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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환려제국(桓麗帝國)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04 12:14
최근연재일 :
2023.07.19 00:14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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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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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수 :
425,602

작성
23.06.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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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5. 연승

DUMMY

정복군의 제이군과 제사군은 장춘성의 성문 앞 천 보 앞에서 말을 멈췄다.


“임장군! 소장이 저기 보이는 망루(望樓)에 화탄을 날려서 관군의 예봉(銳鋒)을 꺾을 테니 지켜만 보십시오.”

“대족장의 명이 있었으니 되도록 인명을 다치지 않게 지붕만 날리면 어떻겠습니까?”

“허허! 그렇게 하지요.”


취우고 상장군이 화탄을 날리기 전 임영조 상장군은 손평의 말을 생각하며 말했다.

쉬-우-웅! 꽝!!

망루의 지붕으로 날아간 화탄은 망루의 지붕 위에서 폭발하며 지붕을 산산조각을 내며 지붕을 날려버렸다.

장춘성을 지키던 관군들은 망루의 지붕이 날아가 버리자 성루에 바싹 엎드려 머리조차 내밀지 않았다.


“취장군! 이번에는 제가 성벽에 구멍을 뚫겠습니다.”

“허허허! 좋습니다. 명궁으로 소문이 자자한 임장군의 활 솜씨를 보게 되어 아주 좋습니다.”


임영조 상장군이 시위에 폭시를 걸었다.

쉐-에-에-에,

쿵-콰-쾅!

성문의 좌측, 산과 연결된 성벽이 폭시에 의해서 큰 구멍이 나고 말았다.


“짐작대로 병사들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임영조 상장군은 사람들이 없을 곳이라고 생각해서 좌측성벽을 노리고 폭시를 날린 것이다.

우-아-아-아!

둥-둥-둥-둥!!

정복군의 함성과 북소리가 우렁차게 메아리쳤다.

장춘성은 마치 아무도 없는 공성계(空城計)의 계략을 펼친 것처럼 조용했다.


“지금부터는 망루와 성벽을 향했던 화탄과 폭시가 일각(一刻:약 15분) 이내에 항복하지 않으면 너희들에게로 향할 것이다. 명심해라! 단 일각이다.”


취우고 상장군의 외침이 끝나자 성루에 엎드려 있던 병사들이 급하게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너무 거리가 먼 탓인지 관병들은 화살조차 날릴 생각을 못 하고 내려가고 있습니다.”


임영조 상장군은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주시하며 말했다.


“허허허! 이 모두가 대족장의 지시로 활을 개조한 덕이지요.”


취우고 상장군 역시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렇습니다. 서서히 앞으로 나가지요.”

“예, 임장군!”


따-그-닥 따-그-닥!

두 상장군은 성문을 향해 서서히 말을 몰았다.

끼-이-익!

거대한 성문이 열리고 무기를 들지 않은 관병들이 쏟아져 나왔다.


“임장군! 저들은 색목인들이 아니오?”

“허! 그렇습니다. 취장군! 그런데 왜 장춘성을 지키던 관군들 속에 색목인들이 끼어있을까요?”

“아-하! 아마 저들은 원의 포로가 된 아라사(러시아)인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과거 거란군에 있을 때 저들과 한번 부딪친 적이 있습니다.”


성 밖으로 나온 병사들의 대부분은 하급 병사들로 성의 허드렛일을 하는 아라사인들이었다.

두 장군은 성문 바로 앞에서 말을 멈췄다.

성안에서 장춘성의 지휘 장수들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휘 장수들은 겁에 질려 두려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역시 이곳에도 우리 거란인들이 있구나!’

취우고 상장군은 지휘 장수 중에 귀에 거란의 표식을 한 사람을 보았다.


“나는 거란 출신 상장군 취우고다! 너는 거란인으로 보이는데 왜 이곳에 있느냐?”

“예! 저는 토우천이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배가 고파 원나라의 군대에 지원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어 장군이 되었습니다.”


토우천은 마치 고향 어른을 만난 듯 취우고 상장군에게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토우천! 이곳에는 총 몇 명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느냐?”

“병사들의 수는 총 삼천 명으로 장수들과 군관들은 백여 명입니다.”

“알았다. 그만 안으로 들어가자.”


정복군들은 장춘성 안으로 들어갔다.


“으-헉! 뭐야?”


