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44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15 08:27
조회
2,471
추천
71
글자
10쪽

3화.합격의 길(2)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허기진 배를 달래는데 온 정신이 팔린 동식의 뒷주머니에 요란한 진동이 울려댔다. 발신 표신에 뜬 두 글자. 지난 밤 동식과 함께 했던 승범 이었다.


"어 승범아, 무슨 일이야? 나? 학원 이지.. 왜?"


방구석에 틀 여 박혀 이불을 뒤 집어 쓰고 있는 승범은 학원에 있다는 동식의 말에 놀라 울 따름이었다.


"야...도..동식아... 넌 아무렇지도 않냐? 지..지난 밤 우리가 본...그 ..내가 술에 취해서 헛것을 본 게 아니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승범의 목소리는 공포에 질려 있는 듯 했다.


"야.. 뭐가 아무렇지도 않아. 너도 봤잖아. 그 아저씨가 내 자전거 집어 던져서....야 말도 마라. 이 의리 없는 새끼들! 택시비 좀 빌려 달라니까! 나 집까지 걸어갔다. 너 출근은..."


승범은 동식의 말을 무시한 채 그대로 핸드폰 종료 버튼을 눌러 버렸다. 그리고는 급하게 112 버튼을 누르려는 행동을 취하다가, 그대로 자리에 굳어진 채 중얼 거렸다.


"원 동식....이 자식은 진짜 제 정신이 아닌 게 확실해..."



"아줌마 여기 밥 좀 리필 좀...."


동식의 밥그릇을 건네받은 아주머니의 표정이 굉장히 불쾌하다. 그녀는 손에 힘을 잔뜩 쥐고 밥을 푸더니 동식의 컵 그릇을 거의 던지듯이 내밀었다.


"아니.. 진짜 아무리 단골이라지만 학생 좀 너무 하지 않아? 여기가 무슨 무한 리필집도 아니고 말이야..."


동식은 아주머니의 말에 아랑 곳 하지 않고 밥알을 우걱우걱 씹어댄다. 이윽고 해맑은 표정으로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윙크를 날린다.


"한국인은 밥 심!!! 아줌마 진짜 이 근방에서 아줌마 컵 밥만큼 맛있는 데가 없어요. 진짜 아줌마 요리 솜씨는 짱짱 걸!!!"


흰색 도화지처럼 잡티 하나 없는 흰 자위 속 까만 눈동자. 아주머니는 동식의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오늘도 자신이 패배했음을 인정하고 만다.


"그렇지 내 컵 밥 경력이 몇 년인데! 에 휴....그나저나 동식 학생 이번엔 좀 시험 좀 잘 쳐서...합격 좀 해. 할머니도 이제 잘 모시고 살아야지..쯧쯧.."


"끄으윽~~~ 아 잘 먹었다. 아줌마 오늘도 든든하게 채우고 갑니다."


시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숟가락을 내려놓고 서둘러 포장마차를 나서는 동식. 이내 시계를 바라보니 어느 덧 오후 3시를 훌쩍 넘어선 시간이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공무원을 향해 달려 볼까?"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동식의 움직임. 어느 덧 동식의 몸은 저 만치 나아가 학원입구 근처까지 도달해 있었다.


(노량진 볼트)

동식에게는 별명이 있다. 단거리의 절대강자인 우사인 볼트의 이름을 따온 것도 있었지만 평상시 행동거지가 나사 하나 빠진 모습이라 볼트를 조여야 한다는 의미로도 쓰이는 별명 이었다. 물론 평상시 그를 따라 다니는 별명들은 그 외에도 똥식이( 똥도 먹을 법한 식탐), 씹시생(십년 째 공시 생) 등등 많다.


"형 같이 가!!!"


뒤를 돌아보니 학원 동생이 그의 뒤꽁무니를 잡기 위해 뛰어 오고 있었다.


"아....맞다. 상구를 깜빡하고 있었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동식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학원 동생. 그의 이름은 상구였다.


