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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몽객
작품등록일 :
2013.06.06 06:25
최근연재일 :
2018.03.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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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4,083

작성
17.12.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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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준영의 정체 3.

DUMMY

순간 회의실 안에는 싸늘한 적막이 감돌았다. 오메가 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전설이다. 홀로 활동하는 룰 브레이커도 많지만, 용병 일을 하려면 팀이나 단으로 뭉쳐서 활동하는 게 효율적이고 난이도가 내려가니 취향이나 성격이 맞는 이들끼리 뭉치고 흩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혜성처럼 등장한 오메가 팀은 난이도가 높은 의뢰들만을 주로 맡아, 용병왕이 작전을 세우고 학살자가 작전을 수행하며 암살자가 걸림돌이 될 지휘관급들을 암살하는 방식으로 의뢰를 완수하면서 전설이 됐다.

임무 성공률 100%. 그것도 전부 최고 난이도의 가능성이 희박한 임무들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 더 이상 몰릴 곳도 없는 궁지에서 받아들일 용병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 발버둥으로 넣은 의뢰들이 대부분이다.

오메가 팀은 마지막이라는 오메가의 뜻 그대로 그런 의뢰들만을 받아 전부 성공시켰다.

“팀 오메가의 용병왕과 암살자는 성별이 여성이라고 알려져 있으니, 그 정보가 사실이라면 건 마스터가······ 학살자라고?”

꿀꺽.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회의실 내부에 크게 울려퍼졌다. 상위 5개국이 필사적으로 숨길만 했다. 돌연히 나타나 단시간에 차원계 최고의 용병팀으로 우뚝 선 오메가 팀은 등장했을 때 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 속사정이야 당사자들만 아는 일이고 이유야 어찌됐건 오메가 팀이 자연스레 해산되어 건 마스터가 고향으로 돌아온거라면 아귀가 맞는다. 제 13인간계와 비교하자면 인지도 면에서나 인맥 면에서나 오메가 팀은 메이저 리그와 동호회 수준일 정도로 차이가 크다. 그런 건 마스터가 고향으로 돌아온거니 영입만 하면 세력 판도가 변한다. 그러니 상위 5개국이 작당해서 지들끼리 해먹으려는건 당연했다.

“그러면 상위 5개국은 처음부터 건 마스터가 오메가 팀 소속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건가?”

“그건 아닙니다. 시기상으로 보자면 그때는 팀 오메가가 활동을 막 시작한 초창기였습니다.”

“아무리 상위 5개국이라 하더라도 갓 만들어진 용병팀에 자원을 할당할 정도의 여유는 없을 텐데?”

“시간 관계를 따져보면 최대한 전력을 부풀리려는 삼합회와 카르텔이 닥치는 대로 용병을 고용하며 오퍼를 넣었고, 거기에 당시 신생 팀인 오메가도 포함됐습니다. 그리고 학살자, 아. 그때는 아직 학살자라 불리기 전이지만 어쨌든 학살자가 임무를 완수했죠. 그 전투 결과를 본 상위 5개국은 학살자의 정체를 추적했고, 건 마스터라는 사실과 출신지를 파악한 뒤 입 다물고 있었던 걸로 판단됩니다.”

“썩을 놈들······.”

효성의 말에 참모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그림이 뻔히 그려진다. 협약에 의해 룰 브레이커는 출신 국가가 고용 우선권을 가진다. 그런데 용병 활동을 한다는 건 시장에 나온 매물이나 마찬가지. 그것도 이적료를 지불할 필요도 없는 아주 먹음직스러운 매물이다. 그러니 입 꾹 다물 수밖에.

“그런데 내가 알기론 그 전투는 둘 다 공멸한 거 아니었나? 삽합회는 기초 체력이 있어서 복구했지만 카르텔은 그 피해를 감당 못 해 무너진 걸로 아는데?”

가만히 듣고 있던 이사 중 한 명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효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학살자는 고용주가 범죄 조직이란 걸 알고는 이중 계약을 맺고 양 조직의 전투부대를 홀로 전멸시키고는 계약대로 적을 전멸시켰다면서 임무 완수를 선언하고 의뢰금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걸 카르텔과 삼합회가 얌전히 지불했다고?”

