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 실종사건 (60)
“일단 돌아가시죠-”
지구대원의 대답을 들은 세 번째 형사가 본인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를 향해 당장이라도 주먹을 날릴 듯한 기세로 다가서던 그 순간, 갑자기 두 번째로 서 있던 안경을 쓴 형사가 본인의 팀장을 향해 말했다.
“뭐?!”
“돌아가자고요-”
“야, 그냥 이렇게···”
“일단 가서 생각하시죠!!”
두 번째 형사가 강력히 얘기하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을 짓던 4팀장은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피더니, 이내 그의 의견을 받아들인 듯 몸을 홱 돌려 최 형사와 김 형사를 향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골목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이어 두 번째 형사도 밖으로 나가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형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김 형사를 향해 자신의 명함을 던지듯 건네며, 끝나는 즉시 바로 연락을 하라고 명령하듯 말을 하고는 마찬가지로 골목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김 형사가 명함을 구기듯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여전히 안절부절 옆에 서 있던 지구대원이 들리지 않게 낮은 목소리로 최 형사를 향해 말했다.
“저 중부서 형사 4팀이라는 사람들, 분명히 뭔가 수상해 보이죠?”
“야, 말해 뭐해. 백 프로지. 쟤네가 어떻게 알고 그렇게 빨리 여길 찾아와?!”
“근데 왜 그냥 저렇게 돌아갔을까요?”
“너는 지금 이 상황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예? 아뇨, 당연히 말이 안 되죠-”
“그거야-! 지금 보는 눈이 몇 갠데, 저렇게 비상식적으로 우겨대면 분명 뭔가 여기랑 관련이 있다고 의심받을 게 뻔한 상황이잖아. 우리가 틀린 말 한 것도 하나 없고, 또 뭔가 관련 있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우리가 말하기도 했으니까. 그러니까 그나마 생각이 있는 그 안경 쓴 형사가 일단 후퇴하자고 말한 거 아냐-”
“아···”
“아직 긴장 늦추지 마. 저것들 언제 다시 사건 빼가려고 손쓸지 모르니까-”
“아, 예.”
김 형사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대답하던 그때.
갑자기 여관 건물 안에서 누군가 넘어질 듯 다급히 뛰어나오며 소리쳤다.
“혀, 형사님!!! 이, 이것 좀 보세요!! 빨리요-!!!”
“왜, 왜 그러세요?!” 뛰어나오는 지구대원을 보며 김 형사가 놀라 물었다.
“저, 저기 안에 배, 배, 백골이 있어요!!!”
“예?!!”
“아니 씨X, 백골이라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야! 김 형사! 넌 일단 너한테 진술했던 그 덩치 자식부터 데려와! 저긴 내가 가볼 테니까-!!” 최 형사가 다급히 외쳤다.
“예?! 걔는 왜요?!”
“걔가 백골에 대해 말했었어?!”
“아, 아뇨-”
“그러니까 데려와서 물어봐야 할 거 아냐-! 걔 말고 지금 입 여는 애가 또 있냐?!”
“아-! 예!”
김 형사는 대답한 후, 남자를 따로 분리해둔 순찰차가 있는 곳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리고 이어, 최 형사는 지구대원을 따라 황급히 여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70]
“야 이 새끼야-! 너 사실대로 안 불어?! 인마, 사람이 죽은 건 아예 차원이 다른 얘기야-!!”
최 형사가 김 형사와 함께 여관 1층 오른쪽 구석에 있는 창고 안에 서서 김 형사에게 조직에 대한 것들을 털어놨었던 남자를 보며 소리치듯 말했다.
그러자, 남자가 억울하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말했다.
“진짜 모른다니까요?!! 내가 알았으면 아까 이 형사님한테 얘기했겠죠!! 왜 사람 말을 안 믿어요-!!!”
“야! 앉아!! 인마! 니가 아까 털어놨던 말이 다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 확인도 안 됐어!! 우리가 무슨 근거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우리한테 칼 휘두르려고 했던 양아치 새끼 말을 곧이곧대로 믿냐?!”
