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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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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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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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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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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포즈 3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희정아, 나랑 결혼해줄래? 남은 인생을 너와 함께 하고 싶다.”

“....고마워, 오빠.”

세린이 전반전이 끝나고 정장으로 갈아입은 후 희정의 앞에 무릎을 꿇고 정식으로 청혼하고 있었다.

희정이 자기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 하고 반지를 끼워주는 세린을 바라보다 참지 못하고 그를 포옹했다. 세린도 마주 보며 감격에 젖어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짝짝짝

“이제 드디어 우리 아기가 어른이 되었구나.. 아범아 사돈께 연락해서 날을 잡으라고 했니?”

“네, 어머니. 결혼식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이번 주 안으로 오실 겁니다.”

“호호호, 잘되었구나. 되도록 빠른 날을 잡으시라고 해야겠다.”

“어머니, 너무 서두르는 것도 안 좋지 않을까요? 아직 시즌 중이니 올해 안으로만 잡으면 안 되겠어요?”

“....내 생각에는 가능하면 올가을 안으로 했으면 좋겠구나.”

요즘 들어 바짝 세린의 결혼을 서두르는 어머니를 보며 성일이 걱정스런 말투로 물었다.

“...어머니 무슨 일이 있으세요?”

“일은 무슨 일, 그저 우리 애기들이 혼례를 올리는 게 빨리 보고 싶어서 그러지.”

“....알겠습니다. 우선 사돈들이 오시면 의논을 해보겠습니다. 어머니.”

“그래라, 나는 이만 피곤해서 집에 먼저 가봐야겠다.”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피곤해서 먼저 집에 가겠다는 어머니의 말에 성일이 그녀를 밖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병원문을 나서 주차장으로 가던 성일이 발을 멈추고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보다 다시 물었다.

“엄마, 진짜 어디 아픈 데라도 있으신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냐? 난 아무렇지도 않다.”

“그럼 왜 그렇게 세린이 결혼식을 서두르시는 거예요?”

“그냥...빨리 보고 싶을 뿐이야. 다른 걱정은 할 필요 없다.”

“그럼...저와 병원에라도 한번 같이 가요. 그럼 엄마가 원하는 대로 세린이가 결혼식을 빨리 할 수 있게 당겨볼게요.”

“넌 왜 이 에미의 말을 안 믿는 거니? 난 괜찮다고 했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답지 않잖아요. 남들은 속여도 난 못 속인다고!”

자꾸 불길한 느낌이 드는 성일이 이유는 말하지 않고 그저 결혼식을 빨리하자는 말만 되풀이하자 성일이 남들 앞에서 하지 않던 엄마라는 호칭까지 쓰며 버럭 화를 냈다.

“어디서 소릴 지르는 게냐? 사람들이 쳐다보잖아!”

“그러니까 사실대로 말해봐요.”

“....그냥 세린이가 결혼하는 걸 빨리 보고 싶을 뿐이다. 정말 아픈 데는 없어. 그러니까 네가 정 못 믿겠다면 병원이라도 가자꾸나.”

“알았어요, 내일이라도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할 테니까 꼭 같이 가셔야 돼요?”

“...그래, 알았다.”

남들 앞에서 꼬박꼬박 어머니라고 부르던 성일이 어릴때처럼 엄마라고 부르면서까지 따지자 그의 어머니도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런 어머니를 보는 성일은 매우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희정에게 프러포즈를 할 때까지만 해도 약간 통증이 오는 정도이긴 했지만 걷는 데는 큰 고통을 못 느끼던 세린이 경기가 끝나고 희정을 위해 예약한 프린스턴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쯤에는 걷는 게 힘들 정도로 오는 통증에 희정의 재촉으로 병원으로 직행하고 말았다.

세린으로서는 프러포즈를 한 날 멋진 밤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발을 주로 쓰는 운동선수로서 몸의 이상을 느끼고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검사 결과 뼈에는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만, 발등 부분의 힘줄이 끊어졌습니다. 여기 하얗게 돌돌 말려있는 것 같은 게 보이시죠? 이게 끊어져서 말려있는 겁니다. 드문 케이스고 작은 힘줄이긴 하지만 이대로 놔두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힘줄을 잇는 수술을 하셔야겠습니다.”

의사가 CT 사진을 보여주며 수술해야 한다는 말에 세린은 덜컥 걱정부터 앞섰다.

