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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환려제국(桓麗帝國)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04 12:14
최근연재일 :
2023.07.19 00:14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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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602

작성
23.06.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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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9. 황제의 출전

DUMMY

큰 폭발과 함께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몽골도만호부의 수장인 매초율 만호장은 장춘성을 바라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익! 저들을 당장 요절내고 싶지만 추밀원지사의 명을 기다려야 하니......,’

군영의 후미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천호장! 후미에 웬 소란인가? 무슨 일인지 당장 알아봐!”

“예, 만호장님!”


매초율의 화난 얼굴을 본 천호장은 빠르게 군영의 후미를 다녀왔다.


“만호장님! 이곳으로 오던 중 낙오했던 병사들이 방금 도착한 모양입니다. 그 과정에서 먼저 도착한 병사들이 역도로 오해해 약간의 대립이 있었다고 합니다.”

“낙오했던 병사들을 끌고 와 내 앞에 대령하라!”

“예? 예! 만호장님!”


뛰어간 천호장이 낙오한 병사들을 끌고 만호장 앞으로 왔다.


“그대는 지금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병사 중 한 명이 매초율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방금 잘못들은 말인가?’

자신의 귀를 의심한 매초율은 자신에게 말을 한 병사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폐하! 폐하께서 이곳 전장까지 어인 일이시옵니까?”


자신에게 핀잔 섞인 말을 한 사람은 병사의 갑주를 입은 황제인 염천인이었다.


“매초율대장군! 짐이 왜 이곳까지 왔겠는가?”

“폐하! 송구하오나 소신은.....,”

“네 이놈! 역도들이 저곳에 있거늘 네놈은 왜 지금 이곳에 진을 치고 있느냐?”

“폐하! 고정 하시옵소서, 소신은 추밀원지사인 목대상대장군의 공성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지금 당장 성을 공략하라!”

“예, 폐하! 역도들을 한 놈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도륙내 성을 찾겠사옵니다.”


횃불을 밝힌 병사들이 공성을 위한 준비를 했다.


“취상장군! 아무래도 관군들이 공성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가만 저 깃발은 말꼬리 털과 야크 꼬리털로 만든 황제의 아홉 깃대 백색 깃발이 아닙니까?”


임영조 상장군의 말에 관군의 군영을 유심히 보던 취우고 상장군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그러고 보니 황금 창으로 장식한 깃대 백색 깃발입니다.”

“임상장군! 빨리 북을 울려서 공성전에 대비해야 합니다.”

“그럽시다. 취상장군! 부장은 전 병사에게 전투태세로 전환하라는 북을 울려라!”

“충!”


둥둥- 둥-둥-둥!

장춘성에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척-척-척!

발을 보호하기 위해 쇠를 넣은 철화(鐵靴)를 신은 관병들이 방패를 들고 발을 굴리며 전신을 했다.

그 뒤로 공성 무기인 쇠뇌와 비슷한 활인 노포(弩砲)를 든 궁수와 투석기(投石機)인 회회포를 미는 병사들이 따랐다.

장춘성과 관군과의 거리는 대략 이천 보.


“손철부장! 관군도 우리의 화약 무기와 비슷한 소이탄(燒夷彈)이라는 것이 있으니 관군이 가까이 다가오기 전 모든 궁병들에게 화탄과 폭시를 관군의 투석기에 집중하여 회회포를 파괴하라고 하라!”

“예, 임상장군!”


임영조 상장군은 궁병들의 지휘관인 손철에게 명령을 내렸다.

손철의 지휘에 따라 성루에 올라온 궁병들에게 화탄과 폭시를 지급했다.

척-척-척! 척-척-척!

선두에 선 관병들이 가까이 오자 관병들의 철화에서 난 소리가 장춘성의 성벽을 흔들리게 했다.

‘삼십만 대군의 발소리가 지축을 울리니 정말 두려운 마음이 드는구나!’

