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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환려제국(桓麗帝國)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중룡
작품등록일 :
2023.05.04 12:14
최근연재일 :
2023.07.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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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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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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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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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4. 길림성 함락

DUMMY

요녕성과 길림성, 흑룡강성 주위에는 예전에 떠돌았던 소문이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흑검을 가진 새로운 황제가 나타나 백성들을 구한다!!


구양수의 명으로 주진군이 낸 소문이었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겉으로는 반신반의했지만 내심으로는 흑검의 주인이 흑검과 함께 세상에 나타나기를 바랐다.


“할아버지! 제가 호위들 몇 명과 함께 길림성의 장춘으로 가서 화탄과 폭시를 날려 전쟁의 서막을 알리고 오겠습니다.”

“다른 사람도 많은데 왜 네가 간단 말이야?”


깊은 밤,

구양수는 자신의 방으로 찾아온 손평의 말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할아버지! 제가 먼저 사지(死地)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네가 왜?”

“수장이 몸을 사린다면 그 누가 수장의 말을 따르려고 하겠습니까?”

“휴-우, 평아! 네 말이 맞다. 그래서 말인데 차라리 내가 가마.”

“예? 할아버지! 전군(全軍)의 작전을 수립하셔야 할 분이 적진에 뛰어든다면 작전은 어떻게 합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도록 허락을 해 주십시오.”

“네 고집을 누가 꺾을 수 있겠냐? 무탈하게 잘 다녀오거라.”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아침,

손평은 평소처럼 초원으로 나왔다.


“응아! 아버지하고 길림성 장춘으로 가서 화탄과 폭시를 날려 보겠느냐?”

“헤헤! 예, 아버지! 사람이 아닌 바위나 나무를 맞추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좋아요.”


손평은 구양수의 걱정을 덜기 위해 호위들을 데려간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손응과 단둘이 가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가서 네 활을 챙겨서 이곳으로 와라, 아버지는 화탄과 폭시를 챙겨서 이곳으로 올 테니,”

“예, 아버지!”

손응은 초원을 떠나 먼 곳으로 간다는 말에 설레는 모양이었다.

손응이 도착하자 사냥을 떠나는 옷차림의 손평은 손응과 함께 길림성 쪽으로 말을 몰았다.

‘음! 저 멀리 보이는 강이 송화강(松花江)이구나! 강이 가로막고 있어서 퇴각이 어려우니 필승을 해야겠어!’

멀리 손평의 눈에 유유히 흐르는 송화강이 보였다.

손평은 길림성으로 가면서 관도 주위의 지형과 지물을 살폈다.

장춘으로 들어가는 성문 앞에는 관군으로 보이는 병사들이 모여 있었다.

‘검문하고 있나?’

손평은 긴장한 마음으로 손응을 바라보았다.


“헤헤!”


손응은 긴장한 손평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맑게 웃음을 지었다.

손평이 성문 입구로 가서 보니 관군들은 자기들끼리 잡담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장춘으로 들어간 손평은 객잔으로 들어가 밤이 되길 기다렸다.


“아버지는 잠시 나갔다 올 테니 피곤하면 자고 있어라.”

“예, 아버지! 다녀오세요.”


객잔을 나온 손평은 미리 준비한 벽서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붙였다.


-새로운 나라를 열기 위해 성문 밖에 있는

황제의 석상을 내일 오시(午時:11:00~13:00)에

제거하여 백성들의 근심을 덜겠다.


열 곳에 벽서를 붙인 손평은 객잔으로 돌아왔다.

벽서의 내용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오시가 가까워지자 황제의 석상이 있는 관도의 양쪽 산에는 수많은 백성이 모였다.


“응아! 여기서 저곳, 황제의 석상이 있는 곳까지 총 거리는 이천 보(약1km)다. 폭시와 화탄을 각각 네발을 날려야 하니 너는 두 발의 폭시를 날려라. 아버지는 화탄을 날릴 테니,”

“예, 아버지!”


손응은 비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화약이 장착된 애기살을 시위에 걸었다.


“쏴라!”


쉐-에-엑!

쉬-이-익!

쿵!

꽝!

폭시와 화탄이 날아가 황제의 석상에 명중했다.

그러자 석상의 상체가 산산이 깨져 날아가 버렸다.

쉐-에-엑!

쉬-이-익!

쿵!

꽝!

다시 폭시와 화탄이 날아가자 허리 아래까지 남아있던 석상이 사라지고 평지가 백성들의 눈에 드러났다.

백성들 속에 섞여서 구경하던 관군들이 빠르게 산을 내려와 관청으로 달려갔다.


