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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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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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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083

작성
17.12.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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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모여드는 사람들 5

DUMMY

“생존? 무엇으로부터?”

“그야 당연히 자신의 차원을 제외한 모든 차원으로부터입니다.”

이해가 안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비렌을 향해 트리시아는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차원의 힘은 차원을 구성하는 모든 것의 근원이자 원천이랍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먼저 차원의 힘을 깨닫고 활용한게 상위차원들이지요. 그리고 차원의 힘을 더 많이 가져갈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차원을 약탈하는 거랍니다. 아마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차원들이 상위차원에 의해 힘을 약탈당하고 소멸했을겁니다.”

“뭐 그런 마계보다 나쁜놈들이 다 있나!”

나비렌이 분한 표정으로 씩씩거리자 트리시아는 씁쓸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제가 말했죠? 상위차원이나 중간차원이나 하위차원이나 다 똑같다고. 룰 브레이커가 가진 스킬을 성장시키는 방법은 차원의 힘을 흡수하는 겁니다. 다만 자신이 거주하는 차원의 힘을 흡수해 버리면 차원 자체가 약해져 버려 공격 받기 더 쉬워지니 자신이 거주하는 차원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다른 차원의 힘을 노릴수밖에 없답니다.”

“그럴수가! 그 그러면 우리 호인계도 그런 몰지각한 만행을 저지른건가!”

뭔가 믿음이 와르르 무너진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울듯한 나비렌의 기세에 트리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위차원은 다른 차원의 공격을 버티기도 벅차답니다. 아무튼 계속 설명하자면 제 2차 차원전쟁의 발발 원인은 복합적인 요소가 연쇄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따지고 보면 차원의 생존을 위해 다른 차원을 약탈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답니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바로 공존과 복종입니다.”

“공존과 복종?”

“예. 제 2차 차원전쟁을 끝낸 이 개념은 전후 공존을 선택한 진영을 자유동맹, 복종을 택한 진영을 마계라 부릅니다다.”

“마계! 나쁜놈들!”

“마계라고 해서 다 나쁜것만은 아닙니다.”

나비렌은 트리시아의 말에 산타 할아버지가 사실은 아빠였다는걸 깨달은 아이처럼 충격을 먹은 표정으로 멍하니 트리아를 바라보았다.

“그 그런······”

“다른 차원의 힘을 억지로 빼앗으려는 룰 브레이커를 약탈자라고 부른답니다. 공존이란 연결된 차원끼리 뭉쳐서 차원의 힘을 전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룰 브레이커는 차원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창이자 방패. 그렇기에 뭉치면 뭉칠수록 차원의 힘의 규모가 커지고 규모가 클수록 강력한 룰 브레이커가 탄생할 확률이 높아져 약탈자들이 함부로 넘보지 못하니까요.”

“그러면 마계는?”

“자유동맹이 모든 동맹차원의 동반상승을 꾀하는 상부상조 관계라면 마계가 택한 복종은 일방적인 상하관계라 할수 있죠. 복종을 택한 차원은 철저한 보호를 받지만 대신 차원의 힘 전부를 보호하는 마계에 몰아줘야 하니 차원의 성장이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게되고 당연히 룰 브레이커또한 탄생할수 없게 된답니다.”

그 말에 나비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러면 당연히 자유동맹이 더 좋은거 아닌가?”

나비렌의 지적에 트리시아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희는 복종이라 부르지만 마계는 보호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분하지만 일부분은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공존을 선택한 차원들은 동맹의 지원을 받지만 기본 원칙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차원을 지키는거니까요.”

“그건 당연한 소리 아닌가?”

여전히 이해못한듯한 나비렌의 물음에 트리시아는 살짝 곤란한 표정으로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 말했다.

“모든 차원이 호인계처럼 강인한 종족이 사는건 아니니까요.”

“그렇군. 이해했다. 나약한 종족들이라면 싸우기 힘드니 보호를 택하는 거겠지.”

내심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나비렌을 보며 트리시아는 여기서 골려줄까 아니면 더 가르쳐줄까 고민하다 말했다.

“그렇게 제 2차 차원전쟁 이후 탄생한 마계와 자유동맹은 공통점이 있답니다.”

“공통점? 아! 알겠다! 마계나 자유동맹이나 규모를 더 키우려면 계속해서 다른 차원을 끌어들여야 하는구나! 그게 공통점이지?”

“······”

트리시아는 진심으로 놀란 표정을 짓다가 곧 대견하다는 듯 나비렌을 바라보았다.

“정답입니다. 하위차원은 마계와 자유동맹 둘중 어느 편에 속하게 될지 선택하기 전의 차원을 뜻 한답니다.”

“우리는 당연히 자유동맹의 편에 설거다.”

