼이 이건 꿈이 아니라고 다시금 대답한다. 하루 만에 재생된 자신의 피부가 마냥 신기하고 놀랍기만 한 동식이었다.


‘나란 인간은 도대체....정체가 뭐야?’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 정체에 대한 의구심이 밀려오는 그다. 하지만 마냥 거울 앞에 서서 정체에 대해 묻고 있기에는 시간이 없다. 왜? 그는 더 이상 백수가 아닌 대한민국 공무원이란 번듯한 직장이 생긴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아...뭐 입고 출근하지?"


고민이 됐다. 손을 뻗어 이 옷 저 옷 꺼내 보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십년 여의 공시 생 시절 그의 복장은 추리닝 한 벌이면 해결 됐기에, 옷장에 선 동식에게 지금의 선택은 그리 쉽지 만은 않은 것이었다. 그 때. 그런 그의 눈에 한 벌의 정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할머니가 대학 졸업을 기념하며 사줬던 그 옷. 대학 졸업 직 후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는 그 옷은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직 후의 상태 그대로 옷장을 채우고 있었다.


'할매가 이 옷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을 봤으면 얼마나 기뻐 하셨을까.....'


그의 할머니는 정확하게 손자의 치수를 알고 있었다. 어깨부터 바지기장까지 맞춤정장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딱 맞아 떨어지는 동식에게 최적화 된 사이즈. 할머니를 생각하니 괜히 눈시울이 붉어진다.


"할매...다녀올게!!!"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안을 향해 외치고는 현관문을 여는 그 때 문에 무언가 세게 걸리는 느낌이 났다.


"히이익!!!"


그의 출근을 방해하며 출입문 앞에 걸리적 거리는 물체는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그 것도 여자 사람.


"저....저..기요..헉."


그녀는 놀랍게도 어제 현장에서 자신에게 안긴, 자신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 여자. 그녀의 어깨에 손을 대고 조심스레 흔들어 본다. 반응이 없다. 또 다시 흔든다. 하지만 그녀는 좀처럼 깨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찌나 잠에 깊이 골아 떨어졌는지 입술을 타고 흘러내린 침이 동식의 현관 바닥을 흥건히 적시고 있다.


‘이익..더러워..설마. 저게 다 침이야?’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자신의 집이 그녀의 침 바다에 잠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진 동식이 그녀의 귓구멍에 거센 입김을 불어 넣으며 외쳤다.


“불이야!!!!!!!!!!”


그녀는 화들짝 놀랐는지 번개 같은 속도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엄마야!!! 불이야!!!사람 살려!!!!"


동식이 기대했던 그녀의 반응. 하지만 늘 현실은 상상과의 거리를 좀처럼 좁히지를 못 한다. 퉁퉁 부어오른 눈을 비비적거리며 동식을 슬쩍 쳐다 본 그녀.


"아아아 잘 잤다."


길게 하품을 내 뱉더니 이내 기지개를 켠다.


"저...누구시죠?"


동식의 질문에 뻔뻔하게 고개를 쳐들고 대답하는 그녀.


"누구시냐고요...그게 저한테 할 소리가 맞다 고 생각해요?"


볼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시선을 떨 구는 동식의 면전을 향해 다가오면서 점점 거리를 좁히는 그녀. 이내 동식에게 질문을 던졌다.


"몇 시쯤 집에 돌아와요? 그 때까지 여기서 한 숨 푹 자도 괜찮죠?"


그녀의 달콤한 향기가 코를 통해 전신으로 퍼지며 동식의 귓가에 뜻하지 않은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낯설지 않은 향. 어제 사건 현장에 마주쳤던 열혈 기자 신지선이 분명했다. 물론 동식이 느낀 낯설지 않은 향의 정체는 술 냄새였다.


“저 글쎄 정시 퇴근 하면...6시 안돼서...”


동식의 이야기를 듣는 체 마는 체 하며 현관 안으로 들어서려 하는 그녀.


"이 봐요....이 건 명백한 주거 침입 죄에..."


말은 그녀의 행동에 제제를 가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상황이 싫지 않은 동식 이었다. 신발을 벗으며 자신의 집안으로 들어서는 그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서다 벽에 걸린 시계로 자연스레 눈이 간 동식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헉!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됐지? 이대로 가다간 지각이다!"


