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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주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가문 환생 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쾌주
작품등록일 :
2019.09.05 00:28
최근연재일 :
2019.09.26 00:16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4,465
추천수 :
185
글자수 :
117,269

작성
19.09.2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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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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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4쪽

17화.

DUMMY

“제르님 지난번에 저에게 해준 그 말을 다시 한 번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로그우드의 정중한 질문에 제르가 대답했다.


“바람의 소리와 함께 숲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마음으로 이어져 너와 나에게 다가온다.”


제르의 말이 끝나자 로그우드와 엑서코나는 말없이 잠시 생각에 빠졌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엑서코나였다.


“로그우드님의 말씀이 맞네요. 이건 아리시엘님의 메시지가 맞습니다. 메시지에 아리시엘님의 기운이 묻어있습니다. 제르님 이 메시지를 어떻게 아시게 되신 거죠?”

“그 부분은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먼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저에게 아리시엘님을 만나게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 부분은 저희가 임의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저희가 돌아가서 확인한 뒤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할 수 없군요. 아리시엘님에게 방금 들으신 메시지를 전해주시면 됩니다.”


제르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마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북부산맥까지 왕복을 하게 되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이라 예상합니다. 혹시 그 때도 이곳에 머무실 겁니까?”


제르도 같이 일어서자 로그우드가 그를 보며 물었다.


“아니요. 아마 저는 그때쯤이면 제 가문으로 돌아가 있을 겁니다. 뭐 하나만 여쭤볼게요. 하나의 나무가 세 갈래 길이 되고 다시 하나의 나무로 모이는 곳에 엘프의 마을이 위치하고 있습니까?”


이번에도 제르의 입에서 나온 말은 두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그것을 알고 계시는지요? 지금 이 세대에 그것을 알 만한 사람이 없을 텐데.”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평정심 유지를 잘하는 엑서코나였지만 제르와 만난 뒤로는 평정심 유지가 되지 않았다.

잠시 마음을 정리한 엑서코나는 자신의 가슴팍에서 이파리 한 장을 꺼내 제르에게 건넸다.


“여기 이 이파리를 가지고 계십시오. 그 이파리가 반으로 찢어지게 되면 그때에 북부산맥으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당신의 여정 속에 바람이 함께하길.”

“숲의 향기가 그대 품에 피어나길.”


두 사람은 제르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하여튼. 수상하다니까.”


뒤에서 조심스럽게 다가온 세레나는 제르를 갸우뚱한 얼굴로 쳐다보며 말을 뱉었다.

그녀를 놔둔 채 집안으로 들어가자 세레나가 뒤따라 오며 계속 말을 했다.


“엘프를 처음 봤다는 사람 맞아? 어떻게 그런 사람에게 두 명의 엘프가 찾아와? 그리고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확인 못했는데 나를 구해준 날 어떻게 소드마스터를 쓰러뜨리고 날 구한거지?”


뜬금없이 예리하게 파고드는 세레나의 질문에 제르는 살짝 당황했지만 자연스럽게 자리를 피했다.


‘갑자기 옛날 얘기를 해서 당황했네.’


방으로 돌아온 제르는 지나간 과거를 회상했다.


***


“이번 대회 우승자는 바로 재머리드 입니다!”


와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경기장이 떠나갈 듯 큰 함성이 쏟아져 나왔다.

대회장 위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힘겹게 서있던 재머리드의 손이 번쩍 치켜 올라갔다.

그의 손이 올라가자 관객들의 함성 역시 더욱 커졌다.


“재머리드가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의 놀라운 업적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회자 역시 흥분된 목소리를 감추지 못하고 최선을 다해 소리쳤다.


“어르신 축하드립니다.”


제르는 자신의 뒤에 앉은 마법사 노인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허허. 고맙네. 이럴 줄은 몰랐는데 저 녀석이 내 체면을 이렇게까지 세워주는군.”


자신의 제자가 두 번째로 우승을 거머쥐자 어깨가 가득 올라간 마법사 노인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제르를 보며 말을 했다.


“내일부터 열리는 검술대회에 출전한다고 했지?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걸세. 끝까지 열심히 해서 내 제자와 겨뤄주길 바라네.”

“감사합니다. 만약 제자분과 겨루게 되면 제가 어르신의 얼굴을 봐서 한 수 양보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뭐라? 하하! 이 친구 재밌구만. 그래 자네 말대로 되면 좋겠네. 그럼 나는 이만 일어나겠네.”

“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게.”


마지막 인사를 마친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제르야.”

“세레나 왜?”

“저 마법사랑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아?”

“자만은 아니고 내가 이길 거야. 아까 말한 대로 한 수 봐주더라도 이길 수 있어.”