나비렌이 당당히 콧김을 내뿜으며 단언하자 트리시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머릿속으로 생략해야할 부분을 지워나갔다. 차원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결단이다.

제시하는 이익과 혜택, 감수해야할 부분을 치밀하게 계산에 계산을 거듭해 결정해야 할 일이다. 하루 이틀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심하면 수백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견뎌야할 시련도 있다.

“차원계에 이런 격언이 하나 있답니다. 모든 룰 브레이커는 약탈자이자 용병이다.”

“음? 어째서?”

“하위차원은 공존과 복종중 하나를 선택하기 전의 차원이라 힘을 노린 약탈자들을 막아 내기가 힘들답니다. 단독으로 몰려드는 약탈자들을 막는건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룰 브레이커가 약탈자인가?”

“그렇답니다. 그리고 차원 관리자의 의뢰를 받아 약탈자들로부터 차원을 지키는 룰 브레이커들이 바로 용병입니다. 그 대가로 받는게 바로 차원의 힘이고요. 차원 관리자들이 용병을 고용하려 할 때 실력과 신용이 활실한 이를 선호할 수밖에 없고 용병들이 명성에 연연하는 이유랍니다.”

“그러면 굳이 약탈을 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아예 용병들을 종신고용해서 차원을 보호할수도 있는거고.”

나비렌의 물음에 트리시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차원 관리자들이 복종과 공존, 마계와 자유동맹, 둘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자신의 차원이 가진 힘의 총량이 얼마인지는 측량조차 할수 없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용병들에게 보수로 지급할 차원의 힘 또한 얼마 뚝 떼어준다는 식의 산술적인 계산이 불가능 합니다.”

“그러면?”

“차원 관리자가 내가 주는 의뢰를 완수하면 차원의 힘을 나눠주겠다. 라고 결정하고 의뢰가 끝나면 차원이 알아서 힘을 나눠줍니다. 그 양이 얼마인지는 계약주체들조차 모르는 깜깜이 계약이죠. 그래서 죽을만큼 고생했는데도 티도 안날정도의 힘만 얻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생각보다 간단한 일인데도 막대한 힘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뭐 그런······”

나비렌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잃자 트리시아도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어처구니없죠? 여기서 차원 관리자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건 자신이 관리하는 차원이 가진 힘의 총량을 모른다는 겁니다. 사실 그 힘의 총량이란 설명도 믿지 않고 무한한 힘이라 착각해 용병들을 막 고용한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만 다른 관리자들에게 좋은 교훈만 남겼답니다. 그래서 결국은 공존과 복종 둘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둘중 하나를 선택해 소속된다면 마계는 보호를, 공존은 침입한 적들과 직접 싸워야 하지만 적어도 용병을 너무 많이 고용해 차원이 소멸되는 사태만큼은 막을수 있으니까요.”

“그 그런가?”

차가울정도로 냉정한 말에 나비렌이 살짝 겁을 집어먹은 얼굴로 트리시아의 눈치를 살폈다.

“사실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미래를 위한 성장보다 당장을 위한 안전을 선택한답니다. 공존을 한다는건 피도 같이 흘려야 한다는 뜻이니까요.”

“······마계가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구나.”

“그렇답니다. 그럼에도 욕심 많은 마계는 만족 못 하고 내부의 인사를 꼬드겨 차원을 장악시킨후 마계에 복종시키는 수법을 즐겨 사용합니다. 남이 기껏 공들여 키운 작물을 훔쳐간다고나 할까요? 당하는 입장에선 속터지죠.”

트리시아가 뭔가 맺힌게 많은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릴 때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듯 나비렌이 소리쳤다.

“그렇군! 그래서 마계놈들이 반란을 부추긴거구나! 아버님이라면 절대 마계놈들의 꼬임에 넘어갈리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허면 그 무도한 놈들에게 호인계가 넘어가면 큰일아닌가?”

나비렌의 물음에 트리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나비렌님께서 대피하신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호인계는 최초의 호랑이인 샤벨의 혈족이 차원을 대리해 왔습니다. 괴로운 가정이나 만약 호황께서 변을 당해 사망하셨을 경우 다음 차원 관리자는 바로 나비렌님입니다. 그래서 마계가 나비렌님을 끈질기게 쫏아온거고요.”

“······아버님은 무사하실거다.”

나비렌이 우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자 잠시 안쓰럽게 쳐다보던 트리시아가 아쉽지만 수업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정말인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수업에 나비렌이 반색하며 묻자 트리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예. 손님이 오신거 같네요.”


* * *


그르르릉!

타르챤은 두꺼운 강철판조차 종이처럼 찢어발기는 날카로운 이빨을 살짝 드러내며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 그 살벌한 기세에 사람들은 ‘꺄아아!’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명령을 농담으로 여겼는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가 나가길 반복했다. 그중 몇몇 미친놈들은 대체 무슨 깡인지 주인 나오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자살하려고 했다.

