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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꾸는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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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남자
작품등록일 :
2021.05.12 16:17
최근연재일 :
2021.05.29 06:49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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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87

작성
21.05.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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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화

DUMMY

그림자 하나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다.

신장 190의 떡대.

그가 웃으며 말했다.


”순덕아 그만 좀 괴롭혀라.“

”내가 뭘 어쨌다고.“


하지만 떡대는 순덕이를 무시한 채, 내게 계속 말했다.


”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좀 괜찮은 남자만 보이면 들이대는 성격이니까.“


그러면서 악수를 청한다.

난 그 악수를 살갑게 받았다.


”최철성입니다.“

”박상호입니다.“

”말로만 듣던 지적 생명체라, 부럽습니다.“

”철성 씨 물건도 상당히 좋습니다.“


나는 최철호의 오른팔을 쳐다 보았다.

정확히는 최철성 팔에 장착된 궤의 물건을 주시했다.


”철옹이라는 놈입니다. 이놈 키운다고 제 재산의 반이 날아갔죠.“


최철성의 팔에 붙은 반투명한 회색 방패가 나타났다, 사라진다를 반복했다.

궤의 물건은 급이 높을수록 크기도 커지는데, 그의 말마따나 꽤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솔직히 기회만 된다면 복제하고 싶은데, 아침에 자금 마련을 위해 복제를 사용해서, 기회가 없다.

살짝 아쉬웠다.


”근데 저분은.“


나는 자연스럽게 누군갈 가리켰다.

내가 가리킨 사람은 보라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

배꼽 티를 입고 허리에 알 수 없는 문양의 타투를 한 여자다.

사실상 이 팀에서 제일 강한 여자라 관심이 갔다.


’교라는 기술을 썼지.‘


심층의 기본기인 교.

일종의 염력으로 염력에 속성을 섞을 수 있는 기술을 말했다.


”나은이에요. 신나은. 올해 열아홉이죠.“


대답은 철호가 아닌 순덕이가 했다.

나는 기회다 싶어,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타투를 해도 되나 봐요?“

”고리타분하긴, 시대가 어는 땐데.“

”그게 아니라 소속기관에서 허락 안 해줄 것 같아서.“


문신은 개인신상 정보를 상대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정보기관 특성상 당연한 규칙이다.


”식구가 되기 전부터 있던 거라, 어쩔 수 없어요."

”그렇군요.“


나는 말 없이 나은이란 여자를 쳐다봤다.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것처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녀.

팀원들이 최대한 배려해주지만, 그래도 겉돌고 있다.


’이 여자와는 또 만날 것 같군.‘


그런 예감이 들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자 그럼 슬슬 가볼까.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웠다.


”자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애들이 걱정이라.“


그때 팀장이 내게 다가와 지갑에서 플라스틱 명함 한 장을 꺼내 주었다.


”약속한 물건입니다. 아마 이것 자체로 보증이 될 겁니다. 그리고 연락처 하나 남겨 주시죠.“

”기꺼이.“


그것을 받은 나는 연락처를 남기고 내가 있던 차량으로 돌아갔다.


*


밤은 아침을 데리고 온다.

그리고 어떤 시작이든 새로운 인연을 맺게 만든다.


’그들과의 인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내가 자동문을 열며 생각을 이어가고 있는데, 민준과 은서가 뛰어오는 게 보였다.


”아저씨!!“


울 것 같은 얼굴.

나는 환하게 웃으며 애들을 반겼다.


”민준아, 은서야!!“


근데 민준이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응?

민준이의 키는 내 골반 정도의 높이다.

즉 잘못하면 대형사고 날 수도 있다는 말.

나는 엉덩이를 뒤로 빼며, 민준이의 충돌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하여튼 방심하면 안 된다니까.‘


*


다음날, 서울역에 내리며, 가장 먼저 한 일은 명량핫도그를 먹는 것이었다.

민준이와 은서가 무언의 요구를 해서 사주었다.


