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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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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최근연재일 :
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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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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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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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살아 간다는 것은 ....4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할 수 있을 때 원 없이 다니라는 할머니의 강력한 권유로 무려 한 달이라는 기간을 미주지역 여행을 마치고 브라질에까지 들려 인사 겸 신혼여행을 마친 세린이 한국으로 돌아와 할머니에게 큰절을 하고 있었다.

“그래, 여행은 즐겁게 잘 다녀왔니?”

“네, 할머니. 정말 세계는 넓다는 말이 맞더라고요. 다음엔 할머니하고 세라와 작은집 가족 모두를 데리고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호호, 이 할미는 늙어서 힘들겠지만 네 숙부네 가족들과는 꼭 한번 같이 다녀오도록 해라.”

“헤헷, 할머니도 가셔야죠. 제가 스케쥴 잘 짜서 피곤하지 않으시게 해드릴게요.”

“말만 들어도 고맙구나. 그래 우리 새아기도 즐거웠고?”

“네, 할머니. 브라질 친정집까지 들려왔어요. 결혼식에 참석 못 했던 친지 분들하고 이웃분들까지 엄청 축하를 해주시고 선물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 정말 고마운 분들이구나. 이 할미가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지만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란다. 그 정도는 너희도 알지?”

“네, 할머니.”

“그래, 우리 세린이가 이제 유명한 사람이 돼서 어딜 가든 사람들이 알아보고 좋아해 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아직 너희는 잘 모르겠지만....앞으로는 널 보고 꿈을 키워나가는 어린아이들도 많을 거라는 걸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밖에선 항상 행동거지에 조심하고, 그러자면 피곤한 일도 많을 거야. 새아기는 세린이가 밖에서 피곤해하는 걸 이해하고 집에서는 되도록 이해하는 방향으로 서로 아끼며 살아야 한다.”

“네, 할머니. 명심하며 살게요.”

“그리고...이 할미가 잔소리 같다만 한마디 더 하마. 옛날이야기긴 하다만 예전의 부자로 유명했던 어느 가문은 자신의 집에서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재산을 풀어 돌봤다고 하더구나. 들어봤니?”

“네, 저도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경주 최 부자댁이라고 하더군요.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고 만석 이상의 재산은 모두 사회에 내놓고 남들이 어려운 흉년 기에는 땅을 사들이지 말며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고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고 대대로 전했다고 하더군요. 거기다가 새로 시집온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게 해 검소함과 절약을 몸으로 배우게 했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성일이 대신 대답을 하자 세린도 들은 적이 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들은 적 있는 거 같아요. 할머니 말씀은 남을 돕고 살라는 말씀이지요?”

“그래, 살면서 선업을 쌓으며 사는 게 네게도 복이 되어 돌아올 거야.”

“알았어요. 할머니 명심하고 살게요.”

“호호, 우리 세린이하고 새아기가 이렇게 착하고 명석하니 이 할미가 이제 여한이 없구나!”

행복한 얼굴로 웃음을 짓는 할머니를 보니 세린도 마음이 뿌듯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해드릴게요.”

할머니의 두 손을 잡고 말하는 세린을 보며 성일 부부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지났을 때 세린은 몸도 완전히 회복된 것 같아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기 위해 훈련을 재개하기로 하고 아침부터 준비에 부산할 때 성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세린아.....병원으로  좀 와야겠구나."

"왜요? 어디 다치셨어요?“

대뜸 병원으로 오라는 말에 놀란 세린이 성일이 크게 다친 줄 알고 급히 되물었다. 하지만 그의 이어진 말을 들은 세린의 몸이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렵게 말을 잇는 성일의 말에 세린이 한동안 대답도 못 하고 멍하니 서 있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뭐.....라고요?.....장난하지....마세요"

"지난 밤에....주무시다  가셨구나"

그의 말이 사실이란 걸 느낀 세린이 들고 있던 전화기를 떨어트리고 망연한 표정으로 멍하니  앞만 바라보았다.

희정이 아침을 준비하다 이상한 느낌에 뒤돌아보자 마치 넋을 놓은듯한 그를 발견하고  물었다.

“오빠....왜그래?"

그녀의 물음에도 전혀 듣지 못한듯한 그를 보고 그녀가  다가와 바라보았다.

"오...오빠! 무슨 일이야?"

이상한 그의 태도에 놀란 그녀가 그의 어깨를 흔들었다.

"으...응?"

"왜 그래?..왜  우는 거야?“

“할머니가...돌아가셨데...다...나때문이야....흑흑...”

세린이 울먹이다 기어코 소리죽여 울기 시작하자 너무 놀란 희정도 잠시 무슨 말인가 생각하다 세린이 우는 모습을 보고 사실이라는 걸 느꼈는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한참을 흐느끼던 희정이 눈물을 닦아내고 세린을 애잔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오빠...진정해요. 빨리 가봐야 하잖아요.”

“.....내가 무슨 낯으로 할머니를...뵙겠어...흑...”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오빠 때문에 돌아가신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아니야, 나 때문이야....흑흑”

희정이 세린의 말을 듣고 그를 바라보다 덜컥 겁이 나는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네, 작은 아버님. 저 희정이에요. 네....아침에 돌아가신 걸 발견하셨다고요?...네,...주무시다 돌아가셨는데....편안하게 웃고 계신 얼굴이요? 어머!...세상에...그럼 당신이 돌아가실 걸 아시기라도 하셨단 말이에요?...네,....그런데요....오빠가 좀 이상해요...네? 그게 아니고...자꾸 자기 때문에 돌아가셨다면서 울고 있어요. 네...알았습니다. 기다릴게요. 네”

희정이 전화를 끊고는 세린을 바라보다 그에게 다가가 꼭 끌어안았다.

