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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사이언티스트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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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K
작품등록일 :
2021.06.02 02:07
최근연재일 :
2021.11.20 03:13
연재수 :
1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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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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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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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기우는 전세(1)

DUMMY

125. 기우는 전세(1)


투즈는 인상을 찌푸리고 다가오는 3명의 군단장을 바라보았다.


'바멜리아, 보거스, 헥타이드...'


선두에 서 있는 키 2미터의 채찍 여인.

채찍에 닿는 자의 생명력을 빨아먹는 흡혈귀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


거기에 양팔이 돌처럼 단단한 보거스와 웨어울프 헥타이드까지.


한 명도 상대하기 어려운 군단장이 셋이나 나타났다.



'게다가...'


그들은 감염되었다.

붉다 못해 새빨갛게 보이는 군단장들의 모습.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들은 평소보다 1.5배 정도 강해진다는 걸 생각하면, 재앙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



수호자들이 경계하자, 바멜리아는 미소를 흘렸다.


"호호,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는 것 같구나? 그렇게 겁먹은 강아지처럼 바들바들 떨 필요는 없단다?"

"죽인다. 짓뭉개준다."

"크르르... 구원자님의 명령을 따라, 수호자들을 제거하자."



양팔이 돌처럼 생긴 보거스는 지성이 낮아 보였지만, 웨어울프 헥타이드와 바멜리아는 온전한 지성을 가지고 있었다.

헥타이드도 있었지만, 선두에 서 있는 바멜리아가 리더인 것처럼 보였다.


바멜리아는 집요하고 교활한 군단장.

한 번 찍은 사냥감은 절대 놓치지 않고, 갖은 방법으로 궁지에 몰아넣는다.



투즈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란 걸 깨닫고 검병을 꽉 쥐었다.


둠은 없지만.

이곳에서 내가 막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씰, 비즈. 우리가 막아야 해. 기사들도 저들은 못 당해."

"알고 있어. 한 번 싸워서 이겨보기도 했으니까 걱정하지 마."

"언제 저런 자들과 싸워 이겨봤다는 건가. 씰은 참 대단하군."


비즈는 군단장들로부터 느껴지는 투기에 오싹함을 느꼈다.

잠시라도 틈을 내준다면, 그대로 이승에서 하직하리라.


씰이 나아가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들! 그쪽은 도대체 왜 자꾸 시티를 괴롭히는 거야?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씰의 물음에 바멜리아는 잠깐 의아한 얼굴이었다.


"그거야 당연하지 않니? 주인님의 명령이니까. 아, 이제 내 주인님은 구원자님이시구나."

"주인님. 명령 안 따르면. 죽는다..."

"크르르... 우리는 명령을 따른다."



씰은 혀를 내둘렀다.

정상적인 대화는 절대로 불가능했다.


애초에 여기까지 온 이상 대화로 풀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목적은 알고 싶은 씰이었다.


"벤투스에서도 공격하더니! 이번엔 이그니스까지!"

"호홋, 그게 마음에 안 드니? 그럼 우릴 막아보지 그러니!"


바멜리아가 기습적으로 채찍을 휘둘렀다.

투즈가 대검을 휘둘러 채찍을 쳐냈다.


탕!


"큭...! 채찍에 맞으면 안 돼!"


단순한 채찍질인데도, 바위 정도는 가뿐히 박살 낼 위력을 지녔다.

투즈는 찌르르 울리는 손의 감각을 느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선 내 말을 따라줘. 저 녀석들을 공략할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뭐...? 널 어떻게 믿고..."

"전장에선 동료를 믿어야 하지 않겠나, 씰."



비즈의 말에 씰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흑기린의 정예병들과 싸우면서 투즈와 합을 맞춰봤던 씰이다.


처음 보는 괴물들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몰라도, 일단 믿고 싸워봐야 한다.

수호자인 이들이 밀리면, 바로 이그니스의 수도, 라카시움의 성벽이니까.


"보거스는 비즈, 헥타이드는 씰이 맡아줘. 나는 바멜리아를 맡을게."

"알겠네. 저 팔이 두꺼운 괴인 말이지."

"늑대랑 술래잡기하겠네."