고려 출신의 병사가 처음 본 색목인 여자를 보고 자기도 모르고 낮은 비명을 질렀다.

성안에는 아라사의 병사뿐만 아니라 아낙들도 있었다.


“우-헤헤헤!”

“킥-킥-킥!”


고려 출신의 병사가 놀란 얼굴이 되자 여진과 거란 출신의 병사들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척후병 중에서 가장 빠른 병사를 데리고 오너라!”

“예, 상장군!”


임영조 상장군은 부관을 불러 말했다.


“상장군! 여기 이 병사가 가장 빠릅니다.”

“충!”


병사는 고려 출신이었다.


“너는 지금 대족장님께 가서 이곳의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충!”


고려 출신의 병사가 말을 타고 손평이 갔던 요녕성 쪽으로 말을 타고 달렸다.

요녕성의 성도는 봉천(奉天현:심양)으로 황제가 있는 북경과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다.


“대족장! 봉천은 요하가 흐르는 낮은 지역으로 사람이 살기가 좋아서 성을 지키는 관군들이 많을 것이오. 특히 성의 최고 지휘관인 다루가치가 황제의 넷째 아들이라고 하니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오, 인명을 중하게 여기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는 냉정할 필요가 있소.”

“예, 총사님! 잘 알겠습니다.”


구양수의 자세한 설명에 손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총사님! 잠깐,”


정복군 앞에 좁고 긴 협곡이 나타났다.

손평은 폭시를 시위에 건 다음 폭시를 날렸다.

슈-우-웅 꽝!!

협곡의 우측, 손평이 폭시를 날린 곳은 약간의 숲이 우거져 있어서 병사들이 숨어 있다가 협곡을 지나가는 군대를 급습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으-아-악!”

“아-악! 모두 피해라!”


폭시가 폭발하자 비명과 함께 원나라의 병사들이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도망가는 적을 모두 죽여라!”


슈-웅!

피-웅!

정복군의 병사들이 화살을 날렸다.

정복군 병사들의 정교한 활 솜씨에 매복하고 있던 원나라의 병사들이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저들의 옷을 벗겨 우리의 정예 병사들이 입도록 해라!”

“예, 총사님!”


구양수의 명에 병사들이 옷을 벗겼다.

원나라의 병사들이 입은 옷은 정복군의 척후병들이 입은 두정갑(頭釘甲)과 비슷한 갑주(甲冑) 형태의 옷이었다.

갑주에 묻어있는 피를 모두 닦아내고 척후병들이 입자 원나라의 병사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자, 이제부터 너희들은 원나라의 병사가 된 것이다. 우리가 거리를 두고 쫓을 테니 너희들은 성문을 열어달라고 해서 성문이 열리면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을 죽이거나 제압하여야 한다. 알았느냐?”

“충!”


구양수는 백전노장답게 묘책을 생각해냈다.


“이들이 대족장의 폭시로 인해 급습에 실패하는 바람에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소.”

“아닙니다. 총사님의 묘책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습니다.”

“대족장! 성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큰 건물이 보일 것이오. 아마 그곳에 다루가치가 있을 것이니 대족장은 그 건물에 폭시를 날려주시오.”

“하하하! 그렇게 하겠습니다. 혹 제가 해야 할 일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허허허! 현재 우리 중에는 대족장의 활 솜씨가 제일 낫지 않소? 아마 응이가 왔다면 대족장의 일이 없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서서히 가다 보니 봉천의 외곽을 두른 성곽(城郭)이 멀리 보였다.

황자(皇子)가 최고 지휘관으로 있는 성이라는 것이 멀리서도 느껴졌다.

성곽 위에 있는 병사들은 자세가 흐트러짐이 없이 절도 있는 모습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자, 지금부터 죽을힘을 다해 성문 쪽으로 도망을 가거라!”

“충!”

탁-탁-탁!


“빨리 달려라!”

“지체해서는 잡힌다.”


정복군의 병사들은 진짜로 잡히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성문을 향해 달렸다.


“성문을 열어주시오.”

“급습에 성공해서 많은 수의 적을 죽였소.”

“빨리 여시오.”


병사들은 멀리서부터 외치며 성문 쪽으로 달려갔다.

끼-이-이!

성문은 겨우 한 사람이 통과할 정도로 열렸다.

휘-이-익!

퍼-억 큭 흐-읍!