“그래? 너 대단하다. 네가 허튼 소리 안하는 걸로 아는데. 진짜 그렇게 할 수 있겠어?”

“그럼. 네가 말한 대로 허튼소리 아냐.”

“그래. 네가 그렇다면 당연히 맞겠지. 이제 내일부터 시작이네? 잘할 수 있지?”

“응! 나는 벌써부터 준비되어 있었어.”


제르는 환호성 속에서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있는 재머리드를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


“제국검술대회를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대기실로 빨려 들어왔다.

검술대회에 출전하는 많은 선수들이 대기실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르 역시 자신의 자리에 앉아 조용히 명상에 집중하고 있었다.


“승자 아룬!”


첫 번째 시합의 결과가 나왔다.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승부가 난 것으로 보아 승자의 실력이 꽤나 뛰어난 것 같았다.


“할 수 있다!”


다음 출전을 기다리는 선수가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기다리고 있었다.


‘후후. 다들 기합이 많이 들어갔네. 실력 없는 사람이라면 여기만 들어와도 숨이 꽉 막히겠다.’


많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기세는 담이 약한 사람이라면 바로 기절할 정도로 강한 기운이었다.


‘이제 곧 나갈 차례인가?’


제르는 자신의 차례가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가볍게 풀었다.


“이번 출전 선수는 제르 데 강! 이에 맞서는 선수는 세페넌 드 발넌!”


자신의 이름이 호명 당하자 대기실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와아아!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기분이 매우 좋구나.’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 때문인가? 제르의 기분이 상쾌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좋아했던가? 알 수 없구만. 아마도 이 몸의 반응이겠지?’


제르는 자신의 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자 흥미로운 듯이 그것을 쳐다봤다.


‘뭐. 이런 걸 좋아한다면 충분히 즐겨줘야지.’


“자! 그럼 제르 대 세퍼넌의 경기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신호와 동시에 세퍼넌의 검이 제르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첫 공격부터 꽤나 세게 나오네.’


제르는 날아오는 검을 막으며 뒤로 물러섰다.


검술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뭐니 뭐니 해도 실전감이다. 마법대회와는 다르게 화려한 이펙트는 없을지라도 실전과 같이 싸우는 두 검사의 모습은 관중들을 들끓게 하기에 충분했다.

마법대회나 검술대회는 제국의 황제가 특별히 지시해서 시행하는 대회로 단순한 대련수준의 시합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실력차이가 많이 나게 되면 별다른 피해가 나지 않게 시합이 진행되지만 비슷한 수준의 선수들이 만나게 되면 꼭 혈전이 이루어졌다.


“하앗!”


자신의 검을 가볍게 막아서자 세퍼넌은 제르를 향해 몸을 날리며 검을 휘둘렀다.


‘분명 눈에 띄지 말라고 했으니 적당히 치고받아야겠지?’


제르는 자신에게 다가온 세퍼넌의 검을 쳐내며 검을 찔러 들어갔다. 급하게 다가오던 세퍼넌은 제르의 가벼운 검조차 피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멸해버렸다.


‘이런······’


“승자 제르!”

“와아아!”


제르의 승리에 관객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원치 않게 쉽게 이겨버린 제르는 다음 시합은 꼭 힘겹게 싸우겠다고 다짐하며 대회장을 내려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제국검술대회는 하루에 3경기씩 펼쳐지고 있었다.


“부에나와 제르의 경기 시작합니다!”


제르의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조금 전 너무 쉽게 이겨버린 탓에 출전 선수들이 제르를 조금 신경 쓰기 시작했다. 개중엔 상대였던 세퍼넌이 스스로 자멸했다고 말하며 제르의 실력을 폄하했다.


‘뭐가 됐든지 상관없으니 천천히 가자.’


이번 상대는 저번 시합의 선수와는 다르게 차분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제르의 주변을 돌며 탐색을 벌이던 부에나는 제르의 반응이 조금 늦자 곧바로 치고 들어갔다.


“히얏!”


발달된 상반신과 그에 걸맞은 두꺼운 팔을 가진 부에나의 손이 바람을 가르며 제르의 옆구리를 향해 검을 내려쳐왔다.


‘천천히, 천천히.’


지난번처럼 쉽게 이기지 않으려고 검을 휘두르기 보다는 막는데 중점을 두고 시합을 진행했다.

중간 중간 보이는 허점에 무의식적으로 손이 나가려 했지만 제르는 가까스로 참아가며 부에나의 허점을 보지 못한 척했다.


‘뭐지?’


분명 방금 전에 보였던 자신의 허점은 누구라도 검을 찔러왔어야 하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하게 검만 돌렸다.

