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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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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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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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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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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204화 당장의 편함과 득이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DUMMY

204화 당장의 편함과 득이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찾아온 대마도주의 말에 김반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좋은 소식? 무엇이오?”

“아무래도 번거로운 시문 일을 한 번으로 그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웃으며 하는 말이나 김반은 다소 의아함을 느끼며 대답을 늦추니 대신하여 심기원이 입을 열었다.


“전에 그 사람들 오는 것이 끊이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분명히 그건 좋은 일이군요. 사귀고 친분을 다지는 것을 중하지 않다고 하진 않으나 오는 길이나 가는 길과 달리 이곳에서는 그것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닙니까.”

“그래, 그렇지.”


다소 미심쩍은 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미심쩍음을 제공한 본인 앞에서 그걸 논하기에는 부적절하다 여긴 김반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쇼군께서 이번에 새해 축하를 위해 오는 분들 가운데 명망 높고 유력한 분들을 꼽아서 소개해주실 겁니다. 물론 그렇게 추려도 적지 않은 수가 되겠지만 사람을 살피기도 좋으실 겁니다.”


도움이 될 거라는 말에 김반은 물끄러미 요시나리를 보더니 사람 좋게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대마도주께서 우리를 이렇게 도와주시니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내 지금은 달리 갚을 일이 없으나 나중에 꼭 이 일을 기억하여 두겠소이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이니 기억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대는 정녕 군자의 풍모가 보이시는구려. 훌륭하시오.”


김반이 연이어 좋은 말을 건네니 요시나리는 겸연쩍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제게 금칠을 하시니 영 부끄러워 계속 있기 어렵군요. 식사를 편하게 하시고 제 부끄러움을 피하기 위해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 말을 하고 요시나리가 물러나니 가만히 그 나감을 보고도 한참 그가 나간 문을 보던 김반은 천천히 입을 열어서 심기원을 불렀다.


“부사.”

“예, 말씀하시지요.”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길게 함이 예의가 아님은 알고 있으나 당장 논할 일이 있는 거 같소이다.”

“저야 거의 다 먹은 참이니 괜찮습니다.”


심기원은 그리 말하고는 빈말이 아니라고 하듯 수저를 내리니 김반은 빙그레 웃으며 마찬가지로 수저를 내려놓았다.


“허면 차라도 한잔하며 따로 말하십시다.”

“예, 정사.”


이윽고 상을 물리고 사람마저 물려 찻잔만 사이에 두고 마주한 김반은 주변을 한번 살핀 후 입을 열었다.


“대마도주를 너무 좋게 보지 마시오.”

“왜인은 간사하여 신의를 지킨 적이 없다고 함을 저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한 경계는 오히려 부추기는 꼴이 됩니다.”


경고와 비슷한 말을 김반이 하니 심기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에 김반은 심기원이 다소 오해하였다 여기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 믿지 말라는 말이 아니오. 그리고 저자가 우리에게 무언가 해코지하려고 의심하라는 말도 아니었소.”

“허면 무엇을 경계하여 그리 말씀하신 겁니까?”

“어제오늘 돌아가는 일을 보니 일이 마치 우리에게 좋은 것처럼 흘러가서 그렇소.”

“일이 좋게 흘러감은 좋은 일이 맞지 않습니까?”


심기원이 어리둥절하여 되물으니 김반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마땅히 노력하여 얻은 것이라면 그렇게 여김이 마땅하겠지. 하지만 이것이 그러한 일이오?”

“정사와 저야 그렇지 않다고 한들 대마도주가 하지 않았습니까.”

“아, 부사께서 말한 그대로요. 재주는 대마도주가 부렸지. 허면 그 값은 누가 챙기는 거요?”

“그건......”


