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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 아내의 바지런함

아내가 친구 가게를 도우러 나가면서 집을 비웠다. 끼니를 때워야했던 나는 어쩔수 없이 냉장고를 뒤져 먹다 남은 것들을 찾아내, 아내가 전에 끓여두었던 김치찌개에 몽땅 때려 넣었다. (남은 것들이라는 것은 플라스틱 반찬 용기에 들어있는 만두 두 개, 떡갈비 세 조각, 닭죽 끓이며 남은 닭고기들, 스팸조각들 등이다.) 찌개는 냄비와 나의 거리가 조금만 멀어지게되면 수저가 오가는 동안에 국물을 흘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진다. 조심스럽게 찌개와 때려넣은 내용물들을 떠먹었지만 불가항력으로 식탁에 국물들을 방울방울 흘렸다. 예전 같으면 그냥 신경쓰지 않고 먹었을텐데, 수저를 놀리면서 휴지나 물티슈를 눈으로 찾고 있었다. 흘린 국물자국이 신경이 쓰여서였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아내의 무지막지한 청결유지가 뒷받침되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내의 청결유지를 전염병에 걸린것처럼 흉내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 청결유지는 깔끔하고 쾌적하게 살게는 해주지만 지독한 불편함이 뒤따른다. 자주 움직여야하거나 앉았던 자리에서 엉덩이를 수시로 떼고 닦고 치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런 부지런함은 사실 나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인데, 아내의 강력한 잔소리와 계도로 인해 기인한된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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