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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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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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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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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천라지망을 펼쳐라

DUMMY

“저 밑에 보이는 강이 섬진강입니다.

이 산 아래를 빙 둘러 흐르기 때문에 저 강을 건너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벽운자가 아래쪽에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가리키며 말했다.


장군일행이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고리봉 중턱의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처음에는 오십여명이 출발했지만 중간에 내려오면서 몇 명씩 다른 곳으로 간 흔적을 만들게 하기위해 다른 방향으로 보내서 이제는 삼십명 정도가 남았다.


갈담역참을 털고 나서는 가능하면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움직이고 추적대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확인도 해야 하니 속도가 느려지고 있었다.


더구나 이곳에 내려와서는 산세가 점점 험해지고 있어서 새벽부터 움직였는데도 이날 오후가 되어서야 여기까지 도착했다.


“어서 속히 건너야 겠군.

산길이 험해서 시간이 너무 지체가 되었어.

한시진 좀 더 지나면 해가 지겠는데···”


전라병사 이집이 서쪽 하늘을 바라다보며 말하지 벽운자가 계속 했다.


“네, 사람을 보내 건널 수 있는 곳을 살펴봤는데 이 산의 동쪽으로 건너가는 곳은 이미 남원쪽에서 내려온 군사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어 쉽지 않아 보입니다. “


“허긴 그쪽은 곡성현으로 통하는 역참도 있어서 쉽지 않지.”


윤기화가 걱정했다.


“물이 너무 차서 얕은 곳을 골라 건널 수도 없고 큰일입니다.”


벽운자가 산 서쪽의 갈대밭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저쪽의 갈대가 우거진 곳을 통해서 건너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쪽 갈대 숲에 뗏목이 하나 숨겨져 있는데 아는 사람들만 아는 방법입니다.”


“갈대가 우거져 있으니 우리를 발견한다 해도 쉽게 공격하지는 못하겠군.”


“그래도 혹시 순찰을 하고 있는 놈들이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윤기화가 걱정스레 말하자 벽운자가 좋은 질문이라는 듯이 대답했다.


“아직 저들의 숫자가 많지 않아서 몇 명씩 다니는 것이 고작일 것이니 그리 걱정할 바가 아닙니다.”


장군도 찬동하였다.


“속오군이 동원되고 병영성의 군사들이 올라오면 빠져나가기 힘들 테니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강을 건넌 다음 앞에 보이는 동악산을 넘어 옥과현만 벗어나면 추적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서두르시지요.”


벽운자의 말에 이집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럼, 바로 출발하지.”


일행이 서둘러 산 아래로 내려왔다.


‘이야! 온통 갈대밭이구나. 드라마 추노가 생각나는군. 설마 화살 날라오고 그러진 않겠지.’


강이 크게 호를 그리며 돌아서 나가고 있었는데 강폭은 3,40보 정도 되고 강 양쪽으로 모래가 많이 쌓여 있고 그 위에 버드나무나 갈대가 엄청나게 숲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곡류 안쪽은 갈대숲이 최대 폭이 이백보에 길이가 수백보나 되어 잘못 들어갔다 길을 잃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작은 나무 덤불 뒤에 숨어 있는 사이에 벽운자가 주위로 사람을 보내 강 건너 상황을 살폈다.


“매복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바로 내려 가시지요.”


벽운자의 말에 조심스레 갈대숲을 헤치고 지나가 물가에 닿았다.


바닥이 모래도 되어있어서 습지처럼 심하게 빠지지는 않았다.


벽운자가 버드나무에 매어 놓은 줄을 당기니 강 건너편에 있던 뗏목이 끌려왔다.


“한번에 여섯명씩 건너겠습니다. 앞에 사람은 줄을 당기고 뒤에 사람은 장대로 뗏목을 미십시오.

혹시 매복이 있을 수 있으니 방패를 든 사람들이 바깥쪽에 타도록 합니다.”


갈담역에서 등패가 있어서 가져왔는데 힘들게 메고 온 보람이 있었다.


어느덧 두 번 뗏목을 건너가고 이번에는 장군이 뗏목을 올라탔다.


