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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도 님의 서재입니다.

HUNTER n GATHERER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대체역사

9도
작품등록일 :
2020.05.12 10:30
최근연재일 :
2020.07.03 07:11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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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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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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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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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차이

존댓말, 존칭 없습니다. 어른과 아이에 대한 구분도 모호한 세상, 위계가 흐릿한 기원전 4만년으로 안내합니다.




DUMMY

#23


“한동안 이난나와 떨어져 살게 됐지. 아므하가 날 떠날 때 데리고 간거야. 이난나는 지난 여름이 돼서야 돌아왔어. 그 영감탱이한테 새 여자가 생겼는데 이난나가 여자한테 눈에 가시였나봐.”


남무는 사리나의 말에 적잖이 놀랐다.


사리나는 이리나가 작은 머리 인간에게 있을 때 낳은 아이였다.


당연히 자신보다 언니였다.


듣자하니 아므하는 사리나의 짝으로 보였다.


자신들은 이해할 수 없는 말들 투성이였다.


“아므하가 언니보다 많이 늦게 태어났어?”


“무슨 소리야 나보다 훨씬 일찍 태어났다고 했어. 쭈그렁 영감탱이가 여자만 밝혀서 내가 쫓아냈지. 그랬더니 나 몰래 이난나를 데리고 사라졌어. 그 놈의 영감탱이.”


이난나는 엄마가 아므하를 욕할 때면 항상 속이 불편했다.


“엄마, 그만 해, 아므하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냐.”


“에휴, 그래도 절 키워줬다고 저렇게 감싸. 알았다. 알았다. 그만 할께.”



#24


“아냐!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어. 고기나 한 덩이 줘, 먹으면서 하게.”


“쟤는 엄마 말을 잘 안 들어. 엄마를 부려먹기만 하지.”


남무는 올간을 보며 사리나에게 다시 투덜거렸다.


“뭔가 하나 시작하면 제 고집대로 끝까지 해야돼. 오직 제 할머니와 아빠만이 말릴 수 있었어.”


“아빠가 누군데?”


“응? 방금 얘기 안 했나? 엔리케가 올간 아빠라고 한 거 같은데?”


“안 했어. 아이가 닮은 사람이 아이 아빠야? 그럼 이난나의 아빠는 아므하인가?”


사리나는 혼자 중얼거리듯 말했고, 남무는 사리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남무는 사리나 일족들에게 '아빠'란 개념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아무튼, 어디까지 얘기했지?”


“아빠만 말릴 수 있다고”


“응, 맞아. 뭔가 배우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녀석인데··· 할머니도, 아 미안 우리는 엄마를 모두가 할머니라고 불렀어. 아빠도 그렇고 말 안 들을 때면 그 때부터 말을 들을 때까지 아무 것도 안 가르쳐 주는 거야. 그럼 저 녀석이 고집을 꺾었지. 그래서 딱 그 두 사람 말만 들었어. 이제 둘 다 없으니, 완전 제 세상이야. 얼마 전에 세바히쿠와 싸움 붙었다가 상대가 안되는 걸 깨달았나봐. 세바히쿠는 조심하는 편이지.”


사리나는 남무의 말을 한쪽 귀로 흘리며, 올간을 유심히 지켜봤다.


‘엄마가 올간을 왜 좋아했을까?’


이난나를 납치해간 장본인이라 밉지만 마냥 밉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오늘만 해도 몇 번 씩이나 올간의 비상한 재주를 봤다.


사리나도 올간이 이난나의 사촌이란 사실에 마음이 흔들리는 중이었다.


물론 이난나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난나가 저 녀석에게 잡혀갔다면 딱히 나쁠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자신이 언제나 이난나를 볼 수 있다는 가정에서 그랬다.


다만, 남무의 말을 들어보니 올간의 성격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았다.


“올간이라고 했니?”


“어? 응. 어떻게 불러야 되지? 사리나? 이모?”


“넌 할머니한테 말을 배웠니? 그냥 사리나라고 불러”


“그럼 누구한테 배웠겠어? 아~ 사리나, 미안~! 사리나는 엄마가 아닌데 자꾸 엄마한테 하는 것처럼 말하게 되네.”


“엄마한테는 왜 그렇게 말해? 그래도 되는 거니?”


“사리나, 그건 좀, 우리 오늘 처음 만나지 않았어?”


올간은 사리나가 엄마라도 된 것처럼 말하는 것 같아 순간 날을 세웠다.


큰 머리 인간들 사이에는 엄마와 아들 사이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었던 것이다.


