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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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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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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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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7,504

작성
21.03.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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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부 AOM] 제6화 -조우(2)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2부 AOM] 제6화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아무리 과정이 중요하다한들, 결과물이 과정을 최종적으로 결정짓기 때문이다.


검권천하를 둘러싼 리얼리티 인사이드와 유엔더블유의 소유권 분쟁싸움.

성진은 자신이 피땀 흘려 만든 검권천하를 타인의 소유물로 인정해버린 장본인과 마주하고 있었다.


강남의 최고급 한정식 집에 들어선 한정희는 중년의 남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판사님, 갈수록 얼굴이 좋아지셔요.”

“국장님만 할까요. 이분이신가 보군요. 저를 만나고 싶다던 사람이요.”

“네. 원래 꿈이 판사였대요. 판사님이 롤모델이었고요. 김준호 기자, 인사드려. 김함흠 판사님이셔.”


성진은 적의(敵意)를 미소로 감추며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IT뷰 신입기자 김준호라고 합니다.”

“얘기는 들었습니다. 앉으시죠.”


성진이 자리에 앉자, 김함흠이 물었다.


“제가 롤모델이었다고 하니, 묻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왜죠? 우리 대한민국에는 저 말고도 훌륭한 판사들이 많잖아요.”


저 말고도? 단단히 착각하고 있네. 당신은 절대 훌륭한 판사가 아니야.

법치주의에서는 존재하면 안 되는 그런 사람이라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성진은 내심을 완전히 감추며 준비해온 대답을 했다.


“기술과 과학이 발달할수록 하나의 물권에 대한 이해관계인의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소유권에 대한 경계도 변화하고 있고요. 하지만 경계해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악의적으로 소유권을 쟁탈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김함흠이 흥미롭다는 듯이 김준호 기자를 바라봤다.

성진은 말을 이었다.


“판사님의 판결은 소유권 분쟁에 대해서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고요. 당연히 존경받으실 분이십니다.”

“하하하, 바로 앞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민망하군요.”

“특히나 검권천하를 유엔더블유의 소유권으로 인정한 판례는 더더욱 명판결이었습니다. 저 역시 검권천하를 즐기는 한 명의 유저로서, 불필요한 분쟁을 하루 빨리 마무리지어주신 판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앉은 자리에서 성진은 가볍게 고개를 숙인 다음, 김함흠의 잔에 술을 따랐다.

김준호 기자의 말이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김함흠은 시원하게 원샷을 한 후, 그 잔을 성진에게 건넸다.


“자, 한 잔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그 사건은 조속히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였죠. 그 누가 그런 대작을 그렇게 작은 회사가 만들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렇게 작은 회사라면, 리얼리티 인사이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런 이름이었던가요?”


성진은 속이 부글부글 끓는 걸 간신히 참아냈다.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회사, 그런데 당신 그거 알아?

그런 회사가 실제로 검권천하를 만들었고, 당신이 뒷돈 받아 쓴 판결문 때문에 우리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걸!


참으로 허탈했던 그날이 떠올랐다.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잠도 거의 자지 못하고 검권천하를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투자자였던 유엔더블유가 돌연 검권천하의 소유권을 주장했고,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검권천하는 법적으로 유엔더블유의 것이 되고 말았다.


법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고 바보처럼 믿었던 자신을 수없이 때리고, 욕했던 판결이 확정되던 그 순간을 성진은 결코 잊은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판결문을 적은 사람과 마주하고 있자, 당시의 기억들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성진은 쓰디 쓴 속을 술 한 잔으로 달래며 김함흠 판사에게 물었다.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미안하지만, 그건 말씀드릴 수 없겠네요.”


줄곧 대화를 듣고만 있던 한정희가 입을 열었다.


“자, 준호는 이제 소원 풀었지?”

“네, 국장님.”

“앞으로 종종 뵙게 될 거야. 판사님, 우리 김 기자 예쁘게 봐주세요.”


수차례 술잔이 더 오갔고, 성진은 김함흠을 만나고자 했던 진짜 목적을 실행했다.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성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실수인 척 테이블에 올려져있는 김함흠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고, 재빨리 똑같은 기종으로 바꿔치기를 했다.


지금부터 당신의 추악함을 전부 까발려줄게!

재판 뒷거래하는 판사가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면, 과연 어떤 반응일까?


*


한편, 그 시각.


집에서 성진을 기다리는 정인은 안절부절해하며 거실을 수도 없이 돌아다녔다.

