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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45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26 13:39
조회
960
추천
27
글자
11쪽

12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2)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아니 박 상천 대원 이게 무슨 꼴이야?"


건물 사이 비 좁은 공간에 팬티만 걸치고 있는 남성. 신문지로 드러난 속살을 수줍게 감추고 있는 그의 표정에는 황당함이 묻어난다.


"나는 오늘 또 라이를 보았다......"


남자의 시선이 허공 어딘가에 머문 채 멍해있다.


소방관의 회상


출동대기 중에 담배가 고픈 거야. 그래서 차에서 내려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지. 그런데 저 건너편 건물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어. 그 소리에 놀라서 담배를 땅에 떨어뜨렸어. 담배를 주우려고 허리를 굽히는 그 순간. 내 엉덩이 쪽 방향에서 누군가 뛰어 오며 외쳤지.


“으아아악 뜨거워!!!!! 물!!!! 물!!!!! 아 뜨뜨....”


시꺼먼 복면을 뒤집어 쓴 남자가 몸 여기저기 불꽃을 피우며 달려오는 거야. 아니 웬 미친놈이....복면이 불타고 있으면 벗으면 되잖아? 그런데 벗을 생각은 안하고 물 쏴달라고 호소하더군... 그래서 난 서둘러 소화전을 열어 그의 몸에 양껏 물을 뿜었지. 사람이 너무 급하면 상황 파악이 안 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정도 불이 몸에 붙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괴로워서 졸도 할 거야. 설령 그가 격투기 챔피언이라고 해도 말 야..그런데....그 놈은 멀쩡했어.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더군.


“ ...불만 있어요? 이제 불도 꺼드렸으니 돌아 가 보세요.”


남자는 내 얼굴이 아닌 내 옷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어. 이윽고 그는 내게 물었지.


“아저씨..혹시 아저씨 옷... 그 옷은 불에 잘 안 타죠?”


뭔가 모자란 놈 같았어. 분명히 얼굴만 보면 나와 비슷한 연배 인 것 같은데 그 녀석의 눈동자는 우리 사랑스러운 여친이 순수하게 나를 바라보는 그 것과 다를 게 없어 보였지. 아...난 거기서 눈치를 채고 빨리 그 곳을 벗어났어야 했어. 이 놈은 필히 문제가 있구나. 그래서 난 그를 무시한 채 서둘러 차에 오르려고 했지.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어. 난 그 놈의 손에 잡혀 그대로 범해지기 시작했어. 크윽.


“아저씨 잠깐이면 되요. 금방 끝납니다. 후욱 후욱”


녀석은 내 뽀얀 속살을 보고 싶었던 걸까? 아마도 그런 걸 거야... 거친 숨소리를 내며 녀석이 서둘러 내 옷을 벗기더군. 살다 살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어. 하지만... 불행 중 천만 다행이었어.녀석은 만지는 것보다 보는 것을 즐기는 놈 같더군. 옷을 벗기고 나서는 더 이상 날 터치하지 않았지.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한 마디 했어.


“금방 갔다 드릴 게요.”


그러더니 놈은 왔던 방향으로 잽싸게 뛰어 가더라.

그런데!!! 그랬던 놈이 다시 돌아오는 거야. 그것도 흡족한 표정으로...아...올게 왔구나. 드디어 내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는 건가 싶어 난 두 눈을 질끈 감고 체념했지. 그랬더니 잠시 후 녀석이 내 귀에 다가와 속삭이더군.


“혹시 남는 소화기나 방독면 같은 거 없어요?”


나쁜 자식. 그 자식은 내 장비를 훔쳐간 도둑이지만....결론적으로 진짜 내가 빼앗긴 건 내 마음인지도 몰라. 녀석은 진정한 고수야. 불 끄는 소방관의 마음에 불을 지피다니...

