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87.] 몽환세계 연무극장. 네 명의 밴시들의 돌아온 그 시즌. (Ver.10)
이런 와중에도 몽환세계 연무극장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하긴 그쪽 상황들이 D 백작에게는 그저 딴 세상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고 현실. 클로저들에게는 한없이 호화로운 대접을 하는 백작도 그 밴시들만 와주면 얘기가 180도로 달라진다. 그럴 수밖에. 아무리 이 연무극장이 아무리 두들겨 패고 또 패고, 부수고 또 부숴봐야 바로 또 원상복구가 되도 피해는 장난 아니기는 하니까.
그리고 그 백작이 밴시들과 같이 싫어하는 것이 하나 더 있지. 바로 MSS 수장인 달기.
자기가 무슨 이슬비의 친언니라고 주장하는 그 달기가 맞는데, 달기가 그 백작과 접촉할 때마다 항상 어김없이 하는 말. 전쟁 언제 일으킬 거냐? 바로 이거다. 달기 눈으로 볼 때에 백작에게 계속적으로 그 말을 하는 게 이상한 건 아니다. 극권의 위대한 군주. 그 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강한 백작이 어째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뒤에서 그저 즐기기만 하는 걸까? 어쩌면 그거 아닐까?
“야! 너 또 이렇게 나오기야?!”
“뭐가 잘못된 거라도 있나. I.”
“왜 자꾸 나만 나타나면 드론 공습을 때리고 난리인 건데!?”
“어차피 이곳 연무극장은 그 어떤 공격으로도 끄떡없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핵폭탄이라도 투하해서 한 번 터트려보고 싶은 심정이야.”
“이 자식이!?”
“왜 그러나. I. 혹시라도 ‘라스트 콜’ 발동하겠다고 위협하는 건가.”
“......!?”
“네가 만일 발동할 경우, A가 그거 바로 취소시킬 거다. 나아가서는 네 녀석을 잡아다가 전신분해를 시켜버리겠지.”
O는 I에게 한 번만 더 라스트 콜을 발동하면, A가 뼈와 살을 분리시켜버릴 거라고 말한다. 근데 이건 이미 A가 I에게 했던 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A가 그거 하나는 정말 무시무시하게 잘 지킬 것만도 같거든. A가 아직 도착하지는 않았지만, I는 지금 O에게 화풀이성 발언을 하고 있는 건 확실. 근데 말이다. 왜 밴시들은 자신들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려고 하질 않을까?
아예 애초부터 관심이 없단 것도 맞고. 인간과 차원종의 ‘혼혈’ 종족이라 그런가?
몽환세계 연무극장. 이곳이야말로 각종 신무기들의 성능 시험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아무리 폭격하고 또 폭격해도 멀쩡한 극장. 이런 곳에서라면 그 어떤 종류의 신무기도 마음껏 사용할 수가 있지. O는 디바인 배틀 시즌마다 이곳에 오고, 당연히 그 때마다 극장 폭격을 명령한다. 문제될 거 없으니까 이럴 수 있는 거지. 아무튼 이 시기만 되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이런 행태. 백작도 정말로 싫어한다.
A가 그곳에 도착한다. 하지만 저들이 얘길 나누고 있는 건 그냥 모두 무시한다.
“오랜만에 보는군. 백작.”
[어머, 이게 누구신가? A. 어드미니스트레이터가 아닌가!?]
“다른 녀석들에게는 까칠하면서 나에겐 경계를 조금이나마 풀어주는군. 이유라도 있나.”
[왜긴! 자네는 엄연히 ‘마에라드’ 아닌가?]
“아직도 다들 나에게 그런 이름으로 부르기는 하지. 나는 그 마에라드란 자를 만난 적이 없는데 말이야. 그 자에 대해서도 모르고.”
[호오?]
“그렇게 말하는 백작 당신은, 마에라드란 자가 어떤 존재인지를 아는 모양이군.”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다면 본론을 물을 필요가 없겠군. 아니, 바로 본론으로 가도 되겠어. 마에라드에 대해 당신이 아는 만큼은 전부 말해줬으면 하는데.”
이에 백작은 안타깝게도 그걸 들어줄 수는 없다고 답한다. 왜냐하면 그걸 가르쳐줘봐야 A가 원하는 답변이 될 지의 여부도 함부로 장담하기가 힘들고, 그리고 자기가 알기로는 밴시란 종족들은 그런 사소한 것들에 별로 흥미를 갖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말하고, A도 당신이 그렇게 말하겠다면 굳이 더는 묻지 않겠다고 답한다. A는 백작에게 언젠가 직접 얼굴을 대면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에 D 백작은 혹여 직접 대면했다가 그 강습형마광검으로 휘두르지나 마란다.
[직접 얼굴을 보며 대면하게 되더라도, 그 검을 들고 휘두르지는 말게.]
“.......”
[그 강습형마광검. 외부차원에서 가장 뛰어난 소재로 만든 검이라는 것을 모를 줄 알았나?]
“.......”
[인간들의 차원. 즉, 내부차원으로 비유하면... 탱크도 일격에 베어버릴 수 있는 검인데 하물며 베지 못할 게 있겠는가?]
“.......”
[혹시라도 나쁘게 생각하는 거라면 그러지 말게. 자네는 정말 강하니까.]
A는 백작의 말에 잘 알아듣겠다는 말을 하고 자신이 갈 길을 가는 모습을 보인다.
------------------------------------------------------------------
몽환세계 연무극장. 이렇게 디바인 배틀 시즌만 되면, 밴시들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아무리 백작의 세계이고, 또한 바로바로 즉각적으로 원상복구가 되는 세계라고 해도 그렇기에 오히려 역으로 밴시 추종자들의 신무기 실험장으로 아주 요긴하게 잘 쓰이고 있다. 그 때문에 백작이 다른 클로저들에게는 호의적이지만, 정작 밴시들과 그 여자에 대해서는 전혀 호의를 베풀어줄 수가 없는 것이다. A는 가끔 생각한다. 혹시 도그라, 마그라 자매가 죽지 않는 존재라면 핵에 맞아도 살까? 라고.
지금도 오염 위상 바이러스 사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게 자연적으로 생긴 바이러스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만든 바이러스. 즉, ‘인공 바이러스’ 계열이라 어지간한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인공 바이러스란 특징으로 인해 자연적인 바이러스에 비해 각종 리스크이자 위험 요소도 많은 게 현실. 다른 바이러스들은 알 수가 없으나, 지금 외부차원을 괴롭히는 이 바이러스는 그렇다.
지금 현재 EDTO, 그리고 DCO. 양 측의 차원 군사기구들이 이번 상황에 정신이 없다.
“‘차원협력 바이러스 연구소’ 라고 했나? 아파트단지만한 크기이고 면적의 바이러스 전문연구소.”
[네. 근데 왜 그러시죠.]
“공주님. 기왕이면 그곳에 한 번 벙커버스터나 투하하는 거 어때? 속 시원하게!?”
[블랙 로터스 님. 정말 해도 됩니까.]
“당연하지! 지금까지도 공주님이 나에게 일일이 허락을 받고 그랬던가?”
[블랙 로터스 님. 하나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응! 뭔데?”
[블랙 로터스 님이 보시기에, D 백작을 포함해서 최종 보스가 될 자격이 있는 이들이 누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나? 백작은 포함이고... 더스트가 말하던 극권의 위대한 군주? 그 분 정도라고 하면 되려나?”
지금도 외부차원은 고생이 많지만, 결국은 그 바이러스 사태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