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16,117
추천수 :
521
글자수 :
892,307

작성
24.06.21 18:00
조회
18
추천
2
글자
13쪽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1)

DUMMY

“일본의 헌터들은 한국에서 온 헌터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던전 브레이크를 막아냈습니다.”


수많은 카메라 세례가 빗발치는 기자회견장.

그리고 그 카메라들은 저마다의 헌터들을 비추고 있었다.


일본 내에 있는 제1급 헌터들과 그 뒤에 서있는 제일 길드의 헌터들. 그리고 미르 길드원들이 그 주인공이었다.


“질문 있습니다.”

“말씀하세요.”


그때, 한 기자가 손을 들고 한국 헌터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현장에서 한국의 S급 헌터인 유도진 헌터님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렸는데요.”


기자회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유도진’에 대한 이야기였다.


“유도진 헌터님은 일본에 안 계셨습니다.”

“예?”

“이번에 게이트를 통해 넘어온 몬스터는 누구의 기술이던 흉내낼 수 있는 몬스터였습니다.”


그 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한국의 비암이었다.


“그리고 그중 보스 몬스터로 알려진 개체는 모습까지 타인을 흉내 냈습니다. 일본에서 목격된 유도진 헌터는··· 해당 몬스터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럼 유도진 헌터는 한국에 계속 남아있었단 얘기입니까?”


날카로운 기자의 질문에 비암의 표정이 살짝 찡그려졌다.


‘이건 미러를 쓰러뜨린 형을 물어보는 게 아니야. 일본을 침략한 게 도진이 형이라고 믿는 질문이야.’


비암은 답답한지 한숨을 한 번 내뱉고는 다시 기자의 말에 반박했다.


“예. 실제로도, 유도진 헌터님은 한국에서 운명 길드원들과 만나거나, 대장장이에게 물건을 의뢰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셨습니다.”


비암의 말에 기자는 더 말을 덧붙이려 했지만, 이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자국의 헌터들도 모두 그 기자를 노려보고 있었으니까.


“그럼, 다른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네, 말씀하세요.”

“이번 게이트 사태에 휩쓸려 사망한 제국 길드의 길드원들도 제일 길드의 탓이 아닌 겁니까?”


그 말에는 자국 헌터 중 하나인 요시노 미야키가 입을 열었다.


* * *


< 조금은 분할 줄 알았더니, 그래 보이지는 않는구나. >

“그렇지.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불법 체류라는 소리에 뭐··· 기타등등 곤란할 게 많으니까.”


미러를 쓰러뜨린 뒤, 하루가 다 지나 새벽인지 저녁인지 알 수도 없는 시간 즈음 일어난 나는 그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치적인 이슈도 그렇고, 나 스스로도 오픈해버린 능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어차피, 내가 일본에 있었다는 사실은 금방 알려지겠지만···.”

< 그렇지, 보는 눈이 얼마나 많았는데, 그것이 숨겨지겠느냐. >

“그럼··· 내 쪽에서 먼저 밝혀야겠지.”


일본 헌터들이 먼저 밝힐 사람들도 아니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먼저 넘어야 할 산이 있거든?”

< 무엇을···? >

“정준혁한테··· 말해야 한다는 거야. 내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한테 먼저 밝히면··· 난 돌 맞아서 죽을걸?”


내 말에 곰은 그럴 수도 있을 거라며 공감했다.


그리고 그날 밤, 준혁과 정은진을 집으로 불렀고, 두 사람에게 드라코를 먼저 인사시켰다.


“무··· 물진 않지?”

“윽··· 뱀··· 징그러워···.”


굳은 두 사람을 향해 드라코가 배를 까뒤집고 재롱을 피우자, 두 사람은 언제 겁을 먹었냐는 듯, 금새 드라코와 친해질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런 애들이··· 엄청 있다고?”

“지금은 더 늘어났을걸?”

“그러니까··· 잠깐만 있어봐···. 이게··· 그러니까··· 최소 D급 몬스터들이 너를 따른다는 거잖아?”

“아니··· 그, 아이언 그리폰들도 있긴 하거든···.”

“에? 걔넨 보통 A급 아니야?”


준혁과 내 사이를 정은진이 굳은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혹시, 아이언 그리폰이라면···.”

“맞아. 너가 있던 게이트에서··· 데려왔지.”

“왜?”

“아니··· 그, 걔들도 싸우고 싶지 않았다고도 하고···.”

“그래도 그 게이트에서 내가 죽을 뻔한 건 알고 있어?”

“그때, 내가 살려줬잖아. 그리고, 얘들도 싸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데··· 그럼 어떻게 해···. 다 죽여?”


내 말에 정은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너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싸우고 싶지 않은 애들을 죽이고 싶지 않아.”

“아니, 유도진. 잠깐만···.”


그때, 정준혁이 계산을 끝마쳤는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A급 몬스터, D급 몬스터들이 너를 따른단 얘기잖아?”