“수술이요? 그럼 완치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걷는 것은 열흘 정도면 천천히 걸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최소한 3주 정도는 목발 같은 보조장구에 의존하시고 한 달까지는 무리해서 많이 걷지 않도록 하세요. 그리고 걷는데 이상이 없다고 해도 무리한 운동은 당분간 금하셔야 합니다.”

“그럼 한 달 후에는 재활을 통해 복귀할 수 있겠군요?”

“재활과정도 조심스럽게 진행하셔야 합니다. 무리하면 다시 끊어질 수도 있거든요. 최소한 수술 후에 두 달간은 운동은 금물이라고 봅니다.”

“그럼 지금이 7월 초니까 9월 초까지는 힘들겠군요?”

“저도 조 선수의 팬입니다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번 시즌엔 푹 쉬시면서 체력도 회복하고 재활에 주력하시는 게 어떠십니까?”

“제가 개막전에서 팬들과 약속한 게 있습니다.”

“무패 우승하겠다고 하신 거 말씀인가요?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거 같습니다만. 무엇보다 부상을 치료하는 게 우선입니다. 조 선수의 목표가 이번 시즌의 무패 우승에만 있는 건 아니겠죠? 리그 우승이야 다음에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지 않습니까? 자칫 작은 욕심을 내다가 큰 것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큰 거라면...월드컵을 말씀하는 건가요?”

“그렇죠, 그래서 장기적인 휴식과 재활을 권하는 겁니다.”

“그럼 선생님 말씀은...이번 시즌의 남은 경기를 포기하란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작은 힘줄이라고 우습게 보시면 절대 안 됩니다.”

마치 하얀 실처럼 보이는 작은 힘줄이 남은 경기를 모두 포기해야 할 만큼 큰 부상이라고 생각되자 세린은 잠시 허탈하게 그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이렇게 얇은 실핏줄처럼 보이는 힘줄이 날 제한 한다는 말이야?’

실망한 표정으로 사진 속의 힘줄을 노려보던 세린이 침울한 어조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올해 시즌이 끝나고 유럽에 가는 것도 힘들겠군요?”

“그건 그때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연말 정도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연약해 보이는 힘줄 때문에 그렇게 긴 시간 동안 쉬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여전히 믿기 힘들다는 세린의 말에 의사의 말이 이어졌다.

“차라리 뼈가 부러지는 게 회복이 빠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그런가요? 우습게 보인다고 얕볼게. 못 되는군요?”

“그렇습니다.”

옆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희정은 세린의 어두운 표정과는 달리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프러포즈를 받긴 했지만, 유럽 임대를 미뤄가며 치러야 할 결혼식에 대한 부담감이 있던 그녀로서는 큰 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도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큰 부담 없이 결혼식을 치르게 될 거란 생각에 안도하고 있었다.



희정이 할머니에게 연락하겠다는 걸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내일 연락하자는 세린의 만류로 다음날 오전에 희정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성일은 즉각 구단 김 사장에게 연락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으로 향했다.

사무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던 중에 세린의 부상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은 성일은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어머니의 행동도 의아함을 자아내던 차에 세린까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였던 것 때문에 병원에 정밀검사를 받고 입원까지 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괜스레 불안함이 가시지 않았다.

서둘러 세린이 입원한 프린스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구단으로 출근하던 김 사장이 차를 돌려 먼저 와 있었다. .

“어떻게 된 거야? 어제는 괜찮아 보이더니 태클 당한 게 입원할 정도의 부상으로 커진 거야?”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황급히 병세를 묻는 그를 보고 세린이 걱정 말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의사 선생님이 이참에 푹 쉬라고 하시네요. 부상은 크지 않은데 회복기간은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하세요.”

“그게 무슨 소리냐? 부상은 별거 아닌데 회복기간이 오래 걸린다니?”

“음...작은 힘줄이 하나 끊어졌는데 걷는 건 2~3주 정도면 가능한데 운동은 안된다시더라고요. 남은 시즌은 쉬라고 하시던데요?”

“이거...참,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구나. 그럼 한 달이면 걷는 건 문제없다는 말이지?”

“네, 무리하게 오래 걷거나 하지만 않으면 일상생활엔 전혀 지장이 없을 거라던데요?”

세린의 대답에 그의 손을 잡고 있던 할머니가 눈을 감고 감사기도를 하고 나서 그를 바라보았다.

“천만다행이구나. 내 맘 같아선 이제 그런 과격한 운동은 그만했으면 좋겠다마는...어려서부터 제일 좋아하는 운동을 그만두라고 할 수도 없고...이번 일도 하늘이 네게 몸을 소중히 하라고 내리신 경고라고 생각해라.”

