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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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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린
작품등록일 :
2014.10.23 19:27
최근연재일 :
2015.09.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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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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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살아 간다는 것은 ....2

이글은 픽션입니다. 설정상 현대와 다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름이나 기타 회사명이 같은 것들은 우연입니다.




DUMMY

어느덧 세린의 결혼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날 밤, 강원 FC는 30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오늘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승리를 거두면 우리가 자력 우승을 결정짓는 것이다. 역사에 남을 경기라고 생각하고 멋지게, 온 힘을 다해 뛰어주길 바란다.”

“그럼요, 감독님. 우리가 세린에게 줄 가장 멋진 선물이 자력 우승 아니겠어요? 오늘 경기에 제 목숨을 걸겠습니다.”

“야 이 자식아! 너 혼자 우승할 거냐? 축구 너 혼자 하느냐고!”

자신만 믿으라는 듯 큰소릴 치는 일환의 등을 경준이 후려치며 말하자 모두가 한바탕 웃어댔다.

세린 없이 무패를 이어온 그들이 자력 우승이 걸린 경기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걸 풀기 위해 조금은 과장된 제스츄어를 보이는 일환과 경준은 어느새 강원 FC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되어있었다.

그걸 가장 기뻐하고 격려해준 게 세린이었다.

재활을 마치고 조금씩 운동을 시작한 세린은 그들의 연습만큼은 꼭 챙기며 개인적인 코치를 해온 덕에 일환과 경준, 그리고 영진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던 것이다.





“전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K리그 30라운드 강원과 울산, 울산과 강원의 경기를 중계해드리겠습니다. 캐스터에는 저 이병주, 해설에는 박지상 해설위원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박지상입니다.”

“박 위원님, 오늘 경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올해의 K리그는 정말 대단한 팬들의 열기를 업고 매 경기 그야말로 용쟁호투를 연상시키는 박진감과 투지를 보여주는 정말 한국 프로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시즌입니다. 그중 강원은 2부리그에서 올라온 그해에 우승을 향해 질주하며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바로 이 경기에서 강원이 승리하면 자력 우승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란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한 강원이죠, 중반까지만 해도 조세린 선수에게 기대 연승을 이어왔습니다만, 조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에도 무패를 이어가며 25승 4무란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고, 드디어 이제 자력 우승이란 찬란한 빛을 발하는 자리 코앞에 스스로 올라섰습니다.”

“그렇습니다, 반면에 2위 전북이 18승 3무 9패, 3위 울산이 17승 2무 10패, 그리고 나머지 팀들은 승점 6점 이내에서 치고받으며 아직도 혼전을 거듭하고 있죠?”

“그렇습니다, 강원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절대 강자 없이 승패를 주고받으며 올 시즌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우와아아~~~`”

“조세린!”

“조세린!”


“아...전광판에 내일이면 결혼식을 올릴 조세린 부부의 모습이 등장하네요. 관중들 기립박수로 환영하고 있습니다.”

“네, 오늘의 K리그가 있게 한 장본인입니다. 부상으로 뛰지 못하지만, 선수들을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하게 하는 장본인이기도 하죠. 강원의 팬들뿐 아니라 원정 팬분들도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주고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만큼 우리 팬들께서도 성숙해지셨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맞습니다. 지역 연고를 강화해서 소시오 구단이라는 걸 성공시켰을 때만 해도 일각에선 다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아직 응원할 때 빼고는 별다른 사고 없이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제 경기가 시작될 텐데요. 아무래도 강원 선수들이 조 선수의 결혼 선물로 자력 우승이라는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하, 저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군요. 공교롭게도 오늘 경기가 조 선수의 결혼을 하루 앞두고 벌어지잖습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강원의 입장에서나 조 선수의 입장에선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선물이 되겠죠. 하지만 오늘 상대인 울산이 비록 3위 팀이긴 하지만 절대 만만치 않은 팀입니다. 게다가 2위와 한 게임 차라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각오일 겁니다.”

“그렇겠죠. 오늘 출전 선수명단을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울산은 원톱에 장신의 강신우 선수가 서고 양 날개에 안동현과 강태우가 나섰습니다. 미드필드 진영엔 제프리드, 마에다 하성원 선수가 포진했네요. 요즘 컨디션 최상의 선수들로만 선발을 내세우면서 필승을 다짐하는 울산, 4-3-3-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고요. 반대로 강원은 3-3-4라고 할까요? 전방에 투톱으로 정경준, 배일환 선수가 나서고 양 날개에 주력이 좋은 이영진과 김동국을 내세웠습니다. 미드필더에는 한수종과 신보민, 이덕재 선수가 포진했습니다. 이덕재와 한수종은 수비가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지요. 유사시에는 5백 체제로 전환되면서 수비를 강화하는 전술입니다.