"간닷...!"


수호자들이 먼저 달려들었다.


바멜리아는 선공을 가하는 그들을 보며 비웃었다.


"호호, 우리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쿠워어어어! 죽인다! 뭉개버린다!"

"쿠와아악!"


보거스와 헥타이드가 맞서 뛰었고, 바멜리아는 채찍을 휘둘렀다.


촤락! 탕!


다시 한번 대검에 막히는 채찍.

비즈와 씰은 각각 보거스와 헥타이드를 유인해냈다.


오직 투즈와 단둘이 남게 된 바멜리아.

바멜리아는 마구잡이로 채찍을 휘둘렀다.


펑! 펑! 쾅! 쾅!


총 쏘는 소리에서 폭음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얘! 네가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 빈약한 힘으로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냐고!"



투즈는 미련하게 채찍에 몸을 내어주지 않았다.


최대한 채찍의 경로를 피하면서 전진했다.

시야를 어지럽히는 채찍의 움직임이었지만, 투즈는 그 빈틈을 착실하게 파고들었다.


"어째서 안 맞는 거니?!"

"휘두를 때, 좀 더 창의성을 발휘해보든가!"


화륵!


충분한 거리에 도달해서야, 업화검이 불타올랐다.

그녀의 몸에서 신수 주작이 튀어나왔다.


"피요오오옷!"


죽고 다시 새로 태어난 주작.

크기는 조그마했지만, 그 능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황금빛 주작의 불꽃으로 강화된 업화검이 바멜리아의 채찍을 갈라버렸다.


화륵!


바멜리아는 불꽃에 타버린 채찍을 버리고, 또 다른 채찍을 꺼내 들었다.


"흥! 그 알량한 불꽃을 믿고 나대는 거니? 참 웃기는 년 아니니!"

"네 말투가 더 웃겨!"


투즈는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둘렀다.


지금은 주작과 신수 동조한 상태지만, 곧 시간이 지나면 각성이 풀릴 것이다.


체력이 수십 만에 육박하는 바멜리아를 이길 방법이 사라진다.


체력이 낮다는 건 민첩성도, 힘도, 지구력도.

육체로 행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밀린다는 뜻이다.


그 차이가 조금이라도 메워진 지금 당장 결착을 내야만 했다.


'두 번째 권능으로...!'


모든 메인 캐릭터의 첫 번째 권능과 두 번째 권능은 '고정'되어 있다.


첫 번째는 가호로,

두 번째는 신수 동조.


신수 동조한 상태에서도 여러 스킬이 있는데,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데미지를 주는 스킬도 있었다.



'때가 아니야. 조금만 더...'



아직 상대가 자신을 얕보고 있을 때. 승부를 봐야 한다.

그 증거로 바멜리아는 아슬아슬한 거리를 내어주며, 투즈와 합을 겨루고 있었다.


'불의 메인 캐릭터. 특히 탱커에겐 거리를 주는 게 아니야.'


가장 중요한 화염 원소 스탯은 착실히 쌓았다.

데미지는 충분할 것이다.


"얘! 거머리처럼 달라붙지 말고 떨어져서 채찍이나 맞으렴!"

"할 줄 아는 게 채찍질밖에 없어? 채찍질도 완전 약해 빠졌네!"


투즈는 상대방을 도발하며, 틈을 보았다.

그러나 상대는 군단장.


이런 말뿐인 도발로는 쉽게 넘어가지 않는 강자들이다.


그런데.


"너 지금 뭐라고 했니?! 그 주둥아리를 내가 찢어줘야 정신을 차리겠니!"



생각보다 쉽게 도발에 넘어간 바멜리아는 투즈를 향해 돌진했다.


투즈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어... 이상하네. 원래 이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향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채, 투즈는 검을 휘둘렀다.

기회가 왔는데, 놓칠 수야 없다.



투즈에게 접근한 바멜리아가 채찍을 버리고 메이스를 들었다.

피가 뚝뚝 흐르는 메이스는 눈으로만 보아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


"호호, 내가 '피를 마시는 메이스'를 들게 하다니, 넌 곱게 죽이지 않을 거야!"

