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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주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가문 환생 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쾌주
작품등록일 :
2019.09.05 00:28
최근연재일 :
2019.09.26 00:16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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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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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글자수 :
117,269

작성
19.09.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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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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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2화.

DUMMY

밝은 햇살이 제르의 눈을 간지렷다.

이 세계에 다시 와 침대에 처음 몸을 맡겨서인가? 몸이 개운했다. 요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지내서인지 몸이 한결 좋아졌다.


똑똑똑.


“도련님. 일어나셨나요?”


제르의 뒤척임을 들었는지 밖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간?’


문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로간임을 바로 알아챘다. 잠시 뜸을 들인 제르는 로간에게 대답했다.


“네. 일어났어요.”

“들어가겠습니다.”


제르의 대답을 듣기 전에 이미 문을 열고 들어온 로간은 제르의 옆으로 다가왔다.


“도련님 여기 물입니다.”

“아. 고맙습니다.”

“몸은 괜찮으신가요? 걱정 많이 했습니다.”

“네. 걱정해주신 덕분에 괜찮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으신가요? 아무것도?”


로간은 제르의 얼굴을 살피며 대답을 요구했다. 제르는 표정을 감추고 대답했다.


“네.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아요. 어제 여러분들이 저에게 이런저런 말을 해주셨지만 하나도 기억나지 않더라고요. 사실 지금 제 앞에서 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은 나지 않네요.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제가 더 죄송합니다. 제가 모시고 나가서 일어난 사고인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다니요.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지실 겁니다. 밑에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미 식사를 마치셨습니다. 백작님께서 도련님은 쉬시도록 따로 깨우라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침식사가 준비되었단 소리를 듣자 제르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여러 날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해서인지 몸이 음식을 요구하는 것 같았다.


“그럼 내려가도록 하죠.”


로간은 제르를 식당으로 안내했다. 식당에 도착하자 시종들이 분주하게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도련님. 식사 맛있게 드십시오. 저는 식사를 마치시면 다시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그럼.”


로간이 자리를 비우자 커다란 식탁에 덩그러니 혼자 앉은 제르는 백작 가문에 대해서 생각했다.


‘여기는 백작 가문이군. 그런데 백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사람 수가 적네. 상태가 안 좋은가?’


제르의 생각처럼 백작가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집안에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적었다. 그리고 저택의 규모나 상태도 좋지 않았다. 마치 무너져가는 집안처럼.


“도련님 식사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고마워요.”


인사를 받은 시녀는 웃음으로 대답했다.


‘불쌍한 도련님.’


검술가의 집안에 태어났지만 집안의 성향과 맞지 않는 병약한 몸으로 태어났다. 외모가 빼어나 제국 내에서도 알아주는 미남이었지만 병약한 모습에 항상 집안에서만 지냈다. 다행히 머리가 좋아서 천덕꾸러기 취급은 당하지 않았지만 결국엔 정략의 제물이 될 뿐이었다.

어려서부터 보필한 어린 도련님의 모습을 본 시녀는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도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알기에 옆에서 잘 보필하는 것 외엔 할 게 없었다.


눈앞에 차려진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깔스럽게 보였다. 몸에 익은 예법대로 자연스럽게 음식을 하나하나 먹기 시작했다.


‘음식은 정말 맛있군. 요리사가 누군지 몰라도 좋은 실력을 가졌네. 이정도 실력이면 왕실에 가셔도 꿀리지 않을만한 실력이야.’


여러 삶을 살면서 왕가의 식탁에도 함께 해봤던 제르는 백작가의 요리사에 실력에 감탄했다.


‘밥은 가급적 집에서 먹도록 해야겠다.’


밥이 맛있어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금세 식탁을 깨끗이 비운 제르는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련님 식사는 입에 맞으셨나요?”


때 맞춰 나타난 로간이 제르를 맞이했다.


“네. 맛있게 먹었어요. 혹시 아버님은 어디에 계시죠?”

“안 그래도 백작님께서 도련님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이리 가시죠.”


로간의 인도를 따라 백작이 있는 집무실로 향했다.


“백작님. 도련님이 오셨습니다.”

“그래. 들어오라 해라.”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제르의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문이 열리자 어머니가 제르를 자신의 옆에 앉혔다. 제르가 자리에 앉자 백작이 입을 열었다.


