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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내 카드는 [X. 운명의 수레바퀴]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3.05.10 10:56
최근연재일 :
2023.10.31 18:20
연재수 :
1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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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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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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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30. 데이지 꽃

DUMMY

-띠링.

“ 데이즈씨~ 저희 왔어요~ “

문 앞에 달아둔 작은 벨이 귀를 간지럽히며 문이 열리고 아디나와 나린이 들어온다.

데이즈가 누워있는 침대에서 억지로 일으켜 벽에 기대게 한 뒤 그 앞에 화려한 디저트들을 깔아두었다.

물론 이것들은 전부 29층에서 구해온 것이며, 데이즈가 만약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제대로 된 신진대사활동을 하지 않아 목에 넘기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냄새로 식욕만큼은 자극되리라 믿는다.

하이드는 아마 이 시간이면 데프니와 함께 움직이고 있을 테니 이곳은 완전히 여자들만의 방이 되었다.

“ 휴우.. 오다가 걸릴뻔했어.. 변장은 완벽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시선이 이쪽으로 쏠리는 기분이란 말이지? “

아디나가 과하게 긴장했는지 숨을 내쉬자 나린이 옆에서 웃으며 케이크에 포크를 꽂았다.

“ 너무 주변을 의식해서 그래. 우리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주위의 사람들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거야. 조금 더 당당하게 굴어도 데프니에게 들킬 일은 없을걸? “

아주 사소한 근황부터 시작해서..

“ 크흠... 자유롭게 하길 원했지만.. 이렇게 놀고 있는 건 원치 않았는데. 라면서 폼 잡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린 점심시간이나 마찬가지였거든! “

“ 나린이 말이 맞아요.. 우리가 혼날 이유는 하나도 없었는데 그 모습 하나 때문에 매번 노는 사람처럼 돼버렸어요..! 물론.. 지금도 일하는 시간이지만.. “

“ 아디나. 그런 사소한 건 말하지 않는 거야..! “

“ 아.. 그.. 그래..? “

빠질 수 없는 상사의 뒷담을 포함해..

“ 여기도 조금 맛있는 가게가 생기고 그러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29층까지 계속 지켜봤는데 새로운 가게는 생기지 않더라구. “

“ 맞아. 뭔가 새로운 맛이라도 계속 생기면 좋을 텐데 매번 똑같단 말이지..? 음! 이거 맛있다. 아디나 이거 먹어봐! “

절대적으로 빠질 수 없는 음식 이야기까지.

며칠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데이즈의 반응을 보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 보면..

결국, 대화거리는 떨어지기 마련인지라 하고 싶지 않은 껄끄러운 이야기까지 해야 할 시점까지 온다.

“ 으음... 그래서 헌터들은 왜 죽은 걸까..? “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그 사건이 있던 이후에 별다른 행동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나린의 질문에 위층에서 칼츠에게 하는 보고와 함께 온갖 디저트를 사 온 아디나가 답한다.

“ 단서가 하나도 안 나오니까 조금 답답하지...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위에서는 이미 아르카나 소유자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

아르카나 소유자라면 결국 하이드 공격대를 가리키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데프니가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분명히 눈에 띄었을 것이다.

하이드와 함께 20층의 상황을 둘러봤던 나린은 아래층의 상황을 말해준다.

“ 슬슬 이쪽은 아르카나를 보유했으니 본격적으로 시작할 모양이야. 자칫 잘못하면.. 대량 학살이 벌어질지도 몰라. “

데프니와 하이드의 공격대 연합이 헌터들과 격돌한다.

승자는 뻔하다.

헌터들이 가지고 있는 아르카나는 아디나와 나린 뿐인 데다가 이런 반란을 아디나와 나린이 보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다.

“ 그냥.. 말해버리는 게 나을까? 어떻게든 서로 대화를 통해 싸움이 일어나지 않게끔만 하는 거지. “

“ 으음.. 그게 될까..? 합의되려면 위에서 자원이랑 기술을 아래로 제공해줘야 하는데.. 29층의 입장에서는 그냥 뺏기기만 하는 거잖아. “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무언가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라고 생각해본다면 가장 대표적으로 노동력이 있을 것이다.

노동력은 아래층에서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다.

하지만 그 어딜 봐도 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일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겠다.

-띠링.

“ 엇.. 아직 계셨네요. “

수다 떨고 놀다 보니 어느새 하이드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많이 지쳐있는 모습이 오늘도 이리저리 끌려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던 모양이다.

“ 어.. 우리.. 놀고 있던 건 아니에요..? 이것도 엄연히 정보수집의 일환으로.. “

“ 알고 있습니다. 변명 안 하셔도 괜찮아요. “

변명 아닌데.. 싶었지만..