손철은 발사 명령을 내리기 전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심호흡을 했다.

‘저 정도의 거리면 천 보 이내다. 지금이다!’


“구상(扣上:화살을 시위에 거는 것)! 만궁(滿弓:활시위를 최대한 당김)! 쏴라!”

쒜-에-에-에! 쒜-에-에-에!

꽝-꽝-꽝-쿵-꽝!

가장 뛰어난 궁사들로 이루어진 백여 명의 궁병들!

그들의 활시위를 떠난 폭시는 정확하게 관군들이 밀고 오는 회회포를 때렸다.

폭시가 박힌 회회포는 폭시의 폭발과 함께 산산이 터져버렸고 회회포의 잔재들이 비산하면서 그 파편에 관군들이 쓰러졌다.


“저들이 쏜 화살은 도대체 무엇으로 만든 것인가? 아! 과거 남송(南宋)의 성벽을 무너뜨려 한족들을 굴복시킨 회회포가 파괴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황제는 자신의 관병들이 회회포가 때려서 심하게 부서진 성벽을 타고 올라가 순식간에 성을 점령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가 단 한발도 투석(投石)하지 못하고 힘없이 부서져 버린 회회포를 보며 공황상태에 빠졌다.


“매초율! 무조건 돌격하라는 북을 울리게 하라!”

“예, 폐하!”


둥둥-둥둥-둥둥둥!

와-와-와!

돌격하라는 북소리가 울리자 관병들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소이탄이 실린 마차를 찾아내면 잠시나마 관군의 발걸음을 늦출 수 있다!’

폭시와 화탄이 거의 바닥난 상황, 손철은 눈을 부릅뜨고 관군의 후미를 살폈다.

‘찾았다! 저 수레만 제거하면 우리에게 큰 위협 또한 사라지게 되니 정신을 차리자.’

소이탄이 실린 마차는 바퀴를 제외하고 모두 관병들의 방패에 의해 가려져 있었다.

‘시차(時差)! 오로지 찰나의 시차를 두고 화탄과 폭시를 쏜다면 가능한 일이다.’

한 번의 큰 심호흡을 한 손철은 호흡을 멈추고 화탄을 바퀴 부분에 날린 다음 바로 폭시를 날렸다.

쉐-에-에! 슈-우-우!

화탄이 바퀴 부위에서 폭발하자 찰나 간이지만 바퀴가 들렸다.

그러자 관병들의 방패가 한순간 틈이 생겼고 뒤따라간 폭시가 틈을 파고 들어가 소이탄이 가득 든 항아리와 부딪쳐 폭발했다.

꽈-꽈-꽝-꽝!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성루에서 화살을 날리던 백왕리의 병사들과 돌격을 하던 관군들이 동작을 멈췄다.


“또 저놈이구나! 또 저놈이야,”


황제는 궁병들 중에서 갑옷을 입은 손철을 쭉 지켜보고 있었다.


“매초율! 병사들을 독려하여 진격하게 하라! 광동성에서 짐의 가장 강한 군대인 십만의 기병이 야율청과 함께 배를 탔으니 반삭(半朔:15일) 후면 요녕성의 안산에 도착한다.”

“예, 폐하! 몽골의 진정한 전사들이 오고 있으니 그 전에 꼭 봉천성을 함락하겠습니다.”


대열에서 소이탄의 폭발에 의해 다친 사상자들을 옮긴 관군은 다시 개미 떼처럼 봉천성으로 진격을 시작했다.


“드디어 저들이 몽골군 특유의 착전법(鑿戰法)으로 오고 있습니다.”


야율출 상장군이 겉에선 임영조 만호장에게 말했다.


“야상장군! 착전법이라면?”

“착전법은 몽골군이 어려운 상대를 만나면 구사하는 돌격 전술로 병력 전원이 일제히 돌격하여 세를 과시하면서 상대의 기세를 꺾는 전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신들의 생명을 건다는 뜻입니다.”