“제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이렇게 가족들을 다 불러 모은 이유는 두 가지 중요한 일 때문이다. 둘 다 제르에 관련된 이야기다. 첫 번째는 제르를 습격한 용병에 대한 처리와 배후에 대한 부분이고, 두 번째는 제르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겨, 결혼이요?”


갑자기 자신의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당황한 제르가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그래. 내년에 계획되어 있던 결혼이었지. 헌데 지금 제르의 상태가 언제 좋아질지 모르니 우선 라만 자작가에 연락을 보내야겠다. 이건 둘째 네가 처리하도록 해라.”

“네. 아버님.”

“그리고 처음 말했던 옥에 갇혀있는 용병의 처리와 배후에 대한 것은 첫째 너에게 맡기겠다. 확실히 하도록. 배후를 알아내기 전까지는 그 용병을 죽이지는 말거라.”

“네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나머지는 나가서 용무를 보도록 하고 제르는 잠시 남아라.”


백작의 명에 따라 나머지 사람들은 자리를 비켰다.


“몸은 좀 어떠냐?”

“네. 염려해주신 덕에 많이 좋아졌습니다. 딱히 안 좋은 곳은 없습니다. 다만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염려를 끼쳐드리는 것이 죄송스럽습니다.”

“아니다. 그건 차차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다. 그리고 결혼도 너의 상태가 좋아지면 다시 진행할 터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 한 가지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부탁이 있다고? 무엇이 필요한 것이냐?”

“다름 아니라 저를 해치려한 용병을 보고 싶습니다.”

“그 용병을 말이냐? 갑자기 왜 그를 보려고 하는 게냐?”

“지금 제가 이렇게 된 것이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 용병을 보게 된다면 옛 기억이 되살아날지 해서 보려고 합니다.”

“그래. 일리가 있구나. 원하는 때에 가보도록 해라. 다만 첫째에게 미리 알리고 가도록 해라.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그래. 다른 걱정은 말고 편히 쉬도록 해라.”


제르는 필라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여전히 로간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련님 이제 어디로 모실까요?”

“첫째 형님께 데려다주세요. 형님을 봐야겠습니다.”

“첫째 도련님을요? 알겠습니다.”


로간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제르를 데리고 첫째에게 갔다. 가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엔 아무런 말도 없이 침묵이 이어졌다.


‘좀 이상하단 말이야. 기억상실증이 아닌데 거짓말을 하는 건가? 아니야. 만약 아니라면 오자마자 바로 나를 죽이려 했을 거야. 일단 더 지켜보도록 해야겠다.’


로간은 제르의 행동에서 조금 이상한 부분을 느꼈지만 그를 해칠 수 없었다.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면 지금까지 준비했던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련님 이곳이 첫째 도련님의 집무실입니다. 안에 계신지 여쭤볼까요?”

“제가 할게요. 로간이라고 하셨죠? 이제 저 혼자 돌아다니도록 할 테니 다른 일을 보셔도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로간이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제르는 문을 두드렸다.


“형님 저 제르입니다. 안에 계신지요?”


문 밖에서 제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첫째 휴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래. 들어와.”

“네. 감사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너도 앉아. 그래 무슨 일이야?”

“다름 아니라 옥에 갇혀있는 죄수를 한 명 보고자 합니다.”

“죄수를? 누구를 보려고 하는데? 혹시 그 용병을 보려고 하는 거야?”

“네. 그 용병을 한 번 만나보려고 합니다.”

“왜 그를 만나려고 하는 거지? 아버님께서도 허락 하신건가?”

“네. 아버님께는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아버님께서 형님께 먼저 이야기를 하고 가라고 하셔서 이리 들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따로 이유는 듣지 않아도 되겠네. 알겠어. 지금은 그냥 혼자 묶여 있을 테니 내려가 봐. 나도 지금 하는 일이 있어서 좀 바쁘다.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아닙니다.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르는 휴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막상 나와서 옥으로 가려고 했지만 길을 몰랐다.


‘어디로 가야하지? 아까 괜히 로간을 보내버렸나?’


귀찮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미 가버린 로간을 다시 부르기도 뭐해서 지나가는 시종을 하나 붙잡았다.


“잠시 만요. 이리 좀 와 볼래요.”

“네. 도련님.”


제르의 말에 지나가던 한 시종이 재빠르게 다가왔다.


