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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하루의 서재

전설급 힐러의 탄생?!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가온하루
작품등록일 :
2024.08.24 21:04
최근연재일 :
2024.09.15 23:2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4,575
추천수 :
1,992
글자수 :
131,422

작성
24.08.28 20:20
조회
3,469
추천
80
글자
12쪽

009. 흑호의 보금자리.

DUMMY

009. 흑호의 보금자리.



하람이 보내온 문자.

한솔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내려가면 트라우마를 먼저 겪은 선배로서의 썰 풀어주마.”

[기대할게. 그럼, 수고.]


친구의 메시지가 사라지자.

한솔은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렇게 게이트 내에서 강하던 하람이도 PTSD가 왔다라···.”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 한솔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논으로 들어가 벼 옆에서 자라고 있는 잡초를 다시 뽑아내기 시작했다.

친구의 트라우마가 이 잡초처럼 뽑혀 나가길 바라며.


* * *


하람은 옆에 앉아있는 친구 현우를 보았다.


“너와 같은 능력을 각성한 사람이 욕창이라고?”

“어―. 다른 센터에서 제대로 관리를 안 해줬나 보더라고. 나한테 연락이 와서 3개월 정도 꿈을 못 본다고 연락해 와서 확인했더니 엉덩이에 이따만한 욕창이 생겨 있더라고.”


현우가 손으로 원을 그리며 말하는 것을 본 하람은 입을 벌렸다.


“대체―. 그 병원은 무슨 배짱이었데?”



하람의 질문.

마현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다시 눈 내리는 오두막으로 환경이 변했다.


“간호사가 바쁘다는 이유로 인수인계를 안 한 게 꽤 됐나 보더라고. 아예 없는 사람 취급했다면서 깨어나자마자. 소송 걸고 헌터 협회에다가도 소송 걸었는데. 유서하 본부장이 이걸로 막았잖아.”


현우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리자.

절로 이해가 갔다.


“하긴―. 부산물 사업으로 꽤 짭짤하기도 하고. [꿈꾸는 자]들이 없으면 게이트 현황 파악이 그렇게 정확하진 못하지. 위성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말을 하던 하람이 문득 궁금한 듯 현우를 쳐다봤다.


“그러면···. 유렵 쪽 게이트 현황은 누가 해?”

“원래 내가 하는데―. 오늘은 잠깐 휴가 냈어. 너 왔으니까.”


친구의 말에 하람은 웃고 말았다.


“그쪽은 조금 답답하긴 하겠지만··· 나로선. 고맙네.”

“고맙기는―. 네 덕분에 마력‘만’ 많던 내가 이렇게 능력을 각성했는데?”


현우는 하람을 보며 고맙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네 동생은 네가 계속 깨지도 않고 누워있으니까 코마에 빠진 줄 알던데···. 이야기 안 했어?”

“어― 아직.”

“미친놈―.”

“그놈이 형 귀한 줄 모르더라고.”


현우의 말에 하람은 어이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데 그래도 돼?”

“늘 주시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그 자식 눈물 질질 짜면서 내 사진 보면서 ‘형아야― 오늘 말이지···’ 하면서 이야기할 때는 어찌나 웃긴지···.”

“미친―.”


하람은 친구의 팔뚝을 세게 때려버렸다.

한 대 맞은 현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허공에 달린 시계를 쳐다보았다.


“면회 시간 끝나가네. 아쉽다.”

“그러게. 종종 온다고 했던 게 못 와서 미안하다.”

“아냐― 네가 토벌하는 모습을 지켜봤으니까 괜찮아.”

“어우―. 소름 돋아라. 미친X끼”


하람은 자신의 양팔을 문지르며 말했다.

그때.

현우가 진중한 표정으로 하람을 불렀다.


“하람아! 세계를 휘감는 나무에게 가야금 배우고 있지? 그거 잘 배워둬. 나중에 좋은 일이 생길거야.”

