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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환려제국(桓麗帝國)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04 12:14
최근연재일 :
2023.07.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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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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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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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602

작성
23.06.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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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7. 정체가 드러난 손도영

DUMMY

주진군이 가져온 새로운 정보에 구양수는 정신이 나가버린 듯했다.

훈련장을 벗어난 구양수는 손평의 집무실로 뛰어갔다.


“평아! 큰일 났다.”

“아니, 할아버지! 무슨 일 때문에 그러세요?”


언행에 있어서 태산처럼 무거운 구양수가 갑자기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자 손평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황제가 육십만 대군의 동원령을 내렸다고 한다.”

“예? 육십 만이요?”

“그래! 지금도 늦었지만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손평은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절망감을 느꼈다.


“아! 우리들의 병사는 육만도 되지 않는데 육십만 대군이라니?”

손평은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평아! 여기 지도를 보아라! 관군으로부터 이곳, 백왕리를 방비하려면 요녕성과 길림성을 지켜야 한다.”

“그럼 흑룡강성은 포기해야 합니까?”

“그래! 우리가 요녕성과 길림성을 철저하게 지켜내기만 하면 관군은 절대 흑룡강성으로 가지 않는다.”

“할아버지! 수성전(守成戰)을 하려면 최대한 화약 무기를 비축해야겠네요.”

“그래야지. 흑룡강성의 임영조와 토우천에게 파발을 띄워 길림성으로 철군을 명해야겠다.”


손평은 모든 훈련을 중단하고 화탄과 폭시를 비축하게 했다.


****


한편 화주를 떠나온 옥정영은 백왕리의 주막에 도착했다.


“주모! 며칠 묵을 것이니 빈방과 법주 한 병, 닭 한 마리를 삶아주시오.”

“예, 손님! 그런데 백왕리에는 어쩐 일이요?”


옥정영은 수더분하게 생긴 주모의 질문에 떠나온 고려를 생각했다.


“상단을 따라다니는 동생을 이곳에서 만나기로 했소.”

“그랬구려, 빨리 준비해서 올릴 테니 들어가 쉬고 있으시오.”


방으로 들어간 옥정영은 잠시 자리에 누웠다.

‘백왕리의 분위기가 과거 내가 들었던 분위기보다 좋지를 않구나!’

병사들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초조하고 긴장한 얼굴로 돌아다니는 것이 옥정영의 눈에 띄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우. 한잔 받으시오.”


술과 닭을 가져온 주모는 옥정영앞에 상을 내려놓더니 술병을 들고 말했다.


“나만 마실 것이 아니라 주모도 한잔하시오.”

“그럼 한 잔만 마시겠소.”


딱 한 잔만 마신다던 주모는 술이 더 들어가자 옥정영에게 수다를 늘어놓았다.


“그런 이야기 말고 대족장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시오. 굉장히 훌륭하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대족장님 말이우?”“그렇소!”

“그 양반이야 정말 난사람이고 된 사람이지!”

“대족장님의 형제 관계는 어떻게 되요?”

“내가 알기로는 남동생이 둘, 여동생이 하나라고 알고 있다우.”

“주모! 그렇게 말하지 말고 이름도 말해줘야 다음에 만나게 되면 인사라도 드리지요.”

“큰 남동생이 손철, 그 밑에는 손도영, 그리고 여동생이 손은영이라 한다오.”

“가만, 둘째 남동생이 손도영이라고?”

“그렇소, 혹시 아시우?”

“알기는 무슨? 내가 어떻게 대족장의 가족들을 알겠소? 그저 이름만 들어보았을 뿐이지. 가서 술이나 한 병 더 가져오시오.”


밖으로 나간 주모가 술을 가져왔다.


“두 형제분은 무엇을 하오?”

“큰 남동생은 군에 있고 그 밑의 남동생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소. 본적도 오래되었고,”


주모의 말이 끝나자 옥정영의 눈빛이 빛났다.

‘아! 성씨를 속인 송도영이 쌍성총관부의 참모장이구나!’

법주를 한 병 더 마신 옥정영은 편안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주막을 나온 옥정영은 시전과 백왕리를 둘러보았다.

‘전쟁이 임박한 모습이다!’

더 확인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 옥정영은 압록강 쪽으로 향했다.

쌍성총관부에 도착한 옥정영은 이자준을 찾았다.


“천호장님! 다녀왔습니다.”

“수고 많았다! 그래 알아봤느냐?”

“예! 대족장의 남동생 중 한 명의 이름이 손도영이었습니다.”

“하하하! 뭐야 송도영이 아니고 손도영이라고?”


이자준의 얼굴이 갑자기 흥분으로 가득 찼다.


“예, 천호장님! 손도영이라는 자는 몇 년 전부터 백왕리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분명해졌구나! 수고했다. 내가 너의 관직에 대한 승차(陞差)는 따로 총관부에 말해 둘 테니 그만 가서 쉬어라.”

