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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56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15 08:23
조회
3,198
추천
75
글자
8쪽

2화.합격의 길(1)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드르렁...푸우....드르렁 푸우...."


강의실에 울려 퍼지는 코고는 소리. 급기야 수업을 진행하던 강사의 표정에 묘한 웃음이 번진다. 곧 이어 칠판을 향해 있던 그의 몸이 학생들을 향해 돌아 섰다. 애써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의 오른 쪽 이마에 선명하게 선 핏대가 그가 얼마나 화가 나 있는 상태인지를 가늠케 해준다.


"누가 이렇게 수업 내내 곰돌이 푸를 찾는 거죠? 푸우 푸우...어린이 만화에서나 찾아야할 주인공을 공무원 영어 수업시간에 찾으면 쓰나요."


학생들의 시선이 오른 쪽 창가 끝자리의 남자에게 고정 된다. 위 아래로 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머리. 수직 하강을 하며 추락했던 머리가 목 근육의 반동으로 올라오는 순간 수업 내내 강사를 자극했던 소리의 근원지가 이 곳임이 분명하다고 강사에게 알려 준다.


"푸우....드르렁...."


옆 사람이 다가가 그를 깨우려 하자 강사가 적극 그를 말린다.


"아닙니다. 내두세요. 자는 도중 귀가 몹시 간지러울 것이라 예상 되는데 잠시 저 분 이야기 좀 하고 넘어 갑시다. 우리 학원에 초 장수 공시 생이 있는데요. 무려 십 년 동안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것도 9급을...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그 분은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이 곳에 남아 있죠. 음.. 아마도 내 년 그리고 내 후년에도 학원에 남아 훗날 공무원 시험계의 살아있는 화석이라 칭호가 내려질 거라 예상 합니다."


시선만으로 남자의 몸이 베어질듯 날카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는 강사가 그에게 막말(?)을 퍼붓는 순간이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서 마칩니다. GOOD BYE SEE YOU AGAIN."


강사의 기분을 엉망으로 만드는데 공헌한 여전히 깊은 숙면에 빠져 있는 남자. 그는 바로 십 년의 공무원 준비에 빛나는 동식이었다.


"형 이제 좀 일어나. 아 진짜."


쉬는 시간 그를 깨우는 손길. 동식은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열린 입술을 타고 흘러내리는 분비물은 그의 잠이 꽤나 깊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스으읍... 뭐야? 수업 끝났어? 아...."


"어제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잤어?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려? 하긴 형이 공부는 무슨. 밀린 야동이나 봤겠지. 형 잠도 깰 겸 우리 오크 래프트나 한판 조지러 갈까?"


동생의 제안에 동식의 표정이 굳어진다.


" 지금 뭐라고 했냐? 오크?? 제 정신이냐 시험까지 이제 한 달도 안 남았는데..... LET' s GO."


"근데 진짜 어제 뭐했어?"


"아니 어제 친구네 동네 놀러 갔다가 자전거가 고장 나서 집까지 걸어 왔거든..이상한 아저씨도 만나고 암튼. 뭐.... 일단 빨리 PC방 GO!"


조금 전 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던 동식의 눈빛이 매우 선명하게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학원가에 있는 PC방.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 전쟁이 치열하다. 각자의 자리에 앉아 마우스를 쉴 새 없이 조종하고 있는 그들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공무원 학원 그 어느 공시 생들의 열정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 것이었다.


"형 저기 두 자리!!!"


동식의 학원 동생은 마치 코너킥 상황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하여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스트라이커처럼 타고난 위치선정 능력을 자랑하며 그들의 자리를 선점했다.


"오 붙어 있는 두 자리! 역시 님 좀 짱"


치켜 올라가는 동식의 엄지. 그 엄지를 보고 흐뭇해하는 동생. 신이 난 두 사람은 빛의 속도로 자리를 차지해 앉았다. 게임이 업데이트 되는 동안 동식은 화장실에 물을 버리러 갔고, 동생은 자신의 SNS를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 때 그의 두 눈에 포착된 타임라인 속 제목.


(어제 새벽 우리 동네에서 영화 촬영함)이라는 영상이었다.


"영화 촬영? 오 뭐지 신작인가?"