"아니...무슨 사람이 이렇게 의리가 없어? 혼자 밥 먹으러 사라진 것도 모자라 난 이제 완전 뒷전이네?"


동식은 머쓱한지 뒤통수를 긁적거린다.


"미...미안.. 너도 알잖아. 내가 배고프면 정신이 혼미 해지는 거... 상구야. 넌 뭐 먹었냐?"


동생은 눈동자가 두 배로 커지며 음식 맛에 대해 예찬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형 새로 생긴 핫도그 집인데 맛이 진짜 특이 하더라고.. 칠리소스 같기도 하고 암튼 캡 사이신이 들어갔는지 한 입 먹으니까 속에 진 응어리 같은 게 확 불타는 느낌? 그 속 쓰림을 달래주는 자양강장제 Strong d와의 조합. 캬! 다음에 같이 먹으러 가보자."


절대 잡식의 강자. 동식의 사전에 편식이란 없다. 그는 무엇이든 손에 걸려들면 목구멍으로 넘기고 보는 푸드 파이터 적인 기질도 가졌다. 즉 그에게 다음은 없다 오로지 지금만 있을 뿐.


"지금 먹으러 갈까? 갑자기 위가 꼴라 오는 데! 야 그건 그렇고 넌 밥 먹을 때도 그걸 마시냐? 이거 완전 중독 상태네."


"듣고 보니 그렇네...내가 요새 잠이 많아져서...형 암튼 거기는 다음에 가자. 학원 들어갈 시간이잖아. 다음에 콜?"


"아 그래 물론 콜이지. 내 전화기는 에니 콜.."


그랬다. 노량진에 입성했던 십 년 전. 동식의 문명은 멈춰 있었다. 물론 공부에 전념 하겠다며 최신 스마트 폰으로 바꾸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그의 패션. 그의 행동. 모든 것이 어쩌면 십 년 전에 멈춰 버렸는지도 모른다. 암튼 동식은 남다른 요소들을 가진 남자였다.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도 그가 말장난을 했을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 그의 전화기는 정말 에니 콜이었다. 2000년 대 초반 유행했던 그 전화기 말이다.


동식과 상구가 그들의 짐이 있는 강의실로 들어서려는 그 때.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그들의 고막을 강타했다.


"정 상구 너 이 녀석!!!!"


"헉!!! 어...엄마."


상구를 향해 다가오는 그의 엄마. 표정을 보아하니 결코 반가운 모습은 아니다.


짜~~~악

학원 복도에 울려 퍼지는 소리. 그 것은 그녀의 손바닥과 상구의 볼에서 나오는 천상의 멜로디. 당황한 상구의 표정과 분노에 차오른 그녀의 모습이 매치 되면서 동식의 감정에 진도 7 수준에 흔들림이 일어났다.


" 너 이 녀석. 분명히 엄마랑 약속 했어 안했어. 시험 전까지는 공부에만 전념하기로...지금 너 어디 갔다 왔어? 응? 또 게임 방 갔다가 온 거 아니니?"


총성에 맘먹는 뺨 소리에 강의실에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상구에게로 시선이 고정 되었다. 말없이 벌겋게 달아 오른 뺨을 만지고 있는 상구. 그의 엄마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다른 뺨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짜~~악

그녀는 이미 이성의 끈을 놓고 있었다.


"공무원 시험만 붙으면 엄마가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 준다고 했지? 너 언제까지 엄마 얼굴에 먹칠할래? 너희 형 같았으면 벌써 행시 붙어서 승승장구 했을..."


좁은 복도. 그리고 그 곳에는 수 백 개의 눈동자가 숨을 죽인 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복도에는 오로지 사람의 허파를 오가는 공기 소리만이 있을 뿐 그 누구도 성대로 소리를 뽑아내지 못한 채 침만 삼키고 있었다.


"그만해!!!!!!!!!! 으아아악."


뺨을 어루만지고 있던 상구가 복도가 떠나갈 듯 큰 포효로 그 곳의 적막을 깨버렸다.