“형은 중요한 인물이니 오른쪽에 타야 겠는데···”


장군이 뗏목 앞쪽에 타려 하자 강기석이 안전한 자기 오른쪽 옆자리로 옮겨 앉게 하였다.


“뭐, 그러자꾸나.”


장군이 웃으며 자리를 바꾸었다.


“자, 출발합니다.”


줄을 당기고 장대로 밀며 뗏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씨웅~ 퍽!


“억!”


강을 절반 정도 건너왔을 때 앞쪽에 줄을 당기고 있던 당취 스님이 갑자기 휘청 하더니 앞으로 꼬꾸라 지는 것을 장군이 급히 잡아 올렸다.


“매복이다! 몸을 낮추고 방패를 올려!”


장군이 소리치고 주위를 살폈다.


씨웅~ 슉! 퍽!


강건너 어디선가 화살이 여러 개 날라왔고 몇개는 빗나갔고 한 개 바로 날라왔는데 다행히 강기석이 방패를 들어 막았다.


장군이 칼을 풀어 놓고 화살 몇개와 활을 집어 들고 강기석에게 말했다.


“나는 자맥질을 해서 뒤로 돌아 가서 칠 것이니 강을 건너가면 엄호해라!”


스으읍!


숨을 크게 들이쉬고 옆으로 굴러 바로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풍덩!


‘아X발! X나게 차갑네.’


장군의 귀에서 뎅뎅 거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그동안 물속은 거의 자기집처럼 드나든다고 생각했었다.


장군초와 장군혈에서 수천번은 자맥질을 하고 십리를 넘게 헤엄쳐서 돌아오기도 했다.


한겨울에도 가끔 특전대들 훈련시키는 프로그램 만든다고 비닷물속에서 수백미터를 헤엄쳐 다니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곳의 얼음 녹은 물은 뼈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웠고 악소리가 절로 나와 바로 다시 뛰어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지배했다.


“장군님!”


위에서 누군가 장군이 화살에 맞아 빠진 것으로 생각했는지 소리를 질렀다.


“장군님은 괜찮으니 걱정 마십시오. 빨리 강을 건너는데 집중하세요.”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강기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기는 개뿔!’


그래도 참아야한다. 수없이 되뇌며 장군이 정신을 수습했다.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서 물속을 헤쳐 나갔다.


최대한 하류 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활과 화살을 손에 잡고 헤엄을 치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장군이 화살을 허리춤에 꽂고 활을 등에 비스듬히 둘러메었다.


이제 좀 물 온도에 적응이 되었는지 조금은 갈 만하였다.


바닷속에서도 2,3분은 쉽게 자맥질을 하곤 하던 터라 물 속에서 한참을 자맥질하여 약 삼사백보 아랫쪽으로 내려와 강 건너편 갈대숲에 올라와서 드러누웠다.


“흐하합!”


숨을 크게 들이쉬자 순간적으로 오한이 몰려오고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악! 소리가 절로 나는군.’


물에 뛰어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추위에 이번에는 하마터면 크게 소리를 뻔했다.


장군이 몸을 벌벌벌 떨면서 재빨리 윗저고리를 벗어서 물을 짜냈다.


갈대숲에 숨어서 몸에 물기를 닦고 짜내고를 반복하고 바지와 버선도 벗어서 물을 짜내고 다시 입었다.


여전히 오한이 가시지 않고 이빨까지 떨려왔다.


‘여기 계속 이러고 있을 수 없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활을 집어 들었다.


화살이 어디서 빠져 버렸는지 하나밖에 안 남았다.


활은 습기에 약해 물에 젖으면 안된다고 하지만 옻칠이 되어 있어 방수가 어느정도 되었고 민간에서 쓰는 활은 주로 대나무 활이라 습기에도 강한 편인데 화살이 하나밖에 없다.


‘낭패다. 그래도 일단은 움직여야 산다.’


계속 이렇게 있다가는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활과 화살을 집어 들고 둑방위로 달려 올라갔다.


장군이 둑방길 뒤쪽으로 몸을 숨겨 한참을 이동하자 뗏목이 있는 곳에서 칠십보 쯤 떨어진 갈대밭 옆 나무 수풀 뒤에 숨어서 활을 쏘는 군사들이 보였다.