착-착-착!

침묵에 빠진 봉천성의 성루를 타고 관군들의 요란한 발소리가 넘어왔다.


****


이준의 시신을 수습하여 쌍성총관부로 온 이자준은 이준의 상처를 살폈다.

‘음! 화살이 박힌 자국을 보면 내 눈을 앗아간 꼬마 놈인 것 같은데......,’

이자준이 확인한 이준은 화살이 급소에 박혀서 죽은 것이 아니라 화살의 회전으로 인해 상처가 커지며 다량의 출혈로 인해 사망한 것이었다.

‘어? 회전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선형으로 화살 깃을 달았구나! 지금은 원나라와 전쟁을 하고 있어서 안심이지만 전쟁이 끝난다면......,!’

화살을 따로 보관한 이자준은 서둘러 이준의 장례를 치르고 쌍성총관부에 포고했다.


- “우리 쌍성총관부는 지금부터 원나라의 지배를 벗어나 원래 이곳을 다스렸던

고려의 영토로 귀속됨을 알린다. 그래서 이곳에 남기를 거부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이곳을 떠나도 좋다.


그리고 이자준은 고려조정의 최치명에게 파발을 보냈다.


‘아버지의 부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나 혼자 힘으로는 절대 이곳 쌍성총관부를

지킬 수 없다.’

십여 일이 지나자 고려의 중추원(中樞院)에서 판중추원사인 김윤종이 황제의 황명을 가지고 쌍성총관부로 왔다.

- “짐은 그대가 짐에게 바치는 쌍성총관부가 있는 화주 일대를 받아드리고 그대를

응양군(중앙군)의 정삼품 상장군으로 임명하여 고토(故土)인 함주는 물론이고

초산, 강계와 갑주, 길주를 되찾기를 바라노라.

고토 수복을 위해서 일천의 군사를 보내니 하루빨리 고토를 수복하여 짐에게

충성을 보이도록 하라!”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바닥에 엎드려 황명을 받은 이자준은 일어나 고려의 황성 쪽을 향해서 절을 했다.


“이상장군! 중방에서 회의가 있을 때 반드시 참석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


무반의 합좌 기구를 모르는 이자준에게 김윤종은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판중추원사!”


이자준은 아버지 이준이 했던 것처럼 김윤종에게 극진한 대접과 함께 귀한 선물을 했다.

‘아무리 손달부의 가족들이 큰 힘을 가졌다 해도 고려를 상대로 싸울 수는 없을 거야,’

김윤종이 다녀간 후 이자준은 더 큰 세력을 모색하기 위해 궁리를 했다.

‘쌍성총관부의 예전 병력 이천과 이번 고려조정에서 보내온 일천이면 총 삼천의 병력이 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자준은 초산, 강계와 갑주, 길주를 고려의 영토로 복속시킴과 동시에 이곳에 득세하는 토착세력을 흡수하기 위해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


“주군! 오늘은 장군들과 회동이 있는 날입니다.”

“알고 있소. 곽장군! 뭐 특별한 것이라도 있소?”


곽도형 만호장은 합비 전장에 있는 주세진을 찾았다.


“예, 주군! 현재 황제는 황궁을 벗어나 요녕성의 봉천에 있다고 합니다.”

“황제가 왜 그곳에 있단 말이오?”

“역도들에 의해 요녕성과 길림성, 그리고 흑룡강성이 함락되자 대노한 황제는 요녕성의 군사들을 다그치기 위해 그곳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뭐 황궁이라도 점령하자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주군!”

“예? 곽장군! 자세히 말해보시오.”


요즘 곽도형 만호장의 미지근한 태도에 불만이 많았던 주세진은 황궁을 점령하자는 곽도형 만호장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예, 주군! 현재 황궁 주변에는 투르크계 유목민으로 조직된 시위군단(侍衛軍團)밖에

없다고 합니다. 황도 주변을 경계하는 몽골도만호부와 군의 최고 수장인 추밀원지사 역시 전장에 나가 있어서 실질적으로 군부의 실세 모두가 황도를 떠나있다고 보면 됩니다.”