“그럴 리 없죠. 몽키매직이 넘겨준 기록에 따르면 카르텔은 처음부터 돈을 지불할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열 받은 학살자가 카르텔의 간부진들은 물론 지원 나와 있던 마족들도 전부 조져 버려 그 여파로 카르텔이 몰락했답니다.”

“알려진 것처럼 기초 체력도 허약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거군.”

“어부지리로 멕시코의 0과만 지금까지 살판났죠.”

사설 조직의 힘이 0과의 힘을 능가하는 곳은 많다. 그래도 중국의 0과는 삼합회와 밀접한 협력 관계라 같은 조직 취급을 받지만, 멕시코는 카르텔이 0과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이용하는 지경이었다.

그러니 똑같이 전투 부대 하나를 날려 먹은 상황이라도 천만 회원을 자랑하는 삼합회는 얼마든지 힘을 복구할 수 있지만, 카르텔은 의뢰비마저 떼어먹으려다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조직 자체가 날아가 버린 거다.

“그래서 상위 5개국이 제거 작전을 보류시켰군.”

학살자라는 이름을 얻기도 전에 삼합회와 멕시코 카르텔의 전투부대는 물론 마족들마저 해치워 버렸으니, 상위 5개국 중 하나인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국가들도 몸을 사리며 눈치만 살펴야 했다.

섣불리 총대 메고 나서 봤자 피 보면 남 좋은 일만 시켜 주는 거다.

그 틈을 물어뜯으려는 놈들은 얼마든지 있으니 딱히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죽어라 덤비는 것보단 친하게 지내는 방향으로 일을 처리하는 게 훨씬 편하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메가 팀의 명성이 고용하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더 커져 입맛만 다시던 상황이었다 이거지? 인정하긴 싫지만 숨길 수밖에 없는 정보군.”

참모장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영입하면 유용한 인적자원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건드리기도 부담스러운 거물이었다.

“협정에 따라 학살자에게의 접근은 인연이 있는 자들로 제한했습니다만, 자연스럽게 접촉할 방법이 없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몽키매직이 사고를 친 덕분에 방송 보고 찾아왔다는 자연스러운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그건 좋은 소식이군. 군대 인연이 그리 얄팍한 건 아니지.”

거물이라고 손가락만 빨고 있기엔 너무나 달콤한 보물이다. 거기다 좋은 명분도 있으니 덕분이라는 듯 으스대며 잘난 척하는 참모장을 보고 있는 효성만 속이 꼬였다.

다들 자기 일 아니라고 편하게 생각한다. 가뜩이나 지인을 접근시킬 시나리오를 짜는데 그 지인으로 계속 자신을 밀어 넣어서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처음으로 뇌물도 쓰고 협박도 해 봤다.

인간관계가 개판인 준영에게 인맥이라는 게 있을 리 없다. 그저 아는 사람만 가득한 가운데 그나마 몇 년 동안 같이 한솥밥 먹은 사이는 군 시절 부하들이 유일했는데, 그 한솥밥 먹은 놈들이 문제였다.

효성은 속편하게 웃는 간부들을 보고 있자니 심술이 생겨 퉁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한국 0과 사무장으로서 개입을 포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뭐? 학살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자고?”

“친분만 쌓아 둬도 강력한 카드를 하나 쥐게 되는 일인데 그걸 어떻게 포기하자는 거지?”

말을 하자마자 강력한 반발이 터져 나왔지만 효성은 시큰둥한 태도로 대꾸했다.

“아르고스의 눈은 일제히 거대 세력의 등장을 경고했습니다.”

“세력화? 만사를 귀찮아한다면서?”

“나무는 가만있으려 하는데 바람이 와서 흔든다는 말이 있죠. 일단 저희 측에서 접근할 자들만 해도 각국의 0과들이 민감하게 생각할 인사들입니다.”

“어째서?”

한 간부의 물음에 효성은 참모장을 향해 원망스러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그야 군부의 편의주의 정책 때문이죠. 상계의 후계자와 권문의 후계자는 물론 방송의 원인이 된 월드스타 우현식에 저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호황의 딸과 트리시아는 물론 타르찬이 머물고 있죠. 이들이 전부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것도 건 마스터 학살자를 구심점을 중심으로요.”

“그래도 세력화는 좀 허황된 소리 같군. 다들 자기 위치가 있는데······.”