모두 다섯으로 앞쪽에 네놈이 있었고 삼십여보 뒤쪽의 약간 높은 곳에 지휘관으로 보이는 군관이 있었다.


‘저놈이 대장인 것 같으니 저놈을 먼저 제거 해야겠다.’


장군이 뒤로 조심스레 다가가서 삼십보 뒤로 접근해서 활 시위를 당겼다.


‘에이씨!’


추위로 손이 곱고 손끝이 떨려와서 활을 제대로 쏠 수가 없었다.


활을 내팽개치고 급한대로 돌이라도 찾아보지만 장군이 있는 곳은 논이라 쓸 만한 돌을 찾을 수도 없다.


발목에 매어 놓았던 단도도 물속에서 쓸려 나갔는 지 찾을 수 없다.


장군이 결국 살금살금 가장 가까이에 있는 군관의 뒤에 접근했다.


다행히 앞쪽만 신경 쓰느라 뒤에 장군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모르는 듯했다.


장군은 맥박이 빨라지고 아드레날린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대로 뒤에서 달려들어 팔로 목을 조으며 다리로는 배를 감싸 안고 매미처럼 매달렸다.


군관이 깜짝 놀라며 일어나 장군을 떼어내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동안 장운유술을 만든다고 수없이 연습을 한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주짓수 같은 것 제대로 해 본적이 없으니 일단 기본 유도나 레슬링 동작 몇 가지에 팔꺽기, 다리꺾기, 목조르기 딱 세가지 기술만 줄구장창 연습했었다.


쿵!


군관이 장군을 손으로 떼어내는 것을 포기하고 뒤로 넘어지며 장군을 등으로부터 바닥을 부딪치게 했다.


다행히 갈대 숲이라 데미지가 별로 없었고 잠시 후 군관이 축 늘어졌다.


즉시 군관이 가지고 있던 활과 화살 두개를 집어 들었다.


화살 한 개를 입에 물고 다른 하나를 들어 활 시위에 메겼다.


좀 전에 조르기를 하느라 힘을 썼더니 그런지 군관의 체온이 전달되어서 그런지 더이상 손이 떨리지 않았다.


쓩~


“으아악!”


활 시위를 놓자 한 놈이 등에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이제는 삼십보 거리 정도는 손쉽게 맞출 수 있었다.


바로 입에 물고 있던 화살을 쏘았다.


커억!


두 명이 쓰러지자 나머지 두 명이 일어나서 뚝방길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강기석 등이 이미 가까이에 접근해 왔는지 맞은편에서 화살 십여개가 한꺼번에 날라와 두 명을 맞췄고 걸음이 느려지자 장군이 달려가 쓰러뜨렸다.


먼저 활을 맞은 두 명은 죽었고 군관도 목뼈가 부러져 죽었다.


죽일 의도까지는 없었는데 추운 상황에서 정신이 없었는데다 무기도 없이 제압하다 보니 힘이 너무 과하게 들어간 모양이었다.


장군이 군관의 신발을 벗겨서 신고 바지와 윗옷도 벗겨서 입었다.


이대로 발이 젖은 상태로 있으면 동상이 걸릴 것이니 죽은 사람은 죽은 것이고 산사람은 살아야 했다.


우리 측에도 피해가 많았는데 처음 화살을 맞은 당취와 특전대원 한명이 죽었고 여럿이 부상을 입었다.


그래도 다리에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어서 계속 갈 수 있었다.


“우리는 순창 읍성의 군졸들인데 이쪽의 순찰을 맡았습니다.”


부상을 입고 잡혀온 군졸들을 고문해서 정보를 얻어 내었다.


“산 능선에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가능하면 산 능선 쪽은 안 가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바위가 많은 산은 방법이 없었다.


“산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 곧 강을 건널 것 같았습니다.

원래 발견하면 신호용 화살을 쏘기로 되어 있었는데 군관 놈이 공을 세우려고 그만···”


군관이 공을 세우고 싶어서 소리를 듣고 도망가 버리면 곤란하니 신호를 보내지 말고 매복해서 공격하자고 한 것이었는데 장군이 뒤에서 기습을 하는 바람에 나중에 신호용 화살을 쏠 기회를 놓친 것 같았다.


