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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님의 서재입니다.

타락한 천사가 던전에서 하는 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부기스
작품등록일 :
2018.06.28 21:32
최근연재일 :
2019.01.0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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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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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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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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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2)

DUMMY

***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2) ***


이 영상은 라온의 기억이었다.

영상은 수많은 천사가 시립해 있는 백색의 신전 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간부로, --의 천사 --엘을 천계의 ‘집행관’으로 임명한다.”


웅혼한 울림이 라온을 향해 천천히 내려앉았다.

기억 속의 라온은 이름을 알 수 없는 백색 신전에서 ‘집행관’으로 임명되고 있었다.

천계의 '집행관'으로 임명된 라온은 심장을 가득 채우는 짜릿한 흥분감에 사로잡혀 갔다.

첫 번째 기억보다 많이 앳되어 보이는 라온은 한 쌍의 날개를 고이 접고선 한쪽 무릎을 꿇은 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한 명의 '천사'를 묵묵히 바라봤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그 천사는 세 쌍의 날개를 지닌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그 천사가 라온에게 다가오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의 천사 --엘. 나의 아이야.”


그녀의 목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운 선율에 라온은 살며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순간, 라온의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꽃잎.

그 꽃잎들의 중심에서.

순백색의 기둥을 따라 천천히 라온에게 다가온 그녀는 그와 마찬가지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라온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녀의 두 눈이 하얗게 점멸한다.


"천계의 질서를 수호하는 '집행관'이 된 네게······."


신성한 의식을 진행하듯.

새로운 수호자의 탄생을 축하하듯.

그녀의 '계시'가 시작되자 라온의 주위를 에워싸고 있던 ‘여섯’의 천사들도 라온을 향해 한 발씩 앞으로 다가왔다.

천계의 대천사들이 라온을 중심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자리를 메워 간다.


“천신의 대리자로서 명하오니. 그대는 천계의 법이 되어 이를 받들어라."


그녀가 라온에게 명한다.

이에 라온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다듬으며 그녀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천계를 위협하는 모든 적에게 네 ‘정의’를 실현하라.”


천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수호의 검, ‘집행관’.

라온의 ‘첫 번째 날개’가 피워낸 최초의 기억이 라온의 뇌리에 재생되었다.

천신의 명을 받든 라온은 그렇게 두 눈을 붉게 불태우곤.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의 ‘검’을 들고 신전을 빠져나갔다.

그 순간, 라온의 기억이.

장면이 전환되었다.


“크아아아악!”

“죽어어어어어!”

“구워어어어엉!”


그곳은 참혹한 전쟁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만 하는 잔혹한 처형의 현장이었다.

무수히 많은 천사와 마계의 악마가 하늘땅 할 것 없이 뒤섞여 서로를 향해 무기를 휘두른다.

핏빛 향기가 진득하게 전장을 메워 갔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생명이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많은 이들이 죽어갔다.

라온은 그런 전장 한가운데에서 천계의 ‘정의’를 집행하고 있었다.

촥! 촥! 촥!

라온의 칼날에는 자비가 없었다.

라온이 움직일 때마다.

라온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마계의 악마들이 명을 달리했다.

라온이 지나간 길에는 붉은 피만이 남아 있었다.

감정 하나 없는 기계처럼, 라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쏟아지는 마인들의 머리통을 하나씩 하나씩 부숴나갔다.

전신에 이글거리는 ‘태초의 불꽃’을 피워내며 적들을 쓸어버리는 라온의 모습은 누가 악마이고 누가 천사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라온은 그렇게 천계의 ‘집행관’으로서 천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적을 향해 ‘정의’를 집행했다.

악마의 시체로 산을 만들어 등반하는 등산객.

머나먼 과거 ‘마계의 악몽’이라고 불리었던 그 천계의 집행관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현실에 재림한다.

번뜩이는 ‘백색의 검’을 들고 ‘정의’를 집행하는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점점 페이드 아웃된다.

라온의 기억이 진득한 핏물과 함께 종료되었다.







***


라온이 기억의 '파라노말'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흑색의 날개가 던전 ‘타락한 천사의 요람’에 생겨났다.

오우거의 키만큼 커다란 날개 하나가 라온의 오른쪽 어깨를 타고 활짝 펼쳐졌다.

느려진 라온의 세상 속에서 찰나의 순간 일어난 일이었다.


“쿠어어어엉···!?”


그런 라온의 모습을 본 갈릭의 두 눈에 두려움이 서리기 시작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검은색의 날개를 피워 올린 라온을 바라보는 갈릭의 두 눈이 급격히 떨려 갔다.

방금까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하찮은 하급 악마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오른쪽 어깨를 뚫고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하나‘의 날개.

그리고 라온에게서 피어나오는 어두운 기운까지.