“하하하! 얼마 만에 웃어보는가? 곽장군! 우리 측 장군들이 보유한 병력은 얼마나 되오?”

“최정예군은 아니나 오만이 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다 보면 숨죽이고 있던 수많은 민란 군이 우리 쪽에 합세하게 될 것입니다.”

“아! 드디어 천명이 나에게 떨어진 것인가?”


주세진은 자신의 눈앞에 황위가 보이는 듯 상상에 빠져버렸다.

기루 대신 주루 전체를 빌린 주세진은 평소와 달리 곽도형 만호장이 준비한 갑주를 입고 주루로 들어갔다.

주세진을 기다리고 있던 십여 명의 장군들은 주세진이 들어가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충! 주군을 뵙습니다.”


“오늘도 여러 장군의 얼굴을 보니 새삼 힘이 더 납니다.”


주세진은 장군들의 면면을 보면서 일일이 눈을 맞추고 난 후 자리에 앉았다.


“자! 오늘 우리는 주군과 주군의 나라를 위해서 여기에 모인 것이오. 몇몇 장군들은 알고 있지만 우리는 더는 황제의 폭정에 신음하는 백성들을 두고만 볼 수가 없어 거병하기로 했소. 이 연판장은 우리들의 맹세를 오랜 세월 동안 보관하기 위해 작성할 것이니 수결을 하고 그 아래에 장인(掌印)을 하기 바라오.”


곽도형 만호장이 준비한 종이에는 주세진의 수결과 장인이 최상단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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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주세진의 금구상단 23.06.19 23 0 13쪽
46 46. 이자준과 문소장군의 만남 23.06.18 22 0 12쪽
45 45. 환려제국 23.06.17 31 0 12쪽
44 44. 곽도형만호장 23.06.16 20 1 12쪽
43 43. 이자준의 첫 승리 23.06.15 18 1 13쪽
42 42. 주세진의 퇴각 23.06.14 18 0 13쪽
41 41. 황제 주세진 23.06.13 20 0 12쪽
40 40. 손응과 야율청대장군 23.06.12 18 0 12쪽
» 39. 황제의 출전 23.06.11 17 0 12쪽
38 38. 손달부와 기재서의 죽음 23.06.10 17 0 13쪽
37 37. 정체가 드러난 손도영 23.06.09 21 0 12쪽
36 36. 이자준의 의심 23.06.08 17 0 12쪽
35 35. 연승 23.06.07 17 0 12쪽
34 34. 길림성 함락 23.06.06 18 0 12쪽
33 33. 고려군을 흡수한 이준 23.06.05 18 0 13쪽
32 32. 고려연합군의 철군 23.06.04 20 0 13쪽
31 31. 손응의 애기살 23.06.03 17 0 12쪽
30 30. 흑호사냥 23.06.02 16 0 12쪽
29 29. 암살 23.06.01 14 0 12쪽
28 28. 손도영의 활 23.05.31 14 0 12쪽
27 27. 주세진, 고려원정군을 만나다 23.05.30 17 0 12쪽
26 26. 광동성 원정 23.05.29 19 0 13쪽
25 25. 대족장이 된 손평 23.05.28 18 0 12쪽
24 24. 주세진의 살인 23.05.27 21 0 12쪽
23 23. 음모 23.05.26 20 0 12쪽
22 22. 신임족장 손평 23.05.25 19 0 12쪽
21 21. 임영조만호장 23.05.24 19 0 12쪽
20 20. 여진의 대족장 23.05.23 20 0 13쪽
19 19. 손응의 화살 23.05.22 22 0 12쪽
18 18. 잠입 23.05.21 1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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