이상함을 느낀 부에나는 다시 한 번 고의적인 허점을 만들어냈다.


‘쟤는 왜 저렇게 허점이 많은 거야.’


눈앞에 대놓고 보이는 허점에 손이 계속 근질거렸다.


‘마치 덤비라고 일부러 보이는 듯한 허점인데?’


누가 보더라도 대놓고 보여주는 허점이었다. 마치 알고도 들어오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것 같은 허접이었다.


‘아씨. 모르겠다. 들어가자.’


제르는 대놓고 보여주는 허점을 못 본척 하려다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검을 들어올렸다.


“하앗!”


곧게 뻗어 나가는 제르의 검은 기본중의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찌르기의 교본과도 같은 자세로 뻗어나갔다.


“이익!”


조금 전까지 아무리 허점을 보여도 나오지 않던 제르의 검이 갑작스레 뽑혀 나왔다. 작정을 하고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황스러워졌다.

가까스로 막아낸 제르의 검은 마치 뱀이 나무를 타고 오르듯 부에나의 검을 집어 삼키며 올라갔다.


“으아앗!”


손을 찔러 오는 검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부에나는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을 놓쳐버렸다.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쉰 부에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 표정을 지으며 제르의 검을 바라보았다.


“기권!”


끝까지 덤벼도 분명 자신이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부에나는 빠르게 기권을 외쳤다.

‘분명 뱀으로 보였는데.’


자신의 눈을 한번 비빈 부에나는 조심스럽게 제르의 검을 계속 쳐다보았다.


‘잘못봤나?’


부에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승자 제르!”

“우와와!”

“저 친구 벌써 2연승이네. 걸어볼까?


“아직 아냐. 조금 더 있다가 배팅하자. 아직까진 그 배율이 높지는 않을 거야.”

“그래 알겠어.”

“정 하고 싶으면 조금만 걸어보던지.”

“알겠어. 알아서 할게”


관중들 가운데 제르를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제르는 원치 않게 쉽게 이기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자 마지막 판은 질질 끌며 진흙탕 게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승자 제르!”


세 번째 게임 역시 제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다.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그 수준에 맞춰 실력을 감추려고 한 것이 오판이었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어. 이게 아닌데.’


조금 전 대결의 상대가 마침 인파이팅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시합이 시작하자 제르와 상대는 맞붙었다. 여기까지는 제르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 것 같았으나 상대방이 제르의 지구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쉽게 퍼졌다.


결국 세 게임 연속으로 쉬운 승리를 따낸 제르는 아무런 조치 없이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제르!”


대회장 밖으로 나가자 옆에서 달려오던 세레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세레나.”

“수고 많았어. 너 정말 잘싸우더라. 사람들이 주변에서 네 이야기만 해.”

“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거 별로 좋을 게 없는데.”


안타까운 목소리로 자신의 성적을 부정하던 제르는 옆에 같이 서 있는 세레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세레나 집으로 돌아가자.”

“그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세레나는 쉴 새 없이 제르의 경기 내용에 대해 칭찬했다.


“역시 제르 네 실력이 정말 좋다는 걸 이번에 다시 느꼈어.”

“내 실력이 어디 가겠어? 당연한 걸 가지고 그러냐!”

“맞아맞아! 그 실력이 어딜 가겠어. 그래서 말인데 다음 시합엔 더 멋진 것 좀 보여주면 안 돼? 오늘처럼 밍숭맹숭하게 이기는 거 말고 좀 더 화려하게 파파박 이렇게 해서 이겼으면 좋겠어.”


자신의 손발을 다 써가며 멋진 모습을 보여 달라고 세레나가 말했지만 제르는 그저 담담히 듣기만 할뿐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튿날 대회 시간이 다 되었을 때쯤 하이드 공작의 저택에 손님이 찾아왔다.


“제르 공자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하이드 가문의 수련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던 제르는 자신을 찾아왔다는 집사의 소리에 손님을 맞이하러 응접실로 나갔다.

응접실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자리에 앉아 제르를 기다리고 있는 카이브가 보였다.


“여긴 어쩐 일로 온 거지? 미리 약속된 것도 없었는데?”

“시간이 급박해서 미리 만나러 왔다.”

“그래? 용기가 가상하군. 지난번에 널 봤던 기사들이 있었다면 쉬이 들어오지 못했을 텐데.”

“다행히 날 막아서는 자는 없더군. 간단한 조사만 하고 널 만날 수 있었다. 자리를 잠시 옮겨도 될까? 여기에선 말이 샐 수도 있어서.”


카이브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제르가 먼저 일어나 저택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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