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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살아보니, 은행장 되기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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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작품등록일 :
2024.05.19 10:20
최근연재일 :
2024.07.15 17:2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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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6
추천수 :
75
글자수 :
192,790

작성
24.07.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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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미래가 보이니 투자가 너무 쉽다.

DUMMY

은행장은 윤필수에게 100억 전결한도를 부여했다.

이 금액 내에서는 어떠한 상품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트레이딩 경험이 전혀 없는 윤필수를 팀장으로 임명시키다니?

모든 부서장들이 반대했으나 은행장은 뜻을 관철 시켰다.


[잃어도 괜찮아. 맞으면 대박.]

은행장의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한 글이다.


학문적 의미에서 위험과 보상은 정비례 한다.

위험이 없으면 이익도 적다.

많은 이익을 얻으려면 그만큼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감내하는 위험보다 돌아오는 결과물이 몇 배 더 클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경마장에서 드물게 일어나는 수십 배의 상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꼴찌가 일등을 하는 경우 일어난다.


투자의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과 반대에 있는 상품은 싼 가격에 거래된다.

그리고 아주 가끔 주목 받지 않는 곳에서 대박이 일어난다.


은행장 입장에서는 윤필수의 황당한 전망.

예언에 가까운 파격적인 보고서를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윤필수의 건의대로 은행 전체적으로 여신을 축소하거나,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했다가, 평온하게 경제상황이 돌아간다면, 은행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다.


지금도 임원들이 차기은행장 지위를 노리고 정계에 줄을 댄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자칫하면 자기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윤필수의 예언이 족집게처럼 적중했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엔 너무나 정확하다.

앞으로도 방향이 그렇게 흘러간다면, 보험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은행 전체적인 입장에서 100억은 손해가 나더라도, 잃어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반면 윤필수의 전망이 맞으면 대박이다.

투자로 벌어 들이는 금액은 별개로 치더라도.

나중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이다.


[한독은행장. 미리 금융위기를 감지하고 리스크 헤지를 하다.]

만약 이런 평가를 받는다면, 은행장 연임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아니면 규모가 더 큰 금융기관의 장으로 발탁되거나.


은행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해 볼만한 게임이었다.


[리스크헤지 트레이딩팀]이 결성되었다.

팀에는 세명의 트레이더들이 배치되었다.


“우리가 할 일은 은행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구축하는 겁니다.”

윤필수가 팀의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리스크헤지 트레이딩팀]은 은행장 직속이다.

모든 거래는 은행장에게 보고 된다.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니 소신대로 하라.}

그가 은행장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

트레이더들은 수긍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들도 윤필수의 소문은 익히 들었다.

수개월 전 발표한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

처음엔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서서히 주목하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금융시장 전망입니다.”

윤필수가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 시작했다.


“조만간 동남아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리 확신하십니까?”

직원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트레이더 경험이 전혀 없는 팀장의 발언에 거부감이 들었다.


“동남아 금융기관들은 달러 부채를 많이 가지고 있어요. 만기연장이 안되면 급격하게 달러가 빠져나가고 통화가치가 급락할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위기가 온다는 건 지나친 비약이 아닌지요?”


“제가 분석한 자료에는 동남아 금융기관들의 달러 조달 방법이 대부분 단기대출로 충당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도 채권자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이상, 가능성이 작다고 봅니다.”

트레이들은 윤필수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큰 계약은 부담스러우니 적은 금액을 동남아 통화 하락에 베팅해주세요. 그다음 결과를 지켜봅시다.”


’서두르지 말자. 조금만 있으면 나한테 자세를 굽힐걸.‘

윤필수는 처음부터 무리하지는 않았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뉴스가 들려왔다.


[태국 바트화 폭락]


바트화 하락에 베팅한 윤필수는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액은 작지만 분명 놀라웠다.


“와~ 팀장 이야기가 맞았어.”

