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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환려제국(桓麗帝國)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04 12:14
최근연재일 :
2023.07.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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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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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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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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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1. 황제 주세진

DUMMY

그러자 봉천성의 망루에서 불이 켜졌다.


“됐다, 응아! 봉천성에서 우리가 온 것을 알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리면 아버지께서

오실 거야.”

“예, 삼촌! 아버지와 큰할아버지가 빨리 보고 싶어요.”


삐-우 삐-우!

삐-우 삐-우!

어둠 속에서 야조(夜鳥)의 울음소리가 나자 손도영도 같은 소리를 냈다.


“도영아! 응아! 너희들이 왜......,?”

“형님!”

“아버지!”


두 사람 앞에 손평이 왔다.

그리고 세 사람은 서로를 껴안았다.

‘형님의 가슴은 아직도 뜨겁구나!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되면.....,’


“왜 너희들이 온 것이냐? 그리고 도영이는 언제 화주에서 온 것이고?”

“형님! 화탄과 폭시를 운반할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왔어요. 그리고 저는 삼 일 전

백왕리로 돌아왔고요,”

“잘했다! 어서 성안으로 가자.”


봉천성 안으로 무사히 화탄과 폭시가 옮겼다.


“큰할아버지!”

“오냐, 이 녀석 응이구나!”


손응은 구양수에게 달려가 구양수의 품에 안겼다.

‘이 녀석을 보니 힘이 나는구나!’

손응을 껴안고 있는 구양수의 노안에 이슬이 맺혔다.


“도영아! 다섯 수레를 길림성 장춘으로 옮겨야 하는데 네가 다녀와 주겠냐?”

“예, 형님! 제가 다녀올 테니 염려하지 마세요.”


손평은 대대적인 전투는 없었으나 잠을 자지 못한 병사들이 많았기에 손도영에게

부탁했다.


“혼자는 갈 수 없고 네 명의 병사들과 함께 다녀오면 된다.”

“예, 형님!”


다음날 아침,

손평은 병사들과 함께 떠나는 손도영을 배웅하고 성루에 올랐다.

‘왜 도영이의 얼굴에 짙은 슬픔이 묻어있었을까?’

항상 밝은 얼굴이었던 손도영의 얼굴을 떠올린 손평은 멀리 보이는 마차를 바라보았다.


****


“짐의 외숙께서 돌아가시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황제는 자기 어머니의 오빠인 외숙 야율청 대장군의 죽음을 알고 나서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야율청 대장군!

권력의 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멀리하며 소탈한 성격과 병사를 아끼는 몽골의 진정한 대장군이었다.

그래서 많은 몽골 출신의 장군들이 마음을 열고 따르며 진심으로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황제 또한 야율청 대장군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한 패악질을 일삼으며 통치하다가 오래전 축출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야율청 대장군을 짐 앞으로 모셔오라!”


황제는 손수 관 뚜껑을 열었다.


“고작 이 화살 때문에 야율청 대장군께서 돌아가신 것이냐?”


몽골도만호부의 부장은 황제의 물음에 몸을 떨고 있었다.


“예, 폐하! 화살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야율청대장군의 눈을 피해 순식간에

대장군의 목에 박혔습니다.”

“화살을 뽑아라!”

“예, 폐하!”


화살은 의외로 쉽게 뽑혔다.

강한 회전력으로 인해 관통 부위가 넓어진 까닭이었다.


“짐에게 가져오라!”


황제는 화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 화살을 쏴서 외삼촌을 쓰러지게 만든 자는 진정한 신궁(神弓)이로다! 궁시장(弓矢匠)도 아닌 자가 자신이 보내고자 한곳으로 화살을 보내기 위해 기형으로 화살을 휘게 한 다음 화살 깃마저도 불규칙하게 붙였어. 아! 이런 자가 내 사람이라면......,’


“부장! 너는 이 화살을 쏠 수 있겠느냐?”

“헉! 폐하, 그 화살은 야율청대장군의 몸에 박히면서 변형된 것 같습니다.”

“그래? 너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단 말이지?”