"누가 죽나 해봐!"


바멜리아가 메이스를 휘두르기 직전.

투즈는 땅에 업화검을 박아넣었다.


그와 함께 스킬이 발동되었다.



"플레임 생츄어리(Flame Sanctuary)!!"




푸확! 화르르륵...!


불꽃이 바멜리아와 투즈의 주변에 원을 그렸다.

뜨거운 불길에 바멜리아는 고통스럽게 몸을 비틀었다.



"꺄아아악...! 이 뜨거운 건 뭐니!"



그녀는 원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화염의 힘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나가려고 할수록 뜨거운 열기에 화상만 입을 따름이었다.


바멜리아가 이를 갈며 투즈를 바라보았다.


"너어...! 감히 날 가둬?! 어차피 네년만 죽이면 이 마법진도 해제될 거잖니?! 당장 뒤져버리렴!"


메이스를 휘두르는 바멜리아.

투즈는 피하지 않고, 자신의 몸으로 메이스를 받아냈다.


쾅!


흠칫...!


바멜리아는 자신의 메이스에 직격타를 맞았는데도, 꿈쩍하지 않는 투즈를 보고 몸을 떨었다.


"뭐, 뭐니...?"

"이젠 맞을 만하네."


플레임 생츄어리.

오직 불의 메인캐릭터가 전사 직업을 가졌을 때, 쓸 수 있는 원소 직업 스킬.


대상 하나에만 근접해 쓸 수 있는 이 스킬은 상대방이 주는 데미지의 80%를 경감시켜준다.


그 미친 성능을 느낀 투즈는 여유를 가지고, 바멜리아를 올려다보았다.


"자, 이제 누가 더 셀까!"


화륵!


스킬로 생겨난 화염이 업화검에 가득 모여들었다.

대검의 안쪽부터 시뻘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바멜리아는 뒤로 물러섰지만, 불의 원 안에서 나갈 수 없었다.


"히익...!"


불꽃으로 인해 더욱 거대해진 업화검.

화염에 둘러싸여 10미터가 넘어가는 화염의 검을 투즈는 바멜리아를 향해 떨어뜨렸다.


"으아아아아...! 플레임 소드 스트라이크!"



콰아아아앙!


화염 원진이 터져나가며, 바멜리아는 불꽃에 온몸이 불살라졌다.


"꺄아아아악...! 뜨거워...! 뜨거워뜨거워뜨거워뜨거워...!! 끼아아아아악!"


온몸이 타오르는 고통 속에서 바멜리아는 축 늘어졌다.


전신의 힘을 다 쓴 투즈는 가파른 숨을 고르며 늘어진 바멜리아를 바라보았다.


"헉... 헉... 겨우 이겼어..."



게임이었다면 온갖 종류의 준비를 해서 순식간에 공략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정말 현실인 것처럼 적과 맞서 싸워야 했다.


잠시간의 방심이 목숨을 잃는 실수가 될 수 있다.



투즈는 고개를 돌려 아직도 싸우고 있는 비즈와 씰을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돕지 않으면 위태로워 보였다.


"죽인다! 짓뭉갠다! 너, 짜증난다!"


쾅! 쾅! 쾅!


마구잡이로 단단한 팔을 휘두르는 보거스.

비즈의 얼음 마법과 가호로도 쉽게 막을 수 없었다.


"큭...! 그쪽이 끝났으면, 미안하지만 조금 도와주게!"

"알겠어...!"


투즈는 비즈의 앞을 가로막고 보거스의 몸에 생채기를 냈다.


투쾅!


"어엉..?"


온몸이 돌덩이처럼 단단한 보거스는 투즈의 대검으로도 무너뜨리기 어려웠다.


"너! 간지럽게 한다! 죽인다!"

"흐앗...!"


쾅!


보거스는 더 화가 난 모습으로 날뛰었다.

투즈는 비즈를 향해 재빨리 물러났다.


"놈은 얼음으로 공략하기 힘들어. 우선은 물이야."

"물?"

"그래. 놈의 몸에 있는 '틈'이 보여?"


돌처럼 단단한 팔이었지만, 그럴수록 틈은 많았다.