테이블 위에 펼쳐진 다 먹은 디저트들과 침대 위에 여자 셋이서 편한 자세로 누워있는 것을 보면 어딜 봐도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 오늘은 뭐 좀 드셨나요? “

안타깝게도 아까 억지로 먹인 죽 조금 말고는 오늘도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 우린 이만 방해하지 말고 갈까? “

“ 엇. 가시게요? 자고 가셔도 상관없는데. “

정말 상관없었겠지만 아디나와 나린이 일하고 온 하이드 앞에서 웃으면서 놀기에는 누나로서 조금 민망한 느낌이 들었다.

“ 괜찮아요 우리도 할 일이 있으니까 지금은 가고 또 올게요! “

아디나와 나린은 조금 급하게 테이블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온다.

“ 흐유.. 하이드씨가 오면 뭔가 미안해져.. “

잘못한 것도 없으며 하이드도 흔쾌히 허락해준 덕분에 아디나와 나린이 데이즈와 함께 놀게 된 것인데도 어딘가 죄지은 기분이 들었다.

“ 그러게 말이야.. 하아암... 우리도 빨리 주변을 탐색하고 들어가서 자자. “

나린이 먼저 로브를 깊게 눌러쓰고는 기지개를 켠다.

“ 알았어.. 그럼 이따 봐. “

살인사건에 대한 단서가 아무것도 없던 아디나와 나린은 결국 한 번 더 사건이 터지는 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이 밤에, 특히나 첫 헌터들이 죽었다고 추정되는 시간까지 20층부터 29층에 해당하는 모든 경비구역을 돌아보며 헌터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아직은 별 소득이 없지만 언젠간 범인이 무슨 일을 저질러주지 않을까 싶다.

나린과 따로 떨어진 아디나는 자주 가는 골목을 나아간다.

그리고 자주 하이드가 동전을 놓고 가는 여자아이의 앞까지 걸어온다.

참.. 매혹적인 눈인데.. 안타깝게도 죽어있다고 봐도 될 수준이다.

아디나는 뒤집혀 있는 깨진 그릇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아까 남겨놓았던 디저트를 하나 올려두고는 골목을 나선다.

하이드가 말하길 저 사람이 일어나면 데이즈가 일어날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똑같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니 아디나도 왠지 그랬으면 하는 마음에 똑같은 행동을 하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어느 쪽이나 가망은 없어 보인다.

‘ 이대로는 안 되는데... 뭔가 더 다른 도울 방법이 없나...? ‘

단순히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것을 먹고, 게임을 하든 뭘 하든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만큼 케이트의 죽음은 데이즈에게 무겁다는 뜻이겠지..

순간 번뜩이는 생각이 들었다.

‘ 데이즈씨의 과거에서 어딘가 기운을 차릴 수 있을 만한 단서가 없을까..?! ‘

너무나도 번뜩이고 기발한, 오직 아디나만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활짝 웃으며 아무도 없는 옥상으로 올라간다.

얼마나 기뻤는지 두건이 벗겨져 하얀 머리카락이 그대로 드러나는데도 활짝 웃으며 올라간다.

아디나가 [X.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를 만들어내자 눈이 보랏빛으로 물든다.

‘ 운명 ‘ 이 아디나에게 했던 마법.

그 마법을 쓸 수 있을까..?

아니다.

이제는 확실히 쓸 수 있다.

아디나 역시 성장했다.

“ ...자.. 그럼...! 데이즈씨를 생각하면서.. [X.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 운명의 발자취] “

한순간 [X.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가 빠르게 회전하더니 아디나의 발밑을 기준으로 동그란 원을 수십 개 그려낸다.

그리고 온갖 숫자가 쓰인 시계가 바닥에서 각자의 원을 그리며 돌아간다.

조금 기다리자 동그란 거울 같은 무언가가 바닥에서부터 떠오른다.

아디나가 ‘ 운명 ‘ 을 통해서 보았었던 운명의 분기점들이다.

“ 와.. 진짜 되네... 어디 어디.. “

첫 번째 분기점.

조금 흐릿하지만.. 케이트인듯한 남자가 데이즈에게 다가온다.

아디나의 예상처럼 데이즈는 귀족 아가씨였으며, 케이트가 먼저 데이즈에게 반해서 날마다 기웃거리다 죽을뻔한 위기를 데이즈가 구해주면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케이트가 데이즈에게 목숨을 구해지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된 첫 번째 분기점이었다.

두 번째 분기점.

“ 읏.. 이건 뭐람... 설마.. 이름이 비슷하다고..? “

그렇게 케이트는 데이즈에게 매일같이 찾아가 데이지 꽃을 날마다 선물했다.

발자취에 의하면.. 데이즈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은듯하다.