“그게 학살자와의 친분보다 중요할까요? 그 양반이 다루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잘만 꼬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실패하면 죽을 각오는 해야 하지만요.”

“······.”

“그것도 일단 저희 쪽에서 접근할 수 있는 예상 인물들만 그렇단 소리입니다. 전 차원적으로 보자면 오히려 이쪽이 찌그러져야 할 정도죠. 그래서 전 아예 포기하고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받아먹자고 하는 겁니다.”

“대체 누구를 보내기에 그러는 거지?”

참모장의 말에 효성은 스크린에 사진을 띄웠다. 첫 번째로 나온 사진은 군 정복을 입은 사령관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느껴지는, 모든 게 커다란 여인과 그 곁에선 청초한 느낌의 병약한 분위기의 미인이었다.

“첫 번째로 보실 인물들은 당연하게도 같은 오메가 팀으로 활동했던 용병왕 엘레나와 섀도 마스터 암살자 미스트입니다. 두 사람의 출신 차원은 불명이며 오메가 팀 이전의 행적에 관해선 알려진 게 없습니다.”

“상위 5개국도 못 찾았다고?”

“상위 5개국이 아니라 마이너스 그룹에 의뢰를 넣었는데도 실패했습니다.”

효성의 말에 사람들의 표정이 복잡하게 변했다. 확실한 정보도 두 번 세 번 의심해 점검하는 게 이쪽 업계다. 그런데 출신지 불명에 지난 행적을 찾을 수 없다는 건 너무 노골적으로 의심스럽다.

“마이너스 그룹도 찾을 수 없을 정도라면 우리 차원의 수준을 벗어난 일이군.”

참모장은 시원하게 미련을 버렸다. 제13인간계는 중간 차원들만 놓고 봤을 때 겨우 말미를 면하는 수준이다. 누구든지 먹겠다고 덤비면, 먹히기는 하지만 피똥 싸게 만들 수는 있다 정도?

득보다 실이 많아 내버려 두는 독을 품은 초식동물 정도의 위치가 바로 제13인간계의 수준이었다. 그러니 마이너스 그룹이 진짜 못 찾은 건지 아니면 정보를 숨긴 건지도 분간 못 할 수준에선 속 편하게 방관하지만, 방심은 하지 않는 수준이 최선이다.

“몽키매직이 빼돌린 정보에 의하면 오크계의 부족 전쟁에 용병으로 참가 중이었는데, 방송을 보고는 계약을 취소하고 복귀하는 중이랍니다.”

“오크계의 부족 전쟁이면 분명 최대 파벌인 전투 함성 부족과 피의 광기 부족 간의 전투 아닌가? 오크족 놈들에게 계약 취소란 개념은 없을 텐데?”

이놈의 오크들은 전쟁을 좋아하는 만큼 번식력도 엄청나다. 오크계의 소규모 전투가 기본적으로 만 단위니 다른 차원에선 그 엄청난 물량에 질려 가까이하기를 꺼려 하는 차원이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오크들은 자기들끼리 싸우는 걸 좋아할 뿐 다른 세상엔 일절 관심이 없었다. 물론 싸움에 참전하는 자들은 전사로서 기꺼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워낙에 압도적인 수로 밀어붙이니 개인이 아무리 잘나 봤자 한계가 있었다.

거기다 전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떠나는 건 도망치는 거라 생각해 부족 전체의 불명예로 여기니, 한번 전투에 참여하면 전쟁이 끝나기 전까진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그래서 용병 업계에선 기피 일순위의 차원계가 바로 오크계였다.

“당연히 없죠. 그래도 처음엔 좋은 말로 간다고 했다가 계약한 오크 부족이 반발하자 전부 때려잡았습니다.”

“······쪽수로 밀어붙이는 오크족을?”

“그게······ 제대로 검증 못 한 미확인 정보입니다만, 용병왕의 무력에 반한 젊은 오크 세력들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켜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계약한 부족은 물론 적대하던 부족도 함께요.”

“······그러니까 지금 오크계 최대 파벌이 통합됐다고 하는 건가? 두 부족 합쳐 전사만 대략 2억이 넘어가는 오크들이?”

“거기다 해당 부족에 속해 있는 방계 부족들까지 합치면 답이 안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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