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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하루의 서재

전설급 힐러의 탄생?!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가온하루
작품등록일 :
2024.08.24 21:04
최근연재일 :
2024.09.15 23: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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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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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1,422

작성
24.08.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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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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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글자
11쪽

002. 귀농 첫날.

DUMMY

002. 귀농 첫날.




인부에게 가야금 몸체를 받아 든 신하람은 가야금을 쓸어보았다.

먼지가 허공에 흩어지며.

본체에 무늬가 드러났다.

고풍스러운 아름드리나무 문양이 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나무를 보는 순간.


따라랑― 띠― 따랑―


귓가에서 가야금 소리의 환청이 들렸다.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착각을 일으키며.

거대한 나무 아래서.

태양 빛 때문인지.

은발의 긴 머리 청년이 가야금을 뜯으며 밭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본 것만 같았다.

그의 길고 하얀 손이 현을 뜯을 때.

눈앞에 있는 시든 농작물들이 생기를 되찾고 있었다.


솨아아―


장면이 바뀌고.

넓은 필드에서 병장기를 든 이들이 거대 몬스터와 싸우고 있었다.


따당― 뚜르르르르르― 따당― 띠잉― 따앙―


조금 전 본 긴 머리의 은발 청년이 싸우는 이 들 뒤에서 연주를 하자.

다쳤던 이들의 상처가 아물고.

은백색의 기운이 싸우는 이들의 몸에 스며들자.

그들은 눈앞의 거대 몬스터를 해치워버렸다.


콰앙―


따라랑― 뚜라라랑―


하람이 시선을 돌리니 겨우 숨만 붙어있던 이가 깊은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정신을 차렸다.


따―다당― 띠―잉―


은발의 갈색 눈동자와 하람의 눈이 마주치자.

청년은 입을 살짝 벌리며 말을 했다.


어헉―


숨을 급히 들이쉰 신하람은 빠르게 머리를 털어내며 정신을 차렸다.


‘방금 본··· 것은?’


환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리얼했다.


텅―


순간 손에 힘이 빠졌는지.

들고 있던 가야금 본체가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하람은 부서진 곳이 없는지 노크하듯 본체를 두들겼다.


통통―


가야금을 살짝 두들기자.

맑고 청아한 울림이 울렸다.


‘이상은 없으니 다행인데···. 이거 나무가···. 오동나무는 아니고···. 가문비나무도 아닌데···.’


가야금 본체에 앉아 있는 먼지를 가지고 있던 손수건으로 전부 털어내었다.


“읏― 먼지···.”


하람이 허공에 손으로 먼지를 쫓아낼 때.


뚜루르르― 따당―


귓가에 맑은 가야금 소리가 들렸다.

그때.

신하람의 눈앞에 글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계를 휘감는 나무가 당신의 마력을 받아들입니다]


은은한 광이 흘러나오며 순간 밝은 빛으로 변하며 신하람을 감싸기 시작했다.


으윽―


몸에서 마력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지자.

깜짝 놀란 하람은 멈추기 위해 손에 힘을 꽉 쥐었다.

그러나.

마력은 계속 빠져나갔다.

어쩔 줄 몰라 하던 하람의 눈앞에.

모자이크가 글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신하람 당신을 세계를 휘감는 나무의 연주자로 선택합니다.]


“어? 이게 뭔 개솔?”


마력을 한참이나 흡수해 놓고.

연주자로 선택?

잘못 본 건 아니지?

가야금 연주자?

헌팅―하는···.

아! 맞다.

나 헌팅 그만뒀으니까.

가야금으로 취미생활이나 하라는 건가?


그때 눈앞에 글자가 떠 올랐다.


[세계를 휘감는 나무가 자신을 깨워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자신의 몸체인 소중한 나뭇가지를 건넵니다.]


툭―


바닥에 떨어진 새까만 색의 나뭇가지.

하람이 허리를 굽혀 줍자.

나뭇가지는 은백색 빛이 한번 휘감기더니.

줄기 끝에 뿌리가 돋아 있었다.


“이걸···. 어쩌라고?”


나뭇가지를 가만히 째려보고 있자.

인부 한 명이 다가왔다.


“저기···. 마무리 다 끝났는데···.”

“아―. 네. 고생하셨습니다.”


하람의 인사에 인부는 모자를 벗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 나뭇가지는 뭔가요?”


호기심에 물은 인부의 질문.


“아― 가야금 뒤에서 나왔는데 이걸 어디다 심을 까 하고 고민 중이었네요.”

“몸체가 완전 까만색인 거보니까 껍질이 벗겨진 흑단 나무인 것 같은데 뿌리가 나 있는 게 신기하네요. 한번 저기 밭 들어가는 곳에 심어보세요.”


인부의 말에 하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별말씀을요 문제 있으면 연락주십쇼.”

