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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님의 서재입니다.

타락한 천사가 던전에서 하는 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부기스
작품등록일 :
2018.06.28 21:32
최근연재일 :
2019.01.07 01:2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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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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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
글자수 :
344,101

작성
18.07.15 17:05
조회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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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중급 악마 vs 하급 악마(1)

DUMMY

*** 중급 악마 vs 하급 악마(1) ***


“허억!”


라온이 침실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축축하게 젖은 셔츠 안으로 흥건한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팔과 다리가 가늘게 떨리기 시작한다.


“하아···! 하아···! 하아···!”


라온은 축 늘어지는 몸을 들썩이며 종유석이 자리한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격렬하게 뛰는 심장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축축한 땀방울이 끝없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라온님! 괜찮으십니까!?”


그때, 근처에 있었는지 라온의 이상 상태를 확인한 부관 엘린이 허리 위의 날개를 파닥이며 라온에게 급히 달려왔다.

그녀는 재빨리 다가와 어깨를 들썩이는 라온을 다시 침대에 눕혔다.

엘린의 걱정 가득한 눈빛이 라온에게 향한다.

송골송골 맺힌 땀이 라온의 신체를 타고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급박한 호흡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엘린은 그런 라온의 몸을 이곳저곳 어루만지며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엘린의 눈가가 조금 어두워졌다.


“라온님······.”


오늘로서 벌써 다섯 번째였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라온의 악몽은 끊이지 않고 하루하루 되풀이되고 있었다.

악몽의 내용이나 원인이라도 알면 이 답답함이 조금 덜했을 텐데.

엘린은 자신이 사랑하는 주군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그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엘린에겐 라온의 '꿈‘에 관여할 스킬이나 능력 따윈 없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이라곤 던전의 내정을 관리하는 관리자로서의 재능 정도.

엘린은 자신의 부족함을 한탄하며 라온의 이마 위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엘린······.”


라온이 조금 진정됐는지 엘린을 조용히 불렀다.

그의 가느다란 목소리에선 힘이 하나도 없었다.

엘린은 그런 자신의 주군을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의 고통을 대신 받아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엘린은 라온의 고통을 나눌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예, 라온님. 저 여기 있습니다.”


엘린이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 조곤조곤하게 말을 받았다.

라온이 이상 상태를 보인다고 해서 자신까지 당황해서는 안 된다.

자신은 주군을 대리해 던전을 관리해야 하는 던전의 부관이다.

로드의 부재 시, 던전을 지키는 게 부관의 역할이기에.

엘린은 더더욱 정신을 차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엘린은 걱정되는 마음을 한 움큼 집어삼키며 냉정한 부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엘린이 라온에게 말했다.


“라온님, 걱정하지 마시고 푹 쉬십시오. 절 믿고 편히 눈을 감으세요. 던전은 제가 잘 관리하고 있겠습니다. 부디. 부디,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그 순간이었다.

엘린의 말을 끊고서 그녀의 손을 덥석 낚아채는 따뜻한 손길이 있었다.

엘린의 차가운 마음을 녹일 것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주군의 손길.

그의 손길이 부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그녀에게 다가왔다.


“······.”


너무나도 따뜻한 손길이었다.

엘린은 자신의 손을 잡아 이끄는 주군의 손길을 따라 가만히 이끌려갔다.

그녀는 많이 당황했지만, 라온이 이끄는 대로 자신의 손을 내맡겼다.

머지않아, 그녀의 하얗고 예쁜 손이 라온의 얼굴에 닿았다.

뜨거운 그의 기온이 그녀의 손을 타고 전해져 온다.


“엘······.”


엘린의 손을 포근히 감싸는 라온의 손.

엘린은 손에서 전해져 오는 뜨거운 기온을 느꼈다.

뜨거운 열기를 동반한 주군의 감정이 엘린에게 닿기 시작했다.

그녀는 두 눈을 꼭 감고 그의 손길을 느꼈다.

악몽이 주군의 곁에서 사라졌으면 하고.

그녀는 마신을 향해 간절히 기도했다.

고통이 주군에게서 사라질 때까지.

엘린은 라온의 곁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온의 손이 엘린의 손에서 떨어졌다.

그의 얼굴에는 엘린의 부드러운 손만이 분홍빛의 연꽃처럼 살포시 내려앉아 있었다.

잠시 후, 라온이 그녀에게 요구했다.

얼굴을 어루만져 달라고.

그녀의 손길로 자신을 보듬어 달라고 라온이 엘린을 보채왔다.


“라온님······. 편히 주무세요.”


엘린은 손을 움직여 한참이나 라온의 곁에서 그의 얼굴을 보듬어 주었다.