회상 끝




폭발로 인해 공터가 되어 버린 회사 앞. 두 사람이 대치하고 있다. 자신의 몸체를 연료삼아 불타고 있는 남자와 소방장비로 완전 무장한 의문의 사내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다.


"이거 총만 없다 뿐이지, 한 편의 서부 영화를 보는 것 같군... 물론 악당은 네놈이고....고로 이 번 판은 나의 승리가 확실하지. 정의는 늘 승리 하니까."


방독면을 뒤집어 쓴 채 뭐라 열심히 떠들고 있는 그였지만 멀리서 그 소리를 듣고 있는 지선의 귀에는 남자의 말이 당최 뭐라 하는 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소방복 차림의 남자가 심히 걱정되고 있는 그녀.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인간임을 포기한 괴물이고 이미 경험했다시피 엄청난 파괴력을 소유한 존재. 그녀는 카메라 렌즈의 줌을 당겨 소방복 차림의 남자를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마치 카메라를 들고 개인방송을 하는 BJ들 마냥 상황에 대한 부연 설명을 주절대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은 픽션이 아닙니다. 평범한 중년 남자가 폭주 하더니 도심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기 소방관 한 분이 그를 저지 하려고 현장에 나섰는데...도대체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걸 까요? 또 한사람이 희생되는 현장이 될 것 같습니다.그 전에 경찰이든 군이든 병력을 투입해서 사건을 방지해야 합니다."


그 때 지선의 오뚝 선 콧날에 바람이 불어 왔다. 타오르는 불꽃의 움직임이 바람의 뱡향 으로 기울어지던 그 때. 괴물이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동시에 뿜어져 나가는 불 꽃. 화염 방사기 혹은 차력사들의 불꽃 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불덩어리가 소방복의 남자를 향한 것이다.


“하하하!!! 어디 한 번 마음껏 방사해 보시지. 이 옷으로 말할 것 같으면 특수재질로 코팅 된...”


남자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으아아악 뜨거워!!!”


불덩어리를 몸으로 받은 남자가 괴로워하며 바닥을 뒹군다. 이어 터져 나오는 그의 불만들은 괴물이 아닌 정부로 향해 있었다.


“소방복이라며? 아씨!!! 이런 제품을 입고 소방관들은 목숨 걸고 화염에 맞서 싸우는 거였어?”


갑작스레 감정이입에 빠져드는 소방복 차람의 남자. 그 모습이 너무나 측은하고 안타까운 지선이었다. 남자가 현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성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역시나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불을 끄는 소방관이 아닌 듯합니다. 못 믿겠지만 이 곳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 로다 그룹 본사 앞 입니다. 그리고 지금 저 의문의 존재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아 어쩌면 지금 우리에겐 필요한 건 히어로 입니다. 만화 속 그 강력한 힘을 가진....응?? 뭐야 저 남자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지선을 당황하게 만든 건 남자의 행동이었다.

방독면을 벗어 던지고 소방복들을 차례차례 벗어재낀 남자. 사각 팬티 하나만을 딸랑 걸친 채 괴물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어차피 도움도 안 되는 옷 벗어 던지고 말지... 휴 장관님께 건의 사항으로 보고할 거리가 생겼어 소방관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방독면을 벗어 던지자 남자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어설프게 빗어 넘긴 머리. 정돈 되지 않은 수염. 마른듯하지만 은근히 탄탄해 보이는 몸매. 그는 얼마 전 특채로 공무원이 된 동식이었다. 자리에 서서 손목과 발목을 돌리는가 싶더니 이내 바닥에 떨어진 개인 소화기를 집어 든다.


"이번엔 내가 공격할 차례 인가... 어디 한 번..."


동식은 한 가지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다. 이 것은 수를 짜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프로 레슬링 쇼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또 다시 동식을 향해 날아오는 거대한 불덩이. 카메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선이 두 눈을 질끈 감는다.


"오 하느님...."