“뭐냐― 예언이야?”


하람의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묻자.

현우 역시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 존나 좋은 예언이다.”

“고맙다.”

“별말을···.”


현우의 그 말을 끝으로 주위 환경이 변했다.

얌전히 눈을 감고 누워있는 친구의 모습이 하람의 눈에 들어왔다.


띠― 띠익― 띠― 띠익―


규칙적인 기계음.

누워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친구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려 준 하람.


[징그럽다. 하지 마라.]


눈앞에 보인 홀로그램 창의 글자.

글을 본 하람은 씨익 웃었다.

장난끼가 돋았다.

친구의 머리를 마구 헝클인 뒤.

펜을 꺼내 들었다.

그때.

홀로그램 글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야! 그걸로 뭘 하려고.]

“어? 네 눈에 낙서.”

[이런― 미X.]


움찔―


손가락이 살짝 움직이는 모습에 하람은 미소를 지었다.


“어서 와―.”


하람의 인사에 현우는 힘겨운 미소를 지으며 눈을 살포시 떴다.


“미···친X끼. 이렇···게 사람을 깨···우냐?”

“꿈에서 만나는 것도 좋지만, 현실에서 널 보고 싶었거든.”

“염···병.”

“가기 전에 네 깬 모습을 봐서 좋네. 갈게―.”

“어···. 조심해서 가.”

“네 목소리 들어서 좋네. 다음에 휴가받으면 집으로 놀러 와. 한솔이랑 해서 소주 한잔해야지.”

“크흐흐―. 겨울··· 쯤이면···. 일주일··· 정도 휴가받을 수 있을 거야.”

“그러냐. 기대하마.”

“···어. 잘가.”

“그래― 넌 잘 자고.”

“가는 길에 암막 좀 치고 가라.”


친구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삐뚤어진 산소호흡기를 바로 해 준 하람은 병실을 빠져나왔다.


철커걱―


뒤에서 들린 소리에 하람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

작은 창문도 자연 환기를 위해 아침저녁으로 감시하에 열리는 감옥이 아닌 감옥.

친구는 그곳에서 24시간 잠에 빠져 일을 하는 중이었다.

국가 권력급인 능력 각성자.

[꿈을 꾸는 자]

이 능력은 위성으로 감시하던 게이트 현황을 좀 더 디테일하게 등급까지 매길 수 있었으며.

A급 이상 헌터들이 균열 토벌 시.

백업을 맡아 주기도 했다.

세계 헌터 협회에서는 [꿈을 꾸는 자]에 대한 정보를 모른다.

한국 헌터 협회에서 철저히 감추고 있기 때문.

국내에 세 명 있는 [꿈을 꾸는 자]로 각성한 헌터.

그중 S급 헌터인 마현우는 국가에서 철저하게 비밀로 보호하는 중이었다.

신하람과 이한솔.

두 사람 외엔 면회가 허용되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가족인 이든에게도.

문을 나선 하람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이미 친구는 자신을 또 보는(?) 중일 거다.


저벅― 저벅―


스르릉―


보안 문이 열리자.

하람은 간호사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1층에서 신분증을 받아 챙겼다.

차로 돌아오자.

흑호가 하품을 하며 하람을 맞이했다.


―왔다요?

“이제 집에 가자.”

―친구는 잘 만났다요?

“응―.”


하람은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조금은···.

위로를 받았으니까.

좀 더 마음이 회복 된다면.

자신이 미쳐, 구하지 못했던 이들의 메시지를 들을 용기가 생긴다면···.

친구를 다시 한번 찾아오리라 결심했다.

그 전에.

집 근처 임야에서 출현하는 ‘주기’ 게이트부터 해결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 * *


하람이 부산에서 일을 볼 동안.

강찬식은 누군가의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여사님.”

“이건― 죄송하다는 말로 끝날 게 아니잖습니까? 강 이장.”