“어쩌다 한 번이겠지. 계속 맞출 수 있을까?”

“미래를 알고 있으면 모를까. 어림없지.”

회의실이 팀원들의 대화로 시끄러웠다.


“여러분. 처음 거래는 결과가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성공할 겁니다.”

“네. 그러길 바랍니다.”

아직 팀원들은 냉소적이다.


’다음은 규모가 꽤 큰 대기업 차례야.‘

윤필수는 지난 생에서 일어난 사건을 차례대로 기억해냈다.


“조만간 10대 기업중 하나가 부도 위험에 빠질 겁니다.”

“네? 그 정도까지 기업들이 어려운가요?”

아직 팀원들은 반신반의했다.


대기업의 부도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아직 재계 순위가 높은 기업은 문제가 없다고, 정부와 주거래 은행에서 장담하고 있다.

설마 어렵다고 해도 정부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낙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튀고, 주식은 폭락할 겁니다.”

윤필수가 앞으로의 일들을 예상했다.


“지금도 이미 그런데요?”

“아니요. 훨씬 더.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환율은 850원을 넘고 있었고, 주가지수는 6백선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다.


“원달러 상승에 베팅하고, 주가지수 선물 매도 포지션을 삽시다.”

윤필수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환율이 상승하고,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이다.


“최근에 많이 올라간 상태라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책임은 제가 집니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용자금의 반만 투자합니다.”

윤필수는 이번에도 무리하지 않았다.

투자금의 반은 남겨두었으니 남들로부터 무모하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을 것이다.


은행장이 오랜만에 윤필수를 불렀다.


“음~ 얼마 전 바트화 약세에 베팅해서 큰 수익률을 올렸더군.”

“네. 투자규모가 적어서 절대 수익금액은 미미합니다.”

“그래도 처음 투자가 성공했으니 의미가 있지.”

은행장은 윤필수를 격려했다.


“그런데 말이야. 이번에 포지션에는 꽤 많은 금액을 걸었던데..”

“네.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올라가는 방향으로.”

“거기에 주가지수 선물매도까지.”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 정도까지 간다면 꽤 메가톤급 충격이 온다는 이야기인데.”

“맞습니다. 앞으로 부도가 나는 회사는...”

윤필수는 기업의 이름까지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상당히 확정적으로 이야기하니 두렵군, 이미 회사 이름도 알고 있는 눈치야.”

“---------”


“허 허. 설마 자네, 미래에서 이리로 온 것은 아니지?”

“네. 하하하 그럼요.”


정확히 포지션을 잡고 일주일 후.

재계순위 8위 K자동차그룹이 부도유예협약 체결에 들어갔다.

사실상 부도나 마찬가지였다.


“팀장님! K자동차 소식들었나요?”

트레이더가 헐래 벌떡 찾아왔다.

“뉴스에서 봤습니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윤필수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설마설마 했는데.”

팀원들이 서서히 윤필수를 경이로운 눈길로 보기 시작했다.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진행하였다.

변함없이 한국경제는 건실하며 어떠한 위기징후는 없다고 강조하였다.


드디어 환율이 900선을 넘었다.

주가지수는 500선을 하향 돌파했다.


“이보게, 윤대리! 다음엔 뭔가?”

“우리나라 경제 앞으로 어떻게 되나?”

“내가 XX그룹에 신용을 많이 퍼주었는데 괜찮을까?”

이제는 부서장들이 앞다투어 윤필수를 찾고 있다.


어느새 그는 [금융계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은행장이 그를 급히 불렀다.

“윤대리! 자네 정말 모든 걸 다 알고 있군.”

“그냥 여기저기에서 뉴스를 보다 보니까 감이 오는 겁니다.”


“음~ 앞으로 어떻게 흘러가겠나?”

“두세 고비를 더 넘겨야 합니다. 기다리는 것 밖에는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달러를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졌다.

