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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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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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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504

작성
21.04.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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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부 판타지] 제1화 -의형제들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3부 판타지] 제1화 -의형제들


“뭐, 뭐야? 저기요!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요?”


지존피시방 흡연실.

담배를 태우던 남자는 갑자기 나타난 남성을 바라보며 눈을 비비고 또 비볐다.


“아, 머리야······.”


자신이 만든 무협세계인 검권천하.

검권천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판타지세계 마법의 시대와 마계, 천계를 한 번씩 다녀온 한영.


기나긴 여행의 후유증 때문이었을까, 머리가 심하게 어지러웠다.


한영이 담배를 태우던 남성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지존피시방이긴 한데, 여기 계속 있었던 거 맞아요? 분명, 방금까지는 없었는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헛게 보이나······.”


머리 어지러움이 어느 정도는 가시자, 한영은 흡연실에서 나갔다.


지존피시방이라고 그랬었지?

그럼 내가 검권천하로 들어오게 된 그 피시방인가?


상당히 눈에 익은 장소였다.

은둔의 왕국에서 경맥을 뚫으며 무의식의 저편으로 보았던 그 피시방이 맞았다.


그때.

빠르게 달려오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들은 점점 가까워졌다.


분에 넘칠 정도의 성대한 환영식이라고 해야 할까.

검은 정장의 남성들이 한영을 둥그렇게 에워싸며 포위했고, 한영은 일말의 긴장도 없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가며 남자들의 수를 셌다.


28명.

귀로 센 수와 정확히 일치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발자국 소리만으로 몇 명인지를 알아차릴 수 없다.


그 말은 즉!


한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를 잡아오라고 그러던가? 진용이가, 아니면 유양운이?”

“죽이지만 않으면 상관없다고 했다. 쳐라!”


검은 정장의 남성들이 일제히 한영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이 전해 받은 명령처럼, 딱 죽지 않게 끔만 만들 생각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대는 한영이었다.


검권천하에서는 화경의 경지에 올랐으며, 마법의 시대에서는 피스트 마스터라 불렸던 최고의 실력자.


비록 현실에서는 공력과 극의를 개방하지도, 허공을 밟고 달릴 수도 없겠지만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어마어마한 경험은 그대로였다.

환골탈태로 전투에 최적화된 신체 역시.


‘파바바바바바바박!’


1초.

달리 표현한다면 한영의 주먹이 여덟 번 움직인 시간이었다.


이와 동시에 얼굴과 목을 부여잡으며 쓰러진 남자들의 수도 여덟 명이었다.


“아아아!” / “크아아-” / “으윽-” / ······.


주변 사람들은 말릴 생각 또는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 싸움 장면을 촬영하기 바빴다.

정인이 본 ‘[실제상황] 1대30!’ 이라는 영상도 이 중에 한 명이 올린 것이었다.


물량에는 장사 없다는 말.

현실세계의 한영도 피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28명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것이었다.


한영은 쓰러진 자들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자 남은 20명은 감히 달려들 엄두도 내지 못하며 뒷걸음치기만 했다.


그런 상태로 지존피시방을 빠져나와, 대로변까지 나왔고,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사냥개들까지 합세하며 한영의 앞을 막아섰다.


한영은 빠르게 눈을 굴리며 머릿수를 헤아렸다.


정확히 61명.

그래, 이 정도는 돼야 할 만 하지!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렸고, 주먹을 천천히 얼굴 앞으로 가져갔다.


이미 한영의 움직임을 목격했던 처음의 28명은 눈치만 봤고, 반대로 새로 합류한 31명은 겁도 없이 여유만만해 보이는 한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영은 이들을 봐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윤진용이 불렀든, 유양운이 불렀든, 상관없어.

네들이 유엔더블유의 사람들이라면 뼈 하나씩은 부러져야 할 테니까!


환골탈태를 겪은 한영의 몸은 강철처럼 단단했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검은 정장의 남성이 주먹을 내지르자, 한영도 주먹을 뻗었다.


목표는 상대방의 주먹!


‘으뜩-’


소리는 짧았지만, 주먹 뼈는 수십 개로 조각났다.


“아아아아아!”


한영은 가볍게 뛰어오르며, 비명을 지르는 사내의 입에 무릎을 박아버렸고, 무릎을 회수하자 산산이 부서진 치아들이 우르르 쏟아졌다.


자, 다음!


발차기를 하는 자는 골반을 뒤틀어버렸고, 주먹을 내지르면 역으로 그 주먹을 박살냈다.


61명의 뼈 부러지는 소리와 비명으로 아수라장이 된 그때.

젊은 여자가 자동차 창문을 내리며 외쳤다.


“류한영 씨! 여기에요!”


얼굴은 한 번도 본 적 없었지만,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한영은 그 여자의 차로 달려가며 말했다.


“최정인 기자님?”

“빨리요, 빨리요! 성진 오빠랑 수영 씨가 위험해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정인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


같은 시각.

성진은 사지로 향하고 있었다.


