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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콩 님의 서재입니다.

헌터 가상현실 게임을 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제로콩
작품등록일 :
2019.10.30 00:59
최근연재일 :
2019.11.13 19:43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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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1
추천수 :
34
글자수 :
90,801

작성
19.10.3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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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새로 만난 가족들(3)

DUMMY

다음날 시후는 이른 새벽에 눈을 떳다.

지난 7년간의 습관 때문에 깊이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시후는 조용한 방 안이 많이 어색했다.

지금까지 집에서 잠든 적이 거의 없었다.

거의 게이트 안쪽이나 세상 밖으로 나온 괴물들을 사냥하다가 근처 아무곳에서 잠자며 지내왔었다.

그래서 일찍 일어난 지금 뭘 해야 할지 고민되었다.

주변을 경계할 필요도 없었고, 장비를 점검할 필요도 없었다.

시후는 천천히 방에서 나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이른 새벽이라 다들 잠들어 있는거 같았다.

시후는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다가 가족사진을 발견했다.

다들 밝게 웃고 있었다.

그 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며 엄마가 밖으로 나왔다.

“어머 벌써 일어났구나 잘잤니?”

“예...”

시후는 어색함을 느꼈다.

너무 오랜시간을 혼자 지내왔다 보니 누군가의 아침인사를 받는 것도 너무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시후를 보며 김혜란은 웃으며 시후가 보고있던 가족사진을 바라봤다.

“다시 찍어야겠네 가족이 한명 더 늘었으니까”

그렇게 말하곤 김혜란은 시후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우리 아들 장남일까 아니면 막내일까?”

장난스런 김혜란의 말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장남이죠”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가족들은 한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출생신고를 어떻게 하죠?”

“흐음..”

현재 시후는 신분이 없는 상태였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신분에 2명이 존재하는 것이었으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잃어버린 장남을 찾아내었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겠네요”

그 말을 듣고 있던 이 쪽 세계의 시후는 이상함을 느꼈다.

“잠깐!”

“응?”

“왜 저 녀석이 형이야?”

있을 수 없었다.

저 녀석은 새로 생긴 아들이고 자신은 본래 아들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자신이 형이어야 했다.

그런데 엄마의 말 한마디에 시후는 아무 반박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너 스물 두살이지?”

“응”

“스물 일곱이라고 하더라”

“응? 누가?”

누가 스물일곱이란 말인가?

자신이 스물두살 누나가 스물네살이었다.

엄마가 지금 말하는 상태로 봐선 자다 깬 상태인 얼굴로도 빛을 뿜어내는 저 녀석을 말하는 거 같긴 하지만 인정할 순 없었다.

“니 형 말이야 스물일곱이라고”

벌써부터 형으로 결정된 듯 했다...

“증거있어? 없잖아!”

“이녀석이! 또 그러네”

시후의 투정에 김혜란은 인상을 찡그렸다.

“증거라면 있습니다”

조용히 밥을 먹던 시후는 아공간을 열고 저 쪽 세계의 신분증과 최근에 받았던 영수증을 꺼냈다.

그러곤 그것을 엄마에게 내밀었다.

“바..방금 그건 뭐니?”

“음.. 개인창고 같은 겁니다”

“개인창고?”

김혜란은 그러고 보니 어제 입고 있던 갑옷들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저기 넣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시후가 말하는 그 개인창고 라는게 궁금하긴 했지만 일단은 그냥 넘어가자고 생각했다.

급한 건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김혜란은 시후에게서 시선을 돌려 시후가 준 것을 바라보았다.

“이게 뭐야? 신분증?”

“네 03년생에 영수증을 보시면 2029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럼... 정말 스물일곱이었어?”

“...?”

놀란 듯한 엄마를 보며 시후는 믿지 않았던 겁니까? 라는 눈빛을 발사했다.

“호호호 거봐 맞잖아 얘는 무슨 의심을 하고 그러니!”

김혜란은 따가운 시후의 시선을 피하며 다른 시후에게 타박을 줬다.

‘아니... 왜 나한테만 그러시는 거지?’

자신의 엄마는 새로 생긴 아들에게 약한 듯 싶었다.

왠지 찬밥 신세가 된 듯한 느낌에 시후는 우울해졌다.

“그런데 말이야 둘 다 시후니까 헷갈리지 않아?”

“그건 그러네요”

이상덕의 말에 김혜란은 긍정했다.

“하긴 아들 두 명 이름이 같은 것도 이상하니 한명은 바꾸는게 좋겠어요”

“그래 너희들 생각은 어떠냐?”

생각을 묻는 이상덕의 말에 새로 생긴 아들은 부정의 뜻을 전했다.

“저는 바꿀 생각 없습니다”

이 쪽 세계의 가족들도 진짜 가족이라고 믿어가는 중이었지만 아직은 본래 있던 세계의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바꾸는 것에는 심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제가 바꿀게요”

이 쪽 세계에서 자란 시후는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 별로 거부감이 없었다.