한정희를 생각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처럼 불안했고, 김함흠을 생각하면 어린 아이 홀로 물가에 둔 것처럼 걱정이 끝도 없었다.


마성진 씨가 실수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초조와 긴장, 불안 짙은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현관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띠띠띠띠, 띠.’


‘디리링-’


“왔어요? 어떻게 됐어요?”

“짠!”


성진은 가방에서 스마트폰 하나를 꺼내며 흔들었다.

정인이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며 물었다.


“휴우······. 안 들킨 거 맞죠?”

“바꿔치기 당한 거 생각도 못할 걸? 원래 있던 파일은 전부 옮겨놨고,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해뒀으니까 누굴 만나는지, 누구랑 통화하는지 전부 확인할 수 있어.”

“진짜 심장 떨려서······. 일단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보자구요!”

“응!”


예상과는 달리, 금융 거래 기록은 깔끔한 편이었다.

고액이 오간 흔적도 없었고, 일반적인 직장인의 카드 사용내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해야 할까, 뒷돈 받는 사람이 자신의 계좌로 돈을 받지는 않을 테니까.

김함흠 역시 수억을 받는 차명계좌가 따로 있었다.

아직 성진과 정인이 발견하지 못했을 뿐.


정인의 성진의 팔을 흔들며 재촉했다.


“딴 거, 딴 거. 통화목록 확인해 봐요.”


참으로 감사하게도 김함흠은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버릇이 있었고, 정인과 성진은 그의 민낯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정인이 말했다.


“대법관 후보자가 얼마나 청렴결백한지 사람들이 알면 완전 까무러치겠는 걸요?”


맛보기라고 해야 할까.

정인은 재판거래 정향이 드러난 몇 개의 정보만 추려서 여러 언론사에 퍼뜨렸다.


*****


장수들은 제7기사단장인 레이모드의 결정의 계속해서 이의를 제기했다.


“단장님! 이곳은 변종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지역이지 않습니까? 어찌하여 이곳으로······.”

“지금으로서는 가장 안전한 길이다.”

“안전하다고요?”

“두고 보면 알 것이니, 진군을 멈추지 말라.”


장수들은 기사단장의 카리스마 넘치는 답변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걱정이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제7기사단의 이동경로에는 힘으로는 따라올 몬스터가 없다는 트윈 헤드 오우거가 다수 출몰하는 지역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걱정은 의문으로 바뀌어있었다.


“어, 어찌······.”

“트윈 헤드 오우거가 다 죽어 있잖아? 대체 누구?”


가슴팍에 커다랗게 구멍이 뚫린 놈들도 있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얼음 창에 일직선으로 꿰뚫린 놈들도 보였다.

상급기사들도 버거워한다는 트윈 헤드 오우거들의 참혹한 시신에 제7기사단 전원이 넋을 놓고 있는 그때, 잠깐의 여흥을 마치고 돌아온 한영이 레이몬드에게 말을 걸었다.


“길은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다시 가시죠.”

“네? 아, 네! 전군! 계속 진군하라!”


레이몬드가 한영에게 물었다.


“제3군단과 합류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어찌하실 계획이시옵니까?”

“일단은 이 전쟁을 함께 치를 생각입니다. 알아야 할 것들도 있어서요.”

“네, 알겠습니다.”

“단장님께서는 저와 제 벗이 군단장님을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십시오.”

“그야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왜 그러십니까?”

“군단장님의 성격이 워낙 괴팍하셔서요. 그분이 마스터께 실수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


제3군단의 진영에 도착한 제7기사단.

한영의 제3군단에 대한 첫 인상은 패잔병 모임과 다르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부상병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았고, 4만이라는 병력은 그 수의 반에 반도 되지 않아 보였다.


말에서 내린 레이몬드가 한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괴팍하다는 말과는 달리, 군단장은 제법 점잖은 사람처럼 보였다.


잠시 후, 한영은 군단장의 막사에서 그와 마주했다.


“레이몬드 경에게 들었습니다. 피스트 마스터를 뵈옵니다. 저는 제3군단의 부군단장 ‘레이체’라 하옵니다.”

“부군단장이라고요? 그럼 군단장님은요?”

“해골드래곤의 습격으로 인해 사망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잠시 군단장직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그랬군요. 피해가 적지 않은 것 같던데요?”

“병력의 4분의 1만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렇게 살아있다는 게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레이체는 며칠 전의 끔찍했던 순간이 떠올랐는지,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한영은 정보가 필요했다.