“네―. 들어가세요.”


인부들이 집을 나간 뒤.

가야금 몸체를 가지고 집 안 거실에 내려놓은 뒤.

툇마루에 내려놓은 나뭇가지를 집었다.


“일단··· 먼저 이 나뭇가지를 심어놓고 일을 해야겠네.”


밭으로 들어가는 입구.

작은 삽으로 땅을 파낸 뒤.

나무를 심고 흙을 덮고는 물을 듬뿍 준 뒤.

주위의 조금 작은 돌을 나무 주위로 원을 만들어 주었다.


“밭을 지키는 수호목이 되려나?”


하람은 피식 웃은 뒤.

남은 짐 정리를 위해 움직였다.

이삿짐 정리와 집 정리가 끝나자.


꼬르륵―


배에서 나는 천둥소리.


“밥··· 먹고 해야겠구나.”


부엌으로 들어간 신하람은 냄비를 꺼내 물을 받아.

마나 버너 위에 올린 뒤.

밀키트 재료를 다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보글 보글―


게이트 내에서 배고플 때.

밀키트 용기에 물을 부어 마력으로 끓여 대충 먹고 때운 적도 많았다.

버너와 냄비로 끓이고 완성한 찌개를 보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렇게 보니 또 색다르네···.”


즉석밥까지 뜯고는 수저를 움직였다.


후후― 흐압―


빠르게 음식을 먹은 뒤.

하람은 거실에 드러누웠다.


“밥 먹고 누우면 소 된다고 했는데···.”


거실과 연결된 툇마루의 하늘을 보았다.

밝은 달이 지상을 은은히 비추고 있었다.


“좋네···.”


쉼 없이 달려왔던 나날.

이제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이나 홀가분해졌다.

누군가의 죽음.

누군가와의 헤어짐의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삶의 시작이었다.


스으― 스으―


어느샌가 잠에 빠진 신하람.

그를 보는 것은 거실에 세워놓은 현(줄) 끊어진 25현 가야금이 은은한 은백색 광택을 뿌리며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 *


짹짹― 짹째잭― 짹―


새벽 산새 소리에 눈을 뜬 신하람은 주위를 둘러보고 당황했다.


“게이트 안에서도 쪽잠을 잤던 내가 이렇게까지 푹 잤다고?”


헌터 워치를 본 신하람이 중얼거렸다.


끄아앗차―


기지개를 쭉 켠 뒤.

밖을 보니 어슴푸레한 새벽이었다.

슬리퍼를 신고 마당으로 나오자.

새벽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흐읍―


신선한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와― 역시 시골은 시골이네···.”


대격변 이후 18년이 지난 지금.

문명은 한번 망했다가 새롭게 건설되었다.

과거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발전했다.

그 발전과 지금의 평화.

모든 것이 대격변의 날 이후.

헌터들의 목숨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신하람은 과거가 떠올라.

또다시 머리를 헝클이며 한숨을 내 쉬었다.


하아―


어제도 생각했지만.

주위를 둘러싼 초록색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왔다.


터벅― 터벅―


슬리퍼를 끌며 밭으로 향했다.


“저기다 뭘 심지?”


내려오기 전.

몇 주 동안 도서관에 처박혀 있었던 신하람.

농사 관련한 책들을 전부 읽고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누가 보면 농사를 책으로 배웠다고 할 것이다.


“책에서 그랬지. 무엇을 심고 얻을 것인지에 따라 농법이 다 달라진다고 했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흙 까뒤집기!”


슬리퍼를 끌고 다시 창고로 가던 도중.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장화를 신었다.

창고에서 쇠스랑 및 괭이 호미 등 여러 농기구를 챙겨 손수레를 끌고 밭으로 향했다.

입구에 서 있는 새까만 나뭇가지를 본 하람.


“조만간 종묘상에서 비료 사서 이 나무 주위에 뿌려줘야겠네···.”


밭에 도착한 하람은 책에서 읽은 내용을 떠올렸다.


‘먼저 흙을 뒤집어 놓고 골과 이랑을 만들라고 책에서 그랬었지?’


타악― 탁―


손을 턴 하람은 마력을 온몸에 살짝 둘렀다.

근육이 조밀 조밀하게 들어차는 느낌.

이후.

괭이를 들고 흙에 내리치며 흙을 까뒤집기 시작했다.

마력을 두른 채 일을 해서인지.

작업 속도는 무척이나 빨라졌다.


타악― 드륵― 타악― 드르륵―


혼자 농사짓기 딱 좋은 정도의 밭과 논.

새벽부터 시작한 흙 뒤집기는 점심 정도에 끝이 났다.

새벽부터 밭일을 한터라.

배고픔에 아침을 먹을 생각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어제 읍내 마트에서 사 가져 온 쌀을 씻어 밥솥에 앉힌 뒤.