라온의 얼굴이 점점 편안해진다.

행복한 꿈을 꾸기라도 하는 듯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맺히기 시작했다.

둘밖에 없는 침실에 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


“정신이 좀 드십니까, 라온님?”


얼마 동안 잠들어 있던 걸까.

라온은 자신의 머리를 쓸어주는 엘린의 손길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아름다운 엘린의 얼굴에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라온은 짐짓 모른 척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얼마나 잔 거야?”


몸이 나른한 것이 오랫동안 꿈나라를 유영한 것 같았다.

그런 라온의 물음에 엘린은 가볍게 미소 지으며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라온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 엘린을 마주 보았다.

그때, 엘린이 라온에게 궁금한 게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라온님. 이 ‘알’은 무엇입니까?”


엘린이 라온의 옆에 함께 누워있는 ‘알’을 가리키며 궁금증을 풀어냈다.

라온이 누워있는 침대에는 불그스름한 ‘알’ 하나가 라온과 함께 동침하고 있었다.

그 ‘알’이 라온의 숙면을 방해할까 봐 엘린이 침대에서 치우려는데, ‘알’은 요지부동이었다.

타조의 알처럼 커다란 그 ‘알’은 어미의 품에 꼭 안긴 어린아이처럼 라온의 곁에 딱 달라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알 주제에 어찌나 힘이 세던지 엘린이 아무리 힘을 줘도 알은 라온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분명 손이 없는데도.

라온은 그런 알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엘린에게 설명해 줬다.


“아, 얘? 저번에 다린이 주고 간 선물이야. 다린의 말로는 ‘마신의 은혜’란 이름의 희귀한 알이라는데, 글쎄. 나도 이게 뭔지 잘 몰라. 던전 코어만큼이나 구하기 힘든 알이라는데 뭐가 튀어나올지 알 수가 없으니까.”


라온은 다린이 주고 간 ‘알’을 다시 한번 관찰해보았다.

라온의 의지에 따라 던전 코어가 ‘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

[마신의 은혜(??)]

마신의 은혜를 입고 탄생한 알이다. 던전 코어와 마찬가지로 연이 닿지 않으면 절대 구할 수 없는 알이라고 알려져 있다. ‘마신의 은혜’에서는 어떤 생명체가 탄생할지 마신도 알지 못한다는데, 마계에 떠도는 소문에서는 주인의 ‘바램’에 근접한 생물이 탄생한다고 한다.

‘마신의 은혜’를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마력의 공급이 필요한데 어떤 마력을 공급받느냐에 따라서 태어나는 생명체가 달라진다. 머나먼 과거, ‘마신의 은혜’를 습득 한 어느 마인은 본인의 마력을 사용해 알을 부화시켰고 그곳에서 태어난 ‘드래곤’과 함께 상급 악마가 되었다고 한다.

이 ‘마신의 은혜’에 당신의 마력이 공급된다면 어떤 생명체가 탄생할까?

고블린이 튀어 나올지, 리치가 튀어 나올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일단, 마력을 공급해 보기로 하자.


- 부화율 : 0.1%

----------


등급 미상의 알, '마신의 은혜'는 마계의 주민을 탄생시키는 마신의 안배였다.

주인의 마력을 머금고 태어나는 생물은 주인의 또 다른 손으로서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한다는데······.

위대한 종족이 탄생했을 때의 이야기다.

애써 마력을 주입해 부화킨 알에서 고블린이나 코볼트가 태어난다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다.

긁지 않은 복권과 같은 존재였다.

마력을 공급하는 주인의 ‘바람’에 따라 탄생하는 종이 달라진다는데 그것도 수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에 불과했다.

라온은 이 ‘마신의 은혜’를 주고 떠난 다린을 떠올렸다.


‘예? 이게 뭔지 모르세요!? 아니! ‘마신의 은혜’를 모른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예? 모르는데 어쩌라고요!? 아니! 라온님!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마신의 은혜‘ 하나로 던전의 흥망성쇠가 달라지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섭섭하지요! 이게 얼마짜린데 그런 반응이세요! 이게 어떤 물건인데! 악! 왜 또 때리고 그러세요! 라온님, 미워!’


라온이 자신의 선물을 보고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할 것이라는 그의 생각과는 달리 시큰둥한 라온의 반응에 다린은 흥분하고 말았다.

결국 있는 말 없는 말 다 뱉어낸 다린은 라온에게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고 눈물을 훔치며 던전을 빠져나갔다.


‘쩝······.’


그때의 상황을 회상한 라온은 입맛을 다시며 엘린을 바라보았다.