“해골드래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힘드시겠지만,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우리 제3군단은 ‘로엔’ 산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악마군의 후미를 덮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갈라지며 해골드래곤이 나타났고, 그 이후의 상황은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답변을 마친 레이체는 고개를 떨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영이 다시 물었다.


“제 벗과 해골드래곤을 상대하면서 어떠한 존재를 봤습니다. 아마도 그자가 해골드래곤을 조종한 것 같습니다.”

“해골 드래곤을 조종했다고요? 그,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아마도 드래곤을 죽이고, 그 시체를 언데드화 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서, 설마!”

“짚이는 거라도 있습니까?”


얼마나 놀랐는지 레이체는 입을 다물지도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몇 년 전에 아룬탄덴트 대륙을 피바다로 만들었던 흑마술사가 있었습니다. 4제국의 소드 마스터들이 모두 모여 그 흑마술사를 쓰러뜨렸다고 들었건만······.”

“흑마술사요? 그럼 인간이라는 말인가요?”


그때였다!

군단장의 막사 밖에서 병사들의 공포에 질린 비명이 찢어질 듯이 쏟아졌다.


“사, 살려줘!” / “저, 저리가!”


다급하게 막사 밖으로 나간 한영과 레이체, 밖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죽은 자들이 다시 일어섰고, 살아있는 자들을 닥치는 대로 물어뜯고 있었다.

그렇게 살점이 뜯겨져나가며 생을 마감한 자들은 곧 다시 일어나서 살아있는 자들을 공격했다.

그 수가 점차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언데드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다.

즉, 술사가 근처에 있다는 말!


한영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허공의 한 지점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쾅!’


피스트 블레이드가 타격한 그곳에는 마법사 로브같은 옷을 입고 있는 한 존재가 있었다.

한영은 그 존재를 향해 허공을 밟으며 뛰어올랐다.


“이번에는 안 놓친다, 사이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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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3부 판타지] 제3화 -생중계 21.04.17 475 13 11쪽
143 [3부 판타지] 제2화 -희생 21.04.16 459 13 12쪽
142 [3부 판타지] 제1화 -의형제들 +2 21.04.15 454 13 12쪽
141 [2부 AOM(완결)] 제28화 -천국과 지옥(2) +2 21.04.14 448 13 13쪽
140 [2부 AOM] 제27화 -천국과 지옥(1) 21.04.13 441 13 12쪽
139 [2부 AOM] 제26화 -작별 +4 21.04.12 437 14 13쪽
138 [2부 AOM] 제25화 -탄로 21.04.11 449 14 12쪽
137 [2부 AOM] 제24화 -활성화(2) 21.04.10 449 14 12쪽
136 [2부 AOM] 제23화 -활성화(1) 21.04.09 447 14 11쪽
135 [2부 AOM] 제22화 -Project AOM 21.04.08 449 14 11쪽
134 [2부 AOM] 제21화 -생과 사 21.04.07 462 14 13쪽
133 [2부 AOM] 제20화 -내부고발(2) +2 21.04.06 493 14 13쪽
132 [2부 AOM] 제19화 -내부고발(1) 21.04.05 505 14 13쪽
131 [2부 AOM] 제18화 -네크로맨서(2) 21.04.04 473 13 13쪽
130 [2부 AOM] 제17화 -네크로맨서(1) 21.04.04 485 13 12쪽
129 [2부 AOM] 제16화 -탈출 21.04.01 466 13 12쪽
128 [2부 AOM] 제15화 -지상 최강의 부대 +2 21.03.31 484 14 13쪽
127 [2부 AOM] 제14화 -단테 +2 21.03.30 480 13 12쪽
126 [2부 AOM] 제13화 -아군과 적군 21.03.28 484 12 13쪽
125 [2부 AOM] 제12화 -신곡 21.03.27 475 13 11쪽
124 [2부 AOM] 제11화 -구출 21.03.25 474 13 12쪽
123 [2부 AOM] 제10화 -악마보다 악마같은 21.03.24 478 13 11쪽
122 [2부 AOM] 제9화 -선전포고 +2 21.03.23 488 13 12쪽
121 [2부 AOM] 제8화 -표절과 실험실 쥐 +1 21.03.22 497 13 12쪽
120 [2부 AOM] 제7화 -숨바꼭질 +1 21.03.21 511 13 12쪽
» [2부 AOM] 제6화 -조우(2) +2 21.03.20 515 13 11쪽
118 [2부 AOM] 제5화 -조우(1) +2 21.03.19 532 13 13쪽
117 [2부 AOM] 제4화 -단서 +2 21.03.18 51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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