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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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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최근연재일 :
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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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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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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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살아간다는 것은...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세린의 수술이 끝나고 다음날 세린의 할머니는 성일의 반강제적인 권유로 몸 전체에 대한 건강 검진을 받았지만, 나이에 비해 누구보다 건강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그것 봐라, 내가 아픈 데가 없다고 하지 않았니? 이제 우리 세린이 결혼 준비에만 신경 써라. 사돈하고는 연락은 해봤니?”

“네, 다음 주에 오신답니다. 그리고 10월에 날짜를 잡았으면 하시더라고요.”

“그래? 그럼 그때쯤에는 우리 세린이도 걷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을 테니 첫째 주 토요일 정도면 어떠냐?”

“그때는 추석이 바로 코앞이라... 저는 추석 지나고 했으면 했는데요.”

“...그렇구나, 내가 세린이 결혼을 생각하다 보니 추석이 있다는 걸 지나쳤구나. 그럼 사돈 하고 의논해서 날을 잡아라.”.

“알았어요. 어머니. 장소는 애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프린스턴 호텔로 하겠습니다.”

“애들만 좋다면 난 어디든 상관없다.”

“그럼 언론에도 그렇게 발표하겠습니다.”

“그건 네가 알아서 해라.”

드디어 손주의 결혼식이 결정되어간다는 사실에 조금 흥분되는지 세린 할머니의 얼굴에 가벼운 홍조와 함께 기쁜 기색이 떠올랐다.

세린의 할머니는 성일을 일보라며 먼저 보내고 혼자 세린이 입원한 병실을 찾았다. 마침 희정도 학교에 간 터라 세린이 혼자 패드를 가지고 인터넷 서핑 중이었다.


“어떠냐? 수술받은 곳은 괜찮은 거니?”

“네, 할머니. 작은 힘줄 하나 잇는 거라 수술 같은 느낌도 들지 않네요. 그보다 결과는 나왔어요?“

“그래, 다행이구나. 이 할미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수술보다 할머니의 검진 결과에 이상이 없다는 말에 세린의 표정이 밝아졌다.

“다행이시네요. 그래도 항상 건강은 잘 챙기셔야 해요. 제가 지어드린 보약은 잘 드시고 계신 거예요?”

“그럼, 누가 지어준 건데? 이 할미가 하루도 빼지 않고 잘 먹고 있다.”

“그거 다 드시면 새로 또 지어드릴게요.”

“그러다 일 년 내내 보약만 먹겠구나? 안 그래도 된다. 보약도 약인데 과용하면 안 좋다고 하지 않느냐?”

“그..런가요? 그럼, 다음에 한의사 선생님께 여쭤보고 할게요.”

“그래, 그보다 우리 애기가 병에서 벗어난 지도 벌써 2년이 넘었지?”

“네....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그래....생각보다 지나간 세월은 짧게만 느껴지는구나.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말이야.”

“맞아요, 할머니. 그때는 살려만 주면 뭐든지 좋은 일만 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었는데...벌써 2년이 지났네요.”

“호호, 우리 애기도 그때 하늘에 대고 열심히 기도했던 모양이구나.”

“네, 매일 같이 할머니가 기도하시니까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할머니는 이렇게 날 살리기 위해 열심히 기도하시는데 난 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력을 하지 않다니? 네가 몸을 갉아 먹는 그 나쁜 병균과 싸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니? 그것보다 더한 노력은 없는 거야.”

“그거야...제가 노력한 건가요? 제 몸이 알아서 싸운 거죠.”

“아니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가벼운 병도 못 이기는 게 사람의 몸이란다. 하지만 이겨내고 살자는 의지가 강하면 의사가 불치병이나 시한부 판정을 해도 살아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제게 용기를 주시려고 매일 같이 하늘에 비신 거예요?”

“그건 어미나 할미 입장이면 누구나 하는 거란다. 그것보다는 그때와 지금은 네 마음이 어떠냐?”

“제 마음이요?”

“그래, 할미는 하루하루 사는 게 행복하고 고마워서 매일같이 하늘에 감사하고 있단다.”

“아....그러고 보니 저는 그러질 못한 거 같네요. 제가 불치병을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겨냈다는 것 자체를 잊고 사는 시간이 더 많은 거 같아요.”