물음에 대답이 궁해진 심기원은 그대로 입을 다물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에 김반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도움이 있음은 사실이며 좋은 일 또한 있으나 그 모든 것에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대마도주며, 그러한 것들에는 당연하게도 이유가 있는 법이오. 그러니 도움을 폄하하거나 해준 일들을 없이 여길 필요는 없으나 그것이 딱히 우리를 위함이 아니라 그에게도 득이 있어서 행함을 기억하시오.”


김반은 찻잔을 들어서 한 모금 입에 넣은 후 마른 입과 칼칼해진 목을 달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예전에 내 형님께 들은 말이 있소.”

“신독 선생님 말씀이군요.”


김반의 형이 누구인지 금세 떠올린 심기원은 조금 더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신독, 홀로 있어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언행을 삼감을 이르는 말이며 김집이 호로 삼은 단어이기도 했다.


그 행실이 그 호에서 어긋남이 없음은 물론이고 당금 그만한 학식을 쌓은 이가 누가 있는가 물어보면 기껏해야 그 제자로 근래 새로이 명성을 올리고 있는 송시열이라 견줄 것이라 말할 것이다.


물론 혹자는 송시열이 더 대단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르나 다르게 보면 당금 조선 전체에 그저 송시열의 스승이 아니라 서로를 비교할 정도로 논해진다는 점에서 그 위상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유배하여 눈과 귀가 어두웠다고 하나 그러한 이의 명성도 모를 정도로 어둡지 않았던 심기원은 사뭇 긴장하며 김반을 바라보았다.


이러한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반은 두 눈을 감고 기억을 되새기더니 눈을 감은 채로 말을 덧붙였다.


“아니지, 형님께서 말씀을 나누는 것을 보고 그 후에 더 논했다고 해야 하겠군. 전에 신풍 부원군의 일로 서로 편을 갈라 논하던 때에 듣고 그 뒤에 다시 따로 토론하였으니.”


신풍 부원군이라는 말에 심기원은 이 이야기가 전에 전국 사대부가 모두 눈과 귀를 향했던 그 일임을 깨달았다.


“무슨 말이었습니까?”

“대단한 것은 아니오. 사람은 편함을 좇는다고 하였지.”

“......예?”


무슨 대단한 논리나 기이한 이야기가 나올까 싶어서 긴장하던 것이 무색하게 김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대단히 단순한 이야기였다.


혹여 누군가 배움이 없는 이가 들었다면 그것이 무에 대단한 말이냐며 물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심기원은 그렇게 나설 정도로 정신이 없지도 않고 예의가 없지도 않았기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어떠한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순함에 진리가 있음이라, 나는 그 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소. 그 편함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유학자라는 말도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있지.”

“좋은 말씀이긴 합니다만......”


여전히 이 일과 관계가 어찌 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심기원이 난처한 얼굴로 물으니 김반은 더 뜸 들이지 않고 품은 말을 입에 담았다.


“유학자들은 편함을 좇아서 사는 걸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본디 그러는 것이 본성이니 과연 사대부가 아닌 이들은 어떨 거 같소?”


사대부가 아닌 이들은 어떨 거 같냐는 말에 심기원은 어렴풋이 하고자 하는 말을 알 거 같았다.


“이곳 일본에 사는 이들도 사람이니 그들 역시 편함을 좇겠습니다.”

“그리고 그 편함에 공으로 남을 도와주는 일은 맞지 않지.”


아귀가 맞지 않다고 이르는 말에 심기원은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고민했다.


대마도주가 이득을 챙기려고 드는 일이야 조금 전에 이 일을 은으로 기억하겠다고 할 때는 물론이요, 그가 사양과 겸양을 거듭할 때도 그러리라 여겼다.


하지만 막상 이것을 확실하게 들으니 걱정이 드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중에 이 일이 크게 돌아오는 건 곤란해.’