언제 저 죽으려고 발악하는 것들을 조져 버리려나 흥미진진하게 구경만 하고 있을 때, 준영은 이상하게 자신을 노려보며 토사구팽이란 이해 못 할 말을 중얼거렸고 그 단어에 등골을 스치고 지나가는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고 넌지시 트리시아에게 말의 뜻을 물었다.

트리시아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다 마침 또다시 팻말을 무시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인간에게 뜻을 묻자 그 인간은 장황하게 주절거렸다.

토사구팽이 필요 없으면 잡아먹힌다는 뜻을 안 순간 자신의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황이라는 걸 깨달은 타르찬은 맹렬하게 짖어 대며 당황해하는 인간을 쫓아내곤 까페 문 앞에 수문장처럼 지키고 앉아 인간의 접근을 원천봉쇄했다.

이 세상의 인간들은 참 이상했다. 무서워하지만 도망가지를 않는다. 사람들이 멀찌감치 떨어지자 만족한 타르챤은 문앞에 털썩 드러누웠다. 감히 내가 지키는데도 다가오는 놈이 있으면 발목을 아작 내 줄 작정이었다.

그런데 멀찌감치 떨어진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고 무슨 미련이 남는지 자꾸 기웃거렸다. 그 시선들에 짜증이나 가서 쫓아내 버릴까 고민도 해 봤지만 어디 충견 난 것도 아니고 잡아먹힐까 봐 쫓아내는 건데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었다. 의욕도 없었고.

그렇게 잠시 한가로이 하품을 하며 앞발에 턱을 괸 채 누워 있자니 찰칵찰칵 하는 이 세상의 신기한 물건들 중 하나인 사진 찍는 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돌아보니 인간 암컷들이 손바닥만 한 넙적대기 사진기를 가지고 자신을 찍고 있었다. 예전이라면 좋아했을 테지만 그간 하도 많이 찍히다 보니 이제는 심드렁하다.

그런데 ‘툭!’ 하고 뭔가 눈앞에 떨어지기에 보니 달콤한 냄새가 풍겨 나는 육포 한 조각이 보였다. 날름 집어먹고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 꼬리를 흔드니 ‘꺄아아!’ 하는 비명이 들린다.

흠칫 놀라는 사이 수많은 먹을거리들이 쏟아졌다. 그 먹을거리들이 애완견들이 즐기는 간식거리라는 걸 모르는 타르챤은 이 세상의 인간들이 바치는 조공을 마음껏 즐겼다.

몇몇 용감한 인간 암컷들이 다가와 감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조공도 바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갈 거 같지도 않아 내버려 뒀다.

가게 안에서 귀찮은 꼬맹이 나비렌이 트리시아의 품에 안긴 채 시무룩하게 늘어져 있는 모습에 씨익하고 웃어 줬다. 감히 나를 향한 조공을 빼앗아 먹으려고 가게 밖으로 나오려다가 트리시아의 손에 붙잡힌 거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좀 골려 줄까 싶어 벌떡 일어났다.

‘자! 찍어라, 인간들아! 내가 바로 거친 야랑계의 벌판을 질주하며······ 비록 졌지만 야랑계의 왕과도 한판 뜬 적 있는 야랑대의 대주 타르찬이다!’라고 멍하며 짖자 다시 비명과 함께 조공이 쏟아졌다.

‘어?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는 걸 느낀 건 인간 암컷들이 점점 많아지면서였다. 조공을 즐길 시간도 없이 사방에서 뻗어 나온 손들이 전신을 주물럭거렸다.

거기에 목을 잡고 바짝 끌어당겨 얼굴을 파묻지 않나 이상한 모자 같은 걸 씌우고 좋아한다.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으르렁거리며 물러나라 명령했지만 먹히지가 않았다.

깨갱하며 도망치려 했으나 어느새 퇴로가 막혔다.

‘놔, 놔라! 물러가라!’는 뜻으로 으르렁거리며 위협도 해 보고 ‘멍!’ 짖어도 봤지만 점점 손들에 이끌려 가게에서 멀어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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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모여드는 사람들 6 +35 17.12.12 18,641 53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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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모여드는 사람들 2. +18 17.12.06 19,471 561 11쪽
15 모여드는 사람들 +37 17.12.05 19,839 561 15쪽
14 준영의 정체 3. +16 17.12.05 19,753 564 12쪽
13 준영의 정체 2. +29 17.12.04 20,247 605 12쪽
12 준영의 정체 +48 17.12.03 21,117 560 12쪽
11 주목받는 남자 4. +24 17.12.02 20,775 558 12쪽
10 주목받는 남자 3. +41 17.11.30 20,694 5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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