“.....그래, 그건 너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같을 거야. 하지만 또다시 나나 내 가족, 또는 나와 가까운 누군가에게 다시 그런 일이 닥치면 그제야 또 같은 소원을 비는 게 사람이지. 그렇게 간사한 게 사람의 본성이란다.”

“...그러네요, 할머니 말씀을 들으니 저도 그런 사람 중 하나가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늘부터라도 선인께 매일 감사기도를 해야겠어요.”

“호호, 고마운 일이구나. 우리 애기는 이렇게 금방 잘못을 깨닫고 고치려고 하는 모습이 할미를 기쁘게 하지.”

“헤헷...할머니께 항상 죄송해요. 매일 저 잘되란 기도만 하시잖아요....”

“아니다, 너뿐 아니라 세라도 그렇고 새아기도 그렇고, 세라 어멈이나 아범도 탈이 없길 기도하지. 그리고 모든 사람이 탈 없길 기도도 하고....”

그녀가 손주의 손을 쓰다듬으며 대견하단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젠...할머니 자신도 좀 챙기세요. 여행도 좀 다니시고요. 아니다, 이번 연말에 제가 유럽에 갈 때 여행 삼아 같이 가세요. 제가 시간 나는 대로 모시고 다닐게요.”

“호호...말만 들어도 갔다 온 것과 진배없다. 할미는 그렇게 구경 다니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알잖니? 이 할미는 네가 세워준 절에서 기도하는 게 제일 마음 편하다. ”

할머니의 말에 절이 지어지고 있는 공사장에 자주 가신다는 성일의 말을 떠올린 세린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래도 절엔 나중에 얼마든지 가실 수 있잖아요. 할머니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다니실 수 있을 때 저하고 세상 구경하는 것도 좋잖아요? ”

“호호, 이 할미는 그냥 너와 새아기가 잘사는걸 보는 것만으로도 넘치게 행복하단다. 그리고....그런 것보다는 할미는 네가 항상 살아있는 순간순간에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구나. 아팠을 때 심정을 잊지 말고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끼고 즐겨야 해. 힘든 일도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것도 살아있으니까 느낄 수 있는 거 아니겠니? 인생은 즐거운 일만 있으면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 그랬다잖니? 신은 사람이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고 말이야. 할미는 그 말이 참 좋더라.”

할머니가 세린의 손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짓고 말하자 그도 할머니의 손을 맞잡았다.

“알았어요, 할머니. 명심할게요.”

“그래, 그리고 새아기하고는 항상 존중하고 사랑하며 살도록 해라. 사람의 인생은 그렇게 길지도. 그렇게 짧지도 않지만, 시간을 남을 증오하고 미워하는데 쓰는 것만큼 어리석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만 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게 시간이란 거 아니겠니?”

할머니가 평상시와 달리 이런저런 말을 길게 하자 세린은 문득 다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네...그런데 할머니, 정말 요즘 아무 일이 없으신 거예요?”

“왜? 너도 할미가 잔소리가 많아지니까 세라 아범처럼 할미가 이상하게 생각되는 거니?”

“아, 아니요....그런 건 아니고...할머니가 전보단 밝아지신 거 같아서 반가워서 그러죠.”

“호호...나도 요즘 왜 그런지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서 네 결혼하는 모습도 빨리 보고 싶고 말이야.”

“하하...그건 할머니께 저희가 고마워해야죠. 할머니 아니었으면 계속 지금처럼 지냈을지도 몰라요.”

“욘석, 그래서야 되겠니? 네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이제 새아기라는 걸 명심해라. 그 누구도 아닌 네 처가 네겐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다. 알겠지?”

“네?....할머니 그건....”

“왜?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거냐?”

“....전 할머니가 더 귀중한 사람이에요.”

“호호....행여나 새아기 듣는 데서 그런 내색은 절대 말아라.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왜요?...”

“이제 네 아이를 낳아주고 네가 죽을 때까지 옆을 지켜줄 반려자 아니냐? 그 자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자리란다.”




“오빠, 이 드레스는 어때?”

희정이 드레스를 입고는 한 바퀴 빙 돌더니 그를 바라보고 섰다.