말장난같고 놀리는 것 같았겠지.

아디나가 생각해도 케이트의 행동은 참.. 바보 같다.

날마다 건네주는 데이지 한 송이에 케이트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까지.

정말 이 사람은 순수하게 나를 좋아해 주고 있구나 라고 데이즈는 생각했다.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 인연을 억지로 이어가려고 붙잡고, 도전하고, 노력하는 케이트가 데이즈의 두 번째 분기점인 모양이다.

세 번째 분기점.

죽을뻔했다.

정말 너무나도 위험했다.

암살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데이즈가 암살자에 의해서 죽을뻔했다.

오늘도 여전히 케이트가 데이지를 가져다주었으며. 데이즈는 그 꽃을 화단에 심고 있었다.

그 틈을 노린 암살이었지만.. 우연히 한 송이 더 가지고 왔던 케이트가 그 모습을 보고 데이즈를 구해내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보면 데이지 때문에 생긴 암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 공격은 데이즈의 가문 자체를 향한 공격이었는지 케이트와 데이즈는 손을 잡고 도망쳤다.

도망치는 와중에 암살자에게 걸려 케이트가 데이즈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

“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

이렇게 그 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짝짝짝 하는 시나리오는 안타깝게도 없었다.

어떻게든 도망쳐 왔던 마을에서 평민과 똑같은 생활을 이어가면서 살아간 케이트와 데이즈는 결국 검은 그림자들에 의해 이 탑까지 도망치게 되었다.

그리고 탑을 향해 도망치던 그 날 역시 케이트는 데이즈에게 줄 데이지 꽃 한 송이를 들고 있었다고 한다.

“ 이거다... 이거야...! 이거라면 데이즈씨도 움직일 수밖에 없겠지...! “

기운을 차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지금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는 데이즈에게 반응이라는 것을 끌어내려면 데이지 꽃이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확신한 아디나는 신나는 기분을 감추지 못한 채 오늘의 할 일을 끝내고 데이지 꽃을 찾으러 20층에서부터 더더욱 밑으로 내려갔다.




“ 흐아아아암.... “

아디나의 요란한 하품 소리가 나린에게 들려온다.

“ 아무리 의욕이 앞서도 그렇지.. 그걸 밤새도록 갔다 오는 바보가 어딨어? 자고 일어나서 같이 가지.. “

“ 헤헤.. 미안.. 그래도.. “

아디나는 양손으로 들고 있는 거대한 바구니를 나린에게 내밀어 보인다.

“ 히히 온갖 꽃 다 따왔어! 그중에 데이지는 얼마 없지만 말이야... “

나린도 그런 아디나가 새벽 내내 들어오지 않은 탓에 주위를 둘러보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않아 하품하기 시작했다.

“ 하아암.... 덕분에 나도 피곤하잖아.. “

“ 흐흐.. 오늘 낮에는 꽃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잘까? “

아디나는 지금 지구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행복을 맛보고 있다.

여자친구들이 존재하는 것도 모자라 함께 대화하고 걸즈토크라고 부르는 여자들만의 대화에다가 디저트에 꽃에..

최근 이렇게까지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누가 봐도 티가 났다.

“ 세상에.. 아디나가 일하는 시간에 잠을 자자는 소리도 하다니.. 뭐.. 찬성이기는 해. “

-띠링.

아디나가 먼저 앞서갔지만, 양손으로 바구니를 들고 있는 바람에 뒤에서 오던 나린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여전히 차갑고도 쓸쓸한 방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겠지.

“ 저희 왔어요 데이즈씨~! “

펄쩍 뛰어올라 침대에 앉아버리는 바람에 데이즈의 몸도 흔들린다.

하지만 여전히 미동도 없다.

나린은 그대로 데이즈를 일으켜 벽에 기대어 앉혔다.

“ 이거 봐봐요 데이즈씨! 짠! 데이지 꽃이에요! “

“ 아디나 너 너무 신난 거 아니야? 쉴 틈도 없잖아.. ”

어린아이처럼 들떠있는 아디나를 잠시 진정시키려 했으나 기분이 좋았던 아디나를 멈추게 해서 그런지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다.

“ 어.. 그.. “

“ 나린아... 데이즈씨가.. “

그동안 단 한 번의 움직임도 없던 데이즈가 데이지 꽃을 바라봤다.

고개를 움직였다.

눈을 움직였다.

너무나도 사소한 움직임이었지만 변화는 있었다.

“ 어.. 어.... 그..! 이 꽃은 그..! 8층에서 꺾어 왔는데.. 그..! “

“ 자. 자.. 자자.. 잠깐.. 이.. 이 꽃은?! 이건 어때요?! “

아디나와 나린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하며 이꽃 저꽃 다 들이밀어 보지만 오직 데이지 꽃에만 반응한다.