“이제 집으로 가자!”

“예, 아버지! 그런데 황제는 나쁜 사람인가요?”

“그래! 자신에게 충성을 바친 큰할아버지를 죽인다고 위협하여 황궁에서 내쫓은 나쁜 사람이다.”

“나쁜 놈!”


손응의 입에서 욕설이 나오자 손평은 손응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헤헤! 저도 모르게 욕이 나오고 말았어요. 안 그럴게요. 아버지!”

“그래! 욕은 어른이 되어서도 하면 안 되지만 어렸을 때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된다.”

“예, 아버지!”


손응의 큰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기 직전이 되었다.


“응아! 너는 대륙의 황제가 될 사람이다. 항상 진중하고 어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헤헤! 예, 아버지! 저는 백성들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아끼는 황제가 될 거예요.”


금방 얼굴이 풀어진 손응이었다.

훈련으로 항상 분주한 백왕리와 주변의 부락들은 훈련이 없음에도 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길림성 장춘,

관병들에게 보고를 받은 선위사와 관병들의 수장인 동지는 발을 동동 굴렸다.


“감히 황제 폐하의 석상을 부수다니......?”

“오랑캐 놈을 잡아서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참수형에 처해야 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동지! 그런데 무엇으로 십 척(약 3m)에 달하는 석상을 부술 수가 있소?”

“소장도 모르는 화약 무기인 것 같은데 찰나의 순간에 깨지다니 두려운 일입니다.”


동지의 말에 선위사가 물었다.


“무엇이 말이오?”

“만약 그 화약 무기가 폐하의 석상이 아닌 동지사와 소장을 노린다면 우리 두 사람의 몸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아! 만약 오랑캐들이 그 무기를 가지고 이곳으로 들이닥친다면 방법이 없겠구려.”

“그렇습니다. 폐하의 석상을 부순 것은 우리 두 사람에게 보내는 오랑캐의 경고일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이곳으로 온다면 우리는 후퇴를 해서라도 원병을 청하는 방법밖에 달리 대책이 없습니다.”


동지의 말에 선위사는 입을 닫고 묵묵히 생각에 잠겼다.


“동지! 이렇게 합시다.”

“어떻게 말입니까?”

“오랑캐가 이곳으로 오기 전 아무도 모르게 우리 두 사람의 식솔들을 북경으로 보냅시다. 그래야만 그들이 이곳으로 오더라도 쉽게 몸을 피하지 않겠소?”

“아! 역시 선위사 영감이십니다. 당장 퇴청해서 식솔들에게 대도(현:북경)로 여행을 가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럽시다.”


관병들은 두 명의 수장이 아무렇지 않게 이른 시간에 웃으며 퇴청을 하자 자신들의 기억 속에서 황제의 석상을 잊어갔다.

두-두-두-두!

백여 명의 첨병들이 탄 말이 지축을 울리며 길림성 쪽으로 달려갔다.


“대족장! 내가 알아보니 장춘의 관병들은 겨우 오백여 명에 불과하다고 하오. 최대한 속전속결로 성을 장악해야만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요녕성과 흑룡강성을 일거에 칠 수가 있소.”

“하하하! 총사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일만의 대군을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의 보호는 아직 일만의 병사들이 남아서 하고 있으니 우리는 전쟁에만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손평과 구양수는 마치 유람가듯 선두에서 말을 타고 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피-웅-웅!

적전(鏑箭)이 소리를 내며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더니 눈이 부실 듯 밝은 빛을 토해냈다.

효시(嚆矢)!

효시는 살촉 밑에 구멍을 뚫은 통이 있어서 그 구멍으로 공기가 통과하면서 소리를 내는 화살인데 손평은 소리에 화약이 타면서 내는 빛을 더해 신호용으로 썼다.


“총사님! 백 리(40km) 이내에 적군이 보이지 않는다는 척후병의 신호입니다.”

“허허허! 대족장이 개발한 화살이구려! 화약의 힘으로 백 리를 날아와 소식을 전하다니? 대단해!”


손평의 정복군은 아침이 되어서 장춘이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 도착했다.


“임영조 만호장! 우리는 이곳에서 어둠이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을 할 것이니 병사들에게 충분히 먹고 휴식을 취하라 해 주십시오.”

“예, 대족장님! 소장이 무수한 전쟁을 해왔지만, 오늘처럼 한가롭고 평화스러운 전쟁은 처음입니다. 우리의 계책대로 무혈입성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이 모두가 다 여러 대장군의 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영조 만호장님!”