“다름 아니라 내가 기억이 나질 않아서 그러는데 옥으로 가려는데 어디로 가야하죠?”

“이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이름을 잊어서 호칭이 어색했습니다. 미안해요.”

“아닙니다. 편하게 부르시면 됩니다. 제 이름은 밴입니다.”

“밴. 알겠어요. 그럼 가죠.”


밴의 인도로 옥으로 향했다. 옥으로 가기 위해 저택의 홀을 지나갔다. 홀의 한쪽 벽에 여러 명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밴. 저기 있는 초상화는 누구죠?”

“저 초상화는 도련님 가문의 위대한 업적을 남기셨던 선조님들 이십니다. 자세히 보시겠습니까?”

“아니에요. 다음에 보도록 하죠.”


제르는 옥으로 가서 파르스를 만나려는 생각에 초상화를 스쳐보고 지나갔다. 초상화에서 눈을 떼려는 순간 제일 끝에 걸려있는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다.


“잠깐만요. 저 맨 끝에 걸린 초상화는 누구시죠?”

“아. 저 왼쪽 끝에 있는 초상화 말씀이시죠? 그분은 도련님 가문의 시조이신 재하 강 공작님이십니다.”

“뭐? 재하 강 공작님!”


제르는 가던 걸음을 돌려 초상화가 있는 곳으로 갔다. 제일 왼쪽에 걸려 있는 초상화에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나잖아?’


재하 강이라 불리는 초상화엔 자신이 과거에 살았던 육체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이런 말도 안 돼는. 그럼 이 가문이 내가 세운 강씨(氏) 가문이란 거야? 그런데 왜 이 꼴이지? 분명 공작가였는데 지금은 백작가라니. 내가 이 가문을 어떻게 세웠는데.’


그게 언제였던가. 과거에 처음으로 이곳에서 환생하여 살았었던 파란만장한 기억들이 뇌리를 스쳐갔다.

낯선 땅에 떨어진 재하는 혈혈단신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난의 날을 보냈다.

이미 수없는 환생을 통해 여러 가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 검술의 뛰어난 재능을 가진 몸에 환생을 했다. 이미 여러 번 높은 경지에 올라봤던 재하는 새로운 몸을 통해 그랜드소드마스터라는 엄청난 경지를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몸에서 하나의 일가(一家)를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곳에서 자신의 힘을 통해 제국의 멸망을 막아내고 파웰제국을 대륙의 최강자로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 재하에게 황제는 제국의 공작으로 임명하고 그에게 성(姓)을 내렸다.


강재하.


그의 부모님이 남겨준 마지막 유산인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서 강 이라는 성(姓)을 황제에게 요청했다. 그리고 파웰제국에서 그의 가문은 황제의 검으로 번영을 누렸다.


‘그때는 참 고생도 많이 했지. 나중에는 놀고먹느라 시간만 축냈지만···’


재하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파웰제국에서의 삶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도련님. 괜찮으신가요?”


갑자기 초상화에 달려가서 아무 말도 없이 그림을 바라보는 제르의 모습에 밴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아. 괜찮아요. 다시 옥으로 가죠.”

“네. 알겠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제르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저택 지하로 가자 문이 나왔다.

문지기가 제르를 보더니 인사를 했다.


“제르 도련님. 안녕하십니까. 이곳엔 어쩐 일로 오셨나요?”

“안에 그 용병이 있나요?”

“그 용병이라면 파르스라는 그 용병 말씀이신지요?”

“네. 맞아요. 그 용병입니다.”

“안에 있습니다만··· 무슨 일로 그러신지요?”

“제가 좀 만나봤으면 합니다. 이미 아버님과 형님께는 얘기를 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그러시군요. 그럼 제가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지기의 안내를 따라 옥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기억 속에서 보았던 파르스가 결박당한 상태로 있었다.


“혼자 만나게 해줄 수 있습니까?”

“위험합니다.”

“저런 사람이 위험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군요.”


파르스는 사지가 결박되어 있었다. 그 누가 오더라도 위험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저런 상태라면 위험하지 않겠죠. 다만 너무 가까이 가시지 말길 바랍니다. 볼일이 다 끝나면 밖으로 나오셔서 문을 두드리시면 열어드리겠습니다.”

“네. 고마워요.”


문지기가 밖으로 나가자 제르는 파르스 앞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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