“우리가 경남 지부의 눈을 속이고 ‘주기’게이트가 생길 때마다 클리어하고 부산물을 블랙마켓에 팔았는데. 그 수입이 지금 사라졌잖습니까?”

“······.”

“이게 죄송하다는 말로 끝날 일입니다? 조직의 수입이 사라졌는데?”

“···제가 다른 곳의 ‘주기’ 게이트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주일 드릴게요.”

“그, 그게···. 일주일은 조금···.”

“삼 일로 할까요?”

“아, 아닙니다. 일주일 안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가보도록 해요.”


강찬식은 허리를 숙인 채.

뒷걸음질로 여사라고 불린 이가 있는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후우―


가볍게 숨을 내쉰 강찬식.

빠르게 조직의 아지트 중 하나인 건물에서 빠져나와 담배를 물었다.


찰칵―.


담배 끝에 불이 붙자 붉은색으로 타올랐다.


스읍― 후아―


하얀색의 연기가 머리풀리듯 허공에 흩어질 때.

강찬식은 억울한 마음으로 속으로 중얼거렸다.


‘시발―. 공인중개사 놈. 왜 허락도 없이 임야를 팔았는지···.’


지잉― 지이잉―.


핸드폰을 본 강찬식은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채 전화를 받았다.


“강찬식입니다.”

―강 이장! 우리 집 송아지가 탈출했어. 좀 잡아 줘어.

“···금방 갈게요.”


거칠게 전화를 끊은 강찬식은 남은 담배를 빠르게 피운 뒤.

손으로 담배를 뭉갠 뒤 주머니에 넣었다.


“젠장― 송아지 탈출한 것 까지 내가 잡아야 하냐고!”


투덜거리면서 전화를 준 주민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 * *


끼이익―


집 앞에 도착한 하람은 눈을 감고 주위에 마력을 펼쳤다.


‘아무도 없군.’


차에서 내린 하람은 집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차를 옮겼다.

한쪽 구석에 주차를 한 뒤.


철커덩―


대문을 걸어 잠궜다.


“걱정해 준 덕분에 잘 도착했다. 친구야.”


허공을 향해 중얼거리자.

친구 역시 답을 해주듯 허공에 글씨가 떠올랐다.


“역시 국가권력급 스토커네.”


피식 웃었다.


읏차―


하람은 짐칸에 실려있던 환수 용품을 거실로 옮겼다.

흑호는 조수석에서 마당으로 폴짝 뛰어내렸다.


크으아아앙―


하품과 동시에 기지개를 쭉 켠 흑호.

코를 벌름거리며 주위를 확인 하듯 돌아다녔다.

그러다.

밭 입구에 서 있는 새까만 줄기를 가진 나무 앞에서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크릉― 크르릉―


흑호는 나뭇가지에 코를 대고는 킁킁거렸다.

향기로는 냄새.

포레스트 왕국에서 보았던 ‘세계수’와 같은 향기였다.


‘역시 ‘세계를 휘감는 나무’는 세계수다요.’


흑호는 고개를 돌렸다.

차에서 집 안으로 짐을 옮기고 있는 자신의 주인을 쳐다봤다.

처음 본 순간.

흑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붉게 보였다.

다시 쳐다 봤을 땐.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거기에 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다시 눈을 감았다 뜨니.

눈앞의 사람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흑호는 그의 손가락을 빠르게 깨문 뒤.

계약을 할 거냐고 물었다.

그의 상처를 빨리 나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핥아서 낫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이 든 건···. 진짜 처음이었지.’


짐을 옮기고 있는 주인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뜬 흑호는 헤죽― 웃었다.


‘세계를 휘감는 나무의 계약자라서 인가? 세계수의 향기가 주인에게서 나네···. 기분 좋아.’


그르릉― 그릉―


절로 목에서 소리가 난 흑호 였다.


후우―


한숨을 내쉰 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이르―. 여기 마음에 들어?”

―좋다요. 정말 마음에 든다요.