미국 투자은행에서는 [아시아 시장과의 이별]을 외치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우와! 팀장님! 우리가 계약해 놓았던 달러 환율 포지션의 수익이 상당해요.”

“주가지수 선물매도에서도 이익이 엄청나요.”

팀원들은 현 상태를 즐기고 있었다.


“비결이 뭔지 가르쳐주세요”

진심으로 자신들의 팀장을 우러러보고 있다.


“비결? 그건 말입니다. 제게는 보여요.”

윤필수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러지 마시고 좀 자세히 알려주세요”


’정말입니다. 미래가 보이니 투자가 너무 쉬워요.‘

윤필수가 마음속으로 속삭이며 잠시 우쭐해졌다.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기쁜 마음보다는 미안한 마음을 가집시다.”


“우리가 벌어 들이는 수익은 누군가의 피눈물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어요.”


그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투자하고 싶지는 않았다.

남을 해치는 돈은 벌고 싶지 않았다.


지옥에서 자신이 살아온 만큼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지금은 자신의 직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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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아보니, 은행장 되기 참 쉽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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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1997년에는 크리스마스 캐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24.07.15 10 0 10쪽
» 미래가 보이니 투자가 너무 쉽다. 24.07.12 20 0 9쪽
40 국가 부도의 서막이 울렸다. 24.07.11 20 0 10쪽
39 드디어 시작이군. 부도 일보 직전이야 24.07.10 31 0 9쪽
38 “비상 계획을 짜보게.” 24.07.05 35 1 10쪽
37 신용이 문제야. 내 신용을 형편 없이 만들자. 24.07.04 30 0 11쪽
36 지난 생에서는 고스란히 당했지만, 지금 생에서는 다른 길을 갈 거야 24.07.03 48 0 9쪽
35 달러가 1700원까지 간다고? 완전 미친 놈이구만. 24.07.02 41 0 9쪽
34 내 딸이니까 닮은 구석이 하나라도 있어야지. 24.07.01 51 0 11쪽
33 네가 버린 카드도 내가 가꾸면 보석이 돼. 24.06.28 45 0 10쪽
32 정신차려. 넌 내가 버린 카드를 주웠어. 24.06.27 55 1 9쪽
31 심지어 자기의 피가 아닌 남의 피를 타고 난 경우에도. +1 24.06.26 56 1 10쪽
30 사랑에 2등은 없다. +1 24.06.25 61 1 11쪽
29 나쁜 일을 저질러 놓고, 지나고 나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1 24.06.24 60 1 11쪽
28 후폭풍. +1 24.06.21 62 1 10쪽
27 동작 그만! 지금부터 금융실명제 실시 +1 24.06.20 62 1 10쪽
26 100억 예금을 받았다 +1 24.06.19 57 1 9쪽
25 전설적인 사채업자 명동 불곰 +1 24.06.18 58 1 8쪽
24 쉿! 대마왕이 깨어나고 있다. +1 24.06.17 62 1 10쪽
23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또 다른 나입니다.] +1 24.06.13 68 1 11쪽
22 머리 좋은 사람이 영업도 잘하더라. +2 24.06.12 65 1 9쪽
21 머리가 이기나? 발바닥이 이기나? +1 24.06.11 68 1 10쪽
20 나는 인생 험하게 살았다. 어쩔래? +1 24.06.10 68 2 10쪽
19 머리 좋은 건 인정, 근데 싸가지가 너무 없다. +1 24.06.07 78 2 11쪽
18 은행장이 될 겁니다. +1 24.06.06 82 2 10쪽
17 [화장실에 귀인(貴人)이 숨어있다.] +1 24.06.05 94 2 11쪽
16 착하게 살아라. 그러지 않으면 지옥 간다. +1 24.06.04 96 3 9쪽
15 의문의 사진 +1 24.06.03 96 3 12쪽
14 컨닝의 천재. +1 24.05.31 106 3 10쪽
13 back to the past +1 24.05.30 10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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