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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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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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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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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6.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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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7쪽

특전대원 삼동이

DUMMY

별초군 대장 걸승이 상황 보고를 위해서 제주목으로 왔다.


“죄송합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정신이 없어 사람이 없어진 것을 몰랐습니다.”


걸승이 자책을 하자 장군이 달랬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습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먼저 도사 두명부터 확인해 보세. 그들과 같이 왔던 홍만종은 만나 봤는가?”


노정의 물음에 걸승이 대답했다.


“네, 홍만종을 찾아가서 확인해 봤는데 그쪽에도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홍만종은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후 이곳에 온 이유를 잊고 남제주로 내려가 유형원의 문하에 눌러 앉았다.


몸이 약해 양생을 위해 도교를 접하긴 했지만 도교의 양생법을 수련하기도 하는 다른 유학자들 보다 조금 더 빠진 정도였고 여러가지 것들에 관심이 많은 그의 성격에 역대 급 저술이 나오자 호기심이 동해서 달려든 상황이었다.


“홍만종이 뭐라하던가?”


“자신과는 도맥이 조금 다르기도 하지만 같은 지역이라 교류하던 자들이었는데 이번에 처음 동행을 하게 된 것이라 합니다.

도참과 비기에 관계된 사람들이기는 하나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아도 된다고 합니다.”


장군이 물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직접 만나본 바로는 이상 징후는 없었나요?”


“도사 둘은 특별히 이상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홍만종의 말 대로 도참비기관련 된 것들을 가끔 이야기하기는 했습니다.

나라의 운이 다했으니 목자가 망하고 새로운 성씨가 왕이 될 것이고 궁궁을을지간(弓弓乙乙之間)에 십승지(十勝地)를 찾아야 하는데 비산비야(非山非野)라 했습니다.”


노정이 혀를 끌끌거리며 물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그건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성씨와 도읍에 대한 비밀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장군이 전생에 정감록 같은 책이 있어 정씨가 왕이 된다는 말이 있었지만 대통령도 된 적이 없었던 것을 떠올리며 일축했다.


“정씨가 왕이 된다 그런 이야기들 같은 것인데 허무맹랑한 이야기니 신경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 목자망(木子亡) 정읍흥(鄭邑興)이라며 정씨(鄭氏)가 진인(眞人)이라는 말도 했는데 어떻게 알았습니까?”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어서 말해봤습니다.

그런 것들은 다 말장난입니다.

비산비야로 따지면 제주에는 큰 산도 있고 전체가 들로 되어 있지만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니니 제주가 도읍이 되겠군요.”


“오호, 그렇게 말하니 그것도 말이 됩니다.”


노정이 얼른 단속을 하고 나섰다.


“괜히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게. 안 그래도 안 좋은 소문이 날까 걱정스러운데···”


“걱정하지 마십시오. 가끔 떠보는 자가 있긴 했는데 우리는 제주와 주변 사람들이 대기근을 잘 넘기는 것에 신경 쓸 뿐 어떤 생각도 없다고 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그 자들은 위험한 것 같습니까?”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대부들이 도사들 말은 허무맹랑한 것으로 생각하니 믿어줄 것 같지도 않고요.

그리고 그 자들은 이미 떠나겠다고 말했던 자들입니다.”


장군이 동의하면서 덧붙였다.


“맞는 말입니다. 원래 눈이 오던 날 제가 가서 만나보고 보내려 했는데 급히 와야 한다는 전갈을 받아서 바로 제주목으로 오는 바람에 못 만났습니다.”


노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일부러 안 만나준다고 생각했던 것 일 수도 있겠군.

그럼 처경이라는 자는 어떤 자이냐?”


“저도 그자가 걱정입니다. 혼자 온 것도 그렇고 약간 이상한 느낌도 있긴 했는데···”


장군도 처경이 더 걱정이라 동종 업계에 종사했던 촉을 살려 걸승에게 특별히 지켜봐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고 말을 함에 거리낌이 없는 자였습니다.”


“그게 어떤 의미더냐?”


“그게··· 보통 사람들이 말을 하면 어느정도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 삼가는 법인데 그자는 나이가 어린 데도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장군이 왜 촉이 왔던 것인지 확 와 닿았다.


“위험할 수 있는 자이군요.

아마 천체모형을 훼손시킨 것도 그자가 한 짓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자가 고변을 한다 거나 하지는 않을까요?”


“쉽게 그러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모르니 제가 나가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이미 지난번에 전라감영에서 사람이 왔다 갔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놈이 조선 팔도 어디로 갔을 줄 알고... 찾을 수나 있겠느나?”


“충청도 무량사에에서 온 상운스님이 있는데 그 스님과 함께 나갈까 생각합니다.

