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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꾸는 천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넓은남자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7
최근연재일 :
2021.05.29 06:49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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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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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화

DUMMY

*


눈을 떴다.

눈을 뜨니, 내 기억 속보다 어려진 여동생이 보였다.

혹시 꿈일까 싶었지만, 꿈은 아니었다.

내 인지 영역은 지금이 현실임을 아주 확실히 자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게 신기해 나도 모르게 내 몸을 더듬어 보았다.

팔다리는 멀쩡히 붙어 있으며, 상처 또한 없다.

거울로 확인해 보니, 거기엔 20대의 어려진 내 얼굴이 그대로 있었다.


진짜 돌아온 건가?

나는 익숙한 집안 풍경을 눈에 담으며, 자연스럽게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은주의 의아한 얼굴은 더이상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오로지 돌아왔다면 언제로 돌아왔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그렇게 인터넷을 열었다.


“진짜구나.”


인터넷 속 기사들은 내 기억 속의 과거의 것이었다.

미래의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현재가 과거라니.

알 수 없는 짜릿함이 몸을 관통했다. 심장이 빨리 뛰었다.

기사를 읽을수록, '지금'을 확인할 수록 현실이 비현실처럼 느껴졌다.

이게 가능해? 이런 의문보다 이게 진짜야? 이런 마음만 가득했다.


만약 진짜 이게 회귀라면, 과거로 돌아온 게 사실이라면?


나는 진짜 엄청난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


자 생각해보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엇을 해야 가장 유의미한 시간으로 보낼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나를 지옥으로 밀어버린 그 자식들을 아주 훌륭하게 아작 내고 싶다.

비록 그놈들이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사회 지도자 층이라도 그 사실 만은 변함이 없다.


그럼 역시 그걸 얻어야겠지?


생각해보니 회귀 전 같은 팀에서 일하게 된 파트너는 최고의 고유능력 중 하나인 그걸 그놈들에게 뺏겼다고 무척이나 억울해 했다.

그러니 잘못 된 과거부터 바로 잡는 게 가장 선행되어야 할 목표가 아닐까 싶다.


그럼 과거의 파트너를 찾는 게 선결문제인데, 그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녀의 현재 직업은 궤의 물건을 이어준다는 브로커.

브로커도 일단 협회가 있으니, 그곳에서 연락처를 구하면 됐다.

동명이인이 많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지금은 그렇게라도 그녀를 빨리 찾아야 했다.


만약 회귀 전처럼 그 물건을 벌써 놈들에게 넘겼다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기 때문이다.


분명 이맘때였어.


그렇게 그녀를 찾았고, 나는 드디어 실마리를 얻었다.

그녀. 최승혜.

전화기 상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


"당신이 가진 물건을 사고 싶습니다. 우리 만나죠."


그렇게 다음날, 나는 내 여동생과 마찬가지로 한결 나이가 어려진, 최승혜를 만날수 있었다.

다 합치면 7년만에 성사된 만남.

그래서 인지, 뭔가 울컥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쪽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내가 브로커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유명하다고 들었으니까"

"그래? 내가 유명했었나?"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 최승혜를 보며, 나는 흥정을 시작했다.

의심이 깊어지면, 경계심만 커지게 되므로, 그런 싹을 빨리 자르고 싶었다.

다행인건 최승혜는 아직 그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알아보니, 오늘 놈들에게 물건을 주는 날이라고 했다.


”그래서 팔 거야? 말 거야?“

”당연히 팔고 싶지. 팔고 싶은데.“

”사정이 있어서 못 팔겠다?“

”빙고.“

”혹시 천공조합 때문이야?“


사실 그녀는 여기서 일하는 대가로, 한 달에 한번 상납 비슷하게 천공 조합에 물건을 납품해야 했다.

즉 회귀 전에는 놈들에게 그것을 뺏긴 거다.


”오 그걸 알고도 이 물건을 가지려고?“


최승혜가 놀라는 건 당연했다.

천공조합.

인류에 새롭게 등장한 궤의 물건을 사유화해서 사업하는 민간단체 중 하나.

과거와 비교하면 대기업에 빌붙고 사는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뒷배를 믿고 온갖 갑질이란 갑질은 다하고, 패악질을 부려, 이 바닥에서 유명했다.

