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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최근연재일 :
2018.03.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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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4,083

작성
17.12.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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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모여드는 사람들 9

DUMMY

어느 날 영국은 뜬금없이 육해공 합동 특수전 수행 시 원활한 협조 지휘를 제공하는 임무형 임시 편성 사령부인 통합 특수전 사령부를 정식 군 편제로 신설했다.

사령관이 엉뚱한 마음을 먹기라도 하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는 모든 특수부대의 지휘 권한을 한 사람한테 몰아주는 영국의 결정에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영국의 정계는 만장일치로 거기에 더해서 통합 특수전 사령부는 단독 작전권을 가지고, 심지어 군의 명령조차 거부할 수 있다며 권력과 특권을 죄다 부여했다.

게다가 정계의 동반자이자 견제자인 왕실마저 정계의 결정에 동의하며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이유로 최악의 사태 시 인질이 될 수도 있는 왕자를 입대시켜 사령부에 집어넣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마저 영국의 결정을 지지하며 영국만의 부대가 아닌 유럽연합에 소속된 모든 특수부대를 전부 귀속시킨 유럽연합의 통합 특수전 사령부의 구성을 제안했고 영국 정계는 이를 받아들였다.

영국을 넘어 유럽연합이 한마음 한뜻으로 더 못해 줘서 안달인 이 상황에 사람들이 어리둥절할 때 통합 특수전 사령부의 사령관이 발표됐다.

엘레나 크롬웰. 군 관계자가 아닌 모델이라 해도 믿을 만큼 육감적인 몸매의 미녀가 군복을 입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을 때 많은 남성들을 설레게 만들기는 충분했지만, 핀 업 걸 같은 마스코트가 아니라 진짜 군을 지휘하는 사령관에 정식으로 임명되고 별 두 개를 단 소장으로 영국을 말 한마디에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권력을 움켜쥔 여인. 그것도 보통의 여인이 아닌 미모의 젊은 여성이란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이 단체로 미쳤나 하는 사람들의 감정과 함께 이 맛있는 먹잇감을 두고만 볼 미디어가 아니라 신성처럼 등장한 사령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기자들은 눈을 번득이며 달려들었다.

그 와중에 영국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지켜 온 한 가문이 드러났다. 크롬웰 백작가. 그런데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분명 영국의 귀족 명부에는 기재돼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진 명문가이나 그 어떠한 활동이나 업적도 알려지지 않은 신비에 쌓인 가문. 이 미스터리에 기자들은 몸이 달아올랐다.

거기다 왕실의 대변인이 크롬웰 백작가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대영제국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자 첫 번째 검으로 여왕 폐하께선 크롬웰 백작가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하야할 의사가 있을 정도로 신뢰하는 가문이라 공언하자, 대영제국과 전 세계가 뒤집어지며 크롬웰 백작가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 주기 위해 왕실에서 정보를 공개했다. 오랜 시간 영국을 역사의 뒤편에서 지탱해 온 명문가이자, 그 가계엔 프랑스와 독일,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왕실 대부분의 혈통이 섞여 있고, 그간 크롬웰 출신이지만 가문을 숨기고 활약한 자들 중 대부분이 유럽 역사책에 나오는 수많은 학자와 군인, 정치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게 알려지자, 경악을 넘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혈통 덕분에 유럽 왕실 대부분의 왕위 계승권을 가진 가문으로 정통성마저 확실하니, 진짜 쿠데타를 통해 왕조를 바꿔도 될 만한 힘을 가졌으나 오히려 왕실과 정계가 권력을 몰아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굳건한 신뢰 관계임을 입증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통합 특수전 사령부의 사령관이 그저 이름뿐인 직책이라 생각했으나, 당사자인 엘레나의 인기에 힘입어 조사를 하던 기자들은 곧 엘레나가 그저 상징적인 직위를 가진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크롬웰 백작가의 행적은 단서 하나 찾기 어려운 반면 엘레나에 대한 건 조금만 조사해도 금방 튀어 나왔다.