“오빠...할머니가 가실 줄 아셨나 봐요....마치 살아계신 듯 미소를 띠고 가셨데요...흑...오빠 탓이 아니에요...흑흑”




세린의 생각에 할머니는 아직 돌아가실 나이가 아니었다.

평균 수명이 80을 넘긴 시대에 아직 70도 안 된 젊은 나이에 건강검진에서도 전혀 이상한 점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하고 활기가 가득했던 할머니였다.

세린이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로 일부러 몸에 좋다는 것만 구해서 약을 짓고 음식재료를 구해서 갔다 드렸던 그였다.

그 덕분인지 전보다 훨씬 젊어진 얼굴로 활기가 가득하시던 할머니였다.

그런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 이유는 분명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세린이었다.

자신의 수명이 다했음에도 할머니의 간절한 기도 때문에 남의 수명을 받아 억지로 자신의 수명을 늘리게 했기 때문에 할머니가 돌아가신 게 틀림없다고 믿는 그였다.

그렇지 않고는 돌아가실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꿈에 나타나 경고했던 선인의 말처럼 할머니의 수명을 자신이 대신 살고있는 게 틀림없었다.

자신이 아니었으면 앞으로도 몇십 년은 더 천수를 누리다 가셨을 할머니를 생각하면 한없이 눈물만 흘러내렸다.

남들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자신과 할머니만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그런 세린을 희정이 옆에서 바라보며 안타까운 얼굴로 따라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장례식을 끝내고 화장한 유골을 부모 묘소 옆에 안치한 가족들이 마지막 절을 올리고 일어섰다.

여전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 세린의 옆에서 그의 팔을 붙잡고 있는 희정도 얼굴이 창백했다.

“호상이다. 연세가 얼마 안 되어 돌아가신 건 슬프지만 아무 병 없이 고통 없이 가셨다는 건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이 아니다. 웃으며 돌아가셨다는 건 이승에 미련도 털고 가셨다는 말이야. 그러니 우리도 슬픔을 털어내고 살아가면 돼.”

성일이 우두커니 할머니 묘를 바라보는 조카의 어깨를 툭툭 두어 번 두드리고 차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래, 오빠. 숙부님 말씀대로 할머니는 천국에 가셨을 거야. 인제 그만 보내드리자 오빠.”

핼쑥한 얼굴로 말하며 간절히 그를 바라보는 희정의 말에도 세린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장례식 내내 말없이 눈물만 흘리던 그는 마치 실어증에 걸린 사람 같았다.

세린의 팔을 붙잡고 바라보던 희정이 그를 이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 그러면 그 자리에서 내내 서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세린은 일체 말이 없었다. 종일 할머니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지내는 그를 보고 희정이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았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성일에게 전화해 의논도 해봤지만, 그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지 잠시 시간을 줘보자는 말뿐이었다.

일체 식사도 안 하고 사진만 들여다보는 세린을 보고 답답하고 안타까워진 희정이 그를 위해 무언가 맛있는 거라도 해먹여아겠단 생각에 마트에 가서 싱싱한 전복과 최상급 쇠고기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다 현관 우체통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하고 집어들었다가 눈을 크게 떴다.


“오빠! 이것 좀 봐요!”

급하게 뛰어들어온 희정이 흥분한 목소리로 세린에 편지하나를 내밀었다.

그녀의 호들갑에도 여전히 할머니의 사진 만들 여 다 보는 세린에게 희정이 목소릴 높였다.

“할머니가 편질 보내셨어요!”

“......!!”

멍하니 사진만 들여다보던 세린이 희정의 고함에 잠시 후 놀란 표정으로 그녀가 내미는 손을 바라보다 급히 편지를 받아 뜯기 시작했다.

믿기지 않았지만 정말 할머니가 직접 쓴 편지가 맞았다.


-이걸 보면 많이 놀랄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 애기를 위해 직접 편지를 쓴다.

할미가 이런 편지를 쓰는 건 내가 가고 나서 혼자 자책하고 있을 게 분명한 우리 애기 때문이야.

이 할미는 그동안 너무 행복했구나.

....................

네가 불치병이라고 선고받고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은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이 할미는 그 이유가 우리 애기가 아직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지신명께 한없이 빌었다. 우리 애기가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이다.

그게 이 할미가 할 일이었단다.

그리고 이제 우리 애기를 통해 너무 많은 복을 받고 행복을 누리다 갈 때가 되었음을 알았단다.

어떻게 알았냐고?

호호, 그건 우리 애기도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될 거다.

이 할미는 우리 애기 때문에 일찍 가는 게 아니다. 할미가 할 일이 끝났기 때문에 가는 거야.

하지만 우리 애기는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 더는 슬퍼하지 말고 네가 해야 할 일을 하거라.

그게 너를 살려주신 그분의 뜻을 따르는 일이야.

할미는 우리 애기가 할미의 말을 거스르지 않을 거라 믿는다.

네게 남겨야 할 말은 이미 모두 다했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마.

네가 할 일은 남은 인생동안 네 일을 즐기는 거란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어려움을 즐기고 즐겁고 행복할 때는 또 그 순간을 즐기면 되는 거란다.

슬플 때는 슬픔을, 기쁠 때는 기쁨을 맘껏 즐기고 표현하며 살다 오너라.

이 할미는 먼저 가서 우리 애기가 올 때를 기다리마.

잘 살 거라.

사랑한다 세린아. 그리고 네가 있어서 정말 행복했단다.


할미가.


“흑흑흑....크흐흑....어어엉......”

편지를 읽어내려가던 세린이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기어코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그를 지켜보던 희정도 편지내용을 읽었는지 말없이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었다.

“오빠....마음껏 울어요...흑흑....그리고 이제 그만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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