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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님의 서재입니다.

타락한 천사가 던전에서 하는 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부기스
작품등록일 :
2018.06.28 21:32
최근연재일 :
2019.01.07 01:2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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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13
추천수 :
496
글자수 :
344,101

작성
18.07.2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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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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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차원 게이트(1)

DUMMY

*** 차원 게이트(1) ***


“하아······. 오늘도 나가리인가······.”


도심지 속 어느 시끌벅적한 용병 길드 안에서 한 남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길드 내의 주점에서 웃고 떠드는 용병들과는 달리 고개를 숙인 남성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짙은 한숨을 내뱉는 이 남성의 몸에서 좌절감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런 좆같은 세상······. 어떻게 시바 의뢰 하나 없냐······. 하아······. 시발······.”


좌절한 남성의 앞에는 수많은 종이 쪼가리가 게시판에 걸려있었다.

F급부터 시작해 C급까지.

다양한 의뢰서가 게시판에 주르륵 나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의뢰서 중에서 남성이 처리 할 수 있는 F급 임무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남자의 입에서 쉬지 않고 깊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하아······.”


몇 일째 허탕인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남성은 조만간 굶어 죽을지도 몰랐다.

남자의 돈벌이 수단은 용병일 뿐이었고 수중에 남은 돈도 이제 바닥을 치고 있었다.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도 나오는 것이라곤 동색 동전 한 닢뿐.

요즘은 잠도 용병 길드 공터에서 잘 정도로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다.


“하아······.”


남성은 꿈도 희망도 없는 자신의 미래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연고지도, 소속된 용병대도 없는 이 남자가 F급 임무를 수주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용병 길드 내에 입지 좋은 용병대와 용병 길드에 인맥을 갖춘 용병들에게만 우선적으로 의뢰 선택권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 남성이 안 그래도 부족한 F급 의뢰를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남성은 이 낯선 세계에서 혼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더 이상 떠올리지 못하고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차르손! 차르손! 있나!?”


그때, 남성의 귓가에 용병 길드 입구에서 자신을 부르는 외침이 걸걸하게 울려 퍼졌다.

차르손이라고 불린 남자, 박찰선은 자신을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급히 고개를 돌려 길드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가죽 갑옷을 입은 우람한 덩치의 빡빡이가 찰선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

찰선은 그가 너무나도 반가운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번쩍 손을 들어 올리며 힘차게 외쳤다.


“에론! 에론, 나 여기 있어! 차르손이 여기 있다고! 에론! 여기야, 여기”


너무나도 익숙한 대머리를 목격한 찰선의 얼굴에 희망의 빛이 솟아났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그의 미끈한 대머리와 구릿빛 피부가 이렇게 반가울 줄은 찰선도 알지 못했다.

찰선은 반가운 ‘친구’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다.

낯선 세상에 떨어진 이후 처음 만난 ‘친구’ 에론.

그가 원정을 마치고 도시 실리아에 방금 막 도착했다.

한 달 전, 에론은 상회의 의뢰를 받고 호위 임무에 투입되었었는데.

그 임무를 잘 마무리하고 복귀했나보다.

찰선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에론에게 뛰어갔다.


‘에론이 나를 불렀다는 건! 내가 낄 수 있는 의뢰가 들어왔다는 거다! 이건 기회야! 좋아! 나도 할 수 있어! 실력만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에론의 용병대의 눈에 들기만 한다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거야!’


찰선이 속으로 생각했다.

에론이 지금 자신을 불렀다는 것은 찰선에게 추천할 의뢰가 생겼다는 뜻이다.

그런 의뢰가 생기자마자 자신부터 찾아주다니.

찰선은 내심 감동했다.


‘역시 대머리는 다 멋있어! 고맙다, 이 자식아!’


어려울 때 같이 있어주는 친구가 좋은 친구라고 했던가.

낯선 세상에 홀로 떨어진 찰선에게 있어 에론은 그런 존재였다.

빡빡머리 에론은 도시 실리아에 자리 잡고 있는 D급 용병대 ‘늑대 이빨’에 소속된 용병이었다.

찰선이 과거 고향에서 일어난 차원 균열로 인해 이 세계에 혼자 떨어졌을 때, 찰선에게 음식과 숙소를 제공해 주며 용병 임무를 주선해 준 것도 바로 그였다.

찰선에게 있어서 에론은 은인과 다름없었다.


“에론! 언제 도착한 거야! 도착 날짜를 알았다면 마중 나갔을 텐데! 임무는 잘 끝냈어!?”


찰선이 에론의 앞에 당도하며 신나서 물었다.

찰선의 얼굴에서 기쁨과 흥분으로 인한 콧김이 훅훅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에론은 그런 찰선을 마주하며 입가에 ‘묘한’ 미소를 만들어 냈다.

에론이 찰선에게 말했다.