사사로이는 그가 다시 조정에 발을 들이기 위한 대가성 임무이자 그 공헌 세우는 첫걸음이며 공적으로는 조선이 전화에 다시 휩쓸리지 않고 그 도의를 지키고자 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에 대마도주가 요구하는 것이 대단치 않으면 모를까 그 요구함이 정도를 넘어서면 단순히 곤란함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을 것이 뻔했다.


“허면 큰 대가가 따르겠습니까?”

“그렇진 않을 거요. 편함을 따름이 본성이라 하면 불편함을 거부하는 것 역시 본성이며 사람들은 머리로든 경험으로든 그 일을 얼마간 알고 있으니. 다만......”


걱정을 담아서 물으니 김반은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말끝을 흐리니 심기원은 그 걱정이 한층 커지며 불안감이 가슴을 채우는 걸 느끼며 김반의 입을 주목했다.


그 시선에 응하기 위함인지 김반의 입은 금세 다시 움직였다.


“......그가 바라는 것은 아마도 우리가 불편하다 여기지 않을 한에서, 오히려 편한 일이라 여기는 선에서 제시될 가능성이 높소.”

“그럼 다행이군요. 그 정도라면 양자 모두 적당히 좋은 얼굴로 끝내겠습니다.”


심기원은 김반이 하는 말을 듣고 대마도주가 원하는 바를 얼추 짐작하며 얼굴을 밝게 했다.


‘기껏해야 교역에서 그들이 쥐고 있던 이권을 계속 보장받고자 하지 않겠는가. 그거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지.’


구관이 명관이라, 가능하면 하던 사람이 계속 맡음이 문제가 없겠다고 여긴 심기원은 한시름 놓았으나 그것은 그만 그러할 뿐이었다.


“정녕 그렇게 생각하시오?”

“손해를 본 이가 없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오히려 서로 이득을 주고 있으니 나은 관계가 될 것입니다.”

“하하, 서로 이득이라. 그 말이 그릇되다고 하지는 않겠소. 하지만 편함을 좇아 서로 득이 되겠다고 하여 그르친 일을 나는 이미 하나 아는지라 마냥 좋게 볼 수는 없겠소이다.”


김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하니 심기원은 그러한 일이 있었는가 싶어 안색을 흐리며 물었다.


“어떠한 일이 있었습니까?”

“고사를 듣고자 하심이라면 그건 짚는 곳이 틀렸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일은 이미 부사께서도 아시는 일이니.”

“저도 알고 있는 일이라고요?”


어리둥절하여 묻는 심기원을 향해 김반은 정녕 기억하지 못하는지 의문을 담아서 말을 꺼냈다.


“광주 목사 한명욱의 일을 기억하시지 않소이까. 설마 도원수까지 했던 분이 벌써 잊으셨소?”

“......그랬지요.”


한명욱의 일을, 남한산성에서 내어 지었던 갑사창을 생각하니 심기원은 더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길고 넓게 보고 그 이후에나 도움에 대한 값을 편히 논할 수 있을 것이오. 부사께서는 부디 기억하시오. 이 사람과 달리 그대는 앞으로 조정에서 계속 몸을 두시지 않소이까.”


남한산성 갑사창 일은 그저 단순히 한 사람이 밀어붙인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모두가 그때는 좋다고 여겼던 일이었다.


이러한 일들을 떠올리니 김반이 경고하는 말이 더욱 가슴을 파고든다고 느낀 심기원은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정사께서 하시는 말씀이 참으로 옳습니다. 그 말씀, 잘 새겨두겠습니다.”



***



“전하, 마츠다이라 공께서 뵈옵고자 청하고 있습니다.”

“노부츠나가?”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던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에 시종이 공손하게 노부츠나가 찾아온 이유를 고했다.


“새해 행사에서 조선 사절들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무언가 문제라도 생긴 것이냐?”

“소, 소인은 거기까진 잘 모릅니다.”


기분 좋았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대번 이에미츠가 날카롭게 물으니 시종은 두려움을 드러내며 급히 대답했다.