"저 안에 물을 흘려 넣은 다음에..."

"그렇군...!"


비즈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재빨리 물의 가호를 사용했다.


촤아아아!


허공에서 생겨난 물의 파도는 보거스를 덮쳤다.


보거스는 이전에도 당해봤다는 듯이 희희낙락하며 팔을 휘저었다.


"크하하! 물에. 휩쓸리지 않는다! 너. 바보처럼 군다! 너. 보거스보다 바보다!"


비즈는 씩 웃으며 주먹을 쥐었다.


"누가 바보인지 보자고, 친구."


꽈악. 콰창!


순식간에 보거스의 몸에서 얼어버리는 물.

그의 단단한 몸이 틈에서 얼어 부피가 커진 얼음 때문에 박살 났다.


콰득!


"끄어어어어어....!"


비명을 지르며 피를 흘리는 보거스.

비즈는 보거스의 몸에 난 상처를 통해 물을 흡수시키고, 다시 한번 주먹을 쥐었다.


콰득...!



온몸에서 얼음이 솟아난 보거스는 생명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다.


쿵!


비즈는 땀을 닦고, 투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고맙군, 황녀. 짐에게 도움을 주어서 감사..."


비즈가 감사 인사를 하기도 전에, 투즈는 이미 씰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 싸우고 있었다.



.



"씰! 헥타이드는 가죽이 두꺼워서 잡기 힘들어!"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야!"


폭풍활로 연신 화살을 쏘아보아도, 헥타이드를 잡을 수가 없었다.

몸놀림이 여간 빠르겐 아니라, 조준하기가 어려웠다.


빠른 몸놀림 때문에 씰의 몸에는 헥타이드의 손톱에 의한 자상들만 수십 개가 넘게 나 있었다.


"크르르... 먹잇감! 얌전히 죽어서 내 영양분이 되어라!"

"입 열지 마! 냄새나!"


쾅!


투즈가 헥타이드의 손톱 공격을 정면으로 막아냈다.


"씰! 융합 속성기를 써야 해!"

"그게 뭔데!"


씰은 반문하면서도, 둠이 했던 것을 떠올렸다.


바람과 물의 원소를 융합하니 번개의 힘을 쓸 수 있었던 둠.

씰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나에게 바람의 가호를 사용해! 그럼 돼!"


씰이 투즈를 향해 바람을 날렸다.

투즈는 가만히 서서, 자신에게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들였다.


화륵!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하는 투즈.


헥타이드는 그동안 가만히 있지 않았다.


"크르르! 어디서 개수작질이냐!"

"시간은 내가 벌겠네!"


콰창!


주변을 얼음으로 바꾸어 헥타이드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비즈.

그는 마법을 사용하면서 주의를 끌었다.


헥타이드는 미친 듯이 얼음 지대를 박살 내면서 비즈를 쫓아다녔다.


"오래 버티진 못 할 것 같네!"

"조금만 더...!"



점점 붉게 타오르는 투즈.

그 색깔이 옅어지기 시작했다.



화르르르륵!



불꽃은 붉은색에서 주황색으로.

주황색에서 황백색으로.

그리고 황백색에서 백색으로 밝아지기 시작했다.



투즈가 밟고 있는 땅이 뜨거워졌다.

비즈가 깔아놓은 얼음은 진작 녹았고, 돌바닥이 녹아 붉게 물들었다.


씰은 바람의 가호를 전달해줄수록 투즈와 거리를 벌려야 했다.


'뜨, 뜨거워...!'



백색까지 밝아진 화염을 두른 투즈.

그녀는 충분한 온도를 느끼고 헥타이드를 바라보았다.



불과 바람의 융합 속성기, 청염(靑炎).



아쉽게도 아직 두 사람의 실력이 부족해, 불꽃이 청색으로 변하진 않았으니 백염(白炎)이었다.


"비즈...! 비켜!"



비즈는 뜨거움을 느끼고 화들짝 놀라 거리를 벌렸다.

투즈가 헥타이드를 향해 돌진했다.



"크륵...!"

"받아라!"




쿠구구구구...!



하얀 불꽃이 투즈의 주변 공간을 완전히 살라버렸다.

