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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 살아보니, 은행장 되기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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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파파
작품등록일 :
2024.05.19 10:20
최근연재일 :
2024.06.28 08:25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1,924
추천수 :
42
글자수 :
154,397

작성
24.06.1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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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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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쉿! 대마왕이 깨어나고 있다.

DUMMY

한독은행 강당.

여기저기에서 신문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고 있다.

”팍! 팍!“

MBS, KBC 방송국에서도 촬영준비를 하고 있다.


[한독은행 신입행원 프로모션 수상식]

상장과 트로피를 들고 있는 두 사람.

기자가 요청하는 대로 포즈를 취하지만 영 어색하다.


”두 사람 축하해요. 앞으로도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해주세요.“

은행장이 다가와 격려를 하였다.


”오~ 필수! 굿 잡. 굿 잡.“

키가 큰 외국인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폴 슈나이더 부행장이었다.


”두 유 노 힘?“

은행장은 외국인 부행장과 신입사원이 꽤 친한 사이처럼 보이자 궁금했다.


쑥덕쑥덕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지더니.

”리얼리? 푸 하하.“

은행장이 폭소를 일으켰다.

”윤필수 씨!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당신이 도와주었네요.“


은행장 자신도 이번 행사가 이렇게 까지 커질지는 몰랐다.


그는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라이벌 신일은행보다 항상 뒤처지는 실적.

자연히 주식 가격도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대주주에게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

이대로 가다가는 행장 연임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


은행장에게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실적개선을 위해 전 직원들에게 헝그리정신을 깨워주고 싶었다.


‘신입직원이 세일즈를 해봐야 얼마나 하겠어? 조직에 자극을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해.’


하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에 크게 놀랐다.

베테랑 직원들도 하루에 10개 이상 계좌를 유치하긴 힘들다.

그런데 신입이 50개 이상 척척 만들어 대다니.


단순한 숫자 뿐만 아니라 영업의 질도 우수했다.

변호사와 세무사를 엮는 코업 마케팅 아이디어.

개업을 앞둔 회사를 집중공략하여 급여계좌 유치.

일선 영업점에도 전파가 가능한 영업방식이었다.


‘판을 더 크게 키워야겠어.’

은행장은 생각을 달리했다.


”비서실장! 인맥을 최대한 동원해서 신문, 방송국 기자를 불러.“

끈질긴 근성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신입 은행원 소식.

그는 충분한 뉴스거리가 된다고 생각했다.

대주주에게도 알려지면 손해 볼 것은 없었다.


여기저기 바쁘게 불려 다니며 악수와 인터뷰를 하는 윤필수.

눈은 상대방을 응시하고 있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차있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 전 수첩에 적었던 글.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또 다른 나입니다.-

수수께끼의 그 존재는 이렇게 답했다.


‘분명 나의 글씨가 맞아.’

점점 이 글을 쓴 당사자는 바로 자신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번에는 단답형에 그치지 않았다.

윤필수가 잠이 든 사이 제법 많은 글이 이어졌다.

여러모로 고민을 많이 안겨준 내용이었다.


-우리는 앞으로 30년 후 죽을 운명이다.-

‘헉! 30년 후이면 내 나이 60살? 너무 빨라. 지금부터라도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어.’

윤필수는 오래 살고 싶었다.


-지옥에 떨어졌다가 구제 되었다.-

‘젠장! 영혼이 있기는 있나 보네. 도둑질도 몇 번 했는데. 어쩌지? 떼먹힌 돈을 찾은 거니까, 조금은 봐주겠지?’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또 그렇게 될 운명이다. 다시는 그곳에 가고 싶지는 않다.-

-지금까지는 잘하고 있다. 나의 충고를 열심히 들어라.-


‘무섭군, 지옥에 떨어질 운명이라니’

하루종일 그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단어 [지옥].


방송국 코디가 다가왔다.

화면발이 잘 받도록 두 사람 얼굴에 가벼운 화장을 하고 있다.

윤필수의 이마가 훤하게 보이자 머리카락을 앞으로 내리고 있다.

김철민의 도드라진 메부리코를 감추느라 볼터치를 하고 있다.


아직도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그에게 마이크가 쑥 다가온다.


”윤필수 님! MBS 방송국 XXX기자입니다. 처음이라 떨리겠지만 잘해봅시다.“

”네.“


”짧은 시간이지만, 전국 방송을 타게 되면, 시청자가 수 십만 명이 될 겁니다.“

”그래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행장님께서 특별히 요청하신 사안이니까, 잘 해야 돼요.“

”조금 떨리네요.“


”레디 고.“

감독의 촬영싸인이 떨어졌다.


”윤필수 님! 이번에 한독은행 신입행원 프로모션에서 대상을 차지했는데, 비결이 뭡니까?

“우선 팀원들이 잘해주신 덕분입니다. 굳이 비결을 꼽는다면 발바닥이 닳도록 열심히 다닌 덕분이죠.”


“그렇군요. 거듭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과거의 윤필수였다면 분명히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개인 역량을 키워서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아니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금융인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도 이제 변했다.

“한독은행장이 목표입니다.”

“음~ 역시 최우수상 수상자 답게 원대한 꿈을 가지고 계시군요.”


옆에서 자기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김철민.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당연히 은행장이 될 겁니다.”

“오~ 그렇군요. 두 분 모두 은행장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예정된 인터뷰가 끝났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웃고 있다.

“팡! 팡!‘

기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미소를 짓는 가운데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

’윤필수 이 자식! 상 한 번 받았다고 으스대고 있어. 은행 실무를 제대로 습득하려면, 네 머리로는 쉽지 않을걸.‘

’김철민! 머리만 좋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지. 두고 봐.‘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윤필수는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한일정 사장을 찾아갔다.