“허허허! 대족장님이 소장의 얼굴에 금칠을 해주셨으니 기쁜 마음으로 가보겠습니다. 충!”


임영조 만호장의 주위에는 많은 병사가 편안한 자세로 건량과 육포로 식사하고 있었다.


“철아! 너는 장춘에서 심양으로 가는 관도의 입구를 지키다가 장춘의 선위사와 동지를 사로잡아야 한다.”

“예, 형님! 만약 그들이 그쪽으로 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포를 하겠으니 형님도 몸조심하십시오.”

“그래, 부탁한다.”


손평은 공격 시간이 다가오자 동생인 손철을 불러 당부했다.

손철이 떠나고 구양수가 왔다.


“대족장! 그들이 도주하다가 걸리면 우리로서는 성은 물론이고 관병들과 백성들까지 얻을 수 있다네.”

“총사님! 대륙 상단에서 보내온 정보대로라면 오늘 밤 공격이 시작되면 그들은 병사들과 백성들을 버리고 도주를 감행할 것입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정복군은 무기를 점검하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쉬-이-이-익!

적전(鏑箭)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장춘의 하늘 위로 날아갔다.

둥-둥-둥!

두-두-두-두!

북이 울리자 기병들이 말을 타고 거침없이 산을 달려 내려갔다.

끼-이-이-이!

나무에 두꺼운 철판을 덧댄 장춘으로 들어가는 성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손평과 구양수의 앞에선 정복군은 성문의 정면, 천 보 앞에서 멈춰 섰다.

성루(城壘)에는 관병들이 횃불을 밝히며 정벌군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쒜-에-에-에! 쿠-쿠-꽝!

둥-둥-둥! 와-아-아-와!

손평이 발사한 폭시가 성문으로 날아가 성벽보다도 더 견고할 것 같은 성문을 날려버렸다.

그러자 성루의 있던 관병들은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허허허, 대족장! 잠시만 기다려 봅시다. 선위사와 동지를 사로잡은 철이가 오고 난 후에 성안으로 진입해도 늦지 않으니,”

“하하하! 알겠습니다. 총사님!”


성문이 부서진 지 한 식경(약 30분)이 지났다.


“총사님! 저기 철이가 오고 있습니다.”

“허허허! 우리 바람대로 선위사와 동지를 잡았구려,”


손철의 뒤로 온몸이 묶인 채 말 위에 실린 두 사람이 정복군이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이보시오, 이들 두 사람은 장춘의 선위사와 동지요. 백성들과 자신들의 수하인 관병을 외면하고 도망을 치다가 우리에게 잡혔으니 그대들은 어서 항복하시오.”


손철이 두 사람이 탄 말을 끌고 성문 앞으로 가서 외쳤다.


“뭐야? 선위사와 동지가?”

“우리가 저런 놈들을 믿고 있었다니?”

“어차피 이기기는 틀렸으니 차라리 항복합시다.”

“옳소!”


성루의 관병들이 하나둘 성벽 아래로 무기를 던졌다.

따-각 따-각!

손평을 태운 말이 성문으로 다가가자 성루의 관병들이 성루에서 내려와 횃불로 길을 밝혔다.


“고맙소!”


성안으로 들어간 손평은 여진 출신의 상장군 야율출에게 성을 지키게 한 다음 제이군의 임영조 상장군과 제사사군의 거란 출신 취우고 상장군을 흑룡강성으로 보냈다.


“총사님! 우리도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럽시다. 누구는 지척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여기서 요녕성의 봉천까지는 하루가 걸리는 거리이니 휴식을 취하더라도 봉천에 가서 쉬어야지요.”


칠천의 병사를 흑룡강성으로 보낸 손평은 이천의 병사를 데리고 요녕성으로 향해 말을 달렸다.


“허허허! 대족장, 오랜만에 말을 최고로 달리니 마음이 상쾌하구려!”

“하하하! 저도 그럽니다. 총사님!”


****


흑룡강성으로 향하고 있는 임영조 상장군과 취우고 상장군은 전속력으로 말을 몰았다.


“아, 취장군! 흑룡강성은 강과 평원, 그리고 높은 산들이 있어서 더 좋습니다.”

“예, 임장군! 그렇게 보입니다. 송화강의 수량이 풍부해서 정착해서 살기에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달리던 말이 잠시 숨을 돌리는 사이 두 장군은 감탄하며 산야를 둘러보았다.

두-두-두-두!

장춘성이 화약 무기에 의해서 너무 쉽게 무너지자 정복군의 사기는 우려할 정도로 높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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