그 말에 이에미츠는 살짝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에 그 감정을 다스리며 입을 열었다.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알아도 모른 척해야지.’


대답하는 자가 노부츠나와 같은 이라면 답답함을 느낄 일이나 대답하는 사람은 그런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라 하면 가고 오라 하면 오는 걸 최우선으로 여기면 충분한 시종이었다.


그에게 이런 것도 모르냐며 타박해도 이상한 일이며 반대로 너무 잘 알고 똘똘하게 굴면 새어나갈 말을 걱정해야 하니 이 정도가 오히려 좋았다.


“들여라.”

“예, 전하.”


대답이 돌아오고 잠시 기다리니 노부츠나가 들어와 공손히 예를 올렸다.


“무슨 일이지?”


안부라도 한 마디 던질 법하건만 바로 본론을 묻는 것이 그 심기가 편치 않음이 드러나는 태도였다.


그 태도에 다른 사람들이라면 두려워할 수도 있으나 노부츠나는 그렇지 않았다.


“후추 번 번주를 통해 조선 사절들에게 말을 전하니 그들이 이번 행사에서 시문 써주는 일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오오, 그런가.”


노부츠나가 찾아온 것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좋은 일이 있어서였음을 안 이에미츠는 지금까지 보였던 못마땅함이나 불편함이 무색하게 환하게 웃었다.


그러한 이에미츠를 보며 노부츠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이 일로 후추 번 번주가 조선 사절들과 같은 자리에 앉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어찌할까요?”

“호오. 제 것 챙기는 일 정도는 잘하는 원숭이로구나. 지위 정도야 상관없다. 다만 이후에 있을 이권은 별도다.”

“잘 알겠습니다.”


가벼이 청을 승낙한 이에미츠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노부츠나.”

“하.”

“새해에 귀한 시문을 받는 일이다. 하물며 조선에서 학식 높은 이들이 우리 신토를 위해 써 주는 것이다. 그 귀함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지. 아니 그런가?”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노부츠나가 하는 대답을 들으며 이에미츠는 적잖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런 귀한 시문, 당연히 아무나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람을 추려라. 받을 사람과 받지 못할 사람으로 말이다.”


괜찮은 하사품이 생겼다고 여기며 말하니 그 뜻을 노부츠나는 바로 헤아리고 대답했다.


“귀한 것은 사람을 가려야 하는 법, 말씀하는 것이 옳습니다. 명하시는 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척하면 척이니 이에미츠는 실로 마음이 흡족했다.


그 좋은 기분에 이에미츠는 문득 이 마음을 조금은 드러내어 치하함이 좋다고 생각하며 말을 꺼냈다.


“아, 물론 그대는 제일 먼저가 좋겠다.”

“과분한 말씀입니다. 쇼군께서 먼저 받으심이 마땅합니다.”

“하하, 허면 그다음은 네가......이런.”


충심 어린 말에 이에미츤 즐거워하며 말하더니 문득 한 사람을 떠올리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크흠, 말을 함부로 바꾸어서 미안하지만 너는 세 번째로 받을 수 있겠느냐? 무네노리는 네 번째로 말이다.”


세 번째로 자신을 말하며 네 번째로 또 다른 신용하는 사람인 무네노리를 이르니 노부츠나는 어렵지 않게 이에미츠가 두 번째로 받게 해주고 싶은 이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잠시 생각한 노부츠나는 이 바람이 나쁘지 않다고 여기며 고개를 숙였다.


“높이기에 마땅한 사람을 높이고자 하시니 제가 어찌 반대하겠습니까? 무네노리 역시 기뻐하여 양보할 것입니다.”


노부츠나가 고하는 말에 화색을 띠면서도 그 후일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잘 아는 이에미츠는 감정을 자제하며 말을 꺼냈다.


“그래도 사람 마음은 모르는 법. 무네노리에게는 내가 따로 일러둘 테니 너도 한마디 건네서 달래주어라.”