여인의 신분으로 용병 일을 한 것도 놀라운데 눈부신 전략전술 능력으로 소속된 부대를 여러 번 승리로 이끌어 용병 업계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용병이었다.

거기다 단순히 마스코트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입증하듯 날고뛰는 특수부대의 병사들조차 찍소리 못할 정도로 모든 훈련 코스를 가뿐하게 통과하고 특유의 카리스마로 특수전 사령부에 소속된 모든 특수부대의 지휘관과 병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부대를 장악했다.

그런 엘레나가 갑작스레 한국을 방문하자 난리가 난 건 당연했다. 바로 전날 동방명주의 폭탄선언이 있은 직후라 관심도는 덜했으나 이 미모의 젊은 여성 장군의 방문은 기자들이 모이기 충분했다.

“크롬웰이라니. 영국 놈들만 노났군.”

“좋아 죽으려고 하던데요. 졸지에 오메가 팀의 보호를 받게 됐으니까요. 그것도 오크족을 장악한 오메가 팀을”

“그 정도니까 있지도 않은 크롬웰 백작가라는 걸 만들어서 까지 끌어들이려고 하겠지.”

“영국 애들이 참 얍삽하긴 얍삽해요. 지들 혼자 먹으면 탈 날 거 같으니까 유럽 쪽을 대부분 끌어들였어요.”

“지들 나라의 역사 속 위인들을 크롬웰 출신이라고 속이면서까지 끌어들일 가치는 충분하잖아. 오크족이 넘어와도 유럽은 안 건들이겠지.”

“······그런데 용병왕이 한국에 온 건 아무래도 그거 때문이겠죠?”

“그거 때문에 크롬웰 가문이 탄생했잖아. 하여간 홍보팀이 미친것들은 진짜 한번 조져야 돼.”

“저도 끼워 주세요.”


인천공항 입국장.

엘레나를 향해 기자들이 플래시 세례를 퍼부을 때 한 기자가 엘레나의 용병 생활을 떠올리며 진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목적이 김준영 사장을 만나려는 거 아니냐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 말대로다. 난 준영을 만나기 위해 왔다.”

또 특종이다!

기자들은 연속으로 벌어지는 특종에 환호했다. 이렇게 풍성한 먹거리는 기자 생활하며 처음 겪는다.

“그럼 용병으로 활동할 당시 김준영 사장을 만난 겁니까?”

“그렇다. 준영은 내가 본 병사들 중 가장 훌륭한 병사다. 지휘관으로서 준영 같은 병사들만 있으면 무서울 게 없지.”

“그, 그럼 엘레나 씨도 김준영 사장을 사랑해서 방문한 겁니까?”

“사랑?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군. 흠······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준영은 내가 경의를 표할 정도로 훌륭한 병사. 나도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강자의 피를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난 준영이 내 아이의 아비가 되길 원한다. 사랑이라······. 그래. 준영이 내 아이를 낳아 주길 원하는 걸 사랑이라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사랑이겠군.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무작정 준영의 정자만 원하는 건 아니다. 준영은 충분히 호감 가는 대상이고 이왕이면 준영도 날 봐 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이건 더하잖아!

기자들은 속으로 소리쳤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달려들기엔 엘레나가 가진 신분이 무겁다. 하지만 지금 준영의 곁에 모인 여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정도는 평범한 수준일지도. 그래서 더 무섭다.


-대체 뭐 하는 자식이야?


이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 * *


중동의 작은 국가 페르사 왕국은 이란이 페르시아란 국호를 버리고 이란이란 명칭으로 변경했을 때 이에 반발해 떨어져 나온 인구 10만도 채 안 되는 작은 나라다.

세상 대부분이 그런 나라가 있는지조차 모르며 유엔 가입조차 안한 폐쇄적인 페르사란 국가는 여러 중동 왕족들과 혈연으로 이어진 동양의 종가와 같은 왕실로 산유국인 중동 왕실의 지원 아래 국가를 유지하고 있었다.