“넌 처음 만난 나한테 그렇게 말했냐? ‘이쁜이! 살아있어라~!’ 웃기고 있어.”


이난나가 비꼬며 올간의 말투를 흉내냈다.


“어이쿠! 아가씨! 내가 잘못했네! 됐냐?”


올간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


“지금 뭘 만드는 거니?”


사리나가 얼른 화제를 바꿨다.


“지금 밤이라 당장 급한 불만 껐는데, 내일쯤이면 하르게나 저 아저씨 모두, 더 아플 거야. 그래서 약을 만들고 있어.”


사리나도 이난나도 꽤 놀란 눈치였다.


“나도 이거 거의 안 만들어 봤어. 할머니가 만들 때 도와 드린 적이 있지.”


“무슨 약인데?”


이난나는 올간이 하는 행동에 은근 흥미가 돋았다.


“덜 아프게 해주는 약, 할머니가 그랬어. 이게 낫게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아픈 건 많이 줄여준다고 했어.”


“버드나무 껍질, 이파리, 이 건 또 뭐니? 못 보던 건데?”


“너도 좀 아는구나? 이건 매미꽃 말린 건데, 으깨고 물에 개어 상처에 바르면 좋아. 이 곳에 전해 내려오는 약이야. 이건 테오로도 만들 수 있어.”


올간은 조심스럽게 진흙 그릇을 모닥불에서 끄집어 냈다. 물을 붓자 바로 지글지글 끓다가 멈췄다.


흙탕물을 버리고 미리 준비한 숯을 넣고, 물을 부었다.


그 안에 버드나무의 껍질과 이파리를 다시 넣었다.


“이 물은 식으면 물주머니에 넣어 뒀다가 내일 아침에 마시라고 줄거야. 그리고 이 건 지금 발라줘도 괜찮을거야.”


매미꽃 갠 풀을 초초이카에게 바를 만큼을 떼어 넓은 잎에 얹었다.


이난나에게 주고는 다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사람들도 모닥불을 끄고 동굴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큰 머리 인간들은 가족별로 가림막을 친 채 늘 자던 자리에서 자고 있었다.


남무와 에흘린 등은 사리나 일행이 잘 곳을 마련해 준 다음 자신들의 가림막으로 들어갔다.



#25


낙엽이 지는 가을까지 그리 여유롭진 않았다.


솔다따스가 잠을 자야하는 겨울에는 산군의 힘이 커진다.


그 전에 아므하의 창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초초이카는 올간이 이난나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못마땅 했지만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노릇이었다.


사리나가 남겠다고 하자 도치가 남는다고 했고, 이난나도 마찬가지였다.


초초이카는 이난나를 어떻게든 올간과 떼어놓고 싶었다.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보다 둘이 함께 있는 것이 더 싫었다.


초초이카는 혼자 있겠다고 우겼으나 카라투와 아르체, 마나쉬 등이 반대하였다.


결국 사리나와 초초이카만 남기고 모두 에르호로 돌아갔다.


발륵치와 카라투 등이 여러 명 짝지어 삼일에 한 번씩 다녀가기로 했다.


사리나 일족의 갑작스런 난입으로 다 같이 먹을 고기가 부족했다.


동굴 사람들은 사리나 일행이 빨리 돌아가길 바랐다.


사리나는 초초이카를 데려가기엔 지금 위험하다고 남무 일행에게 설명했다.


자신과 초초이카가 어느정도 낫고 나서 가도 될지 허락을 구했다.


세바히쿠나 테오로 등도 두 명쯤 남아 있는 것은 괜찮다는 의견이었고, 남무는 사리나와 수다떠는 것이 즐거우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엄마, 돌아가기 전에 부탁 하나 있는데···”


“뭔데?”


“어제 내가 아기 사슴 한 마리를 살렸거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정신없다 보니 어디론가 사라진 걸 잊고 있었어. 겨우 살려놨는데, 아마 어디 멀리 못 갔을거야. 잠깐 찾아봐도 될까? 도와주면 더 좋고.”


“그래? 남무, 에가, 이난나가 어제 사슴 한 마리를 살렸다는데, 혹시 본 사람 있는지 물어봐 줄래?”


에가와 남무는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다시 봐도 참 특이한 아이였다.


“어제 이 아이가 살려놓은 사슴 본 사람?”


에가가 물어봤으나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말고, 모두 동굴 주위를 잠깐만 살펴보면 어떨까?”


이난나가 에가를 보며 말했다.