“그래? 다행이네. 네 물건들 방 하나에 설치해 줄테니까 거기서 지내렴.”

―잠은 주인이랑 잘 거다요.

“응?”


하람은 깜짝 놀랐다.


환수들이 계약자들과 함께 잠을?

테이머 및 환수계약자들에게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은 없는데···.

나중에 커뮤니티 한번 찾아봐야 겠다.


거실에 옮겨놓은 짐을 방 하나에 전부 넣고.

환수 캣타워, 환수 캣 휠, 스크레쳐 등을 설치해 주니.

사람 한 사람 방에 들어와 지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다 네 짐이네···. 더 보내 준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으네.(같네.)/”

―주인님아. 나 화장실 가야 한다요?

“응? 화장실?”


흑호 카이르의 말에 하람은 사람이 쓰는 화장실로 안내했다가.

이마를 쳤다.


“너 화장실은···.”

―흙이 있으면 된다요? 저기 흙 많다요.


흑호가 빠르게 밭 구석으로 가더니 흙을 파 재끼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하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역시. 넌 고양이의 친척이구나.”


환수라고 어렵게 생각했던 자신이 바보같았다.

밭에서 흙을 파고 시원하게 볼일을 보는 그 모습이 왜 기특해 보이는 걸까?


사악― 파악―


뒤처리까지 완벽하네.

이든이 에게 화장실을 보내 달라고 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밭의 작물이 흑호의 분뇨가 거름이 되어 자랄 것 같다.


“카이르―. 그런데 너 어디에다가 싼 거야? 지금?”


작가의말

도서관 간다고 나갔더니.

저녁엔 꽤 선선한 바람이 불더군요.

다들 건강 유의 하시길.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투베좀 가 보자... OTL;;;;


많관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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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025. 뒤를 돌아보았다. +2 24.09.15 707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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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3. 아직은···. +3 24.09.12 1,236 51 11쪽
22 022. 구슬같은 푸른 지구가 보였다. +1 24.09.11 1,248 49 11쪽
21 021. 널 왜 납치하려 하는데? +3 24.09.10 1,326 53 12쪽
20 020. 하람과 한솔의 목표 +2 24.09.09 1,409 51 12쪽
19 019. 가면 힐러의 마력량?! +3 24.09.08 1,539 63 12쪽
18 018. 정말 대단한 힐러?! +2 24.09.07 1,707 62 12쪽
17 017. 와-. 헌팅이 이렇게 편해?! +2 24.09.06 1,846 59 12쪽
16 016. 힐러가 한명?! +3 24.09.05 2,032 67 12쪽
15 015. 엡실론 세대 중 등급이?! +5 24.09.04 2,250 70 12쪽
14 014. 부활 시켜놨다고? +4 24.09.02 2,386 74 12쪽
13 013. 그게 가능함? +3 24.09.01 2,512 71 11쪽
12 012. 빙의(憑依) +4 24.08.31 2,788 74 11쪽
11 011. 친구의 방문(2). +2 24.08.30 3,004 84 11쪽
10 010. 친구의 방문. +4 24.08.29 3,274 80 12쪽
» 009. 흑호의 보금자리. +3 24.08.28 3,470 80 12쪽
8 008. 국가 권력 보안 [꿈을 꾸는 자](2) +4 24.08.27 3,814 87 12쪽
7 007. 국가 권력 보안. [꿈을 꾸는 자](1) +2 24.08.26 4,032 94 11쪽
6 006. 환수계약 +3 24.08.25 4,270 94 11쪽
5 005. 아니 이게 왜? +3 24.08.25 4,478 106 12쪽
4 004. 세계를 휘감는 나무와 25현 가야금. +6 24.08.24 4,994 114 12쪽
3 003. 터를 잘못 잡았나?! +7 24.08.24 5,522 118 14쪽
2 002. 귀농 첫날. +5 24.08.24 6,375 133 11쪽
1 001. 번아웃. +8 24.08.24 7,217 1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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