찌-지-찍!

황제는 자신의 용포를 찢어 화살을 감싼 다음 품 안에 소중하게 넣었다.

‘역도들! 저들의 대다수는 이 화살과 관련된 고려인들의 영향을 받은 명궁(名弓)들이다. 회회포와 소이탄이 없는 지금 딱히 생각나는 공성계(攻城計)가 없구나!’


“매초율만호장을 불러라!”

“예, 폐하!”


황제는 긴 침묵이 후 입을 열었다.


“소신을 대령했사옵니다.”

“만호장! 장춘성을 공략할 공성계는 준비했는가?”

“예, 폐하! 두 가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장춘성 앞에 축성하여 장춘성을 공략하는 방법과 또 다른 하나는 성벽 밑으로 굴을 파서 성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입니다.”“핫핫핫! 이런 미친? 이보시오 매초율 만호장!”


매초율 만호장의 말을 들은 황제는 분노로 인해 목소리가 더 격앙되었다.


“예, 예! 폐하!”

“이천 보 밖에 있었던 회회포와 소이탄이 역도들의 화탄에 날아갔는데 축성하다니 지금 경은 정신이 있는가? 또 성벽 밑으로 굴을 판다면 저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

“송구하옵니다, 폐하!”

“내 이래서 야율청 대장군을 불렀건만......,”


와-아-아-아-아!

황제가 실의에 잠기는 순간 장춘성에서 함성이 흘러나왔다.

화탄과 폭시를 실은 수레가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역도들에게 뭔가 호재가 생긴 모양이구나! 외삼촌의 장례를 치른 후 네놈들의

함성은 곧 절규로 바뀔 것이다.’

황제는 우울한 눈빛으로 장춘성을 쳐다보았다.

손도영과 병사들이 장춘성에 도착하자 장춘성의 상장군들과 병사들은 새로운 생명을 얻은 듯 활기로 가득 찼다.


“여기까지 마차를 모느라 수고가 많았다.”

“아닙니다, 형님! 전쟁을 치른 형님에 비하겠습니까?”


오랜만에 만난 손철과 손도영 형제는 서로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도영아! 왜 눈물을 흘리느냐?”

“아니요, 형님! 오랜만에 형님을 만나다 보니.....,”


손도영은 손철에게 거짓말을 했다.

자랑스럽게 성장한 자식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부모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형님! 황제가 이곳에 있다고 하던데 왜 장춘성을 공격하지 않을까요?”

“확실한 정보는 아닌데 황제의 외숙인 야율청 대장군이 이곳으로 오다가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는구나. 황제의 외척 중에서 황제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외숙인지라 황제는 아마 야율청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공격을 할 모양이야,”

“형님! 야율청 대장군이라면 혹시 기병들의 수장이 아닌지요?”

“맞다! 그런데 왜 그러느냐?”


손도영은 손응이 화살을 날리던 광경을 생각하면서 살짝 몸을 떨었다.


“야율청을 습격하여 죽인 사람은 바로 응이에요.”

“뭐? 어린 응이가 어떻게?”


손철은 놀란 얼굴이 되어 물었다.

열세 살의 손응이 원나라의 병권을 쥐고 흔드는 실세의 야율청 대장군을 죽였다니,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형님! 저하고 응이는 굴태 부락에서 화탄과 폭시를 실은 마차를 끌고 오다가.......,”


손도영은 야율청 대장군을 만나게 된 순간과 죽는 과정을 손철에게 설명했다.


“형님 말대로 응이는 진짜 하늘이 내린 인물인가? 그 나이에 범인(凡人)이라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인데.....,”

“형님! 저도 가끔 우리 응이를 볼 때면 무섭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예뻐서 껴안아 주고 싶을 때가 더 많지만,”

“그래! 우리 조카지만 난 놈은 난 놈이다!”


****


대치 상태의 장춘성이 길게 침묵하는 동안 대도의 적수담에는 주세진을 비롯해 곽도형 만호장과 그 휘하 장군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속속 모여들었다.