“천사...같아.”

“그래? 그럼 이걸로 할까? 아니면....하나만 더 입어보고 결정할까?”

“그래, 맘에 드는 건 다 입어봐.”

세린이 아름다운 희정의 모습에 취해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중에야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을 초래했는지 깨달았다.

“이건 어때? 예뻐?”

“응, 너무 예쁘다!”

처음 몇 번은 세린도 희정의 드레스를 입은 자태에 취해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드레스를 갈아입는 일이 보통이 아닌지 새로 갈아입고 나오는 그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와는 달리 희정은 지치지도 않는지 연신 드레스를 갈아입고 나와 똑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오빠, 이건 어때? 예쁘지 않아?”

“으, 응?...정말 예뻐.”

“그럼 좀 전에 거하고 이거 하고 어떤 게 더 예뻐?”

“응?...그건...네가 입으면 다 예쁘지.”

“칫, 뭐야 그게 성의 없게. 드레스 갈아입는데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난 그래도 오빠한테 제일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가고 싶은데.”

“아, 아냐...정말 진심으로 네가 입으면 어떤 드레스도 예쁘다니까? 다 장단점이 있어서 난 도저히 어떤 게 더 예쁘다고 말하질 못하겠는걸?”

희정이 잠시 토라진 듯 말하는 걸 달래기 위해 세린이 진땀을 흘려가며 대답했다. 그의 모습이 진정성 있어 보였는지 아니면 안돼 보였는지 희정이 입술을 삐죽이다 방긋 웃었다.

“그럼, 이걸로 할게. 이게 좀 더 순결한 신부 이미지에 맞는 것 같애.”

“....그래,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 정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아름다운 신부가 될 거야!”

비로소 끝났다는 안도감에 세린이 활짝 웃으며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

하지만 그의 고생은 그걸로 끝난 게 아니었다.

예물을 전문으로 하는 쥬얼리 샾에 가서는 다시 반나절 이상을 혼수 예물을 고르는 희정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그리고 청첩장 디자인을 가지고 고민하고 결정하는데 하루가 가고 예식장 디스플레이 계획에 또 삼일을 소비했다.

희정은 결혼에 관한 모든 걸 직접 고르고 결정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남들이 권하는 웨딩플래너에게 맡기는 일은 없었고 조언만 들어가며 고르고 결정하는데 같이 따라다니다 보니 새삼 결혼식이란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는 세린이었다.

하지만 세린은 지루함이 느껴지거나 피곤함이 느껴질 때면 할머니의 말을 떠올렸다. 그러면 마법같이 모든 일이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왔다.

현역 운동선수인 자신도 힘들게 느껴지는 과정을 싫은 내색이나 피곤함도 한번 표시하지 않으며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며 직접 준비하려는 희정의 태도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웨딩 촬영이 있는 날은 직접 희정을 챙기며 사진 촬영에 적극성을 보이고 그녀에게 웃음을 주려고 노력했다.

보는 시각이 달라지자 모든 일이 즐거워지고 힘들다는 생각은 저 멀리 사라져갔다. 그러다 보니 그도 느끼지 못하는 새에 날이 빠르게 흘러갔다.


“희정아, 정말 수고 많았어. 힘들었지?”

“아니야, 오빠....남자들 대부분이 힘들어한다는데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와줘서 내가 정말 고마워.”

“우리들의 결혼식이잖아. 그런 걸 준비하는 데 내가 힘들 리가 있겠어?”

“”정말? 난 우리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도 그럴 때마다 오빠와 평생을 같이하겠다는 걸 모두에게 알리는 자리라는 생각에 좀 더 의미 있는 예식을 올리고 싶어 욕심을 냈거든.“

결혼식 준비를 자신의 힘으로 마쳤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미소를 짓는 희정을 바라보며 세린이 그녀를 가볍게 포옹하고 등을 두드려주었다.

“장하다, 우리 희정이. 앞으로 나는 너와 매일이 첫날이라고 생각하며 살기로 결심했어. 아침에 일어나 네 얼굴을 바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릴 거야.”

“...치잇, 이제 완전 바람둥이 같은 말을 잘도 하네.”

희정이 세린의 말에 퉁박을 놓는 듯하면서도 그를 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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