”집에 갈 때 또 사줄까?“

”좋아욧!“


민준이와 은서는 서울이 처음이라,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나는 녀석들이 사람들에게 부딪히지 않도록 조용히 컨트롤 했다.


”센터에 가기 전에 들릴 데가 있다.“

”어딘데요?“

”용산. 들어봤지?“

”네.“


용산.

예전에는 컴퓨터나 주변기기만 팔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궤와 관련된 물건을 팔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들어온 물건이 많은데, 거의 중국 물건은 용산을 통한다고 보면 된다.

사실 내일 갈 생각이었으나, 기차에서 하루를 보내, 계획을 수정했다.


가서 복제나 해야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마켓 중 한 곳이니, 쓸만한 것이 많을 것이다.


”자 타자.“


때마침 택시 차례가 돼서,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 것도 잠시, 기사 아저씨가 불친절해 미소가 사라졌다.

특히 2월에 창문을 열고 달려, 아저씨한테 말했다.


”아저씨 추워서 그런데 창문 좀 닫아 주시겠어요?“


혹여나 애들 감기 걸릴까 봐 한 말인데, 이어진 택시 아저씨의 말이 가관이다.


”3명이 기본거리 가는 택시 타 놓고, 그냥 가지.“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금방 도착해. 조금만 참아.“

”아저씨.“

”왜?“

”일본이 식민지 시대 때 아시아 인종을 대표하여 서구 백인들에게 맞서 싸웠던 침략 피해자라고 말하면 무슨 기분이 들어요?“

”그게 뭔 개 같은 소리여.“

”제 기분이 딱 그래요. 참 개 같네요.“


그 말과 함께 의식 표현을 일으켰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는 의식표현은 이럴 때 쓰면 딱이다.

그리고 심층의 힘이 느껴지자 그제야 아저씨는 얌전해졌다.

아니 무슨 말도 없었는데, 알아서 발끈하려는 걸 그만두고, 조용히 창문을 닫고 있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이래서 사람은 힘을 가져야 한다.

그게 돈이든 권력이든 능력이든 무시 당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자신의 직위를 높여야 한다.

이런 아저씨도 만만해 보이면, 우위를 가지고 무시하는 세상이다.


각박한 세상이야.


어쨌든 서울역과 용산은 서로 가깝다 보니, 10분도 안 되어 용산에 도착했다.

웃으며 택시비를 내고 내린 나는 부리나케 가버리는 택시를 보며,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이 사라지는 데는 3초도 걸리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고 본 장면. 그곳에는 엄청난 인파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나는 내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민준과 은서를 보며 말했다


”사람 참 많다 그치?“

”진짜 많아요.“


질린 표정을 짓는 민준.

난 그런 민준의 볼을 양손으로 꼬집었다.


”겁먹진 말고. 우린 이제 저곳을 헤쳐 나갈 것이다.“

”악. 아파요.“


손을 놓자, 민준이 말했다.


”아저씨는 그 손버릇 고쳐야 해요. 이건 아동학대라고요.“


아동학대는 무슨.

민준의 표현에 빙그레 웃은 나는 녀석의 손을 잡았다.


”흰소리 그만하고 빨리 가자.“


*


사람이 모이는 곳을 사람들은 핫플레이스라고 불렀다.

그런 곳은 대체로 사람들로 북적이고, 맛집과 볼거리가 많다.

문제는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임대료가 상승하고, 그로 인해 소규모 상권이 축소된다는 것인데, 용산도 다를 바 없었다.


매장들이 대체로 대기업 프랜차이즈거나 조합 관련 상가들이 많다.


”우리 아버지는 뭐하셨데. 용산에 건물 하나 안 사놓으시고.“


내가 회귀한 시점을 고려하면, 용산이 핫플레이스가 된 것도 아마 얼마 되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한 말인데, 그게 또 민준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

민준이 순진한 얼굴로 물어왔다.


”용산에 건물 사면 돈 많이 벌어요?“

”왜 너도 꿈이 건물주냐?“

”그건 아닌데, 건물주 되면 좋다는 건 알아요.“

”뭐 조만간 우리 조합도 건물 하나 살 것 같으니까 기대해라.“

”역시 아저씨는 대단한 것 같아요.“

”그걸 이제 알았냐?“


나는 민준의 머리를 헝클었다.