”사장님! 덕분에 오늘 방송국과 인터뷰했어요.“

”그렇지? 여기에도 이미 다녀갔어.“


”괜히 영업하시는데 방해된 것은 아닙니까?“

”방해라니? 그 반대일세.“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우리식당이 곧 TV에 나온단 말이야. 흐 흐. 다 자네 덕분이야.“

한일정 사장은 함박 웃음을 지었다.


”꿈을 크게 가지게. 자넨 매우 특별한 존재야. 타고난 영업력과 불굴의 의지. 아무도 가지지 못한 천부적인 자질을 갖추었다고.“

”그런가요?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필수는 씨익 웃어넘겼다.


”은행장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보게.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네.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은 있어요.“


윤필수는 수첩 속 미지의 존재가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지옥에 떨어졌다가 구제 되었다.-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또 그렇게 될 운명이다.-


’지옥에 떨어졌다면, 그 존재가 살아온 내 인생은 실패에 가깝지 않았을까?‘

한 편으론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인생을 좀 더 살아본 경험으로 하는 말인데, 정말 성공하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해.“

”알려주세요. 사장님!“


”일단 부지런함과 머리는 증명되었으니 제쳐두고. 조직 내에서 원수를 만들지 말게. 때로는 우군 100명보다, 원수 1명 때문에 일을 그르친 것을 보았네.“

”네. 그런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그 담에는 운도 많이 따라야겠지. 그건 말 그대로 운이니까. 통제권 밖이고...“

한일정 사장은 숨을 들이마시고 깊이 생각하는 듯했다.


”제일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배우자를 잘 만나야 돼. 자네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있나?“

”아직 없어요.“


”너무 계산기 두드려 여자를 선택하지 말게. 내 친구 중에 이런 놈이 하나 있었어. 육사를 졸업하고 직업군인의 길을 택했지. 머리도 총명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도 남달랐어. 누가 봐도 장군감이었다고. 그런데 말이야. 이 친구는 자기에게 확실한 줄. 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결국 집안 대대로 별자리가 수두룩한 가문의 여자와 결혼했지. 어떻게 되었겠나?“

”저한테 말씀하시는 걸로 보아서는, 안 좋았나 봅니다.“


”그 집안 전체가 대통령한테 찍혔는지 별이 우수수 다 떨어졌네. 그 친구도 소령으로 그만두었지.“

”운이 안 좋았네요.“


”골치 아픈 이야기는 그만두고, 맛있는 고기나 구워 먹자고. 최고급으로 대접할 게.“

윤필수와 사장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TV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주방송국 XXX기자. 지역 주택가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일어나고 있는데, 용의자가 잡혔다고요?“

”네. 경찰은 최근 수차례 발생한 방화 용의자로 이모씨를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정신이상자로 의심된다고요?“

”네. 인터뷰를 들어 보시죠. 정상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횡설수설하고 있어요.“


화면이 바뀌고 겁을 먹은 듯한 중년 남성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다.

”정말 내가 그런 게 아니에요. 대마왕이란 악마가 내 몸에 들어와 있어요. 이놈이 에너지가 떨어진다고 자꾸 불을 내고 돌아다녀요. 제발 믿어주세요...“


사장이 답답한지 TV를 껐다.


”하여튼 요즘 나약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대마왕은 무슨..“


****


회색지대에서 윤필수가 게이트로 뛰어든 순간.

대마왕의 계획도 모든 것이 뒤틀렸다.

할멍사자를 피해 게이트로 몸을 던졌고, 터널을 타고 이승으로 빨려 들어갔다.


여러 인간의 몸속으로 파고들어, 영혼을 파먹고 있지만,대마왕은 여전히 배가 고팠다.


’이놈은 착해 빠져서 도대체 분노의 감정이 하나도 없군. 불이라도 질러서 겨우 연명은 하고 있지만, 다른 영혼으로 갈아타야겠어.‘


’저놈의 몸속으로 들어 가볼까? 인상도 더러운 게 분노의 감정이 꽤 있겠는 걸?‘


대마왕은 방화범을 취조 하고 있는 형사의 몸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나저나. 윤필수 그놈을 어디에서 찾지? 빨리 그놈을 먹어 치워야 해. 아니면 파멸 시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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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쉿! 대마왕이 깨어나고 있다. 24.06.17 38 0 10쪽
23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또 다른 나입니다.] 24.06.13 38 0 11쪽
22 머리 좋은 사람이 영업도 잘하더라. +1 24.06.12 40 0 9쪽
21 머리가 이기나? 발바닥이 이기나? 24.06.11 44 0 10쪽
20 나는 인생 험하게 살았다. 어쩔래? 24.06.10 44 1 10쪽
19 머리 좋은 건 인정, 근데 싸가지가 너무 없다. 24.06.07 46 1 11쪽
18 은행장이 될 겁니다. 24.06.06 51 1 10쪽
17 [화장실에 귀인(貴人)이 숨어있다.] 24.06.05 59 1 11쪽
16 착하게 살아라. 그러지 않으면 지옥 간다. 24.06.04 63 2 9쪽
15 의문의 사진 24.06.03 66 2 12쪽
14 컨닝의 천재. 24.05.31 75 2 10쪽
13 back to the past 24.05.30 70 2 12쪽
12 게이트가 열렸다. 24.05.29 67 2 10쪽
11 소원을 말해봐 24.05.28 65 2 11쪽
10 해방의 날 24.05.27 7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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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24.05.23 78 3 13쪽
7 [회색지대(灰色地代)]. 24.05.22 82 3 12쪽
6 지옥에서 구제되다. 24.05.21 83 3 10쪽
5 희망, 보시 24.05.20 83 3 11쪽
4 판결 24.05.20 8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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