“살피심이 깊으니 실로 감사한 일입니다. 허면 저는 이만 물러가서 그 시문 받는 일을 준비하겠습니다.”

“실로 좋구나. 남은 것은 그대에게 맡기겠다.”

“하! 신명을 다해 준비하겠나이다.”


작가의말

[첨언 - 남한산성 갑사창]

갑사창은 병량을 쌓아두는 곳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성내에 있어야 맞습니다.

 

헌데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 갑사창은 남한산성 내부가 아니라 산 아래 강변에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당시 광주 목사 한명욱이 산 위에 있으면 그것을 옮기는 일이 품이 많이 들어 백성들에게 민폐라고 올린 말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한명욱이 이리 주장한 것은 상인과 야합하여 이득을 챙기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을 살피면 이 제안은 당시 호조에서 병량 옮기는 일에 뱃길을 쓸 수 있으니 비용이 줄어들 것을 기대하여 적극적으로 찬동한 일이고, 인조 역시 이것을 좋은 방법이라 여겼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일은 단순히 개인이 잘못 판단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탁상공론과 편함을 바란 안일함이 합쳐서 낳은 어처구니없고 치명적인 실수였다고 하겠습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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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212화 천명으로 가는 길 +1 23.05.05 448 22 12쪽
212 211화 도박은 없다 +2 23.05.04 436 19 11쪽
211 210화 거슬리는 말이라고 항상 거절하진 않는다 +2 23.05.03 449 21 15쪽
210 209화 추천의 의미 +2 23.05.02 428 18 14쪽
209 208화 아비가 제안하고 아들이 행하고 +5 23.05.01 474 22 15쪽
208 207화 이득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 +2 23.04.30 456 23 13쪽
207 206화 사람은 그 나눔에 사람을 가린다 +2 23.04.29 447 19 14쪽
206 205화 성종과 같다 +3 23.04.28 462 23 14쪽
» 204화 당장의 편함과 득이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5 23.04.27 461 25 15쪽
204 203화 거간꾼은 손해 보지 않는다 +1 23.04.26 454 27 12쪽
203 202화 밀면 움직인다 +2 23.04.25 450 26 12쪽
202 201화 속은 어디나 복잡하다 +4 23.04.24 464 23 13쪽
201 200화 누군가에게 끝난 일이 누군가에게는 시작이다 +5 23.04.23 488 27 14쪽
200 199화 줄 그은 호박이 좋다는 사람도 있다 +2 23.04.22 472 22 13쪽
199 198화 포장은 하기 나름이다 +2 23.04.21 474 22 15쪽
198 197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1 23.04.20 478 20 13쪽
197 196화 그저 끊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1 23.04.19 501 21 13쪽
196 195화 서생에게 시간은 충분하다 +2 23.04.18 491 22 15쪽
195 194화 인연은 때때로 사람을 험지로 이끈다 +3 23.04.17 495 25 12쪽
194 193화 변하는 국면 +4 23.04.16 493 27 12쪽
193 192화 때때로 완벽함은 서두름만 못하다 +2 23.04.15 488 28 14쪽
192 191화 도움은 사방을 향해야 한다 +4 23.04.14 487 24 14쪽
191 190화 올바르고 당당하게 +3 23.04.13 500 26 15쪽
190 189화 다툼에서 가장 손해 보는 사람은 +1 23.04.12 480 25 13쪽
189 188화 장점은 알리고 약점은 감춘다 +2 23.04.11 484 26 14쪽
188 187화 가장 원하는 이 +1 23.04.10 499 23 16쪽
187 186화 이 나라는 다르다 +3 23.04.09 534 25 14쪽
186 185화 천객만래 +3 23.04.08 492 27 12쪽
185 184화 돌아갈 수 없는 사람 +1 23.04.07 508 26 13쪽
184 183화 상인의 방식 +3 23.04.06 517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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