“아니, 내가 나 살겠다고 내가 알고 있는 우리 조직에 대한 것들 싹 다 털어놨잖아요!! 마약 받아서 실험한 것까지 얘기했는데,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냐고-!!”
남자는 정말 억울한 듯이 인상을 잔뜩 구기며, 수갑 찬 양손으로 본인 몸을 마구 때리며 말했다.
“아아- 진정 좀 하시고요! 그럼, 본인이 생각할 때 저 1층 비밀 공간에 백골 시신이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이번엔 김 형사가 남자를 보며 말했다.
“나도 몰라요-!! 아 나도 소름 돋는다고!! 우리는 애초에 저게 있는지도 몰랐고, 들어가 본 적도 없다니까요?! 아니, 주인 방은 맨날 그 노인네가 차지하고 앉아있는데, 우리가 그 주인 방 벽장 뒤에 비밀 문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어떻게 아냐고요!!!”
“어떻게 거기 공간이 있다는 걸 모를 수가 있어?!! 여기 처음 온 나도 그냥 2층 방 창문에서 밖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주인 방 뒤쪽으로 뭔가가 증축돼서 붙어 있고, 거기 무슨 공간이 있다는 걸 바로 알았는데!!” 다시 최 형사가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아 진짜 모른다니까요?!! 내가 그런 걸 왜 따지고 있냐고, 그 쓸데없는 걸! 내 할 일도 많은데!! 그 노인네나 다른 인간들한테 물어보세요, 좀!!”
“다들 입을 꾹 닫고 있는데 어떻게 물어봐요!!” 김 형사가 소리쳤다.
그런데 그때.
지구대원 한 명이 다급히 형사들이 있는 창고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저, 형사님-!”
“아, 예. 무슨 일입니까?” 최 형사가 대답했다.
“정확한 건 과수대에서 나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저희가 추정컨대 백골은 여성 시신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습니까?! 이유는요??”
“육안으로 확인된 작은 체구 사이즈나 골반뼈 크기 때문도 있는데, 백골 옆에 놓여있던 천 같은 걸 들춰서 확인해보니 옷이었습니다. 여성복이요. 물론 정확히 본인 것인지는 DNA 대조를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선 여러 정황상 여성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래요?! 흠··· 아, 혹시 신장이 170cm 정도 되어 보이던가요? 아니면 그것보다 작아 보이던가요?”
“아··· 백골 상태라 정확하진 않지만, 확실히 그렇게 키가 크진 않았던 거 같습니다. 160cm나 그 이하에 가깝지 않나 생각되네요.”
“그렇군요··· 예, 일단 알겠습니다. 연락은 다 하셨죠?”
“예, 과수대도 몇 분 내로 도착할 걸로 보입니다. 아 그리고요, 형사님. 또 중요하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 뭐죠?”
최 형사의 대답에, 지구대원은 그에게 바짝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씀하셨던 투약이 명확해 보이는 두 사람에 대해서 먼저 방금 마약 간이 시약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왔습니다!”
“예?!”
“아니, 어떻게 그러죠?!” 옆에 있던 김 형사가 믿기 어렵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저도 그건 잘···”
“여기서 실험을 해왔다고 말했잖아. 아직 간이 검사로 확인이 불가능한 약이겠지. 예, 일단 알겠습니다. 나머지 사람들도 혹시 모르니까 간이 검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아, 잠시만요-!” 나가려던 지구대원을 붙잡으며 김 형사가 말했다.
“예?”
“혹시 뭐, 거기 있던 사람들 중에 진술을 하겠다거나 뭔가 알고 있다고 하는 사람은 아직도 없는 거죠?”
“예. 뭐 관련자들은 전부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고, 이송된 위급한 실험 대상자들 외에 나머지 대상자들도 아직 뭔가 진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자발적 투약 인원들은 알고 있는 게 없어 보이고요.”
“아, 예. 고맙습니다. 혹시 뭔가 말하겠다고 나서면 바로 알려주십쇼-”
.
잠시 뒤, 지구대원이 나가고.
이어서 김 형사가 최 형사를 향해 물었다.