“뭐, 그런 셈이지···.”

“그··· 그거··· 사람으로 치면 A급 헌터가 잔뜩 있단 얘기잖아···. 너 엄청 어마어마하잖아?”


아니, 어마어마한 정도가 아니야. 씨x 미친거야!


준혁은 크게 소리쳤다.

물론, 그의 반응에 나는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이번 전투에서야 몬스터들의 도움을 받았지, 그 전까진 언제나 혼자 싸워왔으니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걸 왜 이제야 말하는 거야?”

“정확히는··· 능력은 아니야. 아이템 덕분이지.”


나는 준혁에게 목걸이를 꺼내 보였다.


“순도 100% 마력석으로 만든 목걸이거든. 어떤 논문에서 찾았는데, 순도 높은 마력석으로는 게이트를 열 수 있다고···.”

“잠깐, 이거··· 너 방에 있는 장식품이랑 똑같···.”


준혁의 말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준혁의 입에선 곧바로 필터도 거치지 않은 생 욕이 튀어나왔다.


“이거 진짜 미x 놈 아니야. 저게 하나에 얼마짜린데, 저걸 장식으로···.”


그 말을 부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까지나 장식으로 쓰는 마력석은 예비용 마력석이었다.


“목걸이를 잃어버리면 얘들 못 부르는 거 아니야. 아니, 아무튼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해?”

“뭘.”

“이 이야기를··· 사람들한테 하는 게 좋을까···.”


내 물음에 정준혁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네 능력이건 아니건. 너가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 그리고 넌 몬스터들이랑 대화가 통하고.”

“그··· 그건 다 통하는 건 아닌데, 공부할 순 있거든.”


먹어서 공부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몬스터들이랑 싸우는 게 네가 가진 최대 전력이면··· 몬스터들이랑 싸워야지. 뭘 고민해.”

“그··· 그렇지만, 몬스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샐러맨더와 그리폰들을 세상에 공개할 경우, 윤혜성의 반응이 제일 걱정이었다.


“그건 그 사람이 감내해야 할 거 아닌가?”

“그걸 왜 그 사람이 감내해?”


내 물음에 준혁은 내가 답답한지 한숨을 한 번 내뱉고는 말을 이었다.


“나같은 민간인은 말이야. 몬스터가 집을 부수던, 헌터가 집을 부수던 우리들이 신경 쓸 거 같냐?”

“응···?”

“그러니까, 헌터들 싸우는 건 헌터들 사정이라고. 언제 헌터들이 집 부서지는 거까지 신경썼어?”

“아···?”

“뭐, 그런 거라고. 불편해? 그럼 같이 안 싸우면 되는 거야. 헌터들은··· 각자 싸움에 있어서는 영역 안 건드는 뭐 그런 거 있잖아.”


무슨 말인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 뭐, 워낙 정준혁 저 아이는··· 아무렇게나 말하는 아이지 않느냐. >

‘그렇긴 한데, 오늘따라 아무 말이 심하잖아.’


내가 곰이랑 대화하고 있자, 정준혁은 머리를 다시 회전시켰는지 사람다운 말을 내뱉었다.


“몬스터라고 무조건 사람을 죽이고 싶어한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깰 수 있겠지.”

“그리고··· 잘만하면 새로운 몬스터들도 받을 수 있겠고.”


정은진도 말을 덧붙였다.


“가뜩이나 몬스터들 사이에서 오빠가 소문이 난 거라면··· 오빠, 너를 보기 위해 이쪽 세계에서 몸을 숨긴 몬스터들도 있을 거 아니야.”

“세력을 불리는 건가.”

“그렇지. 아예, 몬스터를 모집해서 더 군사력을 키우는 거지.”


은진의 말도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럼··· 기자회견이라도 해야 하나?”

“그치.”


준혁의 반응에 나는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협회의 장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 내일, 기자회견 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나요?”


물론 안될 것은 없었고, 나는 곧바로 다음날 있을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 * *


“도대체 무슨 기자회견을 잠실구장에서 하는 거야?”

“그러니까요. 전 또 무슨 다른 기자들도 엄청 부르는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고.”


헌터 전문 기자인 윤태식. 그는 지금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난생처음 야구장에서 하는 기자회견도 그렇고, 기자들은 관중석에, 헌터들은 구장에 서서 대기하는 것도 그렇고.


“유도진이 원래 몇 급이라고 했죠?” “E급. 그러니까 이런 이상한 곳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이러지.”

“어디서 본 것만 많아서···. 이래서 아무나 S급 헌터 시키면 안 된다니까.”


심지어는 일본에 파견된 제일 길드원들을 제외한 모든 길드원들이 구장 안에서 대기 중이라는 것이었다.


“선배 헌터들을 대기 시켜놓고 유도진은 뭘 하고 있는 거야.”

“폐급이네, 폐급이야~”


정작 유도진은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은 상태였다.