“하하, 할머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축구도 그렇게 험하기만 한 건 아니에요. 제가 부주의해서 벌어진 일이에요.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할게요.”

“그래야지, 이제 아기도 낳고 재미나게 살아야 할 텐데 크게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 아니냐? 너는 너 혼자의 몸이 아니란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해.”

“알아요, 할머니. 너무 걱정 마세요.”

세린이 할머니가 잡은 손등을 어루만지며 조심스럽게 말하자 성일이 묘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허...참, 어머니가 네 결혼식을 시즌 중에라도 빨리하자고 재촉하시더니 이런 일이 생기다니....마치 하늘이 어머니 바람을 들어주는 거 같은 기분까지 드는구나.”

“아범은 별소릴 다 하는구나, 아무렴 이 할미가 우리 손주가 다치게 해달라고 빌었겠느냐?”

“호호호, 할머니 그런 말씀은 아니시고요. 어쨌든 크게 다치지 않았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희정이 할머니를 보며 웃으며 말하자 세린도 미소를 띠었다.

“작은아버지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축구만 생각하고 할머니 말을 안 들으니까 하느님이 조처를 하셨을 수도 있죠. 다행히 어제 프러포즈는 잘했으니까 한 달 후에는 결혼식이 가능할 거 같아요.”

세린이 한 손은 할머니를 잡고 남은 한 손은 희정이를 잡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하늘이 바쁜 네게 결혼할 시간을 주기 위해 벌인 일쯤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겠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희정이도 좋아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다행이다, 그럼 사돈이 오시는 대로 결혼 날짜에 대한 의논을 서둘러야겠다.”

“네, 그건 작은아버지가 알아서 잘 해주세요.”

“결혼이라는 게 날짜만 정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장소도 그렇고 예물문제부터 주례선생님 청하는 문제, 청첩장, 하객선정, 피로연 준비. 등등 따지면 엄청나게 많은 준비가 필요할 거다. 특별히 결혼식장으로 생각해둔 곳은 있니?”

“아니요, 처음엔 우리 구단의 자력 우승이 결정될 때쯤 경기장에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그건 민폐일 거 같고... 희정이하고 의논해볼게요.”

“하하, 그래. 내 생각에도 경기장은 엄숙해야 할 결혼식장으론 무리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둘이 잘 상의해봐라.”

세린이 다쳐 입원한 병실의 분위기는 몇 달을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도 오히려 거꾸로 화기애애한 웃음이 넘쳐흘렀다.

구단의 김 사장도 화기애애한 가족들의 모습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성일을 시켜 억지로 할머니를 집으로 보내고 난 세린이 구단 김 사장과 마주 앉았다.

“회장님, 지금 대로라면 무패우승은 힘들지 모르지만, 우승은 틀림없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이참에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내년을 위해서는 좋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행히 지난번에 리버풀에서 했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에 유럽 임대에 대한 부담도 없지 않으십니까?”

“ 사장님 말대로 이렇게 되고 보니 그때 리버풀 제안을 거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하지만 연말이면 경기에 나설만큼 회복은 될 겁니다. 그때 가서 봐야겠지만 가능하면 가는 쪽으로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회장님 정도의 재력이라면 굳이 무리해서 갈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결혼식을 올리면 신혼여행도 가야 할 텐데....어차피 앞으로 이번과 같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일이 드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사모님과 멋진 신혼여행을 다니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무슨 신혼여행을 몇 달씩이나 다닐 수는 없잖아요. 두 달이면 한 달 후에는 결혼하고 나머지 남는 시간이면 신혼여행은 충분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저 때문에 다른 선수들까지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면 제가 많이 미안할 거예요. 일환이나, 경준이, 그리고 영진이 형 정도면 올 시즌에 임대로라도 나가서 경험을 쌓으면 내년 월드컵 때 국가대표로 발탁이 될 수도 있을 텐데...”

“그 정도는 지금이라도 리버풀과 교섭을 통해서 얼마든지 가능할 겁니다. 회장님이 영구히 뛸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내년이면 다시 필요로 할 테니 그들도 생각이 있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구단에서 접촉을 한번 해보시죠. 최소한 배일환, 정경준, 이영진 선수는 보내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그들의 의중을 떠보겠습니다. 그리고...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결혼은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쉬시면서 지난날들을 되돌아보시고 결혼을 기점으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수 있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일 겁니다.”

김 사장의 말에 세린이 빙긋 웃었다. 이번 부상은 어쩐지 정말 하느님이 조처하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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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제안 2 +9 15.08.17 6,025 16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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