민준은 그 와중에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친구가 그러는데 여기 보물창고래요.“

”보물창고?“

”네. 좋은 냄새가 많이 난대요.“


개코냐?

물론 궤의 령 말대로 여긴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전국에 있는 온갖 궤의 물건이 모여드는 곳이니까.

하지만.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왜요?“


거리는 변했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거든.

중국이 짝퉁 이미지라면 용산은 악덕 용팔이 이미지.

그 전통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말 그대로.


”여긴 눈 뜨고 코 베이는 곳이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저씨?“


이 질문은 민준이 아닌 은서가 던졌다.

가만히 있던 은서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진짜 보면 볼수록 새끼 고양이를 닮았다.

난 어떻게 하면 은서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할까 고민하다 적절한 비유가 생각나서 말해줬다.


”은서야 명절 때 되면 세뱃돈 받지?“

”네.“

”그거 엄마가 나중에 준다고 맡기라고 하지?“

”맞아요.“

”그게 바로 눈 뜨고 코 베인다고 하는 거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어려워요.“

”흐흐. 네가 조금 더 크면 찰떡같이 이해할 거다.“


나는 은서를 목말 태우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민준이는 잡은 손 놓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내가 애인가. 걱정 마요 아저씨.“

”너 애 맞거든.“

”그런 말 들으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빨리 어른 되어서 뭐하게?“


궁금해서 물어봤다.

어른이 되면 골치 아픈 일이 얼마나 많은데.

책임질 것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다.

공과금에 세금에 경조사비는 물론 건강도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민준이 입에서 나온 말은 꽤 대견한 말이었다.


”저도 보호받기보다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거든요.“


호오 녀석.

그 누군가가 누군지는 묻지 않았다.

대신.


”그래. 넌 커서 꼭 그래라.“


그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 초심 잊지 마라.“

“네.”


*


그나저나 사람이 많긴 많네. 뭐 당연한가.


이미 세상의 질서가 궤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일반인은 궤의 힘도, 궤의 물건도 사용할 수 없지만, 궤 자체가 엄청난 투자상품인 시대였다.

궤의 물건으로 대박 나서, 강남에 빌딩을 샀다는 말은 생각보다 흔한 일.


어떤 경제학 교수는 이를 두고, 20세기 IT 주식 버블이나 21세기 비트코인 버블 때보다 더한 광기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저기로 들어가 보자.“


어쨌든 생전에 와봤던 곳이 보여 그곳으로 들어갔다.

여기 있는 물건 사려고 입고 먹는 돈 아껴가며 살았던 기억이 언뜻 떠올랐다.

이미 없는 일이 되어버린 추억 한 가닥을 가지고, 내가 아는 물건이 보이면 민준과 은서에게 상품설명을 해줬다.


”이건 소울 라이트라고 부른다.“


손전등처럼 생긴 물건은 궤의 물건중에는 꽤 흔한 물건에 속했다.

그래서 모조품이 꽤 많은 물건 중 하나였다.


”집중력을 강화해 주고, 궤의 속성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지.“

”비싸겠네요.“

”억 소리 나지.“

”와.“

”이래서 언박싱이 인기가 많지. 이런 물건도 나오니까.“


500만 원으로 억 단위를 만질 수 있다.

누가 그걸 마다하겠나.

무엇보다 도박과 달리, 감이 좋은 사람은 좋은 물건을 선별 가능한 영역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투기라는 말보다, 투자라는 말을 쓴다.

물론 그것도 있는 사람들 기준에서 그렇다는 말이지만.


”근데 민준아, 네 친구의 봉인은 누가 풀어 준 거야?

”엄마가요.“

”엄마가 풀어서 너한테 준거야?“

”네.“


역시 민준의 어머니 역시 일반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궤의 령을 민준에게 양보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피드백 해주실 분 찾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선호작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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