“오늘 아침부터 다섯 명씩 한개조로 해서 순창, 남원, 곡성, 옥과 등지에서 수백명이 수색하고 있습니다.”


순창에서만 스무개 조가 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운이 좋았습니다. 그 놈이 신호를 했으면 강도 못 건너고 산속에 갇힐 뻔했습니다.”


“이곳을 빨리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움직이죠.”


대충 정리를 마치니 벌써 저녁이 되어 주위가 어둑어둑 하였다.


부상당한 군졸 둘은 겉옷을 벗겨 산 위쪽 바위틈에 묶어 두고 죽은 자들은 산속으로 옮겨 갈대로 잘 덮어주었다.


땅이 얼어 깊이 파지를 못하니 최대한 할 수 있는 임시 방편이었는데 부상당한 군졸들은 겉옷을 벗겨 버렸으니 혹여나 줄울 풀어도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었다.


그러고는 산속으로 숨어 들어갔는데 밤새 이동해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평지길로도 삼십리는 가야 하는 길이라 횃불도 없이 산길로 가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아서 그날 밤은 산 안쪽의 바위 굴 안에서 보냈다.


* * *


챙그랑!


순창읍 읍성에서 신여철이 들고 있던 그릇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소리를 질렀다.


“이런 빌어먹을! 역적놈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직 흔적도 제대로 못 찾았다는 것이냐?”


종사관이 조심스레 말했다.


“아직 못 찾은 것이 아니라 워낙 흔적이 여러 곳에 있어서 알 수 없습니다.”


“그게 그거지! 갈담 역참로 갔던 자들은 뭐라 하더냐?”


“잃어버린 말은 읍성 서북쪽에 있는 무이산 아래에서 찾았다 합니다.

아무래도 내장산을 지나 서해바다 쪽으로 빠져나가려 했음이···”


빡!


신여철이 종사관의 정강이를 걷어차고는 머리를 등채로 쿡쿡 찌르면서 말했다.


“그놈들이 말을 훔쳤으면 좋은 길로 가지 왜 산으로 들어가냐? 엉?!

머리는 왜 달고 사는 거냐?

너같은 놈들이 헷갈리라고 그곳에 말을 버려둔 것 아니냐?!”


신여철은 태인현으로 후퇴한 이후 태인과 정읍의 군사들을 북서쪽으로 보내 도주로를 차단하게 하고 나주까지 내려오면서 군사들을 모아 길목을 막고 수색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 광주, 담양, 순창, 남원, 곡성, 옥과 등지에 파발을 띄워 남쪽 전체에 수색을 하도록 한 다음 광주를 지나 담양에 도착했다가 갈담역이 고장군 등에게 털렸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순창으로 왔다.


그날 저녁 신여철이 어영청 기병들과 각 지역 군관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이놈들이 쓰지도 않을 말을 훔쳐 달아난 것은 틀림없이 일부러 도발을 하는 것이다.

아마 병영성의 군사들을 북쪽으로 올리게 만들어 병영성에 잡혀 있는 자들을 구출할 심산이었겠지.

뭐, 병영성에 잡혀 있는 자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하지만 이놈들은 반드시 여기에서 잡는다.”


신여철이 바닥에 깔려 있는 지도에서 전라감영 아래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전주 감영에서 군사들이 수색을 하면서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니 우리는 이 부근을 이잡듯 뒤져서 반드시 고장군 그놈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순창과 남원 곡성 옥과 주변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어제 갈담에서 남쪽으로 바로 내려왔다고 했을 때 이 부근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무장한 자들을 봤다는 제보들을 보면 역도들이 이쪽으로 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늘 밤에는 횃불을 밝히고10여명씩 조를 짜서 오리마다 배치해서 길목을 지키도록 할 것이다.”


신여철이 설명을 하고 있는 사이에 부장이 들어와 말했다.


“기사장 영감님, 지금 순창에서 수색하러 나간 순찰조 중에 한 조가 오지 않고 있다합니다.”