“혹시 박지우 씨일까 싶어서 물어보신 거죠?”
“그래, 맞아. 한 달이면 혹시 모르잖아.”
“그렇죠··· 근데 뭐, 일단은 아닌 걸로 보인다니까 다행이죠.”
“다행이긴 인마! 쥐도 새도 모르게 저렇게 사람이 죽었는데, 다행은 무슨 다행!”
“아니, 최 형사님! 그 얘기가 아니라, 당연히 우리가 찾고 있는 실종자가 안 죽은 게 다행이라는 거죠-!”
두 형사가 얘기를 주고받고 있던 그때.
갑자기 수갑을 찬 채 조용히 이들의 말을 듣고 있던 남자가 끼어들며 말했다.
“실종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형사님들이 찾고 있던 사진 속 그 남자는 여기서 찾으셨잖아요-”
“야! 신경 꺼 인마-” 최 형사가 말했다.
“근데 그 남자 있잖아요. 약에 취해서 뭔가 이상한 얘기를 늘어놨었는데, 이거 말씀드릴 테니까 저 진짜 수사에 협조했다고 좀 꼭 적어주세요. 예?!”
“이상한 얘기?! 야, 자세히 좀 말해봐!” 최 형사가 그제야 관심을 가지며 다시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협조했다고 적어주시라고요-!”
“아, 알았으니까 말해보라고-!”
“··· 그 남자요. 처음에, 그러니까 어제 해뜨기 직전에 어떤 여자랑 여기 왔었거든요? 그 여행 가방 끌고요.”
“여자?!”
“걔가 만나러 가야 하는 여자가 있다고 택시에서 말했던 여자인가 보네요-!” 김 형사가 최 형사를 보며 소리쳤다.
“그 여자는 어떻게 생겼는데?!” 최 형사가 계속해서 남자를 보며 물었다.
“여자요? ··· 키가 좀 크고, 단발머리였어요.”
“야, 좀 더 자세히 말해봐. 키가 어느 정도였는데?! 자, 잠깐! ··· ··· 자, 이렇게 생겼어?!”
최 형사가 말하다 말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남자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박지우가 찍힌 CCTV 사진이었다.
“아··· 얼굴은 자세히 모르겠는데··· 사실 그때 그 여자가 거의 얼굴 전체를 다 가리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거든요-” 남자가 최 형사가 보여주는 핸드폰 속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하···”
“머리 스타일은 비슷해요?! 키는요?!” 이번엔 김 형사가 물었다.
“머리 스타일은 이 정도 되는 단발머리가 맞고요. 키는··· 뭐 정확하게 잰 건 아니지만, 그래도 165cm에서 170cm 사이 정도 되지 않나 싶은데요.”
“그래요?! 최 형사님!! 저 0895 차주 김형빈이 같이 데리고 왔었다는 여자, 진짜 박지우 씨인 거 아니에요?!!”
“··· 그럼 그때 박지우를 납치한 게 아니라, 그 박지우 차가 있던 창고에서 박지우 스스로 0895 차량으로 갈아타고 간 건가?!”
“그, 그랬을 수도 있죠!!”
“야, 그래서! 그 뒤로 어떻게 됐는데?! 여자는? 여자는 지금 어딨는데?!” 최 형사가 남자를 향해 다급히 물었다.
“그, 그게. 그 남자랑 같이 방에 있다가 몇 시간 뒤에 혼자 그 여행 가방 가지고 나갔어요.”
“뭐?! 확실해?!!”
“예. 그 여자가 나가는 걸 제가 2층에서 직접 봤으니까요.”
“정확히 언제!!”
“저, 정확히는 잘··· 아마 낮 12시도 안 됐던 거 같은데···”
“야, 김 형사. 시간 체크 해놨다가 나중에 주변 CCTV 확인해보자고!”
“예, 최 형사님.”
“아! 그리고 그, 김형빈이 썼던 그 방에서 모발 있는 거 싹 다 찾아다가 박지우 거랑 일치하는지 DNA 대조도 해보고!”
“아- 예. 좋은 생각이네요!”
“그리고!” 최 형사가 다시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예?!”