"이제 진짜 그만해. 내가 언제 공무원 되고 싶다고 했어? 나이 서른 살 먹도록 내 의지대로 살아 온 적 있어? 다 엄마가 원하는 대로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아 왔잖아. 그리고 왜 자꾸 형 이야기는 꺼내는 건데? 이제 좀 형은 머릿속에서 지워!!!"


상구의 고함소리에 당황한 어머니가 자신의 백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낸다.


"너...... 지금... 교양 없게...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다 필요 없어!!! 그깟 집안이 뭐 그리 대수인데.. 아버지 차관이었던 거?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그래서 지금 우리 집이 행복해?”


짜악~

또 다시 울려 퍼지는 뺨과 손바닥의 마찰 소리.


"너 오늘부터 용돈이고 뭐고 끊는다. 건방진 놈. 집에 들어 올 생각도 하지 마."

흥분한 그녀의 손이 또 다시 상구의 뺨으로 향하고 타격을 받은 상구가 자리에 주저앉는다.


"어머니.. 진정 좀 하시고..."


뒤 늦게 동식이 상구의 어머니를 잡고 저지한다.


"내 몸에 손 대지마. 어디 감히...더러운 손을..."


매서운 눈빛으로 동식을 쳐다보는 그녀의 눈동자. 그녀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동식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은 벌레만도 못한 것들이야.. 알아?"


그녀의 진심 가득한 말투가 동식을 포함한 학원생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순간이었다.


“뭣들 해? 지금 불구경 할 때니? 니들 엉덩이에 불 붙여서 달려도 합격할까 말까한 시간들 아닌가?”


학원은 마치 제 2의 빙하기가 온 듯했다.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누구 하나 모션을 취하지 못한 채 그녀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마치 어린 시절 추억의 놀이였던 얼음 땡을 연상 시키며...

(술래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면 "얼음" 하고 자신의 몸을 얼릴 수 있다. 이 얼음을 깨는 것은 다른 사람이 다가 와 "땡" 하는 순간이다.)


이만큼 상구의 어머니가 분위기를 완벽히 얼려 버린 채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때였다.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던 그 곳의 분위기를 단 숨에 전환 시킨 것은 바닥에 주저앉아 넋을 놓고 있던 상구였다. 그는 갑자기 숨이 막혀 오는 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커어어어...커어어억...."


동식은 어젯밤 일어난 중년 아저씨의 모습과 상구의 모습이 교차 되면서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사로 잡혔다. 그러나 동식의 불안함은 일반인이 느끼는 그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잠깐만... 오늘도 내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박살내면 안 돼. 미리 가방이나 책을 챙겨 놔야 하나...’


그랬다. 동식은 남들과는 다른 성격의 소유자임이 분명했다. 자신의 물건에 지나치게 애정을 쏟는 동식은 초등학생들처럼 자신의 물건에 이름을 써 놓는다. 물론 자신의 물건에 가진 애착 하나로 동식이 특이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험상 굳은 싸움꾼이 자신의 물건을 부숴 버렸다고 그에게 따질 수 있는가? 목숨이 날아갈 상황에서 말이다. 남들과는 무척이나 남다른 동식. 그의 걱정과 우려는 괜한 것만은 아니 것이었다. 어느새 사람이 아닌 괴물의 모습으로 변한 상구가 커다란 이빨과 손톱을 드러내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작가의말

대한민국 공시생 여러분 화이팅!!!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특급 공무원 원동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17화.시작이 반 이다(4) +2 16.03.31 796 21 10쪽
16 16화.시작이 반 이다(3) +1 16.03.31 920 21 11쪽
15 15화.시작이 반 이다(2) +3 16.03.29 758 24 10쪽
14 14화.시작이 반 이다(1) +1 16.03.29 930 22 13쪽
13 13화.첫느낌 +3 16.03.26 957 28 15쪽
12 12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2) +1 16.03.26 960 27 11쪽
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7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2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8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0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3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5 60 9쪽
»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8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