시계는 어느덧 8시 40분을 지나가고 있었다.



줄 소시지를 이어 놓은 것처럼 도로 위에 늘어선 자동차 들. 출근 길 대로 한 복판에 놓아진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유라고는 찾아 볼 수 가 없었다.


"빵빵....빠아앙"


뒤에서 울려대는 경적소리에 화가 차오를 만큼 차오른 운전수. 자신의 자동차 핸들을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한다.


"그만 좀 빵빵대! 앞에서 안 가는 데 나보고 어쩌라고??"


상황은 버스 안도 그 닥 좋아 보이진 않았다. 숨 쉴 틈 조 차 허락하지 않는 비좁은 공간을 가득 채운 사람들. 뒷사람의 숨결, 조금만 피부가 닿아도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상황. 그 것은 마치 전쟁 속 피난길에 오른 난민들을 연상 시키며 사람들의 얼굴을 칠흑같이 어둡게 만들었다. 운 좋게 출근 전쟁에서 자리를 선점한 여자는 그 나마 다른 사람들 보다 편하게 갈 수 있는 혜택을 얻은 사실에 감사하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바라보는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어....어????"


그녀의 눈에 들어온 한 남자. 그리고 출근 길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 대다수가 여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남자를 향해 하나 둘 시선을 모았다.


"으아아. 첫 날부터 지각이라니!!"


저 멀리서 사내의 포효가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자전거 한 대가 순식간에 그들의 눈을 지나 멀어지고 있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빨랐던지, 타이어와 도로 바닥면이 마찰을 일으키며 연기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들은 그 놀라운 광경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었다. 인간의 한계를 추월한 듯한 그 자전거의 속도에 놀 랍 다기 보단 이 지옥 같은 정체 길을 뻥뻥 뚫고 나가는 그 자전거의 속도가 그저 부럽게만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도 내일부터 차라리 자전거를 타고 출근 해?'라는 반응정도.

하지만 그들은 자전거 주인 동식의 사정을 알리가 없었다. 그의 자전거가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동식의 회사가 위치한 정부종합청사의 위치는 과천, 동식이가 현재 살고 있는 집은 파주가 근접해 있는 일산이다. 그 위치를 거리로 환산하며 35KM 남짓 한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 이 먼 거리를 오로지 튼튼한 두 허벅지에 의존한 채 출근하고 있는 그의 사정을 말이다.



마침내 건물 입구에 도달한 동식. 물에 빠진 생쥐마냥 땀에 흠뻑 젖은 그가 자전거를 세우며 시계를 들여다본다. 8시 57분. 아직은 늦지 않았다. 동식은 노량진 볼트라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게 이름값을 해내며 그 먼 거리를 출근시간 안에 돌파 하는데 성공했다. 뭐 사실 이 정도 기록이면 초인적인 수준에 도달 했다고 볼 수 있었다.


"수고 했어~~ 이따 퇴근길에 보자."


자전거 핸들에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돌아서는 동식. 편의점 사건이 후 폐기처분한 자전거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그의 빨간 색 새 자전거에는 새까만 유성 펜으로 쓰여진 이름이 주인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알려 주고 있었다.

(원동식)


자전거를 주차하고 건물로 들어서려는 그 때. 경비원이 그를 불러 세웠다.


"거기 잠깐!!"


자전거에 입맞춤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동식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낀 경비원이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어!!! 할아버지 안녕 하세요. 일찍 출근 하셨네요."


"나를...아는가? 건물엔 무슨 용무로 찾아 오셨소?"


동식은 씩 웃어 보이더니 청사 본관에 있는 현수막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젯밤 동식을 환영하기 위해 백장관이 걸어 놓은 그 현수막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오늘부터 정식으로 이 곳에서 근무하게 된 공무원 원 동식 입니다."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 한 후 서둘러 건물 안으로 사라지는 동식. 경비아저씨는 그 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네..동시 군이라고?...동식 군은 분명....흑인이....."


자신의 부서로 들어선 동식은 부서가 떠나 갈 듯 커다란 목소리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부터 정식으로 근무하게 된 공무원동식 입니다."