“뭐라?”


함께 온 순창의 군관이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려 하고 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변고가 있음이 분명합니다.”


신여철이 답답하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그 순찰조가 언제 나갔고 어디를 담당한 것이냐?”


“오늘 오후에 나갔고 이쪽 섬진강 남쪽지역을 담당하였습니다.

역도들을 발견하면 신호를 하기로 했는데 이상합니다.”


“기습을 받아 신호를 못하였을 것이겠지.

그렇다면 그자들이 섬진강 남쪽 산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지금 빨리 수색대를 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여철이 머리를 저었다.


“산이 너무 넓어 수색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소란을 크게 피우면 야음을 틈타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최대한 조용히 움직여서 빠져나갈 만한 곳을 모두 막아라.

지금 즉시 곡성 쪽에 알려서 그쪽으로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내일 날이 밝으면 사냥을 시작한다.”


신여철의 지시에 따라 기병대들이 횃불을 들고 급히 이동하기 시작했고 각 지역의 군관들도 움직였다.


* * *


다음날 장군 등이 새벽부터 걸어서 동악산 남쪽 형제봉 인근에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고는 깜짝 놀랐다.


동악산 남쪽과 동쪽에 군사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는데 그 수가 수백은 되어 보이는 것이 그 전날과는 비교를 할 수 없었다.


그 전날은 비슷한 숫자가 넓은 지역에 퍼져 있었다면 이번에는 이곳을 특정하고 군사들을 집중한 듯 보였다.


“아무래도 어제 밤에 밤새 이곳을 빠져나갔어야 했나 봅니다.”


벽운자가 탄식을 하자 윤기화가 말했다.


“어제 너무 어두워져 어쩔 수 없지 않았습니까?”


이집도 탄식을 했다.


“흔적을 지우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그 시간이면 빠져나갈 수 있었을 텐데···”


윤기화가 말했다.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어쩌겠습니까? 방법을 찾아야지요.”


“차라리 강을 다시 건너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은 어떻습니까?”


강기석의 말에 이집이 말했다.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강건너편에 몇 명만 숨겨놓아도 강을 건너는 것을 훤히 알 것이야.”


윤기화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산은 온통 바위투성이라 두번다시 올라가고 싶지 않군요.”


이집이 수염을 꼬면서 말했다.


“앞으로 가자니 군사들이 막고 있고 뒤로 돌아가려니 물길로 막혀 있으니 이것 참 사면초가가 따로 없구나.”


‘이것이 무협지에 나오는 천라지망(天羅地網)에 걸린 상황인가? 하지만 무협지에서 천라지망을 펼쳐서 성공한 적이 한번도 없지!’


장군이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말했다.


“아직은 낙담하기는 이릅니다. 군사들이 배치된 상황을 최대한 파악해서 약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이집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저들이 본격적으로 수색해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벽운자가 말했다.


“그럼 여러 곳으로 흩어져서 상황을 파악하고 한식경(30분)뒤에 대책을 논의하시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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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역병을 다스리다 1 +1 22.06.15 1,412 29 14쪽
31 삼고초려 +1 22.06.14 1,459 26 19쪽
30 Winter is Coming! +1 22.06.11 1,584 27 24쪽
29 살기좋은 제주 +1 22.06.09 1,620 29 15쪽
28 일대종사 +1 22.06.09 1,555 34 13쪽
27 해적소탕 3 +1 22.06.07 1,539 32 16쪽
26 해적소탕 2 +4 22.06.06 1,562 35 14쪽
25 해적소탕 1 +3 22.06.05 1,648 35 15쪽
24 천리행군과 졸업식 +1 22.06.03 1,636 38 15쪽
23 제주목사 노정을 파직(罷職) 하소서. +1 22.06.02 1,742 36 17쪽
22 출도자 색출 +1 22.06.01 1,648 43 17쪽
21 불금의 밤 +2 22.05.31 1,643 41 14쪽
20 작전명 고래사냥 +2 22.05.29 1,727 37 15쪽
19 멀리서 온 손님 +4 22.05.28 1,742 3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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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군사조련 +3 22.05.26 1,819 4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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