오늘 특이하게 다른 경기와 달리 정경준, 배일환이라는 투톱을 들고 나왔는데요?“

“네, 그만큼 공격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볼 수 있죠.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만, 관건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덕재와 하수종이 얼마나 잘 뛰어서 제구실을 잘 해주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골을 넣어도 실점이 많으면 지게 되는 거죠. 이제 경기 시작합니다.”


“전반 15분이 경과한 지금 공수를 주고받으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경기를 보여주는 양 팀입니다. 아직 파울 한번 없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요즘 들어 이런 명승부가 자주 보이고 있다는 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죠.”

“네, 울산의 제프리드 중앙선 넘어 드리블, 좌측의 안동현에게 찔러준 공, 빠르게 적진을 파고드는 안동현입니다. 신보민 태클! 뒤를 받치는 강우규가 길게 걷어냅니다. 그대로 공 흘리며 뛰는 김동국! 순식간에 우측이 뚫렸습니다! 김동국! 중앙의 배일환에게 크로스! 배일환 헤딩! 고성규 골키퍼 쳐냈습니다! 다시 정경준 그대로 슛! 고오~~~올!! 드디어 선취점을 올리는 강원입니다! 1대0으로 앞서 갑니다!”


“우와악!!”

“정경준!”


“네, 정말 멋진 골이 나왔습니다! 신보민의 태클에 걸려 안동현 선수가 저지당하고 그 뒤를 받치던 강우규 선수가 무작정 걷어내는 게 아니라 정확히 김동국 선수 앞쪽으로 길게 보내줬죠? 그게 강원이 달라진 점입니다. 예전 같으면 밖으로 걷어내기에 바빴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플레이가 달라졌어요. 이건 미리 이런 상황에 대비한 훈련과 더불어 선수들이 마인드 콘트롤이 되어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경기를 읽고 있는 겁니다. 내게 볼이 오면 누구에게 연결해주겠다. 어디가 수비가 약하다. 하는 걸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다는 거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플레이를 했다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이런 게 우연이면 계속해서 나오질 않을 겁니다. 하지만 강원의 무서운 점이 이런 긴 패스를 이용한 일격을 가하는 역습에 있어요. 이건 미리 준비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플레입니다.”

“그렇군요.”

“그렇습니다. 거기다가 김동국 선수의 플레이도 훌륭합니다. 상대가 공격하느라 수비진용이 올라와 있는 점을 놓치지 않고 공을 끌지 않고 바로 크로스를 올렸다는 거, 그래서 수비가 제자리를 잡기 전에 배일환의 헤딩이 터지고 골키퍼가 선방하긴 했지만 쳐내기 바쁘다 보니 그 공이 정경준 쪽으로 굴러가고 슛을 허용하게 된 거지요.”

“그렇습니다. 정경준 선수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구석으로 밀어 넣었죠.”

“그렇습니다. 흥분하지 않고 슛하는 순간 다리에 힘을 빼고 빈자리에 살짝 방향만 틀어 패스하듯 정확히 슛했습니다. 대단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강원입니다.”

“하하, 이젠 조세린 선수가 없더라도 당당히 승리할 수 있는 팀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놀라운 발전을 보여준 강원입니다.”


경준이 골을 넣는 순간 세린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친구의 멋진 플레이에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박수를 힘차게 치는 세린의 모습에 희정도 기뻐하며 손뼉을 쳐댔다.

우연히 운이 좋아 골을 넣은 게 아니라 철저한 연습으로 이루어낸 하나의 작품과 같은 골이란 점에서 그를 흥분하게 했던 것이다.

‘이 정도면 월드컵에서도 해볼 만 할 거야!’

세린의 가슴에 내년 월드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세린은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의 플레이를 끌어내는 건 자신감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란 건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었다. 수많은 시간을 고된 연습을 통해 반복하면서 팀원 간의 호흡이 맞아가고 신뢰가 생길 때 생기는 게 자신감이었다.

자신감은 오만과는 전혀 다른 거라고 생각하는 그였기 때문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진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훈련하는 동료들을 챙기던 그였다.

그 결과가 지금 눈앞에 보이는 선수들의 자신감에 찬 플레이였다.

세린은 골도 좋았지만 그런 자신감과 열정으로 플레이해 나가는 팀원들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경기는 이후로도 팽팽하게 공수를 주고받으면서 진행되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강원이 3 대 1로 승리하면서 자력 우승의 축배를 들었다.