그러니 최승혜 입장에선 걱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말인데 내 말대로 해보는 건 어때? 나한테 계획이 있거든."

"무슨 계획인지 모르겠지만, 한번 들어나 보자."


당연한 말이지만, 최승혜는 놈들을 벼르고 있었다. 그래서 놈들에게 대항할려고 나타난 나를 마냥 부정적이게 보지 않았다.

아니 신중한 편인 최승혜 입장에선 나에게서 방법 정도는 들어봐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으리라.


"내 계획은 말이지."


*


”자 이건 물건 값과 이번 일에 대한 공모 착수금.“


내 계획에 합류하기로 한 최승혜에게 난 전 재산 1200만 원을 건넸다.

솔직히 무시하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이 당시 그녀가 가진 불만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던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 계획을 듣자마자 흔쾌히 수락했다.

사실 그녀의 입장에선 손해볼 건 없었다.

그녀가 가진 물건의 시세가 보통 500만 원 정도라 착수금만 700만원.

이 정도면 꽤 많이 준거고, 그래서 최승혜도 만족했다.


”이래도 될까 모르겠네.“

”후회하진 않을거야.“


나름 만족한 거래를 한 우리는 장소를 옮겼다.

이제 돈을 줬으니, 받을 건 받기 위해서였다.

최승혜는 모종의 장소에 보관하고 있던 커다란 궤를 하나 내게 주었는데, 나는 그것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긴장했다.

그만큼 대단한 물건이었고, 이게 내 손에 들어오게 될지 몰랐다.

최승혜는 알까? 이 물건이 얼마 만큼의 가치를 지녔는지

아마 알았다면 절대 팔지 않았을 것이다.

그 정도로 대단한 물건.


물론 누군가는 이런 의문을 제기할지 모른다.

그렇게 좋은 걸 왜 파냐고?

그 이유는 간단했다.

기본적으로 궤는 봉인되어 있고,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즉 복권과 비슷한 확률이기 때문에 그냥 파는 사람도 많다.

특히 직업인 브로커인 그녀는 원래 이것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쨌든 궤는 아무나 열 수 없다.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고 그걸 사람들은 심층이라 불렀다.

나는 회귀 전 이 심층을 제대로 익혔고, 당연히 봉인된 궤를 여는 건 내게 쉬운 일이었다.


그렇게 최승혜와 헤어진 나는 궤부터 탐색했다.

봉인을 푸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

꽤 능숙한 나도 그 정도의 시간이 걸려, 애를 먹었다.

그리고 마침내 연 궤의 물건 속 내용물은 정육면체 모양의 고체였다.


이렇게 생겼군.


솔직히 능력을 부여하는 궤는 처음이라 나도 생소했다.

딱딱하지도 않고 오히려 무른 쪽에 가까운 물체는 촉각에 반응하고 있다.

분명 무기질인데, 유기질 같은 느낌.

손을 대니 색깔이 변하고. 자세히 살펴보면 물체의 바깥쪽에는 실선에 가까운 무늬가 새겨져 있다.

사실 무늬는 심층 회로도라 부르는데, 저 문양이 얼마나 심화 과정에 거치냐에 따라 물건의 급수가 달라진다.


이 물건 같은 경우 엄청나게 세밀하게 새겨진 것으로 보아 내가 예측한 그 물건이 맞지 싶다.

이렇게 복잡한 회로도는 나도 처음 봤다.

자 시작해 볼까.


일명 동화작업.

궤의 힘을 쓰기 위해선 궤와 나를 연결해야 하는데, 이걸 할 수 있느냐에 따라 궤의 사용 자격을 획득한다.

그런 의미에서 난 걱정할 게 없다.

이 짓거리를 수백 번을 해봤으니까.

사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턴 쉽다.


동화에 성공한 나는 정육면체에서 붉은빛이 뿜어져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겉면에 손을 대본 나는 열기를 느꼈다.

따뜻한 캔커피 정도의 열기.

하지만 내가 기다린 건 열기가 아니었다.

조금 있으면 이 물건은 움직일 거고, 변형을 시작할 거다.

그때부터가 진짜다.

지금부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그렇게 궤에서 나온 붉은 선이 내 몸에 닿았다.

사각 소리가 난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타투 작업과 같다.