“뭐, 입구에서부터 느긋하게 걸어 나와 인사라도 받고 싶은 건가?”


구장 정 가운데에 기자회견을 위한 단상이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까지 가더라도 몇 분의 시간은 소요될 터, 기자들은 이를 유도진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퍼포먼스는 맞지만.


“그럼, 유도진 헌터님의 긴급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 겸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사람은 다름아닌 평범한 길드의 매니저인 정준혁이었다.


“얼씨구, 아주 잔치네, 잔치여. MC까지 준비했어?”

“저 사람은 누군데?”

“몰라.”


계속 술렁이는 잠실구장.

물론 술렁이는 것도 좋은 의미의 술렁임은 아니었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본 정준혁은 곧바로 단상 밑에서 뭔가 행동을 하더니 이내 단상에서 내려갔다.


“뭐한거야?”

“봉지에 들어있는 파리를 죽였는데?”

“파리가 봉지에 왜? 그거 하려고 올라간 거야?”

“몰라, 쟤네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그러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단상 위의 공간이 잠시 일그러지더니, 순식간에 유도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ㅁ, 뭐야? 방금 찍었어?”

“찍···긴 했는데 텔레포트를 쓴 거야?”

“저게 무슨···.”


갑자기 단상 위에 나타난 유도진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그는 곧바로 마력석 목걸이의 가죽끈을 뜯으면서 오른손에 쥐었고, 곧바로 마력석에 마력을 주입시켰다.


“지금부터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모두 당황하지 마시고, 안심하세요.”


유도진이 그렇게 말한 이유.

그리고 바쁜 헌터들까지 동원한 이유.


그건···.


- 드디어 새 주인님께서 화려하게 데뷔를 하는 날이네요!

- 사아아악! 사악! (아직까지 걱정이 되는데···.)

- 사악, 스으윽. (긴장 풀어. 어차피, 우린 원래 죽었을 목숨이었으니까.)

- 끼룩, 끼루루룩. (그래도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니까요.)

- 쨔아아아! 쨔아! (아바랑 삼초는 걱정이가 많아!)


게이트를 통해 몬스터를 소환하기 위함이었다.

제일 먼저 카르셀이 게이트를 빠져나와 잠실구장 위를 한 바퀴 크게 회전하며 유도진의 왼편에 내려섰다.


그 다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평범한 샐러맨더들이었다.

유도진의 오른편에 선 드라코를 제외한 나머지 샐러맨더들은 게이트를 빠져나와 구장 한 켠에 대열을 갖추어 멈춰섰다.


그 뒤로는 기계화 샐러맨더들의 차례였다. 공중을 날아다니거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화 샐러맨더들도 천천히 대열을 갖추었다.

그 대열 사이 라이덴은 드라코의 옆으로 이동해 자리했다.


“이게 무슨···.”


계속되는 몬스터들의 행렬에 기자들은 넋을 놓고 난생 처음 보는 기자회견을 바라볼 뿐이었다.


- 끼이이익!

- 끼루우욱!


아이언그리폰들이 하늘을 날아 샐러맨더 대열의 반대편에 자리했고, 그의 대장인 리글은 카르셀의 옆에 내려앉았다.


- 쨔아아아!

- 삐약! 삐야아!


그리고 갓 태어난 아기 샐러맨더들과 아기 그리폰들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후··· 이래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무기를 들지 말라 했던 건가.”


그리고 그 모습을 처음으로 지켜보던 윤혜성 역시 난생처음 보는 장면에 실소를 터트렸다.


작가의말

진짜... 기자회견 장면 너무 어려워요...

ㅠㅠ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5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3) 24.06.23 11 1 13쪽
154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2) +1 24.06.22 13 1 13쪽
»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1) 24.06.21 19 2 13쪽
152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2) 24.06.20 15 2 12쪽
151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1) 24.06.19 16 2 12쪽
150 공략! 무한의 군단!(4) 24.06.18 13 2 12쪽
149 공략! 무한의 군단!(3) 24.06.17 13 1 13쪽
148 공략! 무한의 군단!(2) 24.06.16 19 1 12쪽
147 공략! 무한의 군단!(1) 24.06.15 21 3 12쪽
146 한일, 동맹을 맺다(3) 24.06.14 19 3 11쪽
145 한일, 동맹을 맺다(2) 24.06.13 21 3 12쪽
144 한일, 동맹을 맺다(1) 24.06.12 16 2 12쪽
143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2) 24.06.11 17 3 12쪽
142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1) 24.06.10 19 2 12쪽
141 호타루의 트롤링(3) 24.06.09 19 2 12쪽
140 호타루의 트롤링(2) 24.06.08 20 2 12쪽
139 호타루의 트롤링(1) 24.06.07 21 3 12쪽
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24.06.06 18 3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18 3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20 3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24 3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20 2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21 2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21 2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22 2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21 2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22 2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20 2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24 2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31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