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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도 님의 서재입니다.

HUNTER n GATHERER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대체역사

9도
작품등록일 :
2020.05.12 10:30
최근연재일 :
2020.07.03 07:11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4,893
추천수 :
689
글자수 :
289,832

작성
20.05.14 08:29
조회
80
추천
7
글자
8쪽

조우

존댓말, 존칭 없습니다. 어른과 아이에 대한 구분도 모호한 세상, 위계가 흐릿한 기원전 4만년으로 안내합니다.




DUMMY

#16


“방금 저쪽에 불빛이 보이지 않았어?”


발륵치를 뒤를 쫓아가던 초초이카가 함께 걷고 있는 도치와 카라투, 아크만 등을 바라보며 물었다.


“글쎄,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도치와 아크만은 고개를 저었고, 카라투만이 애매한 대답을 했다.


“나도 본 것 같아”


여울이 뒤에서 맞장구 쳤다.


“지금 불이 저절로 날 만한 상황인가?”


초초이카는 혼잣말을 하듯 여울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지, 누군가 있어”


여울은 초초이카의 의혹에 확신을 심어줬다.


“잘못 본 것 아닐까?”


발륵치가 거들었다. 아크만도 도치도 초초이카를 쳐다봤다.


“나 하나면 착각이려니 하겠는데, 여울이도 봤다잖아.”


초초이카의 목소리에는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그럼, 우리가 제대로 찾아온 거 같은데?”


사리나가 나직한 목소리를 내며 여울과 함께 다가왔다.


“그럴 수도 있고, 엉뚱한 데로 온 것 일수도 있지.”


“아냐, 개천때문에 잠시 놓치긴 했지만, 이 발자국들은 분명 같은 사람들이 남긴 거야”


발륵치는 지금까지 추적해 온 발자국들을 가리키며 여울의 추측에 바로 반박했다.


“만약 불빛을 본 게 맞다면, 상대도 우리를 봤을 거야.”


“아니면 불을 피우려다 실패했거나”


상대가 누구일지 추측이 난무했다.


“이난나일 수도 있잖아?”


도치의 한 마디에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럴 수도 있겠네···”


누군가 중얼거렸다.


밤에는 무엇을 만나든 무섭긴 매한가지였다.


게다가 낯선 사람은 밤이든 낮이든 야수보다 무서운 존재다.


낯선 곳, 특히 밤에는 서로가 조심하는 것은 당연했다.


상대 쪽 불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추측하는 것은 본능과 같은 일이었다.


“우리도 불을 끈다! 발륵치, 이제 내가 앞장 설께.”


초초이카는 불빛이 보였던 방향으로 발을 옮기며 횃불을 바닥에 문질렀다.


“어차피 우리를 봤다면 이미 도망갔거나 숨었을거야. 우리가 발자국 소리를 죽일 수 없는 한 우리가 표적이 될 수밖에 없어.”


여울이 초초이카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그럼 여기서 가만히 멈춰 서 있자고?”


“맞붙을 생각으로 쫓아온 거 아녔어?”


“기습을 당할 수도 있지.”


초초이카는 멈췄던 팔을 다시 움직였다.


“아냐, 큰 머리 인간이라면 기습보다는 정면 승부를 할 가능성이 더 많아.”


사리나는 혹시 이난나일까 하는 기대를 접을 수 없었다.


여울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그냥 사람이라면?” 초초이카가 되물었다.


“이런 밤에, 우리가 숲을 얼마나 다닐 것 같아? 저 쪽이 만약 이난나라면?”


잠시 정적이 흘렀다.


“큰 머리 인간은 스스로가 강하다는 걸 알아. 창도 던지기보다는 직접 찌르는 걸 좋아하지. 던져서 굳이 빈손이 되는 걸 좋아하지 않아. 그리고 지금은 밤이야. 굳이 기습을 해야 한다면 그건 우리 쪽이나 그렇겠지.”


사리나의 연륜이나 지혜는 초초이카의 무예를 압도했다.


“자, 그냥 가자고!”


여울이 초초이카를 어깨동무하며 말했다.


“아줌마! 쫌! 난 발륵치한테 돌맞기 싫다고!”


발륵치는 여울을 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초초이카는 발륵치의 눈치를 봤고, 여울의 팔을 얼른 잡아 내렸다.


출발하기 전 여울의 도발 이후로 오는 내내 발륵치는 초초이카에게 싸늘했다.


초초이카는 그녀의 스킨쉽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다.


여울은 발륵치의 눈치를 눈꼽만큼도 안봤다.


#17


불빛이 줄어드는 듯하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잠시 후 불빛은 점점 밝아지며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불 피운 자국을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했다.


올간은 발자국을 남기지 않기 위해 나무를 탔다.


동굴로 돌아갈까 망설였다.


길목에서 벗어나 들키지 않을만큼 안전한 곳에 도착하고서야 땅으로 내려왔다.


횃불의 정체가 궁금했다.


다시 나무 위로 올라갔다.


“불 피운 흔적이 있어. 이건 일부러 끈 거야.”


“발자국이 이쪽으로 온 흔적만 있어. 이 건 그 놈이야. 이난나가 사라진 곳에도 똑 같은 자국이 있었어.”


초초이카는 다른 동료들과 주변을 경계하고, 발륵치와 여울은 불 피운 자국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발자국이 온 흔적은 있는데 간 흔적이 없다?’


흔적을 지울 줄 아는 놈이란 얘기였다.


흔적을 모두 지울 시간은 없었다는 얘기였다.


“초초이카, 잠깐만 이리로 와봐.”


“그냥 거기서 말해”


여울이 자기 쪽으로 오라고 손짓하자 일단 거리를 두고 말했다.


