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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콩 님의 서재입니다.

헌터 가상현실 게임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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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콩
작품등록일 :
2019.10.30 00:59
최근연재일 :
2019.11.13 19:43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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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5
추천수 :
34
글자수 :
90,801

작성
19.10.3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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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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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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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새로 만난 가족들(2)

DUMMY

그 때 옆에서 가만히 서 있던 나연이 물었다.

“그래서 어떤 거였는데?”

“응?”

“경험했다는 거 말이야”

궁금한 듯한 표정의 나연을 보며 시후는 어딘가 해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냥... 지옥이었지”

“엥?”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마”

좋은 경험이 아니라는 또 다른 자신의 말은 진짜였다.

상상도 못할 고통이었으니 말이다.

그것을 가족들에게 경험하게 할 순 없었다.

“그래.. 뭐 알겠어”

나연은 시후의 고통스런 표정에 그냥 알겠다고 대답했다.

궁금하긴 했지만 저 표정을 보니 물어봐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보다 아들 얼른 씻어야겠다”

“아...”

온 몸에 피가 굳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누워있었던 바닥에도 피가 묻어 엉망이었다.

시후는 이나연을 따라 화장실로 향했다.

“씻고 나와 문 앞에 갈아입을 옷 가져다 둘게”

“응”

화장실에서 입고 있던 갑옷을 벗고 아공간에 넣었다.

그러곤 샤워기를 바라봤다.

‘응?’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이 쪽 세상에 온 뒤 과학기술이 발전 된 세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긴 했지만 시후는 샤워기를 보며 확신이 생겼다.

이리 저리 만져보던 시후는 어쩔 수 없이 하체만 가린 후 화장실에서 나왔다.

“아들 왜 나왔...”

“어떻게 사용하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아.. 그래? 엄마가 알려줄게”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곤 혜란은 시후와 함께 화장실로 들어와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알려주었다.

“알겠어?”

“네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씻고 나오렴”

“예”

김혜란은 그렇게 말한 후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러곤 시후의 앞에서 참아왔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아들의 말을 들었을 때는 많이 힘든 일을 겪었겠구나 싶었다.

이제부터 자신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들의 몸은 상처로 가득했다.

상처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말로서는 전할 수 없는 고통들도 많았을 것이다.

짐작하지 못 할 만큼 큰 아픔들을 지닌 아들이 너무나도 가여웠다.

김혜란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지켜줄 것이라고, 다시는 아프지 않게 해 줄 것이라고 말이다.

초월자 또는 괴물 학살자라고 불리던 시후는 그렇게 엄마의 과보호를 받게 될 것이란 것도 모르고 최첨단 샤워기에 푹 빠져있었다.


시후는 샤워를 하며 생각했다.

자신을 왜 이런곳에 보낸 것일까?

오랜만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있지만 시후의 기분은 착잡했다.

가족들을 만났지만 가족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자신의 진짜 가족은 여전히 죽은 상태였고, 이곳의 가족은 서로 모르던 사이였다.

하지만 가족이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여 머리가 복잡해졌다.

“하아...”

피곤했다.

전쟁 끝나고 바로 다른 세계로 넘어와서 아직까지 쉬지도 못하고 있었다.

시후는 빠르게 씻고나서 새 옷을 입고 화장실을 나왔다.

“아들 다 씻었..,어머!”

“와아..”

“네 다 씻었습니다”

시후는 놀라는 엄마와 누나를 보며 왜 저러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아.. 그럼 저기에 드라이기 있으니까 머리 말리렴”

“예”

터벅터벅 걸어가는 시후를 보다가 김혜란과 이나연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엄마... 시후 맞지?”

“으응 그건 맞는거 같은데”

피칠갑을 하고 있을 땐 몰랐었다.

깨끗하게 씻고 나온 시후의 얼굴은 너무나도 빛이났다.

긴 머리에 하얗고 잡티하나 없는 피부, 그리고 단련된 몸이 어우러져 야성미가 뿜어져 나왔다.

김혜란과 이나연은 옆에서 누워있는 또 다른 시후를 바라봤다.

같은 얼굴이었지만 느낌이 달랐다.

새로 온 아들을 억울하게 닮은 듯한 그 느낌이란...

“왜.. 왜 그렇게 보는 거야!”

시후는 자신도 보았다.

이기적인 듯한 그 얼굴을...

‘미친.. 저게 나라고?’

어디가서 못생겼다는 말은 못들어 봤는데 저녀석 옆에 있으니 하위호환 버전이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 아들도 운동 좀 해야겠다”

“맞아 그게 뭐니 맨날 누워서 뒹굴뒹굴 거리기만 하고 좀 본받아 이것아!”