“그 남자가 약에 취해서 뭐 이상한 얘기 늘어놨었다며!!”
“아-! 그게요. 그 여자 가고 나서 혼자 약 하다가 취해서는, 자기가 원래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딱 싫어하는데, 그 데이빗인가? 아무튼 뭐, 그 개새끼가 계속 신경질 나게 자기한테 이래라저래라 한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더라고요-”
“근데 그게 뭐가 이상한데!!”
“아 잠시만, 계속 들어보세요, 좀!”
“말해!”
“그래서 제가 그 데이빗이 누구냐고 물어봤거든요? 싫어하면 시키는 대로 안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면서요-”
“그 자식 원래 자주 오던 애야?! 우리가 여기서 찾았던 걔 말야.”
“아, 아뇨. 처음 온 거예요. 남자 여자 둘 다요.”
“니넨 그럼 모르는 애들도 전부 받는 거야?!”
“아 당연히 아니죠. 그건 노인네가 관리하는 건데, 뭐 어떻게든 사전에 얘기가 됐으니까 들어올 수 있었겠죠-”
“흠··· 그래서, 물어봤는데. 뭐래?”
“그랬는데, 다짜고짜 짜증을 내면서 니들 데이빗 모르냐고, 데이빗 그 자식이 조만간 여기도 없애버릴 거라고, 그 자식은 흔적이란 흔적은 하나도 안 남기고 싹 다 없애버린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
“뭐, 원래 약에 취한 사람들은 이것저것 자기 얘기 많이들 하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걔는 다짜고짜 우리가 있는 여기가 없어진다고 하고, 또 그러더니 데이빗 그 자식은 사람도 없앨 수 있다면서 갑자기 자기가 없어지면 자기 좀 찾아달라면서 막 우는 거예요-”
“울어?! 갑자기??”
“예. 약에 취해서 혼자 중얼거리면서 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건 아닌데, 앞에 그런 얘길 하고서는 진짜 곧 죽을 사람처럼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얘가 하는 말들이 다 진짠가 뭔가 싶었죠. 뭐, 그게 다예요, 이상한 얘기 했었다는 게. ··· 실종자인가 찾고 있다면서요. 그럼 그 데이빗인가 뭔가 그 인간을 한 번 찾아보세요-!”
“야 인마.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조용히 해! 나도 누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 딱 질색이거든?!”
“들은 거 기억해서 얘기해줘도 그러네···” 최 형사가 호통치듯 말하자, 남자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어서, 김 형사가 최 형사를 보며 말했다.
“최 형사님. 혹시 데이빗이라는 그 인물이 지금 저희 사건이랑도 관련이 있을까요?”
“모르지! 뽕쟁이 새끼가 중얼거렸던 거까지 하나하나 일일이 확인하고 있을 순 없잖아! 일단은 뭐, 그 여자가 박지우가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보고. 그다음에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야지. 데이빗이 누군지-”
“아- 근데 그 자식이 입을 안 여니까···”
“야, 나중에 되면 지 스스로 초조해서 열게 돼 있어. 일단 저렇게 차에 좀 놔둬 봐-”
“예-”
김 형사의 대답에 이어, 최 형사가 다시 의자에 앉은 남자를 쳐다보더니 이내 발로 그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
“야, 그리고! 너 인마, 진짜 니 윗선에 누가 있는지 몰라?!”
“아 모른다니까요-!”
“어떻게 조직에 대해서 그 정도까지 아는데 위에 누가 있는지, 누가 일을 시키는지를 몰라 인마!!”
“말했잖아요!! 조직에 대해서 그나마 깊이 아는 건 그 노인네가 다 말해줘서 아는 거고요! 여기가 실험실 비슷하게 바뀐 이후로는 위에 누가 있는지 뭐 그런 거 아무것도 몰라요! 아예 그냥 조직이 바뀌었다니까?! 그 전에 있던 사람들이 남아있는지 어쩐지, 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다고요! 분위기도 그 전이랑 아예 달라-!!” 남자가 점점 더 목소리가 높아지며 말했다.