제가 한때 몸담았던 부안 월명암이 근처이기도 하니 거기에 적을 두고 수소문을 해봐야 겠습니다.”


장군이 반색을 하면서 반겼다.


“나쁘지 않은 생각 같습니다.

원래는 반계선생님의 가족들을 모셔오려 했는데 날씨도 좋지 않고 거기에 책들이며 여러가지가 많이 있어서 봄이나 되면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어찌하나 했는데 잘 되었습니다.

여차하면 가족들을 월명암으로 옮길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육지에서 온 자들은 누가 관리 한단 말이냐?”


걸승이 말했다.


“제가 살펴본 바로는 나머지 사람들은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계속 잡고 있는다고 좋은 것 같지도 않고요.”


“그럼 그렇게 하자.”


“특전대들 중에 육지말에 유창한 자들을 십여명 정도 붙여줄 것이니 함께 가시지요.”


그날 이후 홍만종, 정원스님 등 남아 있고 싶어 하는 자들 몇명을 빼고 육지에서 온 자들은 모두 돌려보냈고 강진 등지에 전갈을 보내 더이상 사람들을 보내지 말라고 하였다.


걸승도 특전대원 한개 분대를 상인으로 가장시켜 별초군들과 함께 올려 보내었다.


* * *


장군은 눈 피해가 어느정도 수습이 되자 사람들을 모아서 이번에 희생된 사람들의 추도식을 열었다.


날씨가 좀 풀려서 밤에는 여전히 춥지만 낮에는 눈이 녹는 날씨가 되어 원당사의 대웅전 뜰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이번에 큰 눈이 와서 다들 힘들었는데 이렇게 다시 날이 풀려서 눈이 많이 녹았습니다

안타깝게 구조작업이 늦어져서 고인이 되신 분이 다섯 분이 있었습니다.

다 함께 묵념을 하면서 그 분들의 넋을 위로하도록 하겠습니다.


절을 하면 좋겠지만 장소가 여의치 않고 사람들이 많으니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고인들에게 조의를 표하면 됩니다.


다같이 묵념!”


장군이 고개를 숙이며 묵념을 하자 어리둥절하던 사람들도 다들 따라서 묵념을 하였다.


“묵념 바로!”


장군이 잠시 뜸을 들이고 계속했다.


“이번에 모두들 힘들었지만 잘 극복하였고 제주목사님을 비롯 여러 관리들과 군사들, 녹의군 대원들, 그리고 마을에서 키우던 개들까지 나서서 눈 폭풍 속에서 눈을 뚫고 길을 내고 고립된 마을을 연결하고 사람들을 구해 내었습니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힘찬 박수를 보내 주십시오.”


짝짝짝!


장군이 박수 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말을 이었다.


“그 중에도 특별히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군이 특전대원들을 앞으로 나오게 하였다.


“특전대원, 모두들 앞으로!”


특전대원들이 복창을 하고 앞으로 달려 나왔다.


“특전~대! 충! 앞으로!”


장군이 특전대원들을 바라보면서 모인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 특전대원들은 눈폭풍이 몰아치는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산속에서 눈을 헤치며 먹을 것을 찾으러 산으로 올라갔다가 고립된 사람들을 많이 구해 내었습니다.


눈이 내린 둘째 날 돌오름 인근에서 서른다섯명의 사람들을 구해 낸 것을 비롯, 같은 날 북제주에서 실종된 화전민 일가족을 찾아 내는 등 나흘동안 구해낸 사람들을 모두 합해서 쉰 명이 넘습니다.


다들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그들의 노고를 치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와~와~”


“부대~ 차렷! 경례!”


“특전~대! 충!”


특전3대 대장 한돌의 구령에 맞추어 다들 모인 사람들 에게 경례를 하고 자리에 들어갔다.


장군이 말을 계속했다.


“저 특전대원들은 거의 대부분이 노비나 천민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이번 대기근으로 주인에게 버림받고 길거리로 내몰렸던 사람들입니다.

언제나 천시받고 주인이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하는 노비들이지만 그들 또한 제주의 아들들이고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기에 이런 어려움속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도움을 주고자 나섰던 것입니다.”


장군의 말에 다들 숙연해졌다.


“우리는 이렇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제주도민 모두가 하나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되었고,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더 나은 제주를 만들기 위해 한걸음씩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입니다.


그러면 눈속에서 고립되었다가 구출된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십대 쯤 되어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그 때 상황을 이야기했다.


“저는 대정현 자단마을에 사는 이은록이라고 합니다.

눈 오던 날 새벽부터 마을사람들 서른 댓 명 정도가 당오름옆에 난 잣성길을 따라서 산으로 올라갔더랬습니다.