“그럼 그렇게 하자꾸나”

새로운 이름을 다 같이 정한 후 가족은 컴퓨터를 켜서 새로 생긴 아들의 호적과 신분증 그리고 본래 있던 아들의 개명을 신청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호적 상으로도 진짜 아들이 될거다 잘 부탁한다 시후야”

“나도 잘 부탁해 아들”

“나도나도! 잘부탁해 오빠~”

“킁..”

웃으며 반기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였던 여동생, 마지막으로 얹짢은 듯 코를 먹는 남동생 이석현까지 시후는 새로 생긴 가족들을 보며 이 곳에 와서 처음으로 크게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다”


이주일 후

시후는 새로운 가족에게 완전히 녹아들어갔다.

며칠은 어색했지만 다들 금방 당연하다는 듯이 시후를 받아들였다.

시후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도록 노력한 가족들의 수고의 덕분이기도 했고, 대학교 방학으로 인해 그다지 할 일이 없어 서로 같이 있을 시간이 많다 보니 금방 친해진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후의 마나로 인해 탱탱한 꿀피부를 가지게 된 모녀의 시후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화목한 집안에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시후와 이석현이었다.

시후는 저쪽 세계의 가족들에게 못해줬던 것들을 새로운 가족들에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석현에게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석현은 그런 시후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어색한 그 두명을 제외하면 가족들은 나름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며 화목한 일상을 유지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평소와 같이 모두가 화목하게 거실에 둘러앉아 홀로그램 TV를 보고 있었다.

그 때 이상덕이 갑자기 시후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우리 큰아들 앞으로 뭐 할거야?”

김혜란은 힘든 곳에서 혼자 버텨내다가 이제야 쉬는 아들을 보며 벌써부터 뭐할건지 묻는 이상덕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고생한 아들한테 뭐 벌써 그런 걸 묻고 있어요”

“그러니 묻는 거잖아 이제 평범하게 살 수 있으니까 해보고 싶었던 것들 하면서 살아야지”

“그런게 다 압박으로 다가오는 거에요, 좀 더 쉬게 내버려 두세요”

시후는 말싸움을 시작한 부모님을 보다가 생각에 잠겼다.

자신은 뭘 하고 싶은 걸까?

평범한 삶?

가능은 할 것이다.

하지만 행복하지는 않을 거 같았다.

가족들의 복수를 위해서 싸워왔다지만 그것이 자신의 삶의 전부였었다.

그런데 갑자기 평범하게 살아가라고 해도 억지로 가면을 쓰고 자신을 숨기는 것 뿐이었다.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그런 가면을 말이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 시후의 말을 들은 부부는 말싸움을 멈추고 시후를 바라봤다.

그러곤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러니? 천천히 생각해보렴 시간은 많으니까”

“그래 뭐든 할 수 있을거다 천천히 생각해보고 결정되면 말해주렴”

둘은 뜻은 달랐어도 마음은 같았다.

응원하는 엄마와 아빠의 말을 들으며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할게요”

집안의 훈훈한 분위기에 단 한명 기분이 안좋아진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이석현 본래 이 집안의 장남이었지만 차남이 되어버린 남자였다.

“일단 공부부터 해야 하는 거 아냐? 검정고시 봐야 할 거 아냐”

“그건 그러네?”

“음 확실히...”

긍정하는 엄마와 아빠의 말에 신이난 듯 이석현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초등학교 졸업장 하나 없는데 무슨 꿈을 이룬다고... 일단은 현실적으로 생각해야지 언제까지 돈도 못벌고 가족한테 빌붙어 살 순 없는거잖아”

신난 듯 말을 하던 이석현은 조용한 주위 반응에 이상함을 느끼고 가족들을 바라보았다.

그러곤 움찔하고 말았다.

가족들의 시선이 너무나도 싸늘하여 얼어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왜...’

“형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아들 말이 심하구나”

“쯧쯧 잘하는 짓이다 자기도 빌붙어 살고 있으면서”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의 말에 이석현은 또 다시 쭈구러 들었다.

‘왜 항상 이렇게 되는거 같지?’

이런 상황을 여러번 경험한 듯한 느낌에 이석현은 우울해졌다.

‘저번에도 이러다가 형이라는 녀석이 해결책을 가져왔었지’

“돈이라면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 저런식으로 말이다’

응? 돈?

이석현은 시후의 말에 이번에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저쪽 세계에선 돈이었어도 이쪽에서는 종이쪼가리 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후가 또 다시 개인창고인가 하는 그것을 열어 꺼낸 것은 종이쪼가리가 아니었다.

손잡이에 붉고 푸른 보석들이 덕지덕지 박힌... 검이었다.

딱 보아도 비싸보이는 아니 고귀해보이는 그 검을 보니 이 집안의 모든 재산을 팔아도 검의 구석에 붙어있는 보석 하나 못 살거 같아보였다.

그렇게 생각한 건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우와 그거 진짜 검이야?”

“응”

“그럼 거기 보석들은 진짜 보석이야?”

“아..응”

“우와...”

흥분한 듯한 이나연의 눈빛을 보며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거 팔면 돈 좀 되지 않을까?”

그런 시후의 말에 가족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저런걸 어디다가 팔아...’

‘보석상에 가져가면 장물로 오해 받아서 바로 경찰들이 달려올거 같은데?’