“ 8층에 가면 빨간 꽃이 있는데.. 이름이.. 뭐더라..? “

“ 아디나 그거 말고..! 데이지 꽃 이야기 좀 해봐..! 거기에만 반응해..! “

그렇게 아디나와 나린은 수많은 꽃 속에서 데이지 꽃만을 골라 이곳저곳에 쥐여주며 조금씩이라도 움직이게끔 유도하다 그대로 잠들었다.

그렇게 아디나와 나린은 날마다 각 층의 경비 헌터들을 체크하고, 탑을 내려가 꽃을 따고, 낮에는 하이드의 집에서 데이즈와 함께 잠들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움직이다 보면..

데이즈씨도 돌아와 주겠지.

그렇게 된다면 삶을 잃어버린 그 작은 소녀도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만 같다.

정말.. 다행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아디나의 노력으로 사람들이 일어설 수 있다.

그런 행복한 꿈을 꾼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데이즈는 모두가 잠든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그동안 아디나와 나린이 가져다준 데이지 꽃으로 화관이나 팔찌, 반지 등등을 만들기도 하고, 꽃병에 꽂아두기도, 지금 데이즈의 손에 들려있기도 하다.

..

참...

쓸데없지..

이들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걸까.

이런다고 케이트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아디나와 나린이 처음으로 가지고 온 데이지꽃이 시들고 있다.

시야가 뿌옇다.

아니.. 눈물이 떨어진다.

‘ 내가 바란 건.. 이런 게 아니야.. ‘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테이블 위의 데이지 꽃을 집었다.

‘ ...케이트... ‘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아디나의 작은 가방 안에서 이제는 쓰지 않는 뼈 칼을 꺼낸다.

데이즈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데이지 꽃과 함께 창문으로 향한다.

“ 으음.. .. 음...? 어.. 데이즈씨...? 데이즈씨?! “

아디나가 뒤에서 부르지만, 데이즈는 창문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뼈 칼을 들었다.

‘ 나에게 필요한 건.. 위로가 아니야.. ‘

‘ 나에게 필요했던 건.. 작은 용기였어.. ‘


언제나 도움받았다.

언제나 누군가가 지켜주었다.

마음이 힘들 때는 이 데이지 꽃이.

습격을 당했을 때도 데이지 꽃을 들고 있는 케이트가.

그러고도 쫓아오는 적에게서 데이즈를 지키기 위해서 케이트가..

어색한 평민 생활에서도 어떻게든 미소를 짓게 만들기 위해 데이지 꽃을 선물하던 케이트가...

지금은.. 그런 케이트가 없어진 이 세상에 위로가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런 케이트에게 다가갈 용기가 필요했다.

죽는 것이 너무나도 두렵다.

무서웠다.

죽기 싫었다.

그렇기에 매번 보호받았다.

‘ 케이트.. 이제 만나러 갈게.. 이젠.. 내가 용기 낼게.. ‘

떨리는 두 손을 억지로 붙잡고

데이지 꽃과 함께 쥐고 있는 뼈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찌른다.

그리고 창문에서 머리부터 떨어진다.

“ 안돼!!!!!!!!!!!!!!!!!!!! [X.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 실타래]!!!!! “

아디나가 창문으로 달려나가 보라색 실을 내뿜어 추락을 막아보려고 했으나 아디나의 운명의 실타래는 데이즈를 휘감지 못했다.

이미 끊어져 버린 운명에는 운명의 실이 닿지 않았다.

그렇게 [단 하나의 잔(Ace of Cups)]은 거꾸로 뒤집힌 채로 그대로 부서져 버렸다.


작가의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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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1. 사라졌던 사람들 23.06.06 25 0 15쪽
41 40. 내 눈을 찾아줘 23.06.05 25 0 14쪽
40 39. 검은 숲 23.06.04 25 0 15쪽
39 38. 황제의 자리에 오르다 23.06.03 25 0 16쪽
38 37. 전장의 지휘자 23.06.02 21 0 16쪽
37 36. 혼자서 짊어지려는 쓰레기 자식 23.06.01 23 0 17쪽
36 35. 세대교체 23.05.31 26 0 16쪽
35 34. 살아나갈 것인가 죽으러 갈 것인가 23.05.30 21 0 15쪽
34 33. 일시적 동맹 23.05.29 24 0 15쪽
33 32. 계기 23.05.28 19 0 18쪽
32 31. 또 다른 비극적인 결말 23.05.27 20 0 17쪽
» 30. 데이지 꽃 23.05.26 23 0 16쪽
30 29.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23.05.25 20 0 15쪽
29 28. 헌터 살인 사건 23.05.24 22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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