소한과 대한 추위에 비축해 놓았던 먹을 것도 떨어져가고 며칠 날이 풀려서 산으로 먹을 것을 생각으로 부지런히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나름 열심히 구휼을 하고는 있었지만 섬 주민들에게는 한끼를 먹을 정도만 나눠 줄 수 있었고 그 이상 배급 받으려면 군에 가족이 있거나 직접 고기를 잡는 일을 해야 하였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고 풍랑이 거세어지면서 떼배나 작은 고깃배 같은 것으로는 바다에 나갈 엄두가 나질 않으니 먹을 것을 구할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했다.


“아침이 되자 갑자기 바람이 거세어지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잠시 오다가 그치겠그려니 하고 돌오름까지 올라가 칡뿌리며 소나무피을 모으고 일부는 물뱅듸쪽에 예전에 남겨놓은 조릿대 열매가 남아 있는지 보러 갔지요.


눈이 점점 더 오기 시작했지만 조릿대 열매가 남아 있다는 소식에 그것 만이라도 수확해 가자고 사람들을 재촉해 갔습니다.”


대부분 굶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올라가는 와중에 눈이 더 많이 내려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하고 마을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눈보라까지 몰아쳐서 앞에 누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손에 손을 맞잡고 근처에 보아 두었던 바위 밑으로 들어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추위를 이기려고 애썼습니다.


급하게 들어오느라 땔감도 못가지고 들어가서 근처에 있는 나무로 불을 피워보았지만 얼마 못 가서 꺼져버렸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라도 되는 듯 숨을 죽이고 듣고 있었다.


“다행히 굴 앞에 눈이 많이 쌓이면서 눈보라를 막아주어 얼어 죽는 것은 면했는데 가져온 먹을 것도 많이 없어서 칡뿌리며 송기를 씹으며 하루를 버텼고 긴 밤을 뜬 눈으로 지내워 날이 밝았습니다.


내려가 보자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미 눈이 너무 많이 와 길을 낼 수도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도 잘 안되어 나갈 엄두도 못했습니다.


내일은 어떻게 되든 내려가 보자 하고 생각을 다잡으면서 졸리는 눈을 부여잡고 서로 부둥켜안고 추위에 맞서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침을 꼴깍 삼키며 경청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날은 어두워지고 우리모두 이제는 죽는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흘렀고 손과 발은 얼어붙어 감각이 없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멀리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습니다.


꿈 속에서 들리는 건가 했는데 소리를 들은 사람이 여럿이라 다들 힘을 내어서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눈을 헤치고 밖으로 나가서 사람 살려달라고 소리를 내질렀는데 저쪽에서도 소리를 들었는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금방 갑니다.’하는 말과 함께 멀리 불빛이 보이고 잠시 후 특전대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짝짝짝!


누군가가 박수를 치자 한참동안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다들 기쁨에 벅차올라 눈물을 흘리며 특전대원들을 맞이했습니다.


만약 특전대원들이 그렇게 어둠속에서 눈을 뚫고 달려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지금껏 살아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특전대원 여러분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우리의 생명의 은인들입니다.”


여기 저기서 소리가 들렸다.


“와! 특전대 만세다!”


다음으로 특전대원 중 한 명이 나와서 이야기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특전대원인 삼동이라고 합니다.


저는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비리로 맞아 죽은 향리 오달현의 노비로 있었습니다.


노비로 태어나서 주인인 오달현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 했고 어쩔 때에는 나쁜 짓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 오달현이 처형되고 어쩔줄 몰라 전전긍긍 지내고 있던 어느 날 장군님이 오셔서 ‘너의 과오를 씻을 수 있게 해 주겠다.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어보지 않겠느냐?’ 하면서 저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저는 홀린 듯이 그 손을 잡았고 특전대원이 되었습니다.


특전대원으로의 생활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매일매일 새벽부터 밤까지 고된 훈련을 해야 했고, 며칠동안 산속에서 작은 칼 하나만 들고 생존해야 했고,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전까지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특전대원으로서의 나는! 누구도 꿈꾼 적이 없는, 차별이 없고 모두가 평등한 새로운 세상을 여는 불씨가 된다라는 불꽃을 품고 사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저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면 먹는 소 같은, 아니 소 보다 못한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장군님께서 꿈도 희망도 없는 저희들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주시고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그리고 우리 특전대원들은 장군님을 따르며, 그리고 제주도민들을 위해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새로운 세상을 일궈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충!”


“특전~대! 충!”


특전대원들 모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충성을 맹세했다.


“와아 와! 특전대 만세! 장군님 만세!”


그곳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가슴이 뭉클해져서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을 다짐했다.


“이 문서는 노비 문서입니다.

이미 조정에서도 이들을 속량시켜도 좋다는 허가를 하였습니다.