물론 모든 궤의 물건이 이렇진 않다.

능력을 주는 물건들이 주로 회로도를 몸에 새기며, 능력을 부여한다.

어쨌든 물건이 사라지면서 그 힘이 내 몸에 새겨졌다.

나는 조용히 능력을 음미했다.


드디어 나는 고대했던 능력을 얻었다.

그 능력의 정체는 바로.


*


다음날, 시간이 금이다 보니, 나는 서둘렀다.

내 기억을 더듬어, 내가 생각한 봉인된 궤를 찾는데 주력을 다했다.

분명 내 기억이 맞는다면 아직 방치되어 있을 것이다.

그럼 시간이 문제이지 찾는 건 아무런 문제 없다.


사실 미래의 뉴스에선 내가 찾을 ​궤를 저주 받은 물건이라고 했다.

이 궤를 여는 순간 너무 많은 피해를 봐서, 뉴스에도 크게 나왔다.

그러니 계획을 세웠을때 이게 가장 먼저 떠올랐다.

이것으로 놈들이 한방 먹었을 때, 그때를 생각하게 됐다고나 할까?

백프로 자신한다.

이게 열리는 순간, 그들은 절망할 것이다.


어쨌든 연락을 받은 최승혜는 찜찜한 표정이었지만, 이미 화살은 날아간 후였다.

그녀가 지금 어떤 마음을 먹든, 계획은 실행 될거다.


”이게 확실해?“

”왜 속고만 살았어?“

”솔직히 이상하잖아. 넌 뭘 믿고 이게 그거라고 확신하는 걸까? 난 아무리 봐도 모르겠는데.“

”믿기 힘들면 돈의 힘이라도 믿어, 이미 내 돈 1200만 원 먹었을 때부터 우리 거래는 돌이킬수 없게 됐어. 이제 와 후회해도 늦었다고.“

”내가 뭐에 씌었나. 내가 왜 이런 불확실한 일에 베팅한 걸까.“

”그만큼 놈들에게 치가 떨린거지. 안 그래?"

”그거야 그렇지만.“

”그럼 믿고, 기다려봐. 진짜 재밌는 상황이 벌어질 거야."

”그놈들 꼬장 심한데.“

”네 물건을 뺏은 건 그놈들인데, 별걱정을 다한다.“


하지만 말과 달리 최승혜도 추진력은 빨랐다.

바로 연락을 취하더니, 그들을 만나기로 했다.

30분 후, 우리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했다.

나는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최승혜의 곁을 지켰다.

한 10분쯤 지났을까.

놈들이 나타났다.

10명이나 되는 대인원.

무리를 지어 겁박하는 버릇은 여전한 놈들이다.

양아치 같은 새끼들.


”뭐야, 이놈은.“

”내 친구.“

”약속과 다르잖아.“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는 거야.“

"에이 기분 잡쳤네."


눈치를 보니, 눈앞의 남자는 최승혜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

날 보는 시선에서 레이저가 나오고 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쯧.


”후딱 거래나 하죠.“

”확인해.“


그의 말에 내가 준 궤를 꼼꼼히 확인하는 패거리 중 한 명.

보아하니, 이놈이 안목을 전문적으로 키운 놈인가 보다.

그의 몸에서 심층의 기운이 느껴졌다.


”진품 맞습니다. 형님.“

”참. 의심이 많으시네.“

”어이. 애송이는 끼어들 장소가 아닌데. 적당히 나대지.“


아이고, 그래 노려봤자, 하나도 안 무서운데, 이걸 어쩌나.

솔직히 패거리 중 심층을 익힌 사람은 눈앞의 남자와 궤의 물건을 검토했던 남자 단 두 명 뿐이다. 나머지 8명은 일반인이라 애초에 내 상대가 못됐다.


”나대는 거랑 의견을 내놓은 거랑 구분을 못 하시네.“

”야, 최승혜, 진짜 이 또라이는 뭐냐?“

”쓸데없는데 신경 쓰지 말고. 그래서 잔금은?“

”오늘 얘들이 쌍으로 미쳤나 후. 아량 넓은 내가 참아야지.“


그 말과 함께 남자가 품에서 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지갑에서 돈이 아닌 웬 종이쪼가리를 건넨다.