“뭐,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러자. 자~! 다들 동굴 주위에 새끼 사슴이 있는지 보라고~ 어제 그 사슴 알지? 멀리 못 갔을 거래. 이 아이가 그 사슴을 보고 싶데.”


에가는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


여울도 일행들과 함께 나섰다.


모두 흩어져서 찾으니 동굴 바로 앞에서 사슴을 찾았다며 사슴을 들고 왔다.


사슴은 이난나가 살려 놓기 전과 똑 같았다.


“겨우 살려 놨더니 이젠 진짜 죽었네.”


사슴을 가져온 아이가 말했다.


배고프고 지쳐서 겨우 숨만 쉬고 있었다.


“누군가 젖이 있으면 그나마 살릴 수 있는데···”


이난나가 안타까움 마음으로 말을 흐렸다.


젖먹이를 가진 엄마가 아무도 없었다.


어제와 같이 속삭이고 주무르고 물을 먹여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저 아이도 죽은 사슴은 살릴 수 없나보네.”


큰 머리 인간들이 수군거렸다.


작가의말

네안데르탈인 주요 등장인물

(네 : 네안데르탈인, 사 : 호모 사피엔스)

올간 : 주인공, 네 75%, 사 25%, 남성, 만 14세

남무 : 올간의 엄마, 네 50%, 사 50%, 여성, 만 35세

이리나 : 올간과 이난나의 외할머니, 씨족의 할머니, 사리나와 남무의 엄마, 사 100%, 여성, 만 60세 

세바히쿠 : 에가의 남편, 네 100%, 남성, 만 26세

무치 : 올간의 친구, 네 100%, 남성, 만 14세

하오게 :  100%, 남성 23

테오로 : 네 100%, 남성, 만 30세

에흘린 : 올간의 친누나, 네 75%, 사 25%, 여성, 만 19세

에가 : 알라하의 딸, 올간의 사촌누나, 네 75%, 사 25%, 여성, 만 22세

하오마 : 알라하의 딸, 올간의 사촌누나, 네 75%, 사 25%, 여성, 만 17세

알라하 : 남무의 언니,   50%,  50%, 여성사망

엔리케 : 남무의 남편, 네 100%, 남성, 사망

 

호모 사피엔스 주요등장 인물 

(전원 호모 사피엔스 100%)

이난나 : 주인공, 호모사피엔스 100%, 여성, 만 13세

이리나 : 올간과 이난나의 외할머니, 씨족의 할머니, 사리나와 남무의 엄마, 사 100%, 여성, 만 60세

사리나 : 이난나의 엄마아므하의 전처여성 43

초초이카 : 사냥이동 대장 역할남성 24

도치 : 이난나의 이부 오빠, 남성,  18

여울 : 발륵치의 현재 아내여성 25

발륵치 : 사냥, 이동 선두 역할, 남성, 23

카라투 : 남성, 만 2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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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기만 +22 20.06.01 48 12 13쪽
27 신령 +22 20.05.30 58 13 12쪽
26 사냥3 +22 20.05.29 52 10 12쪽
25 내공 +20 20.05.28 58 11 10쪽
24 할매 +22 20.05.27 60 9 14쪽
23 기술 +32 20.05.26 62 11 13쪽
22 질투 +22 20.05.25 55 10 12쪽
21 우천 +18 20.05.23 55 10 13쪽
20 늑대2 +18 20.05.22 52 12 11쪽
19 공존 +14 20.05.21 56 12 12쪽
18 늑대 +22 20.05.20 64 12 10쪽
17 사냥2 +10 20.05.19 68 16 11쪽
16 들것 +8 20.05.18 57 12 11쪽
15 가치 +8 20.05.17 59 12 13쪽
14 귀환1 +4 20.05.17 53 10 9쪽
13 생명 +4 20.05.16 57 8 9쪽
» 차이 +2 20.05.16 62 7 9쪽
11 치료 +4 20.05.15 64 8 8쪽
10 확인 +12 20.05.15 76 7 8쪽
9 재회1 +4 20.05.14 73 7 8쪽
8 조우 +4 20.05.14 80 7 8쪽
7 생존 +4 20.05.13 105 9 9쪽
6 해방 +4 20.05.13 114 11 8쪽
5 수색 +9 20.05.12 148 15 9쪽
4 동굴 +16 20.05.12 179 15 8쪽
3 여자 +9 20.05.12 249 21 8쪽
2 파호 +14 20.05.12 369 29 10쪽
1 실종 (6월 1일 수정) +56 20.05.12 897 8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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