“주군! 열일 곱 명의 장군 중 열다섯 명의 장군들이 오만의 병사를 이끌고 도착했습니다.”


곽도형 만호장의 보고에 주세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곽장군! 나머지 두 장군은 어찌 되었소?”

“그들이 입을 열기 전 참살했다고 합니다.”

“문소천호장만 오면 바로 황성을 공격할 것이오?”

“그렇습니다. 아! 저기 오는 군선이 문소 천호장이 타고 오는 배인 것 같습니다.”


주세진의 눈에 여진군의 깃발을 단 배가 적수담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었다.


“주군을 뵙습니다.”

“오느라 수고 많았다! 그리고 이건 내가 장군들에게 하사하는 검이니 이 검으로 저기 황궁을 점령하기 바란다.”

“충!”


주세진은 오천의 병사를 이끌고 온 문소 천호장에게 직접 검을 건네주었다.


“출정을 알리는 북을 울려라!”

“예, 만호장!”


둥-둥-둥-둥!

곽도형만호장의 명에 병사가 북을 쳤다.

와-아-아-아!

병사들의 함성이 대도의 잠을 깨우자 수많은 전각과 장원에서 불이 켜졌다.

그러나 병사들의 함성에도 황궁의 밤은 너무 깊었다.

어젯밤,

폭군이 없는 황궁은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주세진의 무혈입성으로 이어졌다.

투르크계의 유목민과 소수의 몽골인으로 구성된 시위군단은 변변한 무기조차 휘두르지 못하고 황궁의 담을 넘어 도망을 가버렸다.

아침이 오기 전,

황궁의 뇌옥(牢獄)에는 황족과 대도의 고위 관리들로 가득 찼다.


“하하하! 이건 여반장(如反掌)이 아닌가? 마치 손바닥 뒤집듯이 이렇게 쉽게 황궁을

점령하다니?”


황제가 앉았던 옥좌(玉座)에 앉은 주세진이 대전이 울리도록 큰 소리로 웃었다.


“폐하! 이제 용포를 입으셔야 합니다.”


말을 하는 곽도형 만호장의 뒤에 용포를 든 궁녀가 서 있었다.

주세진이 옥좌에서 내려오자 궁녀가 용포를 주세진에게 입혔다.

주세진의 눈빛을 받은 궁녀가 눈을 내리깔자,


“이름이 무엇이며 나이는 몇 살이냐?”

“예, 폐하! 올해 열다섯 살이옵고 산율희라고 하옵니다.”


주세진과 궁녀를 번갈아 쳐다보는 곽도형 만호장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주군! 소신은 주군께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부터 황궁의 모든 일은 주군의 몫입니다.’

용포를 입은 주세진이 대전을 나가자 대전 앞뜰에는 장군들과 병사들이 부복하고 있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주세진이 황위에 오른 첫날을 시작하는 동안 곽도형 만호장은 황제에게 밉보여 관직에서 떠난 대신들과 장군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중서성(中書省)의 행정 육부와 군부의 조직인 추밀원(樞密院), 그리고 감사기관인 어사대(御史臺)를 구성하기 위해서였다.

‘휴-우! 평생을 군부에 투신했던 내가 팔자에 없는 중서성의 수장인 중서령(中書令) 노릇을 하자니 금방 한계가 오는구나!’

곽도형 만호장이 동분서주하는 동안 주세진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주세진은 예전 자신이 생각했던 황위와 지금 자신이 맞닥뜨린 황위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쿡쿡쿡! 이럴 줄 알았으면 아버지 말씀처럼 공부를 좀 해 두는 건데.....,’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이고 먹고 자고 입는 것까지 내관의 간섭을 받았다.

‘그래도 황제즉위식이 끝나면 국정을 장악하여 역사에 길이 남는 황제가 되는 거야!’

오늘도 홀로 수라(水剌)를 받은 주세진은 기미 상궁의 기미가 끝나자 혼자 식사를

해야 했다.


“내관! 있느냐?”

“예, 폐하! 찾아계시옵니까?”

“당장 가서 산율희를 데려오라.”

“예, 폐하!”


