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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52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17 08:14
조회
1,983
추천
55
글자
9쪽

5화.합격의 길(4)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입에 물린 샌드위치. 입다만 겉 옷.그녀가 지금 얼마나 촉박하게 서두르고 있는 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굼벵이 고기를 삶아 드셨어요? 빨리 좀 가자고요. 무슨 카메라맨 행동이 이리 굼떠 진짜 성질나네."


남자는 여자의 성질부림에 군소리 없이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뒤를 따른다.


"진짜 대 특종이지. 현장에 우리가 가장 먼저 도착해서 생생하게 이 상황을 전하면 우린 진짜 대어를 낚는 거라고요."


여자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씹어대던 샌드위치 파편들을 남자의 얼굴에 사정없이 뿌린다.


"특종도 특종이지만... 진짜 너무하네... 내가 너 선배거든... 대우 좀..."


남자는 얼굴에 묻은 빵조각들을 걷어내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그 남자의 목구멍을 막는 빵 덩어리. 여자는 손에 들린 샌드위치를 남자의 입에 한가득 밀어 넣는다.


"이번 건만 잘 해결되면 평생 선배.. 아니 하늘 같이 모시겠습니다. 그러니 저 좀 도와주세요. 네?"


남자를 거의 반강제적으로 차로 밀어 넣는 여자. 이윽고 자신도 탑승한다.

둘을 태운 봉고차 의 엔진소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출발 신호를 내고는 부랴부랴 사라지는 자동차 한 대.



괴물의 오른 발이 사정없이 바닥을 향해 하강한다. 그의 커다란 발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박살이 나는 콘크리트가 괴물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거대한 발 그리고 무시무시한 공격. 그 한 복판에 있는 건 동식이었다. 몸을 잔뜩 움 추린 동식이 그대로 괴물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짓밟히고 있었던 것이다.


"크....굉장히 터프해졌네...크윽...이게 나니까 이 정도 버터지 일반인이었으면 벌써 말린 오징어가...."


쿵!

괴물로 변해버린 상구에게 자비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공격이 어찌나 무시무시한지 그가 짓누른 땅바닥은 움푹 패여 상공에서 바라보면 싱크 홀이라도 발생한 듯 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콘크리트를 부수고 들어간 탓에 안을 메우고 있던 모래 먼지가 사방에 휘날리고는 노량진 한 복판의 거리.


"크르르르?"


서서히 모래먼지가 걷어지자 괴물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발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닥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크으윽...상구야. 내가 오늘 점심메뉴로 밥을... 선택한 이유가 뭐라고 생각 하냐?"


완전히 모래먼지가 걷어진 그 곳엔 동식이 괴물의 발을 버티고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핏줄이 바짝 선 동식의 팔은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듯 팽창 되어 있었다. 힘줄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뻑 갈 정도로 섹시하게 말 이다.


"크아아앙"


동식을 짓누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건 괴물 상구 쪽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가 짓누르려 하면 할수록 그의 발은 지표면으로 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 오늘도 컵 밥 세 그릇 리필해서 먹었다... 그 이유를 너는 도저히 알 수 없겠지 타아앗!!"


동식의 포효가 울려 퍼지고 괴물은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엎어졌다. 그리고 패인 바닥에서 기어 나오는 한 사람. 그는 넘어진 괴물을 쳐다보며 씩 웃어 보였다.


"한국인은 밥 심으로 산다. 이 말 들어 봤지? 네가 나를 짓밟지 못한 이유는 너는 빵. 나는 밥을 점심으로 먹었기 때문이지. 크하하"


사람들은 모든 행동을 멈춘 채 동식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량진 한 복판에 나타난 괴물 생명체부터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더더욱 놀라운 건 그를 힘으로 제압한 채 당당히 웃고 있는 한 남자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한 시민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구세주가 나타났다. 히어로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전환됐다. 한 남자의 함성으로 시작된 이 곳 노량진은 마치 2002년 한 일 월드컵 현장을 옮겨 놓은 것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동식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동식 역시 가슴 속 어디선가 올라오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며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환호를 받아 본 적이 살면서 있었나?'


TV 속 연예인을 공항에서 보거나 시상식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상황. 그런 상황이 아니고 그런 유명 인이 아니고서는 절대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의 환호. 다크 탬플러 마냥 공무원 학원에 몸을 숨 긴 채 시험 날을 기다리던 그에게 지금 상황은 전율 그 자체였던 것이다.