공포의 악마 라온에게서 뿜어져 나온 ‘공포’가 오우거 갈릭의 ‘충동’을 억누르기 시작했다.

붉은빛을 띄우던 갈릭의 신체는 시든 풀잎처런 천천히 가라앉는다.


“이건······. 마··· 말도 안 된다···! 이··· 이런···!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갈릭의 지능이 돌아왔다.

‘충동적 행동’에 몸을 맡겼던 갈릭이 정신을 차림과 동시에 말을 더듬을 정도로 지나친 두려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뻣뻣해 지는 자신의 몸과 눈앞의 하급 악마를 번갈아 보며 갈릭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친 들소처럼 날뛰던 그의 신체가 차분해지기 시작하며 라온의 공포에 잠식되어 갔다.

갈릭의 눈에 라온의 오른쪽 어깨에 달린 거대한 날개 하나가 똑똑히 들어왔다.

갈릭의 키만큼 커다란 칠흑의 날개.

그 날개와 마주한 순간, 갈릭은 공포의 바다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라온을 가지고 놀던 갈릭은 그곳에 없었다.

그곳에 있는 것이라곤 공포에 집어 삼켜진, 포식자를 앞둔 ‘먹이’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라온이 타천사의 날개를 개화한 순간, 상황은 종료된 것과 다름없었다.

공포의 악마에게서 공포를 느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패배를 시인하는 것에 불과했으니.


“날개···? 어째서 날개가···?”


갈릭은 여태껏 마계의 악마 중 천사와 같은 날개를 지닌 악마를 본 적이 없었다.

갈릭이 고위급 악마들처럼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마계에서 십수 년의 세월을 던전 로드로서 보내온 경력이 있었다.

그런 긴 세월 동안에도 갈릭은 저와 같은 날개 달린 악마를 본 적이 없었다.

갈릭의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에 몸이 계속해서 위축된다.


"이럴 수는······. 이럴 순 없다······."


갈릭이 그렇게 당황하고 있을 때, 라온은 자신의 신체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


갈릭과는 반대로, 중급 악마의 공포를 양분 삼기 시작한 라온은 생생해지기 시작했다.

신체 위에 존재하는 모든 ‘아픔’이 사라지고 활력이 샘솟았다.

근육의 세포들을 하나씩 깨워가는 넘치는 활력에 라온은 지긋이 눈을 감았다.

라온이 느낀 이 활력의 근원지는 갈릭의 공포만이 아니었다.

라온의 오른쪽 어깨 위로 솟아난 타락한 천사의 날개에서 폭발적인 마력이 생성되고 있었다.

악마에게 뿔이 있다면 천사에겐 날개가 있다.

마력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그 기관이 라온에게 생성되었고 타락한 천사의 날개와 악마의 뿔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라온의 어깨 위에 타천사의 날개가 싹튼 그 순간, 두 개의 마력 생성 기관이 마력을 공급하며 라온의 마력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것이다.

마력의 증가로 인해 줄어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라온과 갈릭의 격차가 사라져버렸다.

아니,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라온이 갈릭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갈릭이 라온에게서 공포를 느낀 것은 결국 ‘당연한’ 일이었다.


“······.”


그런데, 라온은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위축된 적을 죽이기 위해 재빨리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라온은 그 순간에도 라신의 손을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라온의 손.

그곳에는 어느샌가 나타난 휘황찬란한 ‘검’이 한 자루 생겨나 있었다.

라온의 몸속에 자리하고 있던 '백색의 문'이 개방되며 생성된 하나의 ‘검’이 라온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검신에서부터 손잡이까지 모조리 새하얀 이 ‘검’은 유니크 장검 ‘글라인’을 밀어내고 라온의 손에 안착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형제처럼 포근한 느낌이다.

이 검은 라온에거 무지 익숙한 검이었다.

라온의 두 번째 기억에서 봤던 ‘집행관’의 검과 똑 닮은 백색의 검.

라온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그 검을 애절하게 바라보았다.


“레바테인······.”


집행의 검 ‘레바테인’.

천사 시설의 라온과 함께 수없이 많은 생명의 목숨을 앗았던 악몽의 검이 그의 손이 들어왔다.

악마든 천사든 인간이든, 종족을 가리지 않고 ‘정의’를 관철시켰던 ‘집행관’의 검.

그 누구도 라온이 휘두른 레바테인의 검날을 피해내진 못했다.

천계의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집행관’이 애용하던 검이 바로 이 레바테인인 것이다.

라온은 너무나도 익숙한 레바테인의 검 자루를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때, 집행의 검 ‘레바테인’이 라온에게 속삭였다.


- 집행해라!

- 적을 처단하라!

- 지금 당장 네 정의를 실현시켜!


가슴속에 맺힌 한을 풀어내듯 ‘레바테인’이 라온을 종용했다.

