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15,963
추천수 :
516
글자수 :
892,307

작성
24.06.12 18:00
조회
14
추천
2
글자
12쪽

한일, 동맹을 맺다(1)

DUMMY

비암의 기술을 사용하던 더미 로봇, 뱀은 요 길드의 아오키 사에코가 맞대응하고 있었다.


- 끼리익.


뱀이 손을 뻗으며 코인같은 것을 사에코에게 날렸고, 그와 동시에 코인이 날아간 자리엔 벼락이 떨어졌다.


“호신부.”


하지만, 사에코는 자신의 주변에 부적 하나를 공중에 띄우며, 방어막을 펼쳤다.


방어막과 벼락이 맞닿은 순간, 공중에서 방어막을 만들어내던 부적은 그대로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지만, 사에코에게는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제압부!”


사에코는 곧장, 소매에서 네 장의 부적을 꺼내 뱀의 사방으로 날려보냈다.


곧이어, 부적을 기점으로 푸른 빛의 영역이 생겨나더니, 영역의 영향인지, 뱀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 끼이이익, 끼익.


뱀은 다시금 느린 손짓으로 스킬을 사용하려 했지만, 곧이어 날아든 세 장의 부적이 몸에 달라붙으며 데미지를 주는 탓에 그대로 움직임이 멈추었다.


“제··· 제길!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


더미 로봇들의 뒤에서 느긋하게 지켜보던 호타루는, 어느샌가 변한 전세에 당황하며 몸을 움찔거렸다.


그때였다.

호타루의 옆으로, 히로 길드의 우에다 유우키가 상대하던 더미 로봇인 강산이가 날아왔다.


“제··· 젠장···. 이렇게 된 이상··· 우선 후퇴다···!”


호타루가 뒷걸음질 치며 자리에서 물러나려던 순간이었다.


- 끼이이익, 콰앙!


호타루의 뒤에서 나타난 한 기의 더미 로봇에게 그대로 등이 갈라져버린 호타루.


“뭐··· 뭐야···.”


호타루는 단말마를 내뱉으며 그대로, 땅으로 쓰러졌다.


“이거··· 이번 부품도 영 쓰레기였네.”


그리고, 수십의 더미 로봇 군단과 함께 걸어오는 누군가.


< 미러···. 그자가 오고 있구나. >


곰의 말대로였다.

수십의 더미 로봇들과 함께 등장한 남자는··· 내 모습을 하고 있는 무한의 군단장, 미러였다.


“네 녀석···.”

“오호라···. 네가 여기 있다는 건, 더미 로봇들에게 들어서 알곤 있었지만··· 정말 나와 똑같이 생겼구나.”

“더미 로봇 주제에··· 당장, 모습 바꿔.”

“왜 그래야 하지? 이 몸··· 꽤 마음에 들거든···.”


그리곤 나를 바라보며 한쪽 눈을 감아 윙크를 하는 미러.


“내 얼굴로 그런 짓 하지 마···.”


이름 그대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분노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뭔가 좋은 말이 생각났다며, 이내 해맑게 입을 열었다.


“인간들 사이에선 그런 말이 있다고 하지? 도플갱어를 만나면 한 명은 죽는다고.”


그러더니 내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는 미러.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나를 공격하려는 의사가 없는지, 뒤의 더미 로봇들은 그저 가만히 서서 대기할 뿐이었다.


물론, 나는 피어 이터를 오른손에 꼭 쥔 채로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그럼··· 이제 한 명이 사라져야겠네?”


바로 코앞에서 나를 한 번 비웃고는 다시 뒤를 돌아 더미 로봇들 사이로 돌아가는 미러.


나는 그의 뒤를 겨냥하며, 피어 이터를 높게 들었다.


- 끼이익, 끼익.

- 끼익, 끼이익.

- 끼익끽.


그때, 가만히 서있던 더미 로봇들이 일제히 내 쪽을 바라보며 각자의 무기를 들어 올렸다.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 지금 바로 죽고 싶지 않으면 말이야.”


그 말에 나는 그대로 몸이 굳을 뿐이었다.


그 덕분에 무사히 더미 로봇들 사이로 돌아간 미러는 나와 일본 헌터들을 차례로 흘깃이며 입을 열었다.


“한 번, 살 기회를 줄게. 다음번엔 이런 기회가 없을 거야. 그 사이에 오사카를 빠져나가든, 나중을 위해 맞서 싸우든 해보라고.”


그리곤, 더미 로봇들과 함께 사라지는 미러.


그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나를 비롯해 일본 헌터들은 움직일 수 있었다.


