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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7,059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6.03.24 08:07
조회
1,002
추천
30
글자
7쪽

10화.운수 좋은 날(3)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움직이면 발포한다. 가만히 있어!!!지...진짜 쏜다니까!!!"


현장 총 책임자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린다. 자신의 몸통을 연료삼아 활활 타오르고 있는 남자. 확성기에 반응한 그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올수록 그 뜨거운 열기에 저절로 땀이 흘러내리는 사람들이었다.


탕!


책임자의 반대편에서 파생된 한 발의 총성. 허락 없이 발포된 총알이 그대로 남자의 허벅지를 관통해 뒤에 있던 나무에 박힌다. 하지만 남자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 모습에 책임자의 이성이 몸을 빠져 나간다.


"전...전원 사격!! 전원 발포해!!! 당장 쏴!!!"


다급해진 책임자가 사격을 지시하고 사방에선 총소리가 울려 퍼진다.


탕탕타아앙~~


인간으로써 느끼는 통증이 아직은 남아 있었던 걸까? 온 몸으로 총알을 받은 남자가 잠시 주춤하며 자리에 멈춰 선다.


"크아아악!!!!"


도심에 울려 퍼지는 남자의 포효. 동시에 남자를 휘감고 있던 불기둥이 세력을 확장하며 강한 기운을 내 뿜는다. 그 모습에 경찰들도 뒷걸음질치고, 현장에 몰려있던 구경꾼들도 겁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직 한 사람 아니 정확히 이야기해서 강제로 붙잡혀 있는 한 사람까지 포함해서 두 사람만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었다.


"지..지선아 아무리 기자가 목숨을 걸고 현장을 취재 한다지만 이건 아니지 싶다...난 불타 죽는 게 가장 두려운 죽음 중 하나 거든... "


"선배...우리 이번에 제대로 한 몫 잡았어요. 조금만 더 접근 해 봐요. 이건 기회라고요!!!"


경찰차 뒤에 몸을 숨긴 채 렌즈를 괴물에게 고정하고 있는 카메라맨이 솔직한 심정을 여지없이 드러냈지만 지선에게 그의 고충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선배 지금이에요. 스탠바이!!!"


불타는 남자를 향해 달려 나서려는 찰나의 순간. 요란한 굉음과 함께 지선의 코앞에 있던 경찰차가 하늘로 솟구쳤다. 남자가 입에서 거대한 불덩이를 뿜어낸 것이다. 날아간 자동차 때문에 순식간에 천둥벌거숭이 꼴이 된 그들.


"고맙다. 지선아 덕분에 살아서 지옥엘 다 와보네....."


모든 걸 상실한 듯한 선배 카메라 맨의 한 마디.

상황이 그렇게 되자 지선 역시 겁먹지 않을 수 없었다. 제 아무리 신입의 패기와 기자정신으로 똘똘 뭉친 그녀라지만 현재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백퍼센트 리얼 이기 때문이다. 즉 언제든지 자신도 통구이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 그녀가 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괴물의 시선을 피해 또 다시 몸을 숨기는 수 외에는 답이 없다.


"으아..이제 우린 죽었다...나 이제 신혼 생활 세 달째 접어 들었는 데 여보...미안해"


"선배...제발 부탁이니깐...그 입 좀 다물면 안돼요? 이러다 저 괴물한테 들키기라도....."


얼굴이 굉장히 화끈 거린다. 자신의 위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고개를 드는 지선. 그녀의 우려는 너무도 빨리 현실로 다가왔다.


"으아아아악!!!!"


지선의 선배가 카메라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줄행랑친다. 하지만 괴물을 마주한 지선의 발은 굳어져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자동차 위에 올라선 채 이글거리는 눈빛을 지선에게 고정하고 있는 불덩이 남자.