어서 눈앞의 저 오우거를 죽이라고.

너를 죽음으로 몰아붙인 하찮은 악마에게 네 정의를 실현시키라고!

레바테인이 끊임없이 라온을 향해 외치고 있다.

꽈악! 라온이 '레바테인'의 검 자루를 힘주어 붙들었다.

라온은 자신에게 요구하는 ‘레바테인’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만 했다.

녀석이 얼마나 분했으면 이런 감정을 자신에게 ‘직접’ 전달했을까.

얼마나 답답했으면 이토록 격렬하게 자신을 몰아붙일까.

라온은 타락한 이후에도 자신과 계속 함께해 준 녀석에게 미안했고 고마웠다.

그래서 라온은 녀석의 말대로 자신만의 ‘정의’를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타락한 천사의 날개를 활짝 펼친 라온이 ‘레바테인’을 들어 올리며 조용히 읊조렸다.


“‘집행자’ 레바테인······. '정의'를 실현하라······.”


레바테인의 검날에서 일어난 검붉은 화염이 갈릭에게 쇄도한다.

원초적인 공포를 관장하는 검은 화염이 '충동'의 악마 갈릭을 집어 삼켜버렸다.

머나먼 과거, 마계의 악몽이라고 불리었던 천계의 ‘집행관’이 마계의 악마가 되어 재림한 순간이었다.






***


----------

[집행의 검, 레바테인(에픽)]

주인의 '정의'를 집행하는 검, 레바테인.

이는 --의 대천사 --엘의 첫 번째 날개가 주인의 의지에 이끌려 검으로서 현실에 구현되었다.

대천사 --엘의 ‘첫 번째 날개’는 --엘과 수만 년을 함께하며 그의 분신으로서 자아를 싹틔워 갔고 그의 날개가 잘려나가는 마지막 순간 그의 몸 안에 스스로 봉인되어 봉인 해제가 될 때까지 오매불망 기다려왔다.

마력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대천사의 첫 번째 날개 ‘레바테인’은 그의 주인이 타락하기 직전 부서졌던 애검 ‘레바테인’을 그대로 구현해 내었고 성능은 그에 비해 월등하다고 말할 수 있다.

'레바테인'은 자신의 주인이 자신을 다루기엔 아직 많이 벅차다고 생각하며 본인이 지닌 기능의 일부를

스스로 봉인 했다. 주인의 성장에 따라 '레바테인'의 봉인된 능력은 하나씩 개방될 것이다.


- 화염 증폭 +200%

- (잠김)

- (잠김)

- (잠김)

- (잠김)

- (잠김)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수로 저장을 안해.... 

파일이 모두 날아가서 처음 부터 다시 쓰느라 제시간에 연재하지 못했습니다. ㅠ

죄송합니다.

추천 한 번씩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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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약속의 반지 ‘델피니엔’(2) +1 18.11.19 253 4 24쪽
43 약속의 반지, 델피니엔(1) +2 18.11.11 248 5 16쪽
42 식민지(3) +1 18.11.06 270 5 19쪽
41 식민지(2) +2 18.10.29 268 8 12쪽
40 식민지(1) +1 18.10.22 267 6 14쪽
39 꿩 먹고 알 먹고(3) +1 18.10.21 267 7 18쪽
38 꿩 먹고 알 먹고(2) +1 18.08.21 379 6 19쪽
37 꿩 먹고 알 먹고(1) +1 18.08.14 402 10 21쪽
36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5) 18.08.11 412 10 18쪽
35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4) +4 18.08.08 444 9 24쪽
34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3) +2 18.08.06 420 9 21쪽
33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2) 18.08.03 436 8 16쪽
32 악마가 인간들의 도시를 파괴하는 방법(1) +5 18.07.29 481 11 17쪽
31 라온의 차원 침략 데뷔전(2) 18.07.26 474 11 14쪽
30 라온의 차원 침략 데뷔전(1) +4 18.07.24 468 10 21쪽
29 차원 게이트(2) +2 18.07.22 483 11 13쪽
28 차원 게이트(1) 18.07.21 502 13 17쪽
27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3) +2 18.07.20 463 13 15쪽
»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2) +3 18.07.19 471 12 11쪽
25 ‘충동’의 악마와 첫 번째 날개(1) 18.07.17 448 12 19쪽
24 중급 악마 vs 하급 악마(2) +2 18.07.16 477 12 15쪽
23 중급 악마 vs 하급 악마(1) +2 18.07.15 478 10 13쪽
22 다린과 선물 보따리(2) +1 18.07.14 479 11 13쪽
21 다린과 선물 보따리(1) 18.07.13 459 11 14쪽
20 라온과 라오스의 하급 악마들(3) +2 18.07.12 478 15 16쪽
19 라온과 라오스의 하급 악마들(2) +3 18.07.12 526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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