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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하루의 서재

전설급 힐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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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하루
작품등록일 :
2024.08.24 21:04
최근연재일 :
2024.09.15 23: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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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8.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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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04. 세계를 휘감는 나무와 25현 가야금.

DUMMY

004. 세계를 휘감는 나무와 25현 가야금.





자박― 자박―


하람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금 전.

마당을 정리한 뒤.

씻고 폭신한 침대에 몸을 뉘었던게 떠올랐다.


“대체 여기가 어디야?”


그때.

멀리서 가야금 선율이 들려왔다.


따당― 띠당― 뚜르르― 랑―

뚜― 리― 띠라리라랑― 뚜르르릉―


초록색 잎이 하늘을 덮고.

그 아래.

거대한 새까만 나무줄기 앞에.

은백색 머리카락을 지닌 청년이 편안한 옷 위에 푸른색의 얇은 쾌자(快子)를 입고 앉아 있는 게 보였다.

그는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25현 가야금을 뜯었다.


뚜르르르르― 따다당―


그의 손가락이 가야금 현 위에서 현란한 춤사위 추던 중 입을 열었다.


“이 곡은 슈베르트의 ‘송어’를 편곡한 곡이야. 앞으로 네가 연주해야 할 곡. 이 곡은 팀들에게 버프를 주게 되지. 자― 보게나.”


그의 검지가 가리킨 곳을 보자.

검과 방패를 든 이들이 몬스터와 싸우고 있었다.


창― 차장―

서거걱―

칭― 콰앙―


싸우고 있던 병사들.

그들의 몸에 은백색 빛이 스며드는 게 보였다.


“자― 다음 곡은 치유의 곡. ‘아베마리아’일세. 저기 쓰러져서 숨을 몰아쉬는 환자를 보고 있게나.”


시선을 돌리자.

팔 하나가 사라진 환자였다.

싸우다가 뜯겨나간 듯 보였다.

그때.

은백색 머리카락의 청년이 ‘아베마리아’를 가야금으로 뜯자.


따―~~다당― 띠―~~~다― 다라당―.


백금색의 빛이 환자의 환부에 스며들었다.

놀랍게도.

환부에서.

뼈가 먼저 자랐다.

그 위를 근육과 신경이 덮고.

마지막으로 피부가 생겨났다.

그 모습에 눈이 동그래져 있자.

은백색 청년이 미소를 지으며 쳐다봤다.


“난 세계를 휘감는 나무라고 불리기도 하고, 때로는 차원수라고 하며 세계수라고 불렸다네.”

“······.”

“내가 왜 자네를 나의 연주자로 선택했는지 아는가?”


그의 목소리는 정말 듣기 좋았다.

하얗고 긴 손가락으로 25현 가야금을 쓰다듬은 그는 하얀 미소를 보였다.

고개를 젓자.


“자네가 사는 행성은 내가 자랄 수 없었네.”


이야기를 듣는 도중.

잠깐 뭔가 걸렸다.

‘내가’ 자란다?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은백색 머리카락의 청년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고대. 처음 이 행성에 나의 씨앗을 건넸지만, 누군가 씨앗을 훔쳐 다른 행성으로 달아나 버렸다네.”


그는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시선을 주었다.


“뭐-. 그 뒤에 난, 이 행성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의 분신인 묘목을 심었었다네.”


그의 표정은 먼 과거를 보는 듯했다.


“?!!”

“그런데···. 인간들이 나의 분신을 베어 버렸지. 뭔가―.”

“······.”


그의 이야기를 듣자.

순간.

균열과 게이트는 인재라는 게 떠올랐다.


“이 행성이 부서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베어진 나의 분신을 찾아 급하게 악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네. 그래서 그 당시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25현 가야금을 본 뒤. 이걸 만들면 되겠구나 하고 만들어 숨겨놓았지.”


그는 아련한 눈빛으로 가야금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꽤 오랜 시간. 머물며 차원 간섭이 일어나지 않기를 빌었다네. 그러나 내 기도와는 달리. 차원 간섭이 일어나고 침략이 시작되더군.”


따악―


그는 하얗고 기다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주위의 환경이 바뀌며.

많은 이들이 죽던 대격변의 끔찍했던 그 날.

그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 장면을 물끄러미 보던 중.

왜소하게 생긴 어린아이를 쳐다봤다.


“어?”


장면을 보던 하람의 눈이 커졌다.

저건···. ‘나’잖아?


“이 아이는 어미의 손에 이끌려 국악학원을 다녀와 아비와 함께 저녁을 먹던 중. 초인으로 각성을 했다.”


세계를 휘감는 나무라고 칭한 은백생의 청년이 작은 소년을 보며 말했다.


“난 이 소년을 보며 한눈에 내 계약자가 될 재목으로 보았다네.”


은백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세계를 휘감는 나무라고 칭한 이가 시선을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그의 눈이 백금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의 계약자. 신하람. 나의 묘목을 키워주길 바라.”


은백색 머리카락의 청년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구나. 다음에 또 보자꾸나.”

