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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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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1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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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720,143

작성
23.01.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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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3. 시대를 앞서간 마법

DUMMY

“325! 326! 329! 우와 진짜.. 많아도 너무 많네..! “

춘향은 사방에서 날아오는 로봇들을 모조리 쳐내고 있다.

폭탄이 달린 로봇은 터지지 않게 낫으로 살짝 걸어 다른 로봇에게 던져버리며, 마나탄을 쏘는 로봇은 직접 짓밟아 부숴버린다.

많은 수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었다.

어차피 지구에서도 매번 하는 일이었으니까.

오히려 도망가는 사람들을 추적해서 죽이는 거보다 달려와 주는 로봇들을 부수는 게 더욱 재밌었다.

다만...

“ 야 근데 다 좋은데 사람 형태는 없어? 전부 거미 같아서 보기가 좀 그런데! “

“ 사람 형태도 있는데 불러줄까? “

켄은 아까부터 바닥에 주저앉아 춘향을 구경하고 있었다.

“ 오~ 좀 궁금하긴 하네! 근데 적어도 말을 할 때는 로봇 좀 안 보내면 안 돼? 말하면서 싸우다가 혀 깨물면 아프단 말야! “

접근하기에는 로봇이 너무 많았기에 폭탄이 달린 로봇을 낫으로 걸어 던져보았지만 켄을 보호하기 위해 펼쳐져 있는 보호막에 막힌다.

심지어 켄에게 날아가는 폭탄 로봇들은 터지지도 않았다.

“ 이야~ 진짜 춤추는 거 같아! 보는 거 너무 재밌는데!... 어? 이걸로 장사하면 돈 잘 벌지도? “

한순간 춘향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켄의 앞에 나타나 낫을 휘둘렀다.

하지만 켄의 등에서 튀어나온 기계팔이 춘향을 막아낸다.

“ 이렇게 관중을 해치면 오히려 배상금을 물어내야 할걸? “

“ 내가 이렇게 막으니까 문제없는 거 아냐? “

앨리스와 켄은 서로 웃고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서로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켄은 투구까지 쓰고 있었기에 눈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다.

다른 로봇이 춘향을 공격하기 전에 뒤로 도약해 거리를 벌리고 손에 들고 있던 낫을 그림자로 되돌린다.

“ 됐어! 이제 나도 몸 쓰는 거 그만할래. “

“ 음? 포기한 거야? “

“ 그럴 리가! 그냥 어느 정도 로봇도 줄였겠다.. 슬슬 마나로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야. “

“ 그럼 지금까지는 진짜 순수하게 육체만 움직였다는 거야?... 그건 좀 놀라운데 “

춘향은 그림자를 바닥에 넓게 전개한다.

그 안에서 붉은 눈동자들이 생겨난다.

“ 이 아이들로 소개할 것 같으면 내가 사는 행성에서 과거에 살던 동물을 본 따 만들었어! 원래 까만색은 아니긴 한데.. 이건 내 마나 때문이니까 이해해줘! 어때? 귀엽지 않아? 특히 이 귀 움직이는 게 포인트야! “

물론 검은 토끼는 생명을 불어넣은 것이 아니기에 춘향이 수동으로 움직인다.

“ 오! 신기한 생물이네! 우리도 비슷한 생물이 있었는데 지금은 남아있을진 모르겠다.. “

“ 앗.. 아픈 부분을 건드린 걸까? 미안해라.. “

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하하 이젠 뭐..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 그럼 이제 내 아가들을 소개할 차례인가? “

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작은 로봇들 사이를 지나오는 무릎만 한 크기의 로봇과 사람 크기만 한 로봇들이 네 개의 다리를 움직이며 도착한다.

무릎 높이의 로봇과 사람 높이의 로봇은 마치 탱크를 연상시키는 것처럼 총구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 마트료시카도 아니고.. 다 똑같은 모양이잖아? “

“ 같은 모양인 건 너도 마찬가지일 텐데? “

서로 웃으며 친근하게 대화했지만, 속으로는 서로가 너무나도 맘에 들지 않았다.

‘ 한마디도 안 지려고 하네 ‘

‘ 한마디도 물러서질 않네 ‘

다시 한번 서로의 눈을 죽일 듯 바라본다.

물론.. 투구를 써서 눈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같은 상황일 것이다.

“ 거기 뾰족 귀들도 폭발하나? “

“ 그럼 당연하지? 누구 폭발이 강한지 한번 볼까? “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춘향의 토끼와 켄의 로봇은 누가 신호라도 준 듯이 동시에 달려가 터지기 시작한다.

토끼가 로봇에 달라붙어 터지고 로봇이 토끼에게 달라붙어 터진다.

마나탄을 쏘는 로봇도 있었기에 전체적인 구도는 토끼가 밀리는 느낌이었다.