‘잘못 움직이는 순간, 누구 한 명은 죽을 것 같았으니까···.’


아마,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터였다.


“호타루는? 괜찮습니까?”

“아직··· 숨이 붙어있습니다.”

“사에코, 우선··· 여기있는 자들에게 결계 입장을 허락해주시길 바랍니다.”

“네···!”


미야키의 말에, 순간 나와 유우키, 호타루의 몸에 빛 한 덩이가 다가와 몸에 스며들었다.


“우선··· 안으로 들어가 호타루부터 치료하도록 하죠.”


자신을 공격했다고 해서, 그녀의 죽음을 무시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살아서, 톡톡히 죗값을 치르게 하려는 것.

그것이 요 길드의 미야키가 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도 바라는 것이었고, 어쩌면 비암도 바라는 일일 터였다.


* * *


“우선, 오사카 성에서 모이기로 했거든.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오사카 성에 있는 결계에 입장 권한이 생겼지만, 나는 결계 안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더미 로봇들에게 맞서 싸울 헌터들을 데려오기 위해, 비암이 있는 A팀 주둔지로 향한 것이었다.


물론, 오는 길에 겸사겸사, 아신까지 망토에 보관하면서.


“다른 헌터들은 이마 다 모여 있어. B팀에도 말해둬서 오사카 성으로 갔을 거고···.”

“혹시··· 다른 헌터들이라 하면··· 쿠노이치도···?”

“쿠노이치 길드는··· 말이 좀 길다. 일단, 이동하자. 너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니까.”


내 말에 비암을 비롯해, IDOL 길드원들 모두가 다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곧바로 도톤보리를 빠져나와 오사카 성으로 향했다.


“일본 헌터들에 대해선 다 알고 있어요?”

“그게··· 어쩌다보니 싸우는 모습들을 다 봐버렸거든. 아까 미러가 찾아오기 전에 말이야.”

“미러요?”

“아···. 그자가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거든. 무한의 군단장이라고···.”

“무한···.”


비암은 내 말을 듣곤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더미 로봇들의 부서진 사체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무한이 맞긴 하네요···.”


이곳뿐 아니라, 도톤보리, 혼마치 거리까지 전부 더미 로봇들의 사체들로 가득 찰 정도였다.


“이뮨이나 듀라한 때도 이 정도는 아니지 않았나요.”

“걔넨 실제 생명체들이 싸우는 거였잖아. 지금 이 녀석들은··· 공장에서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녀석들이고.”


한숨을 내뱉는 비암.

그가 걱정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곰, 앞으로도 이런 무한한 적들과 싸워야 하는 걸까···.’

< 짐조차··· 가늠이 가질 않는구나···. 허나, 그것만은 분명하다. >

‘뭔데?’

< 이 싸움은 반드시 끝날 것이라는 거 말이다. 그 결과가 승리인지 패배인지는, 인간들의 노력에 달려있단 얘기지. >

‘당연한 말을 멋있게 하고 있어···.’


하지만, 곰의 말이 내 심경 변화에 도움이 아예 안 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잊고 있었던 점을 다시 한 번 콕 찝어준 것 같은 시원함이었다.


“미러가··· 이 더미 로봇들을 조종하는 걸로 봐선··· 그를 쓰러뜨린 뒤에 알 수 있겠지. 이 녀석들이 무한한지 아닌지.”


나는 한숨을 내뱉는 비암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며 말을 꺼냈다.


“그쵸. 형! 우선은 그 녀석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제가 중요한 걸 잊고 있었네요!”


내 말에, 비암은 금새 원래의 웃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괜히 그의 꽁지 머리를 한 번 잡아당기며, 장난을 치며 계속해서 오사카로 향했다.


* * *


한편, 한 박자 늦게 일본에 도착한 미르 길드의 네 사람.


텅 빈 공항을 거닐며, 일본에 도착하기 전에 봤던, 한국 헌터들의 마지막 거취를 떠올렸다.


“도톤보리라고 했던가?”

“A팀, B팀 나눴다고 했어요. A팀이 도톤보리, B팀이 혼마치 거리.”


다행히 공항은 이전에 IDOL 길드원들이 한 번 난리를 피운 덕에 조용했다.


“혼마치 거리에··· 유도진 헌터를 닮은 사람이 있다고 했으니··· 당연히 목적지는 혼마치 거리겠죠?”

“그래야지.”


혹시라도 가는 도중에 남아있는 민간인이 있을까, 이들은 최대한 민가를 둘러보며 느릿하게 혼마치 거리 방향으로 향했다.


“이거··· 한국 헌협에서 지원해준 물품인데, 한 쪽씩 귀에 껴.”