“이 자식이 어디서 소리를···!! 왜 몰라 인마! 그래도 조직인데 어느 정도 교류가 있을 거 아냐!!”
“없어요, 없어! 나도 여기 이 그지 같은 여관에 갇혀 살기 싫고, 교류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요. 전혀 없어요! 위에서 누가 그런 건 돈 안 되는 쓸데없는 짓이니 하지 말라고 시킨 건지, 아니면 지금처럼 경찰에 걸렸을 때 우리만 딱 꼬리 자르고 다른 데서 계속 해쳐먹으면서 조직이 지속되게 하기 위해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생각하시는 그런 교류 같은 건 전혀 없었고요. 말했던 것처럼 우린 전부 그 노인네를 통해서 얘기를 전달받아요, 이제-”
“하··· 진짜 답답해 미치겠네, 이거···”
남자의 말을 들은 최 형사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
그러자, 김 형사가 남자를 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 그래도 뭐, 조직에 대해서 아주 사소한 거라도 좋으니까 수사에 도움 될 만한 게 있는지 좀 떠올려 보세요. 그래야 우리도 본인을 도울 거 아니에요- 지금 이렇게 수사에 협조를 한다지만, 그래도 본인이 저지른 죄가 있잖아요-”
“아니! 내가 아는 건 다 말했다니까?! 하- 진짜. 뭘 더 어떻게 말하라는 거야···!”
“아, 그럼 그. 니들 뒤 봐주고 있다는 그 경찰들 정체는 아냐?!” 최 형사가 다시 남자를 보며 물었다.
“경찰요?!”
“시치미 떼지 말고 인마!!”
“아니, 경찰이 뒤를 봐주고 있는 건 맞는데요. 저도 자세히는 몰라요-! 그냥 그렇다고 듣기만 했으니까. 그것도 노인네가 결국 전화해서 요청하는 거니, 난 알 길이 없지-”
“여기 앞에 인천 중부서 아냐, 혹시? 뒤 봐주고 있다는 데가?”
“중부서요? 아니 난 진짜 모른다니까···”
“최 형사님. 진짜 모르는 거 같은데요-” 김 형사가 최 형사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아- 이 새끼 진짜. 도움 되는 게 없네- 그럼 뭐, 라진 인터내셔널에 대해서는-!” 최 형사가 말했다.
“예?!”
“니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그 라진에 대해서는 뭐 아는 게 없냐고-!”
“거긴 이미 경찰들한테 탈탈 털렸잖아요! 근데 내가 어떻게 뭘 더 정보를 줘요-”
“아니 이 새끼야, 그건 니가 신경 쓸 필요 없고 인마! 우리가 알아서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할 테니까 일단 말을 좀 해보라고-!”
“아니···! 하···”
“뭐, 경찰이 혹시 모를 만한 정보라든지, 아니면 뭐 거기가 어떻다더라, 경찰이 털고 난 이후에 어떻게 됐다더라 하는 소문이랄지, 뭐 없을까요?” 김 형사가 최 형사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한 듯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남자를 향해 나긋한 말투로 물었다.
그러자, 남자는 최 형사가 말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듯 중얼거렸다.
“하··· 라진··· 라진에 대해서라··· 다들 알고 있는 거 말고는 없을 텐데··· 라진이라···”
“아니면 뭐, 기본적인 중요한 정보라도 좋아요. 혹시 우리가 모르는 걸 수도 있으니까-”
“흠··· 뭐가 있을까··· 라진··· ··· 아! 혹시 그건 알아요?! ··· 아, 아니다. 이건 뭐, 워낙 유명하니까-”
“아니 이 새끼가 장난하나. 왜 말을 하다 말아!!” 최 형사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자, 잠시만요, 최 형사님. 진정하세요. 저기요, 유명하다뇨? 뭐가요?” 김 형사가 최 형사를 진정시키며 다시 남자를 향해 물었다.
“이건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 않나 싶은데···”
“그러니까, 그게 뭔데요-!”
“··· 라진 인터내셔널이라는 그 조직을 처음 만든 사람이 경찰이라는 거.”
“에, 예?!!”
“뭐,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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