"저....기..그러니까...아까 제 말은... 그. 런 의도로 한 게.... "


겁에 질린 지선이 남자를 향해 본능적 변명을 내 뱉어 보지만 남자는 아무런 대꾸조차 없다. 그는 말 대신 행동으로 지선의 대답에 응하려고 하고 있다. 그녀를 향해 타오르는 손을 뻗는 괴물.


"엎드리세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외침. 지선은 동물적인 반응으로 몸을 바닥에 바싹 붙인다. 곧 이어 강한 물줄기가 날아와 불타는 남자를 날려 버린다.


지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건 119대원들이었다. 뒤 늦게 현장에 도착한 그들은 능수능란한 움직임을 보이며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방에 옮겨 붙은 불꽃들이 소방관들에게 제압당하며 힘을 잃어 가고 있었다.



시간이 꽤나 지났지만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구. 그는 여전히 병원 침대에 누워 산소 호흡기에 연명하고 있다. 그런 그를 슬픔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 동식이었다. 할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그가 처음으로 찾은 곳은 과학부 장관 백승찬도, 자신의 집도 아니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던 동료. 자신이 공무원이 되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알려주고 싶었던, 누구보다 기뻐해 줄 사람.


"상구야...나 공무원 됐어.....너한테는 꼭 이 사실을 말하고 싶었어. 이게..다 너 덕분이니까...."


기쁜 소식을 전해들은 상구. 하지만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는다. 두 눈을 감은 채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상구의 행동이 야속하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신에 의해 발생된 일. 죄책감에 가슴이 아려온다. 동식은 상구의 얼굴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쾅~~~


상구가 입원해 있는 병원 건물 근처 어디선가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솟아오른다.


"우우웅 우우웅~~~"


폭발음에 놀랄 틈도 없이 책상 위에 올려놓은 동식의 핸드폰이 요란을 떤다. 발신자 표시 창에 뜬 이름

(백 승찬 장관님)


"공무원으로써 첫 임무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네....네... 알겠습니다. 지금 그리로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동식이 문으로 이동한다. 문고리를 잡은 채 잠시 멈춰서는 동식. 이내 몸을 돌려 상구 쪽을 바라본다.


"더 이상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을 거야...."


건물 외벽에 쳐 박힌 소방차. 깨어져 버린 건물 유리창들. 사방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콜록 콜록...."


잔재에 깔려 먼지를 뒤집어 쓴 지선이 주변을 둘러본다. 먼지와 연기에 뒤덮여 어둠이 장악한 이 곳.


"무슨 일이 일어 난거지...쿨럭....으..."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현장. 그녀의 시야가 어둠에 적응해 갈수록 그녀에게 보여 지는 현실은 절망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절망의 끝자락으로 내 모는 현실.


"크르르르르르"


물기둥을 맞고 날아갔던 남자가 자신의 건재함을 자랑하듯 활활 타오르며 우뚝 서 있다.


"하하......진짜 끝인가..."


헛웃음을 짓게 만드는 존재. 자신을 지옥으로 초대할 저승사자. 자신의 몸을 연료로 쓰며 타오르고 있는 남자였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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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꿈이 있다(1) +1 16.03.24 1,098 30 9쪽
» 10화.운수 좋은 날(3) +1 16.03.24 1,003 30 7쪽
9 9화.운수 좋은 날(2) +2 16.03.22 1,103 42 11쪽
8 8화.운수 좋은 날(1) +1 16.03.22 1,189 39 9쪽
7 7화.합격의 길(6) +1 16.03.19 1,467 56 11쪽
6 6화.합격의 길(5) +1 16.03.19 1,661 50 11쪽
5 5화.합격의 길(4) +1 16.03.17 1,984 55 9쪽
4 4화.합격의 길(3) +3 16.03.17 2,166 60 9쪽
3 3화.합격의 길(2) +1 16.03.15 2,472 71 10쪽
2 2화.합격의 길(1) +1 16.03.15 3,199 75 8쪽
1 1화. 그 놈의 탄생 +7 16.03.15 4,838 9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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