동생은 호기심에 가득한 얼굴로 재생버튼을 눌렀다. 영상이 재생되자 화면에는 거구의 괴물이 자전거를 손에 들고는 급기야 그 것을 어딘가로 던지는 장면이 나왔다.


"헐 대박 우리나라 CG가 이렇게 발전했나? 이건 뭐 진짜 같은데? 그런데 유치하게 자전거가 뭐야? 헐크같이 탱크를 집어 던져 줘야지. 저예산 영화라서 그런가...크크"


그 순간 어디선가 검은 그림자가 달려와 괴물의 가슴팍에 발차기 한 방을 먹이는 모습이 나오며 동영상이 종료 되었다.


"뭐야.. 되게 짧네..이거 딱 봐도 졸작이다 졸작 그래도 뭐 CG는 인정.."


그 때 화장실에서 볼 일을 마친 동식이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형 요새도 SF 영화 좋아해? 이거 형이 보면 진짜 좋아 하겠다 스케일이 작긴 한데 CG는 죽이는 거 같은데?”


"뭔데? 야 야! 업데이트 끝났다. 지금부터 딱 두 시간만 미친 듯이 달리고 남은 시간 공부로 불태우자."


"오케이 콜이지. 아 잠깐만, 이 영상."


동생이 동영상을 보여주려는 순간 그들이 PC방에 온 본래의 목적인 게임의 업데이트가 끝나 있었다. 하지만 동생은 게임보다도 이미 영상 속 댓글들에 흥미를 가지며 그 것에 파고들고 있었다.


'요즘은 영상들 보다 사람들 댓글들이 존 잼이지.'


동생이 재생한 동영상 밑에는 많은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헐 대박.. 저거 CG임?)

(근데 무슨 연기가 저리 어색함? 이거 주연 누구임?)

(와 대한민국 많이 발전했네. 분장이든 CG든 영화 왕 가리(용 가리) 때랑 비교해봐. 와 이건 개봉하면 무조건 본다.)

(심 현래(심 형래) 아저씨가 감독임?)


수많은 댓글 중 유독 눈에 띄는 장문의 글이 하나 있었다.

(아주 지랄들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영화냐 이게 CG라고? 병신들. 내가 너네 같은 놈들 때문에 심혈을 기울여서 대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거든. 어차피 대한민국은 썩을 대로 썩었어. 윗 대가리들은 지들 배 채우느라 바쁘고 아래 수족인 새끼들도 정신 못 차리고 살지.

열심히 살면 된다고? 노력하면 된다고? 좆 까라 그래. 그래서 준비했다. 이 세상을 송두리째 바꾸기 위한 굉장한 이벤트를 말이다. 이건 서막일 뿐. 기대해도 좋아. 머저리들)

MR.k라는 아이디로 누군가 댓글을 단 흔적이었다.



"야 오늘 진짜 대박이었다. 너 공부는 안하고 주구장창 게임만 했냐? 왜 이렇게 세 진거야? 너 혹시 현질 했냐?"


"에이, 그럴 돈이 어디 있어. 아! 진짜 공무원 시험이 이 게임이었으면 형이랑 내가 수석, 차석은 맡아 놓은 건데. 아쉽네.... 형 혹시 배고프지 않아? 딱 배꼽시계 울릴 타이밍인 것 같은데? 우리 간단하게 냠냠?"


때 마침 동식의 배에서는 자명종이 요란하게 울어대고 있었다. 그들은 PC방을 나와 길거리 음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거리로 진입했다. 꼬마 김밥, 컵 밥 각종 튀김들. 길거리 음식의 천국이라 불리는 노량진 거리에서 그들의 눈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어? 저건 뭐지 새로 생긴 포장마차인가?"


학원 동생의 시선이 음식 거리의 끝자락으로 쏠렸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간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잠들어 있는 당신의 본능을 깨우는 맛."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였다.


"핫도그야, 햄버거야? 형 우리 이거 한 번 먹어....."


고개를 돌려 동식 쪽을 바라보는 학원 동생. 하지만 동식은 어느 새 컵 밥집에 들어가 동생의 귀에까지 들릴 만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음식들을 폭풍 흡입하고 있었다.


"아 진짜... 매너 없게... 혼자... 뭐 어쩔 수 없지. 난 오늘 메뉴는 너로 정했다."


학원 동생은 망설임도 없이 새로 생긴 좁은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섰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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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8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3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9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1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4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6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9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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