“하하! 당연한 거 아닌가, 차르손! 잘 지냈나? 못 본 사이에 살이 조금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아···! 아니야! 내가 요즘 얼마나 폭식하고 있는데! 의뢰가 마··· 많이 들어와서 도··· 돈도 많이 벌었어···! 하루에 다섯 끼나 먹는다고!? 이러다 살찌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하하···! 이··· 이것 보라고! 근육 보이지!? 이제 소화도 시킬 겸 의뢰를 둘러보고 있던 참이었는데! 하하···! 하하하······!”


찰선은 에론의 눈빛을 마주하며 이두박근을 들어보였다.

하지만, 그의 의도와는 반대로 찰선의 비실비실한 팔에 돋아나는 것은 말랑말랑한 뼈뿐이었다.

에론은 그의 멸치 같은 몸매를 감상하며 찰선의 말을 받았다.


“으하하하! 역시 차르손은 재밌는 친구야! 정말 재밌다니까! 으하하하하하! 이 내가 차르손 덕분에 웃는구만! 으하하하!”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


찰선은 에론의 눈치를 보며 그의 웃음에 맞장구쳤다.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용병 길드의 용병들.

여느 용병들과 마찬가지로 찰선도 그 분위기에 녹아들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한참 어색하게 웃으며 눈치를 본 찰선이 에론에게 먼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에론. 나는 왜 불렀어?”


찰선이 먼저 에론에게 말을 걸었다.

찰선은 에론의 입에서 의뢰를 함께하자는 말이 나오길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신께서 찰선의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에론의 입에서 그가 원하는 대답이 들려왔다.


“하하하! 에론. 우리 ‘늑대 이빨’ 용병대에 던전 공략 의뢰가 들어왔어! D급 던전이라 조금 위험하긴 해도 별일은 없을 거야. 우리 길드만 해도 D급 용병대잖아? 차르손이 F급 용병이긴 하지만 내가 대장한테 짐꾼으로라도 끼워 달라고 했어! 하하하! 의뢰비도 넉넉히 챙겨줄 거고. 차르손에게 좋은 기회가 될 거야! 혹시 지금 수행 중인 임무가 있나?”


D급 의뢰라는 에론의 말에 찰선은 내심 당황하고 말았다.

E급 이상의 던전 부터는 ’악마‘가 운영하는 던전이다.

에론이 말한 D급 던전은 무려 ‘하급’ 악마의 던전이었고 고작 F급인 찰선이 비빌만한 곳이 아니었다.

도시 실리아 내에서도 유명한 용병대인 ‘늑대 이빨’이라면 문제없겠지만.

찰선에겐 달랐다.

그곳에서 짐꾼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 찰선에겐 목숨을 건 의뢰였다.

꿀꺽! 생각지 못한 의뢰에 찰선이 침을 꿀꺽 삼켰다.

찰선은 선택의 갈림길에 선 기분이었다.

그 선택의 담보는 자신의 목숨이었고.


'하아······.'


속으로 한숨을 내쉰 찰선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 어떤 의뢰라도 수락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찰선이었다.

이대로라면 굶어 죽을 게 뻔한데 D급이든 F급이든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자리까지 주선해준 에론을 봐서라도 찰선은 이 의뢰에 참여해야만 한다.

찰손은 마음을 가다듬으며 떨리는 입을 열었다.


“수락한 의뢰는 없어! 네가 끼워만 준다면 난 당연히 콜이지! 영광이야···!”

“좋아! 차르손! 역시, 승낙할 줄 알았다니깐! 으하하! 우리 맥주나 한잔하면서 계속해서 얘기를 해보자고! 오늘은 내가 살 테니까 마음껏 먹어! 으하하하하!”

“어···! 맥주! 맥주 좋지! 으하하!”


그래, 설마 죽기야 하겠는가.

그리고 술 사주는 친구치곤 나쁜 녀석은 없잖아! 좋아!

일단 배부터 채우고 보자!

찰선은 그런 생각 하며 에론과 어깨동무를 한 후 용병 길드 내 주점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술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찰선은 더 이상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찰선의 눈엔 그저 휘황찬란하게 펼쳐진 안주들이 들어올 뿐.

찰선은 비릿하게 지어진 에론의 표정을 알지 못한 채 음식을 입가에 집어넣기 바빴다.

그는 그렇게 에론이 쥐여준 지옥행 열차티켓을 받아들곤 행복한 미소로 지옥을 향해 천천히 빠져들었다.

하급 악마 라온이 운영하는 지옥을 향해······.









***


찰선이 지옥으로 빠지기 몇 일 전, 던전 ‘타락한 천사의 요람’ 코어룸.


“오호······. 이걸 이렇게?”

“네. 이것을 이렇게 해서 누르고······. 접속하시면······. 되었습니다.”