국가라곤 하지만 산업 시설이나 생산 시설 하나 없이 산유국의 지원만으로 유지되는 이 국가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한 가문의 영지 같은 페르사가 갑자기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건 총매장량 3천억 배럴의 초대형 유전이 터지고 나서였다.

초대형 유전에 채굴 가능 양조차 3천억 배럴 대부분이라는 믿지 못할 정보에 전 세계의 기름값이 순식간에 떨어져 오일쇼크가 발생할 정도였다.

이 페르사의 유전 소식에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들은 그런 나라도 있었나? 어리둥절하며 기름값은 떨어지겠구나, 여겼다.

학식 있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페르사의 유전 개발 소식에 산유국 연합인 OPEC가 페르사의 산유국 가입을 환영한다는 발언을 하고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 강대국마저 한 숟가락 얹기보다 페르사의 발전을 축하한다며 한마디 하는 걸로 끝내는 등 끼어들기보단 되레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자 힘의 논리에 따르는 국제 역학 관계와 상반되는 국가들의 움직임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런 작은 소국이며 왕정제를 유지하고 있던 페르사의 국왕과 공주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사람들은 설마? 하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에스텔라와 미텔에 이어 동방명주와 엘레나가 하루 간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러니 엘레나가 입국한 지 하루 만에 방문하는 국왕 내외와 공주의 방문. 그것도 공주가 그간의 여인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청초하고 가련한 이미지의 여인이기에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외쳤다.

“혹시 방문 목적이 김준영 사장을 만나기 위해서입니까!”

“맞습니다. 준영 님은 저희 페르사 왕국의 은인입니다. 사막에서 죽어 가던 저와 딸아이를 준영 님께서 살려 주셨습니다. 준영 님의 용맹함과 자상함에 반한 제 딸아이가 준영 님을 연모해 왔으나 준영 님을 원하는 여인들에 비해 가난한 본국의 사정상 나설 수가 없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김준영 사장 곁에 있는 여성들을 알고 있었습니까?”

“다른 분들은 몰라도 당시 준영 님과 함께 움직이던 영국의 엘레나 경만 해도 준영 님을 좋아한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때는 엘레나 경에 비해 내세울 게 하나도 없는 지라 제 딸아이는 그저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준영 님을 애타게 그리워할 뿐이었습니다.”

“그, 그런데 지금은 엘레나 경뿐만 아니라 다른 쟁쟁한 여성들도 많은데요?”

“본국에서 발견된 3천억 배럴의 석유라면 부족하나마 지참금으론 충분할 거라 생각합니다.”

“······.”

이건 나라 전체를 바친다는 소리와 똑같다. 페르사란 나라 자체가 3천억이란 엄청난 매장량의 석유 때문에 유명해진 나라였으니까. 그런데 그걸 지참금으로 준다고?

허탈해하는 사람들에게 페르사 국왕은 기자들의 반응이 떨떠름하자 막 생각난 듯 말했다.

“아! 그리고 본국은 일부다처제입니다. 그러니 준영 님께선 첩이든 시녀든 노예든 상관없으니 제 딸아이를 거두어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미친······ 3천억 배럴의 석유를 지참금으로 그저 받아만 달라고 부탁을 하다니.

그것도 페르사 왕국의 공주가 추녀도 아닌, 보호 본능이 물씬 풍기는 미녀다.

이게 대체 몇 명이야? 기자들을 비롯해 생방송으로 뉴스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더 이상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진 김준영이란 작자를 떠올리며 외쳤다.


-여자 꼬시러 돌아다니려고 용병 활동을 한 거냐!


이 정도면 부럽기보단 무섭다. 일반인도 아니고 죄다 세계 정세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여인들이니까. 이러다 사랑싸움이 세계대전으로 변하는 거 아니냐 하는 걱정이 드는 건 당연할 정도였다.


작가의말

1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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