불꽃은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그 근처에 있던 헥타이드는 전신이 녹는 고통 속에서 죽었다.


"켁... 크르..."



작은 단말마를 내뱉고 고개를 떨구는 헥타이드.


투즈는 숨을 몰아쉬며 무릎에 손을 댔다.


"헉헉..."

"이긴 거야...? 우리가? 군단장들을?"

"확실히 이겼군... 모두 죽었네."



비즈는 감격에 겨운 표정을 지었고, 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투즈도 고개를 끄덕였다.

군단장을 잡았으니, 이제 적의 전력에 공백이 생긴 거나 다름없었다.




그 순간.




촤작!



"컥...!"

"읏..!"

"흐엇...!"


갑작스러운 채찍질에 날아가는 세 명.


채찍은 보거스와 헥타이드의 시체를 감싸고 어디론가 끌고 갔다.


투즈는 재빨리 상체를 일으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뿔싸...!"



바멜리아의 채찍.

생명력을 흡수하는 군단장, 바멜리아.


그녀는 죽은 보거스와 헥타이드의 시체를 흡수하였다.


꿀렁꿀렁.


"음... 맛이 그닥 좋진 않지만, 훌륭한 힘이야...! 언젠간 흡수하려고 했는데, 지금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잖니? 호호호호!"


불에 탔던 화상이 모조리 치유되고, 바멜리아는 이전과 차원이 다른 투기를 뿜어냈다.



"오호호호! 군단장을 둘이나 흡수하다니! 힘이 넘쳐흐른다!"



바멜리아가 웃을 때마다 땅이 진동했다.


그녀가 웃는 사이, 비즈와 씰이 달려들었다.


흡혈 괴물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어딜...!"


쾅!


"커헉...!"

"끄읏...!"


두 사람은 바멜리아의 채찍에 당해 수십 미터를 굴렀다.


"씰! 비즈!"


"오호호, 얌전히 죽으렴."


바멜리아가 채찍으로 땅을 후려쳤다.



투즈는 입술을 씹으며 업화검을 잡았다.



"주작의 재생 불꽃."



화륵!


이전과 다르게 초록색으로 타오르는 불꽃.

동료들의 체력을 50% 회복시키는 세 번째 권능이 발현되었다.

아쉽게도 한 번 사용하면 48시간 동안 다시 사용할 수 없었다.


'마지막 세 번째 권능까지 썼어...'


초록 불꽃이 몸에 달라붙었던 씰과 비즈가 침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끄으... 너무 강해..."

"힘의 차이가 너무 격심한데..."



투즈는 숨을 몰아쉬면서 바멜리아를 바라보았다.


엘레멘탈 시티를 플레이하면서 이 정도로 궁지에 몰린 적은 없었다.


항상 완벽한 루트.

정확한 계산과 전략.

과감한 스킵으로 빠르게 게임을 클리어했던 투즈였다.



'여기서 꼼수는 통하지 않아...'



오로지 몸으로 부딪쳐 얻어내야 하는 세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도 이 세계를 견디고 살아왔을 테니까.

처음부터 생소한 몸에 빙의되어, 하나하나 부르튼 손으로 쌓아 올렸을 테니까.


이제 사라진 그를 대신할 방법은.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살갗이 찢어진 손으로 무기를 잡는 것.

강대한 적과 맞서 싸우는 것.

그가 이루지 못한 일을 이루는 것이다.



투즈는 대검을 잡았다.


씰과 비즈도 상태가 말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무기를 들었다.



"오호호호, 아직도 대항할 마음인 거니? 끝까지 곱게 죽지는 못 하는구나?"


바멜리아가 채찍과 메이스를 양손에 들었다.


수호자들은 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이제 들어올 공격에.


그러나 바멜리아의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멈춰라, 바멜리아."

"아...! 구원자시여...!“


바멜리아가 무릎을 꿇었다.

누군가 저벅저벅 걸어서 바멜리아 앞으로 나타났다.


투즈의 눈이 커졌다.



"저 육체는 내가 가져야 하니까."



바리톤 백작의 몸을 차지한 바이러스.

그가 나타났다.


투즈와 바이러스의 첫 대면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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