한 때는 의형제들의 꿈이었던 장소.

그러나 검권천하가 유엔더블유로 넘어가면서, 리얼리티 인사이드가 문을 닫으면서, 그 꿈도 멈춰버린 곳.


흉가처럼 변해버린 리얼리티 인사이드의 신사옥 공사장 앞에 선 성진은 첫 삽을 떴던 그때를 찬찬히 떠올렸다.


한영이가 참 좋아했었지.

드디어 우리들의 건물이 생긴다고.


진용이랑 나도 방방 뛰면서 손바닥이 닳을 정도로 박수를 쳤는데.

아마, 직원들 전부 같은 마음이었을 거야.


그랬던 게, 불과 일 년 반 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 될 장소라는 걸 성진은 알 수 있었다.


정인에게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기 힘든 약속이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정인 씨······.


내게 다음 생이 허락된다면, 그때는 당신 곁에서 절대 멀어지지 않을게······.


성진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겼다.

그곳에는 한때는 의형제였던 사람과 여전히 의형제인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성진이 모습을 나타내자, 두 사람이 동시에 외쳤다.


“성진 오라버니! 오지 말아요!”라고 외치는 수영.

반대로, “어서와, 마성진.”이라며 손짓하는 윤진용.


오십 명? 백 명?

수십 명의 사냥개들의 머릿수를 눈대중으로 세며 성진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말했다.


“진용아, 제수씨는 보내주자.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윤진용이 앞으로 걸어나며 대답했다.


“이야, 우리 성진이. 살 빼고, 말투까지 바꾸니까 나조차도 깜빡 속았다니까. 완전 다른 사람 같잖아. 눈에 힘주는 것도 그렇고. 히토리짱이랑 사랑에 빠졌던 오타쿠 성진이는 대체 어디 간 거야?”


사냥개들이 일제히 소리 내어 웃었다.


“진용아, 부탁할게. 한때 의형제로 살았던 정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제수씨는 보내줘. 네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

“오호. 이제는 제법 거래도 할 줄 알고. 너 진짜 성진이 맞아?”

“부탁한다.”


성진이 90도로 고개를 숙이자, 뚜벅뚜벅 다가온 윤진용은 성진의 머리카락을 쥐며, 주먹으로 뺨을 수차례나 때렸다.


“부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이 버러지 같은 새끼야.”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다.

구타가 끝나자, 성진의 한쪽 얼굴은 일그러지다시피 너덜너덜해졌고, 때린 윤진용도 상당히 지쳤는지 상의 재킷을 벗으며 물었다.


“말해. 히든 퀘스트. 누구 아이디어야?”

“나, 나야. 전부 내가, 내가 하자고 그랬어.”

“흐하하하하. 우리 성진이가 거짓말까지 다 하네. 성진아, 우리가 의형제로 살아온 세월이 자그마치 10년이야. 10년이라고!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대충대충 사는 게 너란 인간이야. 당연히 한영이 아이디어겠지. 그 새끼, 그런 이상한 거 잘 하잖아. 안 그래?”

“정말이야. 정말 내 아이디어야. 제발 믿어줘.”


한영의 아이디어인 건 맞았다.

그러나 그걸 인정해버리면 수영에게 해가 될 수 있었기에, 성진은 끝까지 자신이 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류한영은? 그 새끼는 어디에 있는데? 자기 심장이라고 말하던 수영이가 여기 이렇게 묶여있는데, 그 새끼는 어디에 있냐고?”

“나도 몰라. 정말이야. 정말 나도 몰라.”

“내가 너보다는 한영이한테 볼일이 더 많거든. 아직도 류한영 보고 우리 대표님, 우리 대표님 하는 직원들이 많아. 대체 왜 그러는 걸까? 망한 회사 대표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오히려 지들 밥그릇 챙겨준 나를 더 떠받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

“하아, 재미없게 진짜. 성진아, 수영이 보내줄까?”

“저, 정말?”

“당연히 공짜는 아니지. 리철준!”


리철준이 걸어 나오자, 윤진용은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일전에 둘이 붙은 적이 있다며? 그때는 성진이 네가 이겼고. 내 앞에서 다시 싸워봐. 성진이 네가 이기면 수영이는 보내주고. 어때, 해볼래?”

“정말이야?”

“내가 약속 하나는 잘 지키는 거 알면서 그러네. 섭섭해지게. 리철준, 이길 수 있지?”

“네, 실장님.”


윤진용은 리철준의 어깨를 툭 치며 물러섰고, 그들만의 경기장을 만들어줬다.


성진은 자세를 낮추며 태극권 특유의 자세를 취했다.

죽기 살기로 싸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이긴다!


그러나 리철준의 반응은 성진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그는 격투 자세라기보다는 그저 가볍게 주먹을 들어올리며 성진에게 무언가의 눈빛을 보냈다.


뭘까? 대체 왜 저러는 걸까?

설마!