여울은 초초이카가 그러거나 말거나 옆으로 다가가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이 녀석 분명 나무 위로 갔어. 그리고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라.”


초초이카가 고개를 들어 나무 위를 보려 했다.


“이 멍충아! 고개를 들면 어떡해. 그냥 잠자코 내 말 들어, 녀석 발자국을 따라가는 척 해. 분명 무슨 소리가 들릴거야.”


여울은 여전히 나직한 목소리로 초초이카를 제지했다.


멍충이란 말에 또 한 번 욱했지만 그녀 말은 일리가 있었다.


올간은 발륵치와 사리나 여울 등의 얼굴을 알아봤다.


그 아이와 같이 있던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발자국을 보고 따라 가고 있었다.


‘저렇게 쫓아온 것이군, 그 녀석을 찾으러 온 거겠지? 혼자서 싸우기는 어렵겠는데? 하긴 뭐···굳이 싸울 필요도 없잖아?’


올간은 갑자기 흥미가 돋았다.


저대로 가면 곧 동굴에서 여자애와 마주칠 것이 뻔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쫓아가 보기로 했다.


“탁!”


초초이카가 뒤를 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올간은 움찔했다.


분명 조심스럽게 움직인 것 같은데, 등에 동여맨 창이 나뭇가지에 걸렸다.


“녀석이 따라오는 것 같은데···”


“내버려 둬”


초초이카가 나직히 뇌까리자 여울도 겨우 알아들을랑 말랑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하나라도 처치하는 게 낫지 않을까?”


초초이카는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여울을 쳐다봤다.


“자신 있어?”


여울이 묻자 초초이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초초이카는 소리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웠다.


“탁!”


초초이카는 뒤돌아 망설이지 않고 창을 던졌다.


“투둑!”


올간이 숨어 있던 나무에 창이 부딪혔다가 떨어졌다.


올간은 자신이 맞은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느닷없는 공격에 휘청였다.


보이지도 않는 밤에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냈다는 것에 기절초풍할 지경이었다.


“녀석이다!”


초초이카는 사리나가 들고 있던 창을 낚아채곤 쏜살같이 달려갔다.


올간은 상대의 창던지기 실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단박에 깨달았다.


작은 머리 인간이라고 얕잡아 보던 마음이 싹 가셨다.


상대방의 숫자를 봤을 때 혼자서는 저항이 불가능 했다.


창을 또 던진다면 위험했다.


최대한 어두운 방향으로 달려 지름길로 도망쳤다.


초초이카는 한 번 더 창을 던지려 했으나 상대가 민첩한데다 나무들이 빽빽한 방향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쉽네.”


뒤쫓아온 카라투와 아크만은 입맛을 다셨다.


“이거 어렵게 됐는 걸?”


여울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녀석이 미리 가서 우리가 오고 있다는 걸 알리면 모든 계획이 어긋날텐데.”


“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


초초이카는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 멋쩍은 듯 말했다.


“녀석들이 있는 곳을 가서 일단 이난나가 보이는지만 먼저 확인하자. 살아있다는 것만 확인해도 조금은 안심되지 않을까?”


여울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발륵치는 다시 올간이 처음에 남겼던 발자국을 쫓아 비탈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발륵치, 불이 없어도 찾을 수 있겠지?”


초초이카는 이제 안들키는 것이 중요했다.


발륵치가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질문이었다.


올간은 한참을 달려 더 이상 쫓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멈춰서 숨을 돌렸다.


일단 동굴로 돌아가기로 했다.


‘미리 알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뭐라고 얘기하지?’


머리가 복잡해졌다.


작가의말

호모 사피엔스 주요등장 인물 

(전원 호모 사피엔스 100%)

이난나 : 주인공, 호모사피엔스 100%, 여성,13

초초이카 : 사냥, 이동 시 대장 역할, 남성,24

발륵치 : 사냥, 이동 시 선두 역할, 남성,23

사리나 : 이난나의 엄마, 아므하의 전처, 여성, 43

도치 : 이난나의 이부 오빠, 남성,18

여울 : 발륵치의 현재 아내, 여성,25

카라투 : 남성, 만 20세

아크만 : 남성, 만 21세


네안데르탈인 주요 등장인물

(네안데르탈인 : 호모 사피엔스)

올간 : 주인공, 혼혈 75%,  25%, 남성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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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 SHINWOO
    작성일
    20.05.23 13:54
    No. 1

    여기에서 머리 큰 인간(네안)이랑 머리 작은 인간(사피)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종의 인간도 있는 걸까요?
    초초이카의 '그냥 사람이라면?' 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그냥 자기들 부족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9도
    작성일
    20.05.23 17:19
    No. 2

    네, 그냥 작은 머리 사람, 호모 사피엔스를 말한 것입니다. 의미 전달이 부족했네요.
    인간은 약간은 낮춰 말하는 느낌, 사람은 그냥 일반적인 느낌으로 쓴 단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큰 머리든 작은 머리든 자기 부족을 말할 때는 사람, 상대 부족을 말할 때는 인간이라고 썼습니다.
    팔은 언제나 안으로 굽었겠죠. 본능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SHINWOO
    작성일
    20.05.23 19:47
    No. 3

    그렇군요~ ^^
    우리도 상대방을 낮춰 부를 때 '아이구, 저놈의 인간' 이라고 하니까요..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9 9도
    작성일
    20.05.23 23:11
    No. 4

    그쵸.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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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색 +9 20.05.12 148 15 9쪽
4 동굴 +16 20.05.12 179 15 8쪽
3 여자 +9 20.05.12 250 21 8쪽
2 파호 +14 20.05.12 370 29 10쪽
1 실종 (6월 1일 수정) +56 20.05.12 899 8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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