성문 안으로 들어간 병사들이 품 안에서 단도를 꺼내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의 입을 막고 가슴과 목 등을 찔러 모두 죽였다.

끼-이-익-익 쿵!

성문을 장악한 병사들에 의해 성문이 활짝 열렸다.

두-두-두-두!

말을 탄 정복군의 병사들이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쉬-이-이 꽝-쿵!

쿠-우-펑!

손평의 활에서 시위를 떠난 폭시와 화탄이 거대한 전각을 때리자 전각은 폭발과 함께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전각이 무너지자 모든 사람의 행동을 멈췄다.


“아-악! 살려줘!!”

“커-어-억! 누가 손을 잡아주시오.”


무너진 전각의 잔해에 깔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구원을 요청했다.

저-벅 저-벅!

손평의 눈에 황금색 장포가 보였다.


“손을 내밀어라!”

“으-으! 살려주시오.”


손평의 말에 장포의 주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풀어 헤쳐진 머리와 먼지로 가득한 얼굴, 거대한 기둥에 깔려 상처를 입은 다리,

황자로 보인 사내는 누워서 몸을 떨고 있었다.


“으-으! 나는 이 나라의 황자요. 목숨만 살려주시오.”

“죽이지는 않겠으니 입을 다물어라!”


사내를 구한 손평의 말에 황자는 신음이 새어 나오는 입을 닫았다.

구양수의 명으로 원나라의 장수들은 무기를 빼앗긴 채 한쪽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혹시 추밀원지사가 아닙니까?”

“나를 아느냐?”

“대장군! 소장 양과입니다.”

“양과? 너는 내 후임으로 추밀원지사를 역임하지 않았느냐?”

“그렇습니다. 대장군! 송구합니다.”


양과는 구양수가 추밀원지사를 부임했던 시절 추밀부사를 했던 사람이었다.


“황궁에 있지 않고 왜 이곳에 있느냐?”

“소장도 대장군처럼 황제의 눈 밖에 나 이곳으로 쫓겨났습니다. 그때 대장군이 황궁을 나가실 때 대장군을 따랐어야 했는데.......,

흑흑!!”


양과는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렸다.


“그만 일어나거라!”

“예, 대장군! 그런데 대장군이 어떻게 이곳으로 오신 겁니까?”


구양수는 대답 대신 손가락으로 손평을 가리켰다.


“저 사람이 대장군이 모시는 주군입니까?”

“아니다. 내 주군은 저 사람의 아들이다.”

“예? 대장군! 저 사람도 아직 젊은데 아들이라면?”

“그래! 이제 막 열세 살이 되었지. 그러나 그 아이가 품은 가슴속에는 중원의 대륙도 너무 작다고 할 수가 있다.”

“.......,”

“내가 황궁에서 흑요석 이야기한 적이 있지, 바로 그 아이가 흑요석으로 만든 흑검의 주인이며 만백성들을 위해서 하늘이 내린 대륙의 주인이다.”

“아-아! 그런 인물이 어찌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알려졌다면 아마 누군가가 죽이려 들었겠지, 양과! 너도 나의 주군을 따르겠느냐?”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장군만 하여도 소장에게는 가슴 벅찬 분인데 대장군이 모시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주군으로 모시고 지극정성으로 보필하겠습니다.”

“허허허! 역시 너의 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구양수의 큰 웃음소리에 손평이 다가왔다.


“총사님!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 대족장! 내가 정신이 없었구려, 이 사람은 내 후임으로 추밀원지사를 역임했던 양과라는 사람이오. 양과! 대족장께 인사를 올려라!”

“대족장! 소장은 양과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손평입니다.”

손평을 가까이서 본 양과는 깜짝 놀랐다.

‘과연 황제의 아비가 될 만한 사람이구나! 감히 범접하지 못할 기품이 배어있어!’


의사청,


“총사님! 이제 이곳을 떠나야 하는데 누가 이곳에 남아 성을 지키는 것이 좋겠습니까?”

“예, 대족장! 이곳, 수성(守成)의 책임자로는 양과와 임영조 만호장이 지켰으면 하오. 서로 잘 아는 사이라 그 누구보다도 더 뜻이 잘 통할 것 같으니 말이오.”

“그럼 그렇게 하는 거로 하고 저는 잠시 나가서 황자를 보내주고 오겠습니다.”


손평은 밖으로 나와 황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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