“오···! 떴다! 떴어! 고마워, 엘!”


라온은 던전 코어에서부터 생성된 푸른 홀로그램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태블릿 PC와 같은 터치스크린이 라온의 눈앞에 생성되면서 다양한 정보들이 게시되기 시작했다.


“와···!”


컴퓨터를 처음 접한 어린아이처럼 라온은 눈을 빛내며 던전 코어가 띄운 홀로그램의 이것저것 눌러 보았다.

라온의 앞에 신세계가 펼쳐졌다.

홀로그램에는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커다란 검색 엔진과 각종 볼거리 그리고 다양한 영상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요리, 탐험, 그리고 개그 프로그램 등등 정말 다양한 콘텐츠가 마계 커뮤니티에서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었는데.

라온은 그 중 하나의 영상을 호기심에 클릭해 보았고 어느 순간 넋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라온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어느 마인의 ‘먹방’이었다.

산해진미를 탁자 위에 펼쳐놓고 단숨에 먹어치우는 슬라임 한 마리의 기행에 라온도 덩달아 침을 꿀꺽 삼켜버리고 말았다.

잘 익은 소갈비를 뼈 체로 꿀떡꿀떡 삼켜버리는 슬라임에 라온은 배고픔마저 느낄 수 있었다.


‘맛있겠다······.’


라온은 상상도 해본 적 없는 그 미지에 세계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홀로그램에 얼굴을 가져다 대며 ‘먹방’ 영상을 시청하는 라온.

그의 옆에서 엘린은 멍하니 먹방을 시청하는 라온을 보며 결국 헛기침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놔뒀다간 폐인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리고 혹시라도, 저 상태 그대로 커뮤니티에 있는 온라인 게임에 맛을 들이기라도 한다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구렁텅이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자신의 주군이 폐인이 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엘린이 아니었다.

엘린이 라온을 흔들어 깨웠다.


“큼···! 라온님? 라온님!”

“아···? 아! 미안미안! 우리 뭐 하고 있었더라···? 어···? 나도 모르게 그만······.”

“라온님, 정신 차리십시오. 영상은 나중에 보도록 하시고. 일단 ‘차원 게이트’에 대한 정보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요? 라온님이 직접 다린과 ‘내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먼저 검색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 테니 잘 따라 해보세요.”


라온을 향해 똑 부러지게 말한 엘린이 검색 엔진 사용 방법을 설명했다.

라온은 현재 던전 코어 앞에 앉아 던전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방법을 엘린에게 배우고 있었다.

며칠 전 있었던 다린과의 ‘내기’ 때문에 라온은 이런 고생 아닌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린 녀석···! 두고 봐!'


내기의 발단은 중급 악마 갈릭과의 전쟁이 끝난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다린의 탐스러운 뒤통수를 라온이 자신도 모르게 때림으로써 시작되었다.


‘라온님! 왜 계속 때리는 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다고!’

‘자··· 자식아! 남의 던전에 왜 이렇게 알짱거리는 거야! 그리고 내가 좀 때릴 수도 있지 어디서 쪼꼬만 게 대들어! 계속 까불어! 어!?’

‘아니 진짜···! 라온님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져왔는데 이러는 게 어딨어요! 제가 괜히 온줄 알아요!? 저도 바쁜 사람이에요! 제가 바로 탐욕 상회 라오스 지부장이란 말입니다! 예!? 일이 얼마나 밀려있는데! 그거 미루고 라온님께 유익한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 온 거라고요! 조만간 차원 게이트가 활성화될 거 같아서 이렇게 와줬더니! 왜 때리고 그래요! 왜! 계속 이러시면 저 아무 말도 안 하고 갑니다!? 예!? 아시겠어요!?’

‘야 이 자식아, 그거 가지고 유세는! 그런 건 인마 몰라도 돼! 네가 안 알려줘도 알 방법 있어! 나도 ’마계 커뮤니티’로 찾을 수 있단 말이야!’

‘헹! 딱 봐도 컴맹처럼 생기셨는데, 라온님이 정보를 검색이나 할 수 있겠어요? 예? 정보의 ’정‘자도 모르게 생기셨구만 무슨! 라온님이 못 구한다에 제가 이번에 얻은 유니크 반지를 겁니다! 헹!’

‘너 그 말 진짜지? 물리기 없기다? 네 입으로 분명 유니크 반지라고 했어! 어?’

‘예에! 제가 굳이 말을 물릴 필요 없지요! 내가 이길 내기니깐! 라온님도 뭔가를 걸어야죠. 좋아! 내기에서 지신다면 다시는 제 뒤통수를 때리지 않겠다고 맹세하세요! 절대 때리지 않겠다고!’

‘콜이다, 이 자식아!’

‘콜!’


그렇게 해서 라온의 정보 구하기 내기가 시작되었다.