”야. 이건 어음이잖아. 그것도 300만 원? 지금 장난쳐?“


와 이놈들 진짜 대단하네. 시세 500만 원짜리 물건을 300만 원에?

그것도 현금으로 환전하려면 어음할인 30% 떼고 찾을 수 있는 돈을?

심지어 발행 기관도 천공 밴처캐피털로 되어있다.

즉 놈들이 운영하는 금융회사란 뜻이다.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어?


”이번에 사업을 확장해서 말이야. 그래서 그런 거니 양해해 주시고.“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억울하면 우리 대장한테 가서 따져보던가.“

”시발.“


대장이란 소리에 최승혜는 결국 따지는 걸 포기했다.

그리고 나 또한 속으로 이놈들을 욕했다.

양아치들은 이게 문제다. 치사한 게 미덕인 줄 안다.


”야 일단 궤는 알아서 챙기고, 형씨는 잠깐 나 좀 보고.“


이번엔 최승혜도 끼어들지 않았다.

나는 일어나서 저놈 뒤를 따랐다.

앞서간 놈이 가면서 개도 아닌데, 자꾸 으르렁거렸다.


”이봐, 너 무슨 생각이야? 설마 천공조합에 반기를 들 생각은 아니지?“

”지금 합석했다는 이유만으로 반기를 들었다고 생각하는 거?“


뭔 이런 기적의 논리가 다 있나.


”무슨 자리인지 알고 합석했잖아. 우리가 얼마나 만만해 보이면 그랬겠어?“


보니까 애초에 시비를 걸 목적이다.

그렇다면 겸허히 받아들여 줘야지.


”너야말로 내가 만만해 보이지?“

”하. 진짜 이거 상 또라이네. 너 지금 무슨 상황인지 파악 안 되지?


나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내가 아무리 고위급까진 안 가봤더라도 심층 10층도 도달하지 못한 놈한테 질 정도는 아니다.

아니 한 트럭을 가져와도 내 상대가 될까?


”왜 자기들 뒷배의 힘을, 자신의 힘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양아치들의 습성이다. 자신의 실력과 노력으로 이룬 것도 아니면서 이놈들은 거드름부터 피운다.

그 무례함은 하늘을 찌른다.


”이 새끼 봐라.“

”계속 보지 말고, 몸으로 대화 한 번 해볼까? 그렇게 자신 있는 모양인데.“


나는 심층을 개방했다.

사실 이때쯤 난 심층 20층에 도달한 상황이다.

아니 회귀 전 60층까지 운영해 본 나는 30층이라도 안 질 자신이 있다.


”왜 망부석처럼 가만히 있어? 안 덤벼?“


회귀전 이런 놈들은 신물이 날 정도로 겪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 안해도 안다.

역시 내 도발에 놈은 머뭇거렸다.

아니 고분고분해졌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가.

사실 덤빌 리가 없다.

이런 놈들 특징이 그거거든.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고.

물론 그렇다고 완벽히 꺾인 건 아니다.

아직은 믿는 뒷배가 있는 덕분인지, 여전히 발톱에 날을 세운다.


”어쩌다 우리 구역에 너 같은 꼴통이 나타났을까? 너 나 건드리면, 진짜 죽어.“

”천공조합을 믿어?“


어차피 이런 놈들에게 뒷배란 자신들의 이득때문에 내세운 방패밖에 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안다.

진짜 위기가 다가오면 천공조합이 이들을 보호하지 않을 거란걸.

당연히 놈은 여기까지가 한계일 수밖에 없다.

이 이상은 놈이 덤비기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까.

오히려 놈은 이 상황을 상부에 알려야 한다는 것만으로 정신 없을 것이다.


계획대로군.


변수는 없었다.

놈은 두고보자는 말과 함께 궤를 들고 나갔다.

난 그 뒷모습을 보며, 냉정하게 입꼬리만 웃었다.

그래 그렇게 가서 궤를 열어라.

그 궤만 열면 쇼타임 시작이다.


*


자 이제 놈들은 쌀이 익기만 하면 되고.

이제 뭘 하면 되려나.

사실 이미 정해져 있었다.

능력을 얻었으니, 그 능력을 극대화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의미에서 찾을 사람이 있었다.


바로 훗날 대한민국을 뒤흔들 정도로 거물이 될 엄청난 인재.