춘향은 자신의 그림자에서 낫을 하나 꺼내 켄이 있던 위치에 던진다.

“ 흠.. 이 정도만 해두면 되겠지? 슬쩍 애들이나 구하러 가야겠다~ “

라티안 일행이 지하를 통해 성 내부로 침입한다면 지금보다 깊은 곳에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콰앙

그렇게 된다면 춘향을 구하러 온 라티안 일행이 오히려 벌레 같은 로봇들에 의해 죽어버릴 것이다.

“ 아으..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토끼 좀 붙여두는 건데..! “

토끼와 로봇이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지하로 이어진 통로를 찾는다.

-쾅




“ 우씨.. 대체 어디로 오는 거야?! “

사실 지금쯤이라면 라티안 일행이 충분히 지상으로 올라왔을 시간이었기에 점점 초조해지고 있었다.

“ 이대로 아무도 모르게 죽으면... 앨리스를 볼 면목이 없는데...! “

앨리스가 마나를 써서 살릴 수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시체라도 있어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모습도 보여주지 않으면 소생조차도 불가능하다.

“ 엇? 여긴.. 뭐야? “

수많은 통로와 방들을 지나자 거대한 홀이 나왔다.

수많은 문양이 장식되어있는 기둥이 홀을 받치고 있었으며 모두 황금색이었다.

황금 홀의 좌우를 꼼꼼히 확인해가며 천천히 걸어 나가자 끝에는 그 누가 봐도 수상하게 생긴, 지금까지 봤던 문과는 전혀 다른 문이 있었다.

-스캔 중입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춘향은 바로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 ...저거 뭐야... 지금까지 평범한 문이었던 주제에 갑자기 저런 인증시스템이 들어간 문이라고? “

누가 봐도 수상한 문이다.

지금까지 성을 둘러본 결과 딱히 얻을 정보는 단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보아 어쩌면 저곳에 모두가 원하는 정보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미안하다 짐덩이들..! 난 저 정보가 너무 궁금해! 정보는 많으면 좋으니까 용서해줘! “

춘향이 환하게 웃으며 낫을 들고 문을 향해 돌진하려 하는 순간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 그.. 용서 못 하겠는데 거긴.. “

남자목소리다.

라티안이나 피렌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안타깝게도 원하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춘향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자책한다.

“ 칫.. 소리가 없어진 걸 체크를 못 했네.. “

어느새 토끼와 로봇의 폭발음이 사라져 있었다.

그곳에서의 전투를 끝내고 켄은 곧장 춘향을 찾으러 뛰어다닌 걸까. 살짝 힘들어 보인다.

켄은 살짝 난감하다는 듯 투구를 긁적인다.

“ 간지럽지도 않을 텐데 머리는 왜 긁냐? 투구 긁으면 시원해지냐? “

“ 에.. 여긴 들키면 안 됐거든.. 뭐.. 지금 죽이면 상관없겠지? 안 걸리면 그만이니까. “

네엘도 없는 춘향은 지금 죽이면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장소가 장소인 만큼 확실히 처리할 수 있다.

점점 수많은 로봇들이 홀에 몰려온다.

“ 아하하 귀엽네~ 아까도 못 죽여놓고 이런 거로 또 죽이겠단 거야? “

춘향은 여유롭게 웃었지만, 로봇들의 양이 많았기에 춘향 역시 켄을 공격할 수단이 없었다.

차라리 아까 붙었던 자리에서 시간을 끌었더라면 앨리스가 엘을 처리하고 와주었을 텐데 지금의 춘향은 너무 깊게 와버렸다.

상대의 지원이 더 빠를지도 모른다.

켄은 여유롭게 웃는다.

“ 이곳에 온 것은 너의 실수야. “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입니다. 침입자를 섬멸합니다.

“ 앗...! “

켄을 경계하며 뒤로 움직이던 춘향은 어느새 문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춘향의 머리 위에 있는 천장 타일이 열리더니 그곳에서 켄과 똑같은 갑옷이 다섯 개가 떨어진다.

그리고 똑같은 행동으로 똑같이 가만히 서 있다.

“ ...움직임이 로봇인데? 하얀 깡통 1호기부터 5호기까지냐? “

“ 오오~ 눈썰미 좋은데! 다 내가 만든 작품들이야! 좋겠네~ 사람 형태인 로봇도 보고 싶다고 했잖아? 인사나 나누도록 해! 물론 죽어서. “

천장에서 떨어진 다섯대의 하얀 갑옷을 두른 로봇은 하나씩 차례로 춘향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

-깡

정면으로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고 낫으로 팔을 절단하기 위해 휘둘렀으나 약간의 흠집만 남기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온다.