라온과는 달리 엘린은 ‘마계의 은혜’에 대해 아는지 불그스름한 알을 조심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녀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자리하고 있다.

엘린이 입을 열었다.


“이게 그 유명한 ‘마신의 은혜’로군요.”

“엘도 이 알에 대해서 알아?”

“그럼요, 던전 코어에 연결된 마계 커뮤니티에 ‘마신의 은혜’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신의 은혜’가 닿는 이에겐 행운이 함께 한다고 하지요. 아마, 라온님께도 조만간 특별한 행운이 찾아올 겁니다.”

“마계 커뮤니티?”


그건 또 뭐야.

라온은 엘린의 마계 커뮤니티란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게 있었어?’


라온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엘린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던전을 지키기 위해 무력을 키우고 있는 데 반해 엘린은 던전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듯했다.


“아, 라온님은 아직 모르십니까? 마계 커뮤니티란 마계 주민들의 대화창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계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던전 코어를 주축으로 네트워크망을 형성해 상호 던전 간의 통신을 유지하고 있지요. 마계 커뮤니티에는 마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뿐만 아니라 차원 침략에 대한 소스 그리고 아티펙트에 대한 거래도....”


엘린의 말을 모두 들은 라온은 박수를 쳤다.

엘린의 알아듣기 쉬운 간단한 설명에 라온은 던전 코어를 중심으로 한 던전 간의 통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 수 있었다.

던전에서 생활하는 마계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마계 커뮤니티.

던전 코어를 통해 다른 차원으로의 침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던전 코어의 시스템이 엄청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고등한 정보의 집합체인 것 같다.

상호 던전 간의 승인만 있으면 ‘포탈’을 통한 이동이 가능하단다.

이제야 라온은 다린이 어떻게 던전을 왕래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다린에게 관심이 이렇게 없었구나······.’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린다.

과거, 다린과 체결한 노예계약에 던전 간의 포탈 사용이 포함되어 있었나 보다.

라온은 엘린의 남은 설명을 경청했다.


“이 던전 커뮤니티를 통해 마계의 유행 상품이나 과거에 일어났던 큰 사건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리 중에 있는데 완성이 된다면 라온님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엘.”

“별말씀을······.”


라온은 엘린을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며 코어룸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아직 자신이 모르는 던전 코어의 기능이 정말 많은 것 같다.

마계 커뮤니티, 차원 침략 그리고 승급에 따른 추가 기능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라온은 비장한 표정으로 던전 코어를 향해 성킁성큼 다가갔다.

그때, 라온 보다 빨리 던전 코어가 반응했다.


[반갑습니다, 던전 로드.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자주 찾아와 주시면 좋겠네요.]

[띠링!]

[던전 ‘타락한 천사의 요람’에 도착한 메시지 1개를 확인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아직 라온이 모르는 기능이 많은 것 같다.

라온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키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


----------

던전 ‘오우거 식당’의 중급 악마 갈릭이 귀하의 던전에게 권고한다.


하나, 던전 ‘타락한 천사의 요람’은 중급 악마 갈릭이 아끼던 블랙오우거 그라커스와 휘하의 악마를 죽인 것에 대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지금 당장 던전 ‘오우거 식당’에 찾아와 무릎 꿇고 사죄할지어다.


둘, 던전 ‘타락한 악마의 요람’은 중급 악마 갈릭에게 끼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100만 골드의 금액을 사죄와 함께 배상할지어다.


셋, 정확히 일주일의 시간을 주도록 하겠다. 이 모든 내용을 다가오는 2035년 7월 16일 전까지 지킬지어다.


위 세 가지 권고를 어길 경우, 중급 악마 갈릭이 직접 엄벌에 나서리라.

귀찮게 하지 말지어다.


- 중급 악마 갈릭.

----------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일요일 마무리 잘하셨나요.

내일은 월요일이네요....

모두 힘내시고 내일 뵙겠습니다.

추천과 선호작 한번씩 눌러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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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0 밀면빌런
    작성일
    18.10.21 17:12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48 부기스
    작성일
    18.10.21 17:16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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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식민지(3) +1 18.11.06 270 5 19쪽
41 식민지(2) +2 18.10.29 268 8 12쪽
40 식민지(1) +1 18.10.22 267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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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3) +2 18.08.06 420 9 21쪽
33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2) 18.08.03 436 8 16쪽
32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1) +5 18.07.29 481 1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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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2) +3 18.07.19 471 12 11쪽
25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1) 18.07.17 448 1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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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급 악마 vs 하급 악마(1) +2 18.07.15 479 10 13쪽
22 다린과 선물 보따리(2) +1 18.07.14 479 11 13쪽
21 다린과 선물 보따리(1) 18.07.13 459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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