*다크 탬플러-스타 크래프트 프로토스라는 종족의 유닛. 인간으로 치면 투명인간이다.

군중 속 주인공이 된 동식은 그 흥을 이어가기 위해 사람들을 향해 오른 손을 힘차게 뻗어 하늘로 올렸다. 그리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와와와와"


하지만 기쁨도 잠시, 여전히 자비 없는 괴물 상구의 주먹이 그대로 동식의 안면에 꽂혔다. 그 파워가 어찌나 센지 동식의 몸은 3미터를 날아 건물 외벽에 박혔다. 하지만 괴물은 또 다시 당황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날린 자신의 주먹. 그리고 먼지를 털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는 동식. 이 쯤 되자 괴물상구도 공포감에 휩싸였다. 자신도 모르게 무릎 뒤쪽이 저려 옴을 느낀다.


"정 상구...이제 마무리 하자. 너 덕분에 난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어....내가 그 동안 공무원 시험에 메 달리며 깨닫지 못한 사실을 말이다. 그것은...."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안다고 한다.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지 아닌지를.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서서히 거리를 좁혀오는 동식. 괴물 상구에게 그는 저승에서 온 사자처럼 무시무시한 존재로 다가 온다. 하지만 공포에 떨 시간조차 사치였는지 그의 가슴팍에 동식의 신발 자국이 선명해 지고 어느새 허공을 날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콰광...

하늘을 날던 괴물의 몸이 커다란 굉음을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의 몸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훌러덩 벗은 남자의 나체로 돌아와 있었다. 모래 먼지가 일고 있는 시내 한복판에 우뚝 선 남자의 모습.


“내가 공무원이 되고 싶었던 이유...작은 내 몸부림으로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그 도움으로부터 세상은 변하기 때문이지 후훗. 히어로가 별거야? 행쇼~.”


쓰러진 상구를 바라보며 승리감에 도취된 동식은 기절한 상구 면전에 대고 자신의 포부를 외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진정한 영웅이다. 저 남자 반드시 공무원 꼭 됐으면 좋겠다!!! 와와"


동식은 자신은 떠받드는 사람들 분위기에 완전히 취해 버렸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작은 희망의 씨앗...이제 다시 대한민국은 희망차게 변화 될 것입니다. 그 것은 가능케 하는 남자가 바로...저 원 동식. 그리고 내가 공무원이...되..."


그 때 한 남자가 동식의 말을 끊으며 끼어들었다.


"말 나온 김에 우리 대한민국 영웅에게 이름을 붙여 줍시다. 저 남자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니까.. 공무원 맨 어때요?"


사람들은 남자의 의견을 수긍 했는지 입을 모아 외치기 시작했다.


"공무원 맨 공무원 맨!!!!"


박수와 갈채 속 자신을 외치는 사람들.


'아 많고 많은 이름 중에 공무원 맨 이 뭐야...이거 참...가슴 벅차게 멋지잖아..흐흐.'


그 상황이 부끄러웠는지 동식은 얼굴이 붉어지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이윽고 부끄러움에 눈을 돌린 곳엔 상구의 사타구니 속에 감춰진 남자의 보물이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동식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을 중얼 거렸다.


"감추고 싶어서 감춘 게 아니구나. 남자는 때론 감추고 싶은 것이 있는 법이지 암..."


뒤 늦게 현장에 도착한 여자. 한바탕 태풍이 휩쓸고 지나갔음을 인지한다. 여기저기 부숴 진 건물의 잔재들. 움푹 파인 바닥. 하지만 이미 현장은 접근을 금지 하는 바리케이트가 처진 상태였고 수습을 하기 위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으...선배!!!!!이런 젠장."


여자의 입에서 거친 단어들이 쏟아지더니 이내 그녀의 눈동자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남자에게로 향한다.


"평소에 운동 좀 해요! 진짜 선배 땜에 이게 뭡니까 네?"


땀을 잔뜩 흘리며 힘에 벅차하는 선배가 미안한지 눈치를 보며 말한다.


"크..클로징멘트 라도 딸까...."


여자는 남자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사방을 둘러본다. 그리고 자신의 목에 걸린 명찰 속 사진을 바라본다.


‘신지선!!! 오늘은 비록 늦어서 진실을 전하기는 글렀지만 넌 반드시 사람들의 눈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근성. 펄펄 끓는 냄비의 비유되는 국민성. 그 사실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듯 어느 덧 노량진 거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정숙해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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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7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2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9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0 50 11쪽
»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4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6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8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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