북어채를 손질하고.

경쾌한 칼질로 무를 썰어놓았다.


사악― 사악―

탁탁탁―


마나 버너를 켜자.

푸른 불꽃이 화르륵 타올랐다.

냄비를 올려놓은 뒤.

잠깐 놓아두자.

달궈진 냄비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티이르르릉―


한 방울의 물이 냄비의 열에 증발되자.

손질된 북어채를 넣고 살살 저었다.

비린내를 잡고, 북어채의 잔털을 제거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뒤.

참기름을 크게 한 바퀴 둘러 북어채를 볶으며 썰어놓은 무를 넣었다.


촤라라라락―


수분이 있는 무가 냄비로 들어가자.

무의 수분이 빠져나와 고소한 냄새가 부엌에 퍼지기 시작했다.

받아놓은 물을 붓고 팔팔 끓자.

새우젓을 넣고 간을 맞추고는 간을 보았다.


후릅―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이으―. 크―. 시원하네―. 처음 끓여봤는데 이 정도면 성공이겠지?”


띠―띠― 띠이이―


마침.

밥솥에서 밥이 다 되었나 보다.

밥그릇에 고봉밥을 담았다.

북엇국도 그릇에 퍼 담아 식탁 위에 올렸다.

마석 냉장고에 넣어둔 마트 표 김치를 꺼내 식탁 위에 올려놓자.


“뭔가 있어 보이네.”


솔직한 심정이었다.

단출하지만 음식을 직접 했다는 것이 뿌듯했다.


후릅―


“크아―. 내가 끓였지만 맛있네.”


북엇국을 몇 번 퍼먹은 뒤.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먹었다.

새콤하면서도 아삭아삭한 김치가 씹히는 맛이 북엇국과 너무 잘 어울린다.


후아―


밥을 다 먹은 뒤.

하람은 빠르게 치우고 농사 책을 꺼내 펼치며 중얼거렸다.


“밭에 뭘 심을지 현재 7월 중순이니까···. 뭘 심어야 읍내 안 나가고 자급자족으로 해 먹을 수 있을까나···?”


신하람은 서울에서부터 읽던 농사책을 펼쳤다.


사락― 사라락―


책장을 넘기며 한참을 읽으며 집중하고 있을 때.


“헌터님 계신가?”


누군가 대문 밖에서 부르는 소리에 나가보았다.

시골로 내려왔을 때.

도움을 많이 준 세계리 이장.

강찬식이었다.


덜컹―


대문을 열자.

사람 좋은 미소를 보여 준 이장이었다.


“있었네요. 헌터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중년이 말을 높이니 조금은 마음 불편해진 신하람.


“그냥 하람이라고 불러 주세요. 이장님.”


강 이장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응? 에이― 아니야. 헌터님은 헌터님이지. 지금의 평화가 뉘 덕분인데 그래요.”


조금은 머쓱했다.

많은 헌터 동료들이 흘린 피와 땀.

그들의 목숨 위에 이룩한 자유와 평화라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볼을 긁었다.


“그런데···. 이장님께서 어쩐 일로···.”

“아― 이거 받으시게.”


이장이 내민 것은 종이 뭉치였다.


“이게··· 뭐죠?”

“아― 읍내에 있는 노아 식육점 사장이 보낸 거야.”

“네? 왜요?”


하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이장을 쳐다봤다.


“왜긴―. 시골에 새로운 사람이 왔으니 환영할 겸 인사도 할 겸해서 보낸 거니까 그냥 받으면 돼.”

“아―. 네. 읍내 나갈 때 노아 식육점에 들리면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오다 보니 밭은 다 간 거 같더니···. 농사 좀 지어 봤나 봐? 헌터님은?”

“아뇨―. 처음이에요.”


처음이라는 하람의 말.

강이장은 팔짱을 낀 채 턱을 쓸며 말했다.


“그런가? 그러면···. 아직 늦여름이니까 무랑 배추 상추랑 파, 고추 같은 기본 작물을 좀 심어봐요.”


잠시 생각을 하던 하람은 대격변 전.

아주 꼬꼬마 시절을 떠올리며 말했다.


“씨앗 채로 심으면 되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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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11. 친구의 방문(2). +2 24.08.30 3,004 84 11쪽
10 010. 친구의 방문. +4 24.08.29 3,275 80 12쪽
9 009. 흑호의 보금자리. +3 24.08.28 3,470 8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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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아니 이게 왜? +3 24.08.25 4,478 106 12쪽
4 004. 세계를 휘감는 나무와 25현 가야금. +6 24.08.24 4,995 114 12쪽
3 003. 터를 잘못 잡았나?! +7 24.08.24 5,522 118 14쪽
» 002. 귀농 첫날. +5 24.08.24 6,376 1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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