동식은 공무원이란 직업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는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항상 공무원이라는 타이틀 붙혀 인사했다. 그리고 그게 습관이 되면서 공무원과 원 동식의 겹치는 발음 원을 생략하고 공무원동식이라 자신을 칭했다. 그의 격한 첫 인사에 부서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몰렸다. 그리고 그들 역시 경비 아저씨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지난 밤 자신들이 환영했던 새까만 피부에 이국적인 남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사람들이 동시에 동식이 서있는 방향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

"네 여러분 안녕 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그들의 인사는 동식이 아닌 동식의 뒤를 이어 바로 사무실로 들어오는 백 승찬 장관 때문이었다.


“앗 장관 님 안녕 하십니까!”


갑작스레 몸을 돌려 동식의 고개를 숙이자, 그의 돌처럼 단단한 머리가 그대로 백장관의 콧등에 내려앉으며 커다란 충돌을 일으켰다.


“악”


“죄..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자신의 콧등을 어루만지며 아파하는 백장관의 시선이 자신과 부딪힌 존재를 향해 고정 된 순간 백 장관 역시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원동식군 리얼? 이건 또 무슨 부작용이지...안되겠다. 검사 좀 해봐야겠군.’


건물 내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지하 주차장을 지나 주변을 유심히 살피는 백 장관. 이내 그가 안 주머니에서 꺼내 든 스위치 버튼을 누르자 벽의 모양이 변화 되었다. 그리고 벽 뒤에 숨겨져 있던 엘리베이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타게.”


백장관의 간결한 한 마디에 올라 탄 엘리베이터는 그렇게 지하 속 어딘가를 향해 빠르게 수직 하강했다. 동식은 출근 첫 날부터 예상하지 못한 다이내믹한 상황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우와~~~~건물 안에 이런 비밀 기지가 있다니...혹시 이 안에 대형 비밀기지가 있고 그런 건 아니겠죠?"


하지만 그의 추측은 잠시 후 현실이 되며 그의 눈앞에 영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배경을 선사했다. 흰색가운을 입은 과학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들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기엔 충분했기 때문이다.


"후훗..동식 군 놀라지 말게. 이 곳엔 대한민국 이공계의 모든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동식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종합청사 지하에 축구장만한 넓은 공간이 존재 하다니,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듯 동식은 연거푸 감탄사를 연발하며 고개가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아주 그러다 목 부러지겠네. 동식 군. 아직 놀라울 일들이 많은 데 말이야."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가 그들을 향해 걸어 왔다.



"이 녀석이 그 녀석이군."


핏기 없는 새하얀 피부와 하얗게 새어버린 머리카락. 흰색가운까지 걸쳐 입은 남자의 첫 인상은 동식의 눈에는 산송장과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남자였다.


"아 동식 군 인사하게. 이 대형 프로젝트를 선두지휘하고 계신 김 형준 박사님이셔. 박사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노벨 과학상을 받을 뻔한.."


"자 이쪽으로 오게 동식 군."


백장관이 분명히 자신의 칭찬을 재미나게 부풀릴 것이라 판단한 그가 사전에 말을 차단해 버리며 앞으로 나아가 방안으로 동식을 안내했다.


"음 그러니까...하루 만에 피부가 완벽하게 재생되었단 말이지?"


"그 때 융합한 세포들끼리 몸 안에서 정확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야. 한 마디로 판타스틱 성공적 이라는 소리지.."


상체를 벗은 채 초음파 검사대에 누워 있는 동식을 상황실에서 지켜보고 있는 두 사람. 그들은 모니터에 체크되는 동식의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때 김 형준 박사가 마이크에 입을 갖다 대 동식에게 말했다.


"동식 군 오늘은 동식 군이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 전에 받는 신체검사 같은 거라 생각하면 되네."


스피커를 통해 초음파실 안으로 흘러나오는 김 박사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밝게 느껴졌다.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반응한 동식은 그대로 고개를 들어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힘차게 세우며 답변했다.


“I'M good."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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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공무원 원동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17화.시작이 반 이다(4) +2 16.03.31 796 21 10쪽
16 16화.시작이 반 이다(3) +1 16.03.31 920 21 11쪽
15 15화.시작이 반 이다(2) +3 16.03.29 758 24 10쪽
» 14화.시작이 반 이다(1) +1 16.03.29 930 22 13쪽
13 13화.첫느낌 +3 16.03.26 957 28 15쪽
12 12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2) +1 16.03.26 960 27 11쪽
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7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2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8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0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3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5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1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8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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