그 인재가 우리 지역에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고 보면 이 동네도 대단하긴 하네.

잠룡의 보고랄까.

그런데 내가 생각지 못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찾은 것 까진 좋은데, 내가 찾던 사람이 현재 7살일 줄은 몰랐다.

적어도 고등학생 쯤이라 생각했는데, 완전 판단 미스다.


아니 어떻게 보면 오히려 소름 돋지 않나.

달리 말하면 녀석의 재능은 역대급이라는 소리니까.

역시 천재는 떡잎부터 다르다더니,


어쨌든 놀이터에서 녀석을 발견한 나는 우연을 가장해 녀석이 접근하기 만을 기다렸다.

물론 먼저 접근할 수도 있지만, 상대가 배척할 경우도 생각해야 했다.

상대는 겨우 7살 꼬맹이.

괜히 처음부터 이상한 선입견이 생길 행동은 지양하는게 옳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편을 택했다.

다행인 건, 생각보다 빠르게 녀석이 내게 다가왔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장래가 기대될 정도로 잘생긴 아이는 키도 겨우 내 허리까지 오는 주제에, 그 고운 미성으로 황당한 말을 한다.


”아저씨 백수에요?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해요?“

”...........“

”왜 대답이 없어요?“


이런 캐릭터였나.

최민준.

궤의령이라는 지성체를 습득한 소년. 이 꼬마가 후에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가 된다니. 참.


”저기 꼬마야.“

”민준이에요.“

”응?“

”저 꼬마 아니고, 민준이라고요.“

”그래, 민준아, 근데 그런 건 왜 묻는 거야?“


사실 평일 아침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아이가 낯선 사람한테 다가와 대뜸 이런 질문을 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부탁 좀 하려고요.“

”무슨 부탁인데?“

”엄마 좀 찾아 주세요.“


*


결과부터 말하자면 엄마를 찾지 못했다.

아니 앞으로도 찾을 확률이 낮다는 걸 나는 안다.

민준이가 거물이 된 이유.

그 이유 또한 엄마를 찾기 위함이었으니.

민준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엄마를 찾고자 했지만,결국 찾지 못했다.

그러니 지금은 어떤 용을 써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긴 해.’


어머니는 왜 사라진 걸까?

조사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정황은 아버지는 이미 죽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다는 거다.

그리고 일가친척 하나 없는 기묘한 상황에, 생활고에 시달린 어머니는 주민센터에 수급자 신청을 한 상태였다.

그 이후로 민준의 어머니 행적이 묘연해졌다.


여기서 문제.

궤의 힘을 가졌다는 건 기득권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말과 같다.

즉 옛날로 따지면 사법 고시 패스하고 로또 1위에 당첨된 것과 같다는 말이다.

그런 아이를 두고 사라질 이유가 뭐가 있을까?


‘설마 아니겠지?’


난 민준을 의심했다.

아니 정확히는 민준이 가진 궤의령을 의심했다.

민준은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내 촉은 거기에 초점이 가 있었다.


물론 의심은 거기까지.

일단 민준의 배꼽시계가 꼬르륵거려, 밥부터 먹어야겠다.

진실이야,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겠지.


”민준아, 밥 먹자.“


어쨌든 오 갈데없는 아이를 당분간 내가 책임지기로 했다.

물론 어머니의 실종이 정식으로 접수되고, 아동보호센터에서 연락이 올 수도 있지만, 그 사이 민준이를 회유해 볼 생각이다.


*


다음날. 최승혜에게 연락이 왔다.

잠깐 보자고 해서 그러겠다고 약속을 정했다.

아침을 먹었더니, 민준이와 단둘이 얘기할 짬이 났다.

민준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내 얼굴만 보면 웃는다.


”그렇게 잘생겼냐?“

”아저씨. 양심 없다는 말 많이 듣죠?“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웃는 녀석의 얼굴이 왜 이리 정들게 생겼는지.


”아니. 처음 듣는데.“

”앞으로 많이 들으실 것 같네요.“

”흥 그래 봤자 정치하는 놈들보다는 양심 있거든.“

”..........“


가볍게 잽으로 민준이를 잠재운 나는 슬 본론으로 넘어갔다.




피드백 해주실 분 찾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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