“감사합니다, 천호장님!”


****


“평아! 너는 나와 함께 요녕성으로 가자. 길림성은 요녕성을 지나쳐야 하니 관군의 일차 목표는 요녕성이 될 것이다.”

“예, 할아버지! 흑룡강성에서 우리 병사들이 오고 있으니 그들은 길림성으로 갈 겁니다.”

“화약 무기의 칠 할을 요녕성에 배치해야 한다. 빨리 서두르자,”


전시상황으로 변한 백왕리와 여진의 부락에서 많은 지원병이 부대에 합류했다.

요녕성의 봉천성,긴장한 얼굴의 손평과 구양수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총사님! 땅속에 매설한 화약이 우리가 원하는 순간에 터지기만 해도 적은 전진을 두려워할 겁니다.”

“그렇소, 대족장! 제발 도화선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야 할 텐데,”


손평은 관군들이 집결하여 군영을 설치할만한 장소의 땅속에 항아리를 묻었었다.

항아리 속에는 화약과 철편, 그리고 쇠 구슬을 가득 넣은 다음 항아리 입구에 도화선을 연결하여 도화선을 봉천성 근처까지 길게 땅속에 묻었다.

그래서 먼 길을 달려온 관군이 휴식을 취할 때 도화선에 불을 붙이기로 한 것이다.


****


“영감! 나하고 화주로 가서 우리 도영이를 데려옵시다.”

“휴-우! 그렇지 않아도 요즘 꿈에 자주 보였는데 밥이라도 제때 먹는지......,”


손평을 비롯해서 마을의 수많은 젊은이가 전장으로 떠나자 마음이 불안해진 기재서가 손달부를 조르고 있었다.


“내일이라도 가봅시다.”

“그래! 차라리 이번 기회에 가서 데려오는 것이 낫겠어!”

“정말이요?”

“암! 우리 자식인데 집으로 데려와 장가도 보내고 그래야지!”


아침,

손달부는 마차를 꺼내 말과 연결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어디 가세요?”

“응, 응아! 할아버지는 할머니하고 화주에 있는 도영 삼촌에게 간단다.”


모든 병사가 출정가는 바람에 할 일이 없어 심심해진 손응이 마차에 말을 매는 손달부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저도 데려가 주세요.”

“글쎄다. 그런데 먼 거리는 아니지만, 강을 건너야 하고 가는 길이 매우 험하니 그냥 집에 있는 것이 낫겠다.”

“그러지 마시고 데려가 주세요. 할아버지!”


말을 하는 손응의 얼굴에 특유의 고집스러운 표정이 나왔다.


“새벽에 가서 바로 저녁이면 올 테니 그냥 집에 있어라. 네가 얌전히 집에서 기다리면 도영삼촌을 데리고 오마.”

“정말요?”

“그래, 응아!”


손응이 쉽게 단념하자 손달부는 의아한 표정이 되었다.

‘허허허! 녀석! 다른 놀 거리가 있나?’

자신의 손자지만 손응은 클수록 기품이 흐르는 것이 백왕리의 다른 아이들하고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여보! 우리 먹을 것만 준비하지 말고 오면서 도영이가 먹을 음식도 준비하시오.”

“그렇지 않아도 준비했어요.”

“그럼 지금 출발해서 아침은 마차에서 먹읍시다.”

“알았어요.”


마차가 서서히 출발하자 멀리서 바라보던 손응이 자신의 말을 꺼내왔다.

손응이 타고 다니는 말은 몽골마로 체구가 작아 어린아이가 타기에 제격이었으며 지구력이 강해 먼 거리도 지치지 않고 잘 달렸다.


“헤헤! 서서히 가면 모르실 거야!”


몽골마에 오른 손응은 마차 바퀴 자국을 따라 압록강으로 향했다.

압록강을 건넌 손응은 점심때가 되자 배가 고팠다.

‘아침밥이라도 먹고 왔으면 괜찮았을 것인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손응의 눈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꿩이 보였다.

손응은 활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피-웅! 팍! 퍼-득 퍼-득

화살은 정확하게 꿩의 머리에 박혔다.

꿩을 들고 계곡으로 간 손응은 털을 뽑은 다음 불을 피워 꿩을 구워 먹었다.

‘아! 배가 부르니 졸리는걸, 잠시만 쉬었다가 가자.’

손응은 찬바람이 들지 않는 작은 동굴에 마른 풀을 깔고 누웠다.


“영감! 저곳이 바로 우리 도영이가 있는 곳 같은데 어떻게 도영이를 부르지요.”

“쌍성총관부의 입구를 지켜보다가 쌍성총관부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나오면 불러달라고 부탁을 해 봐야지.”


두 부부는 쌍성총관부의 입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쌍성총관부의 입구를 주시했다.