“아- 아니- 저, 저기요!”


하람이 그를 불렀으나.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짹― 째재잭―


귓가의 들려온 숲속의 새소리.


우움―


조금 전 꿈을 떠올렸다.

침대에서 일어나며 피식 웃고 말았다.

꿈의 내용은 심각했으나.

밖에서 들려온 새 소리는 시끄러웠으니까.


“새소리 진짜 징하게 시끄럽네···.”


새벽 4시쯤 되자.

숲에 살던 새가 울기 시작하면서 박자까지 딱딱 맞춰 쉬지도 않고 울어 재꼈다.

잠에서 서서히 깨던 도중.

자신도 모르게 새소리에 발을 까닥거렸었다.

나중엔.

다른 새와 교대를 하듯.

새들이 울었다.


“꿈도 꿈이지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가 아니고 새소리가 시끄러워서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나 벌레를 잡을 수밖에 없네.”


잠을 깨기 위해 샤워를 하던 중.

꿈을 떠올렸다.

25현 가야금으로 클래식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좀 놀라웠다.

거기에 ‘세계를 휘감는 나무’의 묘목을 베어 버린 사람.

그 한 사람이 균열과 게이트 사태가 난 대격변을 일으켰다는 말에 화가 치밀었다.


“차원수인지 뭔지. 대체 어디다 심어졌기에 인간들이···.”


혹시?

아마존 강 유역.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장소.

그곳에.

‘세계를 휘감는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면.

거대한 숲속에 세계를 휘감는 나무와 다른 나무들이 함께 숲을 이루고 있었다면 말이 된다.

발전과 돈벌이 그리고 화재로 인해 세계를 휘감는 나무가 벌목되었다면.

이해가 되었다.


하아―


샤워기의 물을 맞고 있던 중.

하람의 입에서 음계가 절로 튀어나왔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그런데··· 마지막 세계를 휘감는 나무가 한 말이 뭐였더라?’


은백색의 머리카락의 세계를 휘감는 나무가 마지막에 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샴푸질 후.

몸을 헹군 뒤 수건을 두르고 나왔다.


“생각은 나중에 하자. 일단 밭일부터.”


편한 복장 갈아입은 뒤.

밭으로 나갔다.

어제 사 온 모종을 심기 위함이었다.


“아― 그냥 심으면 안 된다고 했지.”


심는 작물에 따라 이랑과 고랑이 다르다고 종묘상 사장에게 배웠다.

마력을 몸에 두른 뒤.

모종에 따라 밭의 이랑과 고랑을 만든 뒤.

종묘상에서 구매해 왔던 썩는 비닐을 심을 장소 위에 깔았다.


후우―


거기까지 하는데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제 모종을 심어야겠네. 음― 저기서 저기까진···.”


밭에 한 줄씩 사 가져 온 모종을 심기 시작했다.

밭이랑 한 줄엔 상추를.

또 다른 밭이랑 한 줄은 깻잎.

이런 식으로 모종을 전부 심은 하람이었다.

쭈그리고 앉아 모종을 심고 일어날 때.


꼬르르륵―


배에서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시계를 본 하람의 눈이 커졌다.


“어우야― 벌써 4시간이 지났네.”


허리를 펴고 일어나자.


우드드득―. 뚜둑―


허리에서 들리지 말아야 할 소리가 들렸다.


“이래서···.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곡소리를 내셨던 거구나···.”


농사일이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오늘 처음 깨달은 신하람이었다.


“내 손으로 모종을 다 심었다는 게···.”


모종이 심어진 밭에 고개를 빼꼼히 내민 식물들을 보자.

가슴 한쪽이 몽글거렸다.

심장 쪽에 손을 올린 채.

중얼거렸다.


“이게― 뿌듯함인가?”


마모되었던 감정.

그 하나를 되찾은 느낌이었다.


툭― 툭―


허리를 두들기던 중.

속이 쓰리다는 느낌에 집으로 냅다 달렸다.


“어제 먹다 남은 밥이 있을 거고. 국은···. 북엇국이 좀 남았네.”


빠르게 국을 데우고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한 숟가락 후르릅 떠먹었다.

속은 금세 든든해 져왔다.


하아― 좋다.


든든해진 배를 문지르며 툇마루에 걸터앉아.

늦여름의 햇살이 내리쬐었다.


미암― 미암― 미야아암―


어디선가 우는 매미 소리에 신하람의 입꼬리는 올라갔다.

자동차가 다니는 소리도 없고.

자연의 소리만이 오디오를 메웠다.

잠시 쉬는 동안.

핸드폰을 꺼내 가야금 수리에 대해 확인했다


한국의 전통악기.

가야금.

과거 가얏고라 불리며 중국의 쟁.

일본의 고토와는 다른 현악기이다.

거기에 가야금은 정악과 산조 가야금으로 나뉘었다.

전통 12현 가야금을 발전시켜 현대적인 악기가 된 25현 가야금.

집 공사 중에 나온 가야금이 바로 이 25현 가야금이었다.