가자미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모녀의 눈에 시후는 움츠러 들 수 밖에 없었다.

‘내..내가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거지?’

시후는 급히 자신을 도와줄 단 한명을 찾아 눈을 돌렸다.

하지만 마지막 희망이었던 그는 이미 자신의 상위호환인 녀석에게 가서 드라이기 사용법을 알려주고서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고 있었다.

“역시 우리 아들이구나 딱 아빠 어렸을 때랑 똑같이 생겼어 음음!”

‘거짓말 치지 마세요! 내가 사진을 봤는데 아빠도 하위호환이더구만!’

아빠가 젊었을 적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분명 저 녀석이 아닌 자신을 닮은 모습이었다.

시후는 녀석의 과거를 본 후로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그런 마음이 또 다시 사라졌다.

“나도 살 빼고 그러면 저렇게 된다는 거잖아”

맞는 말이라고 애써 생각했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그건 아닌 거 같구나”

“아니야”

“쯧쯧”

곧바로 날아온 엄마와 누나의 부정적인 대답과 아빠의 혀 차는 소리에 시후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마나가 없는 사람은 마나가 있는 사람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거니? 그 마나라는 게 생기면 그렇게 피부가 좋아지는 거야?”

“뭐..예”

마나의 사용처가 피부미용이 된 것 같지만 사실은 사실이었다.

그 말에 모녀는 눈을 빛내며 물었다.

“배울 수 있는 거니?”

“배울 수 있는 거야?”

그 열정적인 모습에 흠칫하던 시후는 이내 대답했다.

“아니요.. 각성한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후의 그 말에 모녀는 크게 실망했다.

여자에게 피부란 생명과도 같은 것!

물광피부를 가질 수 있었는데 불가능 하다는 말을 들은 모녀는 추욱 늘어져버렸다.

“하긴... 그렇게 쉽게 보물을 가질 수는 없겠지”

“맞아 괜히 기대했어”

급격하게 힘이 빠져버린 모녀를 보며 시후는 쓴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른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다른 방법?”

“뭔데?”

또 다시 눈을 빛내며 열정적인 모습이 된 모녀를 보며 시후는 과거에 보았던 엄마와 누나의 모습과 겹쳐 보여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 마나를 주입하는 겁니다. 쌓을 수는 없겠지만 순환 하는 것만으로도 몸 속 노폐물들이 빠져 효과를 볼 수 있을겁니다.”

“그래? 힘들거나 위험한 건 아니지?”

“예 오히려 노폐물들이 빠져 건강에도 좋을 겁니다”

시후의 긍정적인 대답에 모녀는 기뻐했다.

피부 고민은 이제 안녕이었다.

시후는 간단한 듯이 이야기 했지만 사실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사람마다 신체가 다 다르듯 마나가 흐르는 경로도 모두 미세하게 달라 그것에 맞춰 마나를 운용하는 것은 엄청난 마나 컨트롤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을 모르는 이나연은 시후에게 다가와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나부터!”

“딸?”

“나부..”

“딸?”

“나..”

“딸?”

힘없이 떨어지는 이나연을 보며 시후는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오래 걸리는 게 아니니까 금방 해줄게”

“정말?”

기대하는 듯한 그 표정에 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와아!~”

“흠흠.. 아들 일단은 엄마부터 해주겠니?”

“예”

시후는 기대하는 표정의 엄마에게 다가갔다.

“바닥에 편히 앉으시면 됩니다”

“으응..”

막상 시작하려고 하자 살짝 긴장한 듯한 그녀의 모습에 시후는 걱정 말라고 말한 뒤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러곤 몸속으로 마나를 주입했다.

시후는 그녀의 몸 속에 마나를 구석구석 돌리며 순환시키기 시작했다.

김혜란은 처음엔 몸 속에 무언가 들어오는 느낌에 움찔했지만 이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에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그 느낌에 집중했다.

잠시 후 시후가 모든 마나를 거둬가자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떳다.

“후아...윽”

눈을 뜨며 심호흡을 하던 김혜란은 갑자기 느껴지는 악취에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곤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자 검정색에 찐득한 무언가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엄마! 빨리 씻어!”

“우웩”

딸과 아들의 말에 김혜란은 급히 화장실로 달려갔다.

지독한 냄새에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던 도중 화장실에서 김혜란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어머! 어머머!”

무언가 놀란 듯한 그녀의 목소리에 궁금해진 이나연은 슬며시 다가가 화장실 문을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샤워를 하고 나서 거울을 보며 놀라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었다.

“엄마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린 김혜란의 얼굴을 보며 이나연은 놀라고 말았다.