‘오빠 세상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구나...’

‘미친...’

시후는 그 검을 리치왕을 죽이고 리치왕의 창고를 털 때 구했었다.

통짜 미스릴로 만들어진 그 검은 자신이 보아도 꽤나 괜찮은 명검이었다.

그런데 가족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시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부족...한가?”

“그게 아니다”

“그게 아니야 아들”

“아니야”

“노옵!”

틀렸다는 가족들의 말에 시후는 시무룩해졌다.

그리고 가족들은 생각했다.

‘일단 상식부터 알려줘야 겠네...’

가족들은 몰랐다.

그가 꺼낸 그 검이 시후에겐 꽤나 괜찮다 정도였다는 것을...


다 같이 저녁밥을 먹고 난 후 이석현은 하이퍼 폰으로 가상현실게임 ‘더월드’의 게임방송을 보고 있었다.

‘하아.. 나도 하고 싶다’

평소에 게임을 좋아해서 가상현실게임이 나오자 마자 하고 싶었지만 기기 값이 너무 비쌌다.

그리고 정액제 금액도 만만치 않아 게임방송을 보며 그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 검을 팔면 기기 값 정도는 푼돈일텐데...’

하지만 팔 방도가 없었다.

그 때 시후가 자신이 보고 있는 방송을 보더니 충격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상해진 시후의 모습에 이석현을 급히 물었다.

“왜..왜그래?”

“그거 설마...”

“응? 이게 왜?”

‘하이퍼 폰은 계속 봐왔으니 이걸 묻는건 아닐테고 그럼 방송을 말하는 건가?’

“이거 게임 말하는 거야?”

“게임? 그게 게임이야?”

게임이라는 말에 신기하다는 듯 보는 시후를 보며 이석현은 그러고 보니 가족들과의 생활에 바빠 아직 한번도 가상현실게임을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응 가상현실게임이야”

“호오?”

신기한 문명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이쪽에도 괴물들이 존재하는 건가 싶어 놀랐는데 그게 게임이란다.

자신이 있던 세계에 있던 괴물들이 이 쪽 세계에선 상상으로 만들어진 게임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다.

“그건 어떻게 하는 거야?”

“...하고 싶어?”

‘하고 싶냐라...’

하고 싶었다.

평화로운 세계에서 평화롭게 생활하고는 있었지만 부족했다.

마음속에 작은 공허함이 존재했었다.

아무나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자극이 필요했다.

너무나 단조로운 일상에 지루함이 커져 작은 불만이 생긴 것이었다.

“할려면 기기가 있어야 하는데 무지 비싸”

“얼마 정도 하는데?”

“이천만원”

‘이천만원이면 어느정도지?’

원래 있던 세계에서 이천만원이라면 자신이 사용하는 최고급 포션 한병 값이었다.

“내가 보여줬던 검보다 비싸?”

“비싸겠냐!”

이석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의 형은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형이 보여준 건 너무 비싸서 팔기 힘들어”

“그래?”

너무 비싸다는 말에 시후는 적당한 것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적당한 것이 생각나 시후는 이석현에게 물었다.

“금화는?”

“금화? 노랗고 반짝거리는 그 금 말하는 거야?”

“응”

이석현은 금화라는 말에 흥분했다.

금화 정도라면 파는 게 불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얼마나 있는데?”

시후는 이석현의 말에 말보단 보여주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며 아공간을 열고 금화들을 뿌렸다.

리치왕의 창고에는 검 같은 것도 있었지만... 가장 많은 것은 금화였다.

촤아아아아!

끝없이 나오는 금화들의 행렬에 이석현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그만!”

자신의 말에 개인창고를 닫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후를 보며 생각했다.

빛이 난다고...

‘우리형...’

이석현은 처음으로 진정한 형제간의 우정을 느꼈다.

이제 형에게 까불지 않을 것이리라!

이렇게 가끔씩 돈은 형제를 돈독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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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마족? 19.11.13 73 2 13쪽
16 15화 공간술사 이재명 19.11.12 80 1 12쪽
15 14화 전투법 19.11.11 83 1 15쪽
14 13화 흑마법사 19.11.08 89 1 11쪽
13 12화 프린스와 프린,세스 19.11.07 101 1 14쪽
12 11화 준비 +2 19.11.06 128 1 12쪽
11 10화 이나연(2) 19.11.05 111 1 13쪽
10 9화 이나연(1) 19.11.04 115 2 12쪽
9 8화 거대거미 티에리 19.11.03 117 2 14쪽
8 7화 첫전투 19.11.02 115 1 12쪽
7 6화 훈련소(2) 19.11.01 130 2 11쪽
6 5화 영웅/훈련소(1) +2 19.10.31 148 3 12쪽
5 4화 새로 만난 가족들(4) 19.10.30 139 3 11쪽
» 3화 새로 만난 가족들(3) +2 19.10.30 151 3 13쪽
3 2화 새로 만난 가족들(2) 19.10.30 163 3 12쪽
2 1화 새로 만난 가족들(1) 19.10.30 184 3 11쪽
1 prologue 새로운 세계 19.10.30 234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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