“감독님 이하 모든 코치진 여러분, 그리고 뒤에서 수고하신 구단 직원과 선수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의 우승은 전부 여러분 스스로 이루어낸 결과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세린이 마련한 축하 피로연장인 춘천 호반 호텔 스카이라인 연회장에는 강원구단의 모든 임직원과 선수들, 그리고 소시오 대표들까지 가득 모여 샴페인을 들고 축하를 하고 있었다.

세린이 축하한다는 말에 장내에 환호와 박수가 가득했다.

“우호~”

“우와아!”

-짝짝짝

샴페인을 뒤집어쓴 감독과 선수들을 비롯해 모두가 열광적인 환호와 박수로 자축했다.

“세린이 네게 주는 결혼 선물이다!”

“결혼 축하해!”

“축하한다! 세린아!”

일환과 경준이 우승컵을 들고 세린에게 건네주자 모두가 열렬히 박수를 쳐대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믿기지 않는 일을 해낸 선수들을 보며 세린이 울컥하는 마음에 우승컵을 받아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정말 최고의 결혼 선물입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오늘이 될 것입니다.”

세린이 물기 어린 음성으로 말하자 장내가 숙연해졌다. 기존의 구단 직원들이나 감독, 그리고 코치진과 선수들에겐 지난 일 년의 변화가 마냥 꿈처럼 여겨져 그의 말에 훌쩍이는 여직원도 있었다.

소시오 대표들도 정말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거렸다. 2부리그에 불과했던 팀이 1년 만에 한 인물에 의해 환골탈태를 했으니 누구나 그럴만했다.

감상적으로 변한 분위기를 깨려는지 일환이 버럭 소릴 질렀다.

“궁상 그만 떨고 힘내서 내일 첫날밤이나 잘 지내라!”

“으하하...”

“첫날밤은 아니지 않냐? 신혼여행이나 잘하고 와!”

“와하하...”

일환에 이어 경준까지 소릴 지르자 웃음이 터지고 희정이 얼굴을 붉히고 뒤돌아섰다.

“이 자식들이....결혼식 하고는 첫날밤이야, 임마!”

“그래, 너 잘났다! 첫날밤이 두 번이라 좋겠다!”

“와하하하...”

세린의 외침에 이어 다시 일환이 이죽거리듯 받아치자 연회장이 떠나갈 듯 웃음이 터졌다.

얼굴이 벌게진 세린도 어쩔 수 없는지 샴페인을 들이키곤 피식 웃었다.

“우승 보너스는 저기 일환이하고 경준이는 빼고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에! 뭐 그런 일이...너 사심으로 그럴 수 있어?”

“와하하하....”



다음 날 세린의 결혼식은 철통 같은 보안 속에 초대된 사람들만 참여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었다.

비공개 결혼식임을 미리 공지했음에도 결혼식장 밖에는 수백 명의 취재진과 수천 명의 소시오들이 몰려들었지만 모두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비공개로 한다고 했는데도 밖에 몰려든 사람들 수가 너무 많구나. 어쩌면 좋겠니?”

“미리 말했던 거니까 할 수 없죠. 어떻게 저 많은 사람을 모두 입장 시킬 수 있겠어요?”

세린이 성일의 말에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할 때 할머니가 다가왔다.

“세린아, 네 결혼을 축하하자고 온 사람들이다. 모두 널 사랑하는 팬들이고 네 결혼식을 알리기 위해 고생하는 분들 아니냐? 식장이 좁아 다 들어오진 못한다고 해도 소홀히 대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할머니, 그렇지만....너무 많잖아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요.”

“아범아, 네가 호텔 측에 알아보거라. 저분들이 편하게 세린이 결혼식을 볼 수 있는 방법과 손님 접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지 않느냐?”

어머니의 말에 성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세린의 얼굴을 번갈아 보다 결심했는지 입을 열었다.

“....알았어요, 어머니. 그럼 제가 호텔 측에 저들을 수용할 공간이 있는지 알아보고, 가능하다면 스크린을 통해서라도 볼 수 있게 할게요. 음식도 최대한 준비해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정말 좋겠구나!”

손주의 결혼식에 축하하기 위해 온 사람들에게 소홀히 하고 싶지 않은 할머니가 정말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자 세린도 어쩔 수 없단 제스츄어를 보이며 성일과 함께 호텔 관계자를 만나러 갔다.


“신부 입장!”

사회자로 나선 국민 MC 유혁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순백의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버지의 팔짱을 낀 희정이 반주에 맞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올 때마다 세린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이제 진짜 어른으로서의 출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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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살아간다는 것은... +6 15.08.26 5,641 1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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