10년은 넘게 젊어진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지나온 세월로 인해 생겼던 주름들이 많이 사라졌고 피부에선 빛이났다.

30대로도 보이는 그 모습에 이나연은 눈을 빛냈다.

“와아.. 엄마 엄청 젊어졌다”

“그치그치? 처녀때로 돌아간 느낌이야”

얼굴을 붙잡으며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짖는 그녀를 보며 이나연은 마음이 급해졌다.

“빨리 옷이나 입고 나와 나도 샤워해야 하니까”

이제 자신도 시후에게 물광 피부를 받을테니 말이다.

“알았으니 나가있으렴”

콧노래를 부르며 옷을 입는 엄마의 모습을 보다가 이나연은 시후에게 달려갔다.

“시후야 나도 빨리빨리!”

“아 응”

흥분한 듯한 그녀의 모습에 시후는 이나연에게도 똑같이 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옷을 다 입고 나온 김혜란의 말에 저지되었다.

“아들 피곤하지? 오늘은 이만 자렴”

“엄마!”

“쓰읍! 동생 피곤하게 붙잡고 뭐 하는거야 아들 따라오렴 이불 깔아줄게~”

시후의 손을 잡고 데리고 가는 엄마를 보며 이나연은 소리를 질렀다.

“내일 해줘야한다! 꼭이야!”

간절한 듯한 그 말에 시후는 피식 실소를 지으며 김혜란을 따라갔다.


손님방으로 사용하던 곳에 들어온 이나연은 뒤따라 들어온 시후를 꼬옥 안아주며 말했다.

“고생 많았어 아들... 이제 다 같이 행복하게 살자”

“....”

갑작스런 이나연의 말에 시후는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은 정말 그녀의 아들일까?

“제가...”

“응?”

“정말로 아들로 생각되십니까?”

“....”

조금은 차가운 듯한 그 말에 이나연은 시후를 바라봤다.

듬직하고 멋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축 처진 그의 눈은 많이 외로워보였다.

이유는 알고 있었다.

다른 세상이라는 걸 알고 난 후부터 눈 앞에 있는 아들은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마 자신의 가족은 원래 세상에서 죽었고 지금 만난 가족들은 자신의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숨기고 있었지만 가지고 있었다.

진짜 아들이 아니라는 생각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아들로 생각된다고 말해주어야 했다.

자신이 눈 앞에 있는 아들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줘선 안됬다.

“미안해..”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너무나도 큰 상처를 가진 아들이니까.

더더욱 거짓을 말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우리 서로 노력해보지 않을래?”

너는 아들로서 그리고 나는 엄마로서

“진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내가 너의 상처를 감싸 안아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지 않을래?”

진심을 담은 그녀의 말에 시후는 지난 7년간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함에 차가운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녹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루하루를 피냄새 풍기는 곳에서 살아온 내가 이런 평화로운 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시후는 마음을 다잡기가 힘들었다.

자신은 살육자였다.

인간이 아닌 괴물에 가까웠다.

자신의 영혼에 새겨진 피냄새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행해왔던 많은 살행이 생각났다.

자신은... 다른 세상에서 넘어온 괴물이었다.

그리고 진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봤다.

그들이 모르는 자신이었지만

그들에게 사랑받고 싶고,

그들에게 사랑을 주고 싶었다.

이기적이라 할지라도...

가족을 다시 가지고 싶었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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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마족? 19.11.13 73 2 13쪽
16 15화 공간술사 이재명 19.11.12 80 1 12쪽
15 14화 전투법 19.11.11 83 1 15쪽
14 13화 흑마법사 19.11.08 89 1 11쪽
13 12화 프린스와 프린,세스 19.11.07 101 1 14쪽
12 11화 준비 +2 19.11.06 128 1 12쪽
11 10화 이나연(2) 19.11.05 111 1 13쪽
10 9화 이나연(1) 19.11.04 115 2 12쪽
9 8화 거대거미 티에리 19.11.03 118 2 14쪽
8 7화 첫전투 19.11.02 116 1 12쪽
7 6화 훈련소(2) 19.11.01 130 2 11쪽
6 5화 영웅/훈련소(1) +2 19.10.31 148 3 12쪽
5 4화 새로 만난 가족들(4) 19.10.30 139 3 11쪽
4 3화 새로 만난 가족들(3) +2 19.10.30 151 3 13쪽
» 2화 새로 만난 가족들(2) 19.10.30 164 3 12쪽
2 1화 새로 만난 가족들(1) 19.10.30 184 3 11쪽
1 prologue 새로운 세계 19.10.30 235 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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