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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꾸는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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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남자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7
최근연재일 :
2021.05.29 06:49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609
추천수 :
181
글자수 :
110,787

작성
21.05.12 16:49
조회
929
추천
34
글자
4쪽

1화

DUMMY

“아저씨 과거는 어땠어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차 안이라 심하게 덜컹거렸다.

이번에 임시로 파트너가 된 여자는 뭐가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은지 끊임없이 재잘거린다.


“엿 같았지.”

“왜요?”

“찍혔거든. 힘센 놈한테.”

“헐. 어쩌다가요?”

“내가 오지랖이 좀 넓거든. 그래서 불의를 보면 참지를 못해요. 세상엔 참 나쁜 놈도 많고, 때려죽여도 시원찮은 것들도 많고, 그런 놈들 비위 맞춰 주기가 너무 싫더란 말이지.”

“아저씬, 타협을 못했군요.”

“맞아. 그래서 지금 이 모양 이 꼴 아니냐.”


40이 넘은 나이에, 질 게 뻔한 전쟁이 일어난 곳에 차출됐다.

말 그대로 더럽게 꼬인 인생이다.


“아저씬 죽는 게 두렵지 않아요?”

“나라고 왜 안 두렵겠냐? 근데 운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 어떡해? 웃어야지.”

“아저씨는 강한 사람 같네요.”

“강하긴. 그냥 강한 척하는 거지.”

“그럼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글쎄 뭘 해야 할까? 솔직히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또 지금처럼 살 거다. 적어도 난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았거든.“

”그럼 똑같이 죽으러 이곳에 올 거란 말이에요?“


파트너의 타박에 난 일부러 그녀의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두 번 사는 인생인데, 당연히 이런 상황은 안 만들겠지? 안 그러냐?“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한다.

나의 지식으로, 혹은 재능으로 미래를 바꾸는 몽상.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운명도 바뀌지 않던가.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이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된다.


”난 다른 거 안 바래. 인생의 종지부가 개죽음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거면 족해.“


하지만 이번 인생은 왜 개죽음이 될 것 같을까?

그만큼 나와 같이 탑승해 있던 인원들의 얼굴도 좋지 않다.


어쨌든 도착한 전장.

차에서 내리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엉망진창이다.

불의의 습격에 이제야 대피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서로 살려고, 같은 편의 등을 떠민다.

먼저 가기 위해 사람의 등을 밟고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인 건, 인간들끼리 혼돈에 빠진 와중에 마물들과 그 추종자들은 질서정연하게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이미 수만 명의 시체가 그런 식으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수많은 파편과 함께 어지럽게 뒹굴고 있다.

도시의 대부분 건축물은 파괴되었으며, 주둔하고 있던 군대는 진작 궤멸한 상태로 세기말 적 분위기에 정점을 찍었다.

진심으로 참혹했다.


“지옥이네. 지옥이야. 여기가 인세의 지옥이로다.”


참상.

내 죽는 자리가 이렇게 흉흉한 자리라니.


“시발. 족 같은 것들.”


인간의 탈을 쓴 마물들, 수만 마리가 이곳을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마지막이 될 것 같아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우연일까.

담배가 딱 한 개만 남아 있다.

난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깊숙이 담배 연기를 빨아들였다.


후.


손이 떨린다.

뭐가 그리 긴장된다고 내 몸은 너무 정직했다.

지금까지 익힌 심층도 지금은 소용이 없다.

내 철저했던 부동심은 죽음 앞에서 평정을 잃었다.


어쨌든 이윽고 보이는 섬광, 이어지는 폭음.

놈들의 공격에 충원됐던 지원 병력이 3분의 2가 그냥 날아갔다.

단 한 번의 공격에 파트너 또한 즉사했다.

머리의 절반이 산화했고,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지고 있다.

현실이 분명한데도 너무 비현실적인 현상이었다.


“아이. 시발, 그래도 이건 너무 하잖아.”


거세게 휘몰아치는 먼지 바람.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와 피 냄새.

비릿한 냄새와 타는 냄새가 후각을 쉴 새 없이 자극했다.


나는 아낌없이 마물에게 원망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곳으로 보낸 멍청한 지휘관에겐 저주를.

끝까지 날 미워하고 질투했던 최종적으로 이곳에 나를 보낸 그놈을 증오했다.


나는 곧바로 자리를 박찼다.

그래,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한 놈이라도 더 패 죽이고 간다.


그리고 파트너의 말대로 진짜 다시 태어난다면, 이렇게 만든 놈들 다 쓸어버릴 거다.




피드백 해주실 분 찾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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