직격으로 동식에게 날아 든 거대한 화염 덩어리는 그대로 동식을 삼켜 버렸다. 세상에 그 누가 이 뜨거운 공격으로 부터 멀쩡할 수 있을까? 활 활 타오르는 불 꽃. 그 기세를 누그리지 않고 더욱 거세게 타 오른다.


"아...... 차마 눈을 뜨지 못 하겠어요. 차라리 꿈이라면 한 시라도 빨리 깨어나게 해 주세요...흐윽...."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그저 두 손 모아 기도할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불꽃이 수그러들었다. 불꽃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 하얀 먼지만이 남아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 동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흔적도 없이 불타버린 걸까? 현장 속에서 사라져 버린 남자. 지선은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진 남자를 향해 애도를 표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지만 그의 희생이 헛되지 않...어.?????"


그 순간 지선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확인 사살 차 동식이 서 있던 자리로 다가간 괴물이 갑자기 엎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까맣게 그을린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괴물의 상체에 올라타서는 건물이 떠나갈 듯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오...진짜...이런 매너 없는 괴물 놈을 봤나...이 번 공격 차례는 내 차례였단 말이다! Ok! 알았어..... 나도 더 이상 자비는 없다."


새까맣게 그을려 그을림 자체가 되어버린 남자. 다름 아닌 동식이었다. 그는 신체 부위 중 유일하게 하얀 눈동자를 깜빡이며 불덩이 괴물에게 주먹을 겨냥했다.


거대한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탕에 몸을 담근 노인. 눈부신 미모의 여인들이 그를 병풍처럼 둘러쌓고 앉아 수발을 거들고 있다.


“똑똑똑”


조금 전 살기가 가득한 미소를 품고 있던 남자가 욕실로 걸어 들어온다.


"여.. 김 이사 자네도 와서 피로 좀 풀 텐가?

"

"저..회장님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 밑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자가 리모컨을 누르자 서울 도심을 비추고 있던 창문이 대형 스크린으로 변하고 그 안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존재가 불에 휩싸인 남자를 올라타 사정없이 주먹을 퍼 붓는 장면이 펼쳐진다.


"호오~~~ 저 건 뭔가? 지금 우리병사를 두들겨 패고 있는 저 놈은..."


"아무래도 우리 프로젝트 냄새를 맡고 찬물 끼얹으려는 작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탕에 몸을 담구고 있던 노인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테이블을 향해 다가서서 와인 잔을 집어 들고는


“개만 냄새를 잘 맡는지 알았더니...개 코를 가진 작자들도 있었나 보군. 흥미로워. 역시 세상사는 게 재밌는 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기 때문이지. 뭐 그래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의 도전 밖에 안 되겠지만 말 야. 하하하”


동식의 주먹세례가 쉬지 않고 계속 되자 이글이글 타오르던 괴물의 몸이 서서히 불꽃의 강도가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꺼져 버렸다. 이어 거대해졌던 몸집이 쪼그라들기 시작 하고 왜소하기 짝이 없던 중년 남자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제 서야 주먹질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동식. 돌아 서서 자리를 뜨는가 싶더니 그대로 방향을 틀어 쓰러진 남자를 향해 몸을 날린다.


"꺼진 불도 다시 보기!!!!"


바닥에 쓰러져 불꽃을 잃은 남자의 복부에 힘차게 주먹을 뻗는 동식이었다.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에 담아 낸 지선. 멍하니 동식을 향해 카메라를 고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카메라를 발견해 반갑게 웃어 보이는 동식.


“이것은 승리의 따봉"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지선의 카메라를 응시하는 남자. 시꺼멓게 그을린 그의 피부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이는 너무나 하얗게 반짝 거리고 있었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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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첫느낌 +3 16.03.26 957 28 15쪽
» 12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2) +1 16.03.26 961 27 11쪽
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7 30 9쪽
10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2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2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8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6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0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3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5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8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7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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