내관이 데려온 산율희가 들어왔다.


“왔구나! 여기 앉아서 나하고 같이 수라를 들자.”

“으-헉! 폐하! 한 번만 용서해주시옵소서!”


산율희는 주세진의 말에 깜짝 놀라며 그 자리에 엎드렸다.

‘이것도 금해야 하는가?’


“알았으니 물러가라!”

“폐하! 망극하옵니다.”

산율희가 나가자 주세진은 수라를 물렸다.


“폐하! 며칠 동안 수라를 들지 못한다고 하던데 무슨 근심이 있사옵니까?”


며칠 만에 본 곽도형 만호장이었다.

곽도형 만호장에게 호통을 치고 싶은 주세진이었지만 차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중서령! 짐의 가족들은 언제쯤 입궁을 하는 것이오?”

“예, 폐하! 폐하의 즉위식에 맞춰 모시기로 했사옵니다.”

“그래요? 요즘 중서령은 무얼 하시오? 얼굴 보기가 너무 어려워서 하는 말이오.”

“휴-우! 예, 폐하! 개국을 준비하다 보니 할 일이 너무 산적하여.....,”

“알았소! 나가보시오.”

“예, 폐하! 망극하옵니다.”

곽도형 만호장이 나가자 주세진은 또다시 긴 침묵에 빠졌다.


“폐하! 궁의 법도와 예절 공부를 시간이라 예조에서 사람이 나왔사옵니다.”

“으-헉!!”


어젯밤 잠을 설친 주세진이 깜박 졸다가 내관의 말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오늘은 짐이 피곤하니 내일 다시 오라 하라!”

“아니 되옵니다. 중서령께서 폐하의 즉위식 전에 공부를 마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들게 하라!”


예조에서 나온 관리가 주세진에게 황제의 언행과 인품, 그리고 제왕학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쯤 명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관리의 입에서 나온 말에 주세진은 서역 소녀인 명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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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주세진의 금구상단 23.06.19 23 0 13쪽
46 46. 이자준과 문소장군의 만남 23.06.18 22 0 12쪽
45 45. 환려제국 23.06.17 31 0 12쪽
44 44. 곽도형만호장 23.06.16 19 1 12쪽
43 43. 이자준의 첫 승리 23.06.15 18 1 13쪽
42 42. 주세진의 퇴각 23.06.14 18 0 13쪽
» 41. 황제 주세진 23.06.13 20 0 12쪽
40 40. 손응과 야율청대장군 23.06.12 17 0 12쪽
39 39. 황제의 출전 23.06.11 16 0 12쪽
38 38. 손달부와 기재서의 죽음 23.06.10 17 0 13쪽
37 37. 정체가 드러난 손도영 23.06.09 21 0 12쪽
36 36. 이자준의 의심 23.06.08 17 0 12쪽
35 35. 연승 23.06.07 16 0 12쪽
34 34. 길림성 함락 23.06.06 17 0 12쪽
33 33. 고려군을 흡수한 이준 23.06.05 18 0 13쪽
32 32. 고려연합군의 철군 23.06.04 20 0 13쪽
31 31. 손응의 애기살 23.06.03 17 0 12쪽
30 30. 흑호사냥 23.06.02 15 0 12쪽
29 29. 암살 23.06.01 14 0 12쪽
28 28. 손도영의 활 23.05.31 14 0 12쪽
27 27. 주세진, 고려원정군을 만나다 23.05.30 16 0 12쪽
26 26. 광동성 원정 23.05.29 19 0 13쪽
25 25. 대족장이 된 손평 23.05.28 18 0 12쪽
24 24. 주세진의 살인 23.05.27 21 0 12쪽
23 23. 음모 23.05.26 19 0 12쪽
22 22. 신임족장 손평 23.05.25 19 0 12쪽
21 21. 임영조만호장 23.05.24 18 0 12쪽
20 20. 여진의 대족장 23.05.23 19 0 13쪽
19 19. 손응의 화살 23.05.22 21 0 12쪽
18 18. 잠입 23.05.21 1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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