각자의 무기를 챙기던 길드원들 사이, 윤태솔이 무선 이어폰처럼 생긴 물건을 내밀었다.


제일 길드도 착용하고 있는, 자동 번역 장치였다.


“한라는··· 아직 우리랑 익숙하지 않을 텐데 괜찮겠어?”

“예, 이미 머릿속에서 가상 전투까지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진한라, 최근에 들어온 불꽃 신입이었다.


그녀의 스태프에서 나온 동그란 마력 구체는 전장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적들에겐 데미지와 디버프를 주고, 아군에겐 체력을 치료하는 스킬을 가진 헌터였다.


그녀는 높게 올린 포니테일 머리를 한쪽으로 정리하며, 오른쪽 귀에 자동 번역 장치를 끼워 넣었다.


“근데··· 혼마치 거리까지 가려면··· 차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대검을 등에 차고 있던 하주진의 말이었다.


미르 길드. 그들은 일본측과 연락이 끊긴 이후에야 일본에 도착했기에, 그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그 말은 즉,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혼마치 도로까지 걸어가야 한단 이야기였다.


공항 밖을 거닐던 윤태솔은 하주진의 말에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이내 미르 길드원들을 불러 모았다.


“저기, 사람이 있는데?”

“엥···?”

“무슨···.”


진짜였다.

그것도 렌트카 매장 안에 있는 사람이었다.


“왜···?”

“돈 벌려는 거 아니야?”

“우선··· 가볼까?”


그렇게 렌트카 매장으로 향하는 네 사람.

그리고 그들은 그곳에서 또다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다.


“에이, 대피하면 누가 돈 준답디까. 여기 말고도, 일단 더미 로봇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간 데는 다 가게 열었을걸?”

“예···? 그러다가 만약에 몬스터가 다시 쳐들어오면···.”

“그땐 뭐, 죽는구나 해야지. 근데 이거 뭐··· 공항이 정상 운행이 되어야 돈을 버는데···.”


렌터카 매장 안에 있던 남자는 텅 빈 공항 쪽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근데, 그래서 당신들은? 헌터인가? 용건은···?”

“아··· 차를 빌리고 싶긴 한데···.”


태솔의 말에, 남자의 눈이 순간 반짝이더니, 바로 계산기를 들고 테이블에 앉았다.


“바로 영업 모드로 들어가시는 거 봐요.”

“그러게···. 아무래도 간만에 돈을 벌 생각에 기쁘겠지.”


주변 다른 매장들을 둘러보던 하주진과 배하정도, 갑자기 영업 모드로 바뀐 직원을 바라보더니 한 마디씩 내뱉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태솔은 차 키 하나를 가지곤 다시 무리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제 바로 혼마치 거리로 가는 건가요?”


진한라의 물음이었다.

하지만, 윤태솔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그러더니 얼마 뒤, 긴 고민을 끝냈는지, 그의 입이 열렸다.


“아니, 우린 일본 헌협으로 가자. 가서, 여기 사람들을 지킬 헌터들이 없는지 물어봐야겠어.”


윤태솔은 피난도 마다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민간인들을 위해, 헌터 협회에 직접 파견 요청을 할 생각이었다.


작가의말

일본인들의 대사를 쓸 때엔 한국인들보다

히익- 헤에-? 를 많이 쓰게 되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5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3) 24.06.23 9 0 13쪽
154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2) +1 24.06.22 11 1 13쪽
153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1) 24.06.21 16 1 13쪽
152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2) 24.06.20 13 1 12쪽
151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1) 24.06.19 13 1 12쪽
150 공략! 무한의 군단!(4) 24.06.18 11 1 12쪽
149 공략! 무한의 군단!(3) 24.06.17 10 1 13쪽
148 공략! 무한의 군단!(2) 24.06.16 18 1 12쪽
147 공략! 무한의 군단!(1) 24.06.15 20 3 12쪽
146 한일, 동맹을 맺다(3) 24.06.14 17 3 11쪽
145 한일, 동맹을 맺다(2) 24.06.13 20 3 12쪽
» 한일, 동맹을 맺다(1) 24.06.12 15 2 12쪽
143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2) 24.06.11 16 3 12쪽
142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1) 24.06.10 18 2 12쪽
141 호타루의 트롤링(3) 24.06.09 18 2 12쪽
140 호타루의 트롤링(2) 24.06.08 19 2 12쪽
139 호타루의 트롤링(1) 24.06.07 20 3 12쪽
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24.06.06 17 3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17 3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19 3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22 3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19 2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20 2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20 2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21 2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21 2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22 2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20 2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24 2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31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