고려군에서 참모부로 자리를 옮긴 남석윤은 점심을 거른 탓에 배가 고파 밖으로 나왔다.

‘시전에 가서 국밥이라도 사 먹어야지 도저히 안 되겠다.’

쌍성총관부의 정문을 나온 남석윤은 빠른 걸음으로 시전을 향했다.


“헉-헉! 잠깐만 멈추시오.”

“어르신! 무슨 일이십니까?”


남석윤이 쌍성총관부의 정문에서 나오자 멀리서 지켜보던 손달부가 뛰어왔다.


“송도영 참모장의 고향 먼 친척인데 송도영 참모장을 불러줄 수 있겠소?”

“아! 참모장님의 친척입니까? 저는 참모장님 밑에서 근무하는 남석윤이라 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남석윤은 다시 쌍성총관부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딜 그렇게 뛰어다니느냐?”


옥정영이 백왕리를 다녀온 이후로 이자준이 참모부의 병사들이 주의 깊게 살피고 있었다.


“헉, 천호장님! 다름이 아니라 참모장님의 고향에서 친척분이 올라와서 참모장님께 알려드리려고 가고 있습니다.”

“뭐? 고향 친척이라고?”

“예! 노부부인데 소인에게 고향 친척이라고 했습니다.”

“알았다. 가 봐라!”


남석윤이 참모부를 향해서 가는 것을 본 이자준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놈! 드디어 잡았다.’

이자준은 총관부를 향해서 빠르게 걸어갔다.


“아버지! 제 눈을 앗아간 놈의 부모와 동생을 찾았습니다.”

“뭐야? 그놈의 부모라면 손달부 부부인데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느냐?”


이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쌍성총관부의 근처에서 송도영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모장이 왜? 그들의 자식이라도 된단 말이냐?”

“송도영은 원래 송씨가 아니고 손씨였습니다. 제가 이번에 승차시킨 옥정영을 통해 확인한 사실입니다.”

“헛-헛-헛! 그렇지 않아도 손톱 밑의 가시 같은 존재들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아예 제거해야겠구나!”


이준 역시 이자준 못지않게 기뻐하는 얼굴이었다.

남석윤의 말을 들은 손도영은 쌍성총관부를 빠져나와 손달부와 기재서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


“아버지, 어머니! 이곳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도영아! 잘 지냈느냐? 건강은?”


눈물을 글썽인 기재서가 손도영의 손을 잡았다.


“크-흠! 도영아! 그만 집으로 가자.”

“예, 아버지! 그런데 갑자기 왜......,?”

“지금 백왕리의 모든 젊은 사람들은 요녕성과 길림성에서 전쟁을 하기 위해 모두 떠나고 없다. 그래서 네 엄마가 너라도 집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고 해서 이렇게 왔으니 빨리 마차에 올라라.”

“예, 아버지! 그런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가야지요.”


손도영이 마차에 오르자 마차는 서서히 쌍성총관부와 멀어졌다.


“자준아! 멀리서 보았지만, 마차를 모는 자는 분명히 손달부였다. 은밀히 따르다가 마차가 외곽으로 벗어나면 그때 모두 죽이자.”

“예, 아버지!”


이준과 이자준은 오백여 명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손달부의 마차 뒤를 따랐다.


“도영아! 이 어미가 집에서 만들어온 만두다. 어서 먹어봐라.”

“예, 어머니!”


손도영은 기재서가 내민 바구니 안에서 만두를 집어 베어 물었다.


“맛있네요. 어머니!”

“영감도 잠시 마차를 멈추고 요기를 하시지요.”

“그럴까?”


마차를 세운 손달부가 마차 안으로 들어왔다.


“허허허! 오랜만에 셋째아들의 술을 받아볼까?”


손달부가 손도영에게 잔을 내밀었다.


“아버지도 참! 내일부터 자주 따라드릴게요.”


술잔을 든 손달부가 막 술을 마시려는 찰나,


“도영 아우! 안에 있어?”


마차 밖에서 들려온 말소리에 세 사람의 동작이 일시에 멈췄다.


“그만 나와, 그리고 집으로 가면 인사 정도는 하고 가야지,”


이자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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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 주세진의 퇴각 23.06.14 18 0 13쪽
41 41. 황제 주세진 23.06.13 20 0 12쪽
40 40. 손응과 야율청대장군 23.06.12 18 0 12쪽
39 39. 황제의 출전 23.06.11 17 0 12쪽
38 38. 손달부와 기재서의 죽음 23.06.10 17 0 13쪽
» 37. 정체가 드러난 손도영 23.06.09 22 0 12쪽
36 36. 이자준의 의심 23.06.08 17 0 12쪽
35 35. 연승 23.06.07 17 0 12쪽
34 34. 길림성 함락 23.06.06 18 0 12쪽
33 33. 고려군을 흡수한 이준 23.06.05 18 0 13쪽
32 32. 고려연합군의 철군 23.06.04 2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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