“어디 보자···. 아― 여기 있네. 명주실 현과 합성 현···. 처음이니까 합성 현으로··· 어? 여기 판매 마켓이 고성이랑 가까운 창원에 있었어?”


한참을 핸드폰을 확인하던 중.

거실에 세워진 가야금 본체를 쳐다보았다.


‘현 없이 본체만 달랑 있는 가야금을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줘야겠지? 다녀오자.’


헌터 워치를 보던 신하람은 이내 거실에서 본체를 꺼내 에어캡으로 감싼 뒤.

지프 트럭 뒤 짐칸에 싣고 시동을 걸었다.


부르릉―


차는 부드럽게 집을 빠져나갔고 한 시간을 달리자.

금방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야금 연구소]라는 간판을 보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깔끔한 내부와 함께 정악 가야금과 산조 가야금이라는 팻말이 붙은 가야금들이 일렬로 정리되어 있었다.


“어?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저··· 다른 게 아니라 가야금 현 끊어진 것···. 현도 갈아 주시나요?”


직원은 금세 반색하며 말했다.


“아이고― 그럼요. 가야금 가져오셨나요?”


신하람은 가야금 본체를 꺼내 직원에게 보여주자.

직원의 눈이 살짝 커지는 게 보였다.


“나무가···. 가문비도 오동나무도 아닌데 굉장히 고급스러우면서도···.”


통통―


“울림통의 소리도 너무 좋네요···. 현을 거실 거죠?”

“네― 현이랑 안족도 전부 그리고 조율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요- 그럼요. 현은 뭘로 해드릴까요?”

“일단 합성실로 해도 될까요?”

“안족은요?”

“···안족(雁足: 가야금의 음을 조율하는 발: 자세한 내용은 작가 블로그에서)은 좋은 걸로 부탁드립니다.”


신하람에게 가야금 본체를 받은 직원은 바로 작업실에 앉아 25현 현을 가야금에 걸어주었다.

안족과 현이 장착된 가야금에선 은은한 은빛이 새어 나왔다.

정작 수리 중인 직원에겐 보이지 않는 빛처럼 보였다.

현을 전부 건 직원의 손가락이 가야금 위에서 뛰어놀기 시작했다.


뚜르르 띵― 따따당― 뚜루르― 띠이잉― 띠딩― 따랑― 띵― 따당―


직원은 가야금을 타며 현을 전부 확인하고는 눈빛이 살짝 변해 있었다.

하람을 본 직원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혹시 이 가야금 파실 생각 없으신가요?”


응? 뭐라고?

가야금을 팔라고? 왜?


직원의 질문에 하람은 조금 당황했다.


“팔 생각은 없습니다만···.”

“혹시 이 금액은 어떠신지요?”


직원이 계산기를 두들겨 보여준 금액.

1억 6천이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아하하― 죄송합니다. 이 가야금은 저도 유품이라···.”


하람은 하얀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직원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야금을 한번 쓸어본 뒤.

가야금을 조심스럽게 건넸다.


“가야금이 워낙에 좋아서 그러니까 하드 케이스 하나 구매하시고 들고 다니시는 게 좋으실 것 같아요.”

“하드 케이스요?”

“네―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같은 악기 가방인데 가야금 역시 습도에 민감한 악기다 보니 하드 케이스에 보관하시는 게 좋아요. 집에선 통풍이 잘되고 직사광선이 없는 곳에 보관하시면 되지만요.”

“···네.”


직원의 말에 하람은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

본체를 그냥 거실에 세워놓고 있었는데···.

직원의 말에 하드 케이스를 하나 구매하기로 했다.

하람이 카드를 내밀자.


“아― 혹시 좌식으로 아니면 입식으로 연주하시나요?”

“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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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16. 힐러가 한명?! +3 24.09.05 2,032 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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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그게 가능함? +3 24.09.01 2,512 71 11쪽
12 012. 빙의(憑依) +4 24.08.31 2,788 74 11쪽
11 011. 친구의 방문(2). +2 24.08.30 3,004 84 11쪽
10 010. 친구의 방문. +4 24.08.29 3,274 80 12쪽
9 009. 흑호의 보금자리. +3 24.08.28 3,470 80 12쪽
8 008. 국가 권력 보안 [꿈을 꾸는 자](2) +4 24.08.27 3,814 87 12쪽
7 007. 국가 권력 보안. [꿈을 꾸는 자](1) +2 24.08.26 4,032 94 11쪽
6 006. 환수계약 +3 24.08.25 4,271 94 11쪽
5 005. 아니 이게 왜? +3 24.08.25 4,478 106 12쪽
» 004. 세계를 휘감는 나무와 25현 가야금. +6 24.08.24 4,995 114 12쪽
3 003. 터를 잘못 잡았나?! +7 24.08.24 5,522 118 14쪽
2 002. 귀농 첫날. +5 24.08.24 6,375 133 11쪽
1 001. 번아웃. +8 24.08.24 7,217 1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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