던전 코어를 이용해 침략할 수 있는 차원에 대해서 일말의 정보만 얻으면 되는 정말 쉬운 내기였다.

다린의 유니크 반지는 라온의 것과 진배없었다.

차원 게이트에 대해 검색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그런데······.

그런데 예기치 않은 곳에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그 큰 문제가 뭐냐 하면······.

바로 다린의 예감이 정확히 적중해 버린 것이다.

상인의 감이라고 해야 할까.

다린의 예상대로 라온은 정말 컴맹이었다.


"······."


던전 코어가 마계 커뮤니티 이용방법을 알려줬는데도 불구하고 라온은 커뮤니티 접속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무리 버튼을 클릭하고 의지를 구현해도 마계 커뮤니티에 접속되지 않았다.

라온은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왜 반응을 하지 않는 거지?

왜?

뭐야?

나 정말 컴맹이야?

그렇게 라온은 한참 동안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고민과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커뮤니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엘린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내기는 분명 라온이 직접 정보를 검색해 내는 것이지만······.

그건 모른척하면 그만인 것이다.


‘지가 어떻게 알겠어. 내가 직접 알아냈다고 우기면 되는 거지! 으흐흐! 유니크 반지야, 조금만 기다려라! 이 내가 간다!’


라온은 그런 마음을 품으며 엘린에게 정보 검색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결국, 유니크 반지는 자신의 것이 분명하다.

라온은 엘린이 알려준 방법대로 최선을 다해 정보를 검색했다.

잠시 후.


[펑! 긴급 프로토콜 가동! 긴급 프로토콜 가동!]

[던전 코어를 통해 침입하는 바이러스를 확인! 즉각 조치를 실시합니다!]

[긴급 프로토콜 가동으로 인한 던전 코어로 이용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이 일시으로 정지됨을 알려드립니다.]

[펑! 펑! 펑!]


퓨수우우웅.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던전 코어가 다운되어 버렸다.


“뭐··· 뭔···?”


라온은 심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그저 던전 커뮤니티 검색 엔진에 단어를 집어넣고 검색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던전 코어가 폭발할 듯 하얀 연기를 내뱉더니 다운되어 버렸다.

함께 있던 엘린도 이 어이없는 상황에 라온과 함께 당황했다.

손도 이런 마이너스 손이 없었다.

손만 댔다 하면 기계를 부수는 컴맹들의 기운이 라온에게서 진득하게 뿜어져 나왔다.

엘린은 그런 라온을 바라보며 내기에서 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느꼈다.

라온의 흔들리는 눈이 엘린에게 향했지만, 엘린은 무의식적으로 그 눈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

“······.”


그렇게 한동안 코어룸에 정적이 흘렀다.

라온이 절망한 듯 고개를 푹 수그렸고.

엘린은 그런 라온을 달래기 위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유니크 반지를 얻을 수 없다니.

다시는 다린의 뒤통수를 때릴 수 없다니!

라온은 절망하고야 말았다.

그때.

라온이 다린의 뒤통수를 이제 때릴 수 없다며 좌절하고 있을 때, 이변이 생겼다.

하얀김을 뿜어내던 던전 코어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던전 내에 ‘차원 게이트’의 발생을 확인합니다!]

[지금 즉시 ‘천사의 하수인’들의 침략에 대비하세요!]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던전 게이트가 ‘차원 게이트’ 발생에 대해 경고했다.

던전 ‘타락한 천사의 요람’에 생성된 첫 번째 차원 게이트.

요란한 던전 코어의 경고와 함께 차원을 잇는 포탈이 던전 내에 생겨버렸다.


'차원 게이트···?'


그 순간, 라온의 눈에 불빛이 피어올랐다.

라온의 두뇌가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라온의 뇌리에 엄청난 생각이 번뜩였다.

기회는 위기 속에서 피어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라온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유레카!”


검색을 못 한다면.


‘직접 알아내면 되잖아!?’


라온의 입가에 악동 같은 미소가 천천히 자라났다.

다린과의 내기는 자신의 승리가 확실하다.









***


작가의말

추천 한 번씩 부탁드려요!

댓글 너무 감사드립니다!

‘분노’의 등장은 좀 더 재밌게 표현하겠습니다.

이전화의 등장은 ‘분노’라는 녀석이 있구나 하고 가볍게 받아들여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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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식민지(3) +1 18.11.06 270 5 19쪽
41 식민지(2) +2 18.10.29 268 8 12쪽
40 식민지(1) +1 18.10.22 267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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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꿩 먹고 알 먹고(2) +1 18.08.21 379 6 19쪽
37 꿩 먹고 알 먹고(1) +1 18.08.14 402 1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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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3) +2 18.08.06 421 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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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1) +5 18.07.29 481 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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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2) +3 18.07.19 471 12 11쪽
25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1) 18.07.17 449 1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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