리철준은 주먹을 쥔 손의 엄지손가락을 펴서 자신을 한 번, 수영이 있는 쪽을 가리켰다.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성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리철준은 성진만 볼 수 있도록 세 손가락을 작게 폈다.


그리고.

셋, 둘, 하나!


성진과 리철준은 동시에 수영에게로 달려갔다.

리철준은 수영을 옥죄고 있는 밧줄을 풀었고, 성진은 달려오는 윤진용의 수하들을 막아냈다.


“오라버니, 성진 오라버니, 괜찮아요? 얼굴 좀 봐······.”

“미안해, 제수씨. 괜히 제수씨까지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리철준이라고 그랬지? 도와줘서 고맙다.”

“일단은 여기를 벗어나는 게 우선일 것 같군.”


그러나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하에서 적으로 돌변해버린 리철준을 보며, 실소를 내뱉는 윤진용.


“역시, 리철준 네가 언젠가는 이럴 줄 알았지. 하지만 그게 지금이라 참으로 실망스럽군.”


의심이 많은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윤진용은 리철준을 믿지 않았다.

리철준을 감시했고, 감시하는 자를 또 감시했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감시하고 또 감시했다.


그게 윤진용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다 죽여.”


윤진용의 명령에 부하들이 성진과 리철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손에는 쇠파이프를 하나씩 든 채로.


리철준이 말했다.


“퇴로를 확보하겠다. 여인을 데리고 나가라.”

“너는?”

“알아서 하겠다.”

“······고맙다.”

“다음에 만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겨뤄보자.”


앞으로 달려나가는 리철준.

비밀요원으로 살아오며 숱하게 죽음의 문턱을 오갔던 그였기에,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성진 쪽이었다.


윤진용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성진의 몸 상태는 정상적이지 못했고, 수영을 부축하며 도망쳤지만 뱃속의 아이가 걱정돼서 빠르게 달리지도 못했다.


리철준이 최선을 다해서 퇴로를 확보해줬지만, 성진과 수영은 어느덧 윤진용의 부하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이제는 정말 피할 방법이 없겠구나, 싶은 그때!


한 사내가 걸어오며 외쳤다.


목소리에는 살기가 짙게 깔려 있었다.


“윤진요옹!”


수영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사랑하는 오직 한 사람.


“한영 오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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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3부 판타지] 제4화 -최종화 +6 21.04.18 596 15 22쪽
144 [3부 판타지] 제3화 -생중계 21.04.17 475 13 11쪽
143 [3부 판타지] 제2화 -희생 21.04.16 459 13 12쪽
» [3부 판타지] 제1화 -의형제들 +2 21.04.15 454 13 12쪽
141 [2부 AOM(완결)] 제28화 -천국과 지옥(2) +2 21.04.14 448 13 13쪽
140 [2부 AOM] 제27화 -천국과 지옥(1) 21.04.13 441 13 12쪽
139 [2부 AOM] 제26화 -작별 +4 21.04.12 437 14 13쪽
138 [2부 AOM] 제25화 -탄로 21.04.11 449 14 12쪽
137 [2부 AOM] 제24화 -활성화(2) 21.04.10 449 14 12쪽
136 [2부 AOM] 제23화 -활성화(1) 21.04.09 447 14 11쪽
135 [2부 AOM] 제22화 -Project AOM 21.04.08 449 14 11쪽
134 [2부 AOM] 제21화 -생과 사 21.04.07 462 14 13쪽
133 [2부 AOM] 제20화 -내부고발(2) +2 21.04.06 493 14 13쪽
132 [2부 AOM] 제19화 -내부고발(1) 21.04.05 505 14 13쪽
131 [2부 AOM] 제18화 -네크로맨서(2) 21.04.04 473 13 13쪽
130 [2부 AOM] 제17화 -네크로맨서(1) 21.04.04 485 13 12쪽
129 [2부 AOM] 제16화 -탈출 21.04.01 466 13 12쪽
128 [2부 AOM] 제15화 -지상 최강의 부대 +2 21.03.31 484 14 13쪽
127 [2부 AOM] 제14화 -단테 +2 21.03.30 480 13 12쪽
126 [2부 AOM] 제13화 -아군과 적군 21.03.28 484 12 13쪽
125 [2부 AOM] 제12화 -신곡 21.03.27 475 13 11쪽
124 [2부 AOM] 제11화 -구출 21.03.25 474 13 12쪽
123 [2부 AOM] 제10화 -악마보다 악마같은 21.03.24 478 13 11쪽
122 [2부 AOM] 제9화 -선전포고 +2 21.03.23 488 13 12쪽
121 [2부 AOM] 제8화 -표절과 실험실 쥐 +1 21.03.22 497 13 12쪽
120 [2부 AOM] 제7화 -숨바꼭질 +1 21.03.21 511 13 12쪽
119 [2부 AOM] 제6화 -조우(2) +2 21.03.20 514 13 11쪽
118 [2부 AOM] 제5화 -조우(1) +2 21.03.19 532 13 13쪽
117 [2부 AOM] 제4화 -단서 +2 21.03.18 51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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