“ 아야야..! 내 손이 더 아프네! 뭐 이렇게 단단해? 진짜 하얀 깡통이잖아?! “

-퍼엉

어느새 다가온 작은 로봇이 춘향의 앞에서 터진다.

다행히도 터지기 직전에 반응해서 뒤로 빠졌으나 폭발의 연기를 이용해 주먹이 다시 날아온다.

피하기에는 늦어서 급하게 방어했지만, 충격이 상당해서 뒤로 밀려난다.

이어서 켄의 옆에 있던 무릎 크기의 로봇이 춘향을 조준하고 마력탄을 쏜다.

탄은 어떻게든 쳐낼 수 있다고 판단하여 낫을 휘둘렀지만, 이 또한 묵직했다.

“ 크으으으으..... 아파라.. 한복 찢어지면 물어낼 거야?! 이거 귀한 옷인데.. “

“ 흥. 곧 죽을 놈의 옷 따위 알 바 없잖아? “

저 기어 다니는 로봇들만 있을 때도 서로 치명상을 못 내는 상황에 빠졌었다.

지금은 전위에서 춘향의 공격이 먹히지 않는 하얀 깡통 1호기부터 5호기까지 생겨버리는 바람에 압도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머리를 계속 굴려보았으나 벗어날 방법이 없다.

-츠즈즈즈즛 츠즛..

어떻게든 탈출할 방법을 찾던 춘향은 기계들 사이에서 스파크가 튀는 것을 발견한다.

자세히 보니 기계에서 튀는 것이 아닌 허공에서 튀고 있는 것을 확인한 춘향은 최대한 높게 뛰어오른다.

‘ 앨리스?! 엥? 앨리스는 여기 없는데? ‘

앨리스의 그림자에 숨어있는 토끼는 이 자리에 없다.

한순간 전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닥을 훑고 지나간다.

그러자 모든 기계가 마치 고장이라도 난 듯 버벅대더니 터져버렸다.

“ 크아아아악!! 이.. 이건 뭐.. 야.. 아아아...!! 누가... 누가... 아아.. 아아아..!! “

캔 역시 뒤에서부터 밀려오는 전류 사이에서 제대로 당하고 있었다.

‘ ..뭐지? 날 공격한 게 아니야.. 대체 누가? ‘

전기가 흐르고 있는 몸을 제어하지 못하고 움찔거리는 켄의 뒤에서 아리나의 모습이 보인다.

-츠즛. 츳.

아리나의 몸에는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아리나는 춘향을 발견하자 표정이 일그러진다.

“ 이게 다 뭐야 정말..! 너가 있는 줄 알았으면 그냥 가는 거였는데..! “

“ 크흐~.. 제자야..!!! 아하하! 대단해! 거봐! 넌 대마법사가 될 그릇이라니깐?! “

어느새 짐덩이에서 다시 제자가 된 아리나를 보며 춘향이 활짝 웃는다.

터지는 로봇들은 죄다 터져있었으며, 다른 로봇들은 움직이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버벅이고 있었다.

길이 열렸다.

“ 크윽..... 제기랄..! 뒤에서 기습하다니...! “

춘향은 다리와 손목에 마법진을 두르고 빠르게 가속해서 일어나려는 깡통 로봇들을 가속도의 힘까지 더해 낫을 내려쳐 목을 썰어버렸다.

아무런 방해 없이 열려있는 길을 최고속도로 달려가 켄의 목까지 뚫어버린다.

“ 내가.. 아니 우리 제자가 이겼다 이 깡통로봇아..! “

켄은 그대로 목이 떨어지더니 갑옷과 함께 바스러져 사라진다.

춘향은 달리던 속도 그대로 아리나의 앞에 서서 깡총깡총 뛰기 시작한다.

“ 이래서였구나... 이래서였어..! 너가 마법을 쓰지 못하는 이유! “

“ ..뜬금없이 그 이야기가 왜 나와? “

“ 아하하! 너에게 맞는 상성이 전기였으니까 당연히 지구에서 쓰는 불이나 물 같은 평범한 마법을 못 쓰지! 지구는 아직 전기를 안 쓰니까! “

“ 뭐라는 거야.. 빨리 앨리스한테 안내하기나 해! 야! 라티안! 피렌! 니르! 여기 짜증 나는 거 있어!“

아리나는 흩어져서 찾고 있는 라티안과 피렌, 니르를 불러모은다.

아리나가 말한 짜증 나는 거는 여전히 활짝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전기라니... 잘하면 번개도 쓰는 거 아냐?! 아하하! 정말.. 시대를 앞서가는 마법이네! “

“ 시끄러워! 빨리 길 안내나 해! “


작가의말

아리나 생일축하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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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1. 누군가의 초대장 23.01.23 27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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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4. 서로 다른 언어 23.01.16 27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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