지금 여기서 노비문서를 모두 불태우겠습니다.”


장군은 모두들 모인 앞에서 노비문서들을 가지고 나와 불을 붙였다.


사실 조정에서는 양민이었다가 노비가 된 자들만 속량하라 하였지만 상관없었다.


그날 다 함께 소와 말 고기를 나눠 먹으며 또 한번의 시련을 잘 넘긴 것을 축하했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나눴다.


이날 이후로 계층별로 약간씩 존재하던 알력들이 제주도에서 많이 자취를 감추었다.


* * *


장군이 녹의군 이백명을 이끌고 전라 병영으로 입성했다.


전라병사 이집이 반갑게 맞이 하였다.


“드디어 올라 왔구만. 장군님이라 한번 뵙기 힘드네 그려.”


“어인 말씀이십니까? 그동안 제주에 눈이 많이 내려오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장군이 송구스러워 하자 이집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농일세. 제주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눈이 많이 내렸네.”


“그래도 그런 말씀 말아 주십시오. 안 그래도 전염병 좀 다스렸다고 이상한 소문이 나서 한 걱정하고 있습니다.”


“나도 들었네. 도술도 한다는 말도 있고.”


“해적들 심문해봐서 아시지 않습니까? 도술이라뇨.”


“그동안 한 것들 보면 나도 믿고 싶더구만··· 하하하.”


“그렇게 자꾸 놀리시면 녹의군들을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


전라병사가 알겠다며 다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하하하, 미안하게 되었네. 이제 날씨가 풀리면 도적들이 기승을 부릴텐데 그러면 안되지.”


장군이 재빨리 화제 전환을 했다.


“이러다 괜히 경을 치게 될까 두렵습니다. 그런데 화적들의 규모가 상당하다고 하는데 정말입니까?”


“산속 깊이 숨어 있어 정확한 규모를 모르네만 삼백에서 칠백 정도로 보고 있네.”


장군이 어찌 정확한 규모도 모르고 토벌을 하려 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전라병사도 사람을 잠입시켜 보았는데 발각되어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하였다.


“그 정도나 되는데 우리 만으로 되겠습니까?”


“전라 우수영에서 오십을 보내 준다고 하였네. 그러면 제주에서 올라온 오백을 합하면 일천이 좀 더 되니 전술만 잘 짜면 충분하지 않겠나?”


“우리는 그쪽 지형을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쪽 지리를 잘 아는 사람을 구해서 지도를 만들고 있네. 며칠 여유가 있으니 이곳에 쉬면서 작전을 세워 보세.”


“출정일은 언제 입니까?”


“보급 준비도 해야 하고 이레 뒤가 길일이니 그때 하는 것으로 하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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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계략에 빠지다. +3 22.07.03 1,137 23 18쪽
» 특전대원 삼동이 +1 22.06.29 1,182 24 17쪽
39 구조작전 +1 22.06.28 1,184 24 20쪽
38 출판 기념회 +1 22.06.26 1,322 22 17쪽
37 천체 모형 +1 22.06.24 1,319 25 17쪽
36 미륵의 현신 +3 22.06.23 1,395 30 19쪽
35 청어 잡이 +1 22.06.20 1,416 31 17쪽
34 특급 수송 작전 +1 22.06.18 1,380 25 17쪽
33 역병을 다스리다 2 +3 22.06.17 1,360 27 21쪽
32 역병을 다스리다 1 +1 22.06.15 1,413 29 14쪽
31 삼고초려 +1 22.06.14 1,460 26 19쪽
30 Winter is Coming! +1 22.06.11 1,584 27 24쪽
29 살기좋은 제주 +1 22.06.09 1,620 29 15쪽
28 일대종사 +1 22.06.09 1,555 34 13쪽
27 해적소탕 3 +1 22.06.07 1,539 32 16쪽
26 해적소탕 2 +4 22.06.06 1,562 35 14쪽
25 해적소탕 1 +3 22.06.05 1,648 35 15쪽
24 천리행군과 졸업식 +1 22.06.03 1,636 38 15쪽
23 제주목사 노정을 파직(罷職) 하소서. +1 22.06.02 1,742 36 17쪽
22 출도자 색출 +1 22.06.01 1,648 43 17쪽
21 불금의 밤 +2 22.05.31 1,643 41 14쪽
20 작전명 고래사냥 +2 22.05.29 1,728 37 15쪽
19 멀리서 온 손님 +4 22.05.28 1,743 38 14쪽
18 풍속교화 +3 22.05.27 1,733 37 18쪽
17 군사조련 +3 22.05.26 1,820 40 14쪽
16 을나의 후손들 +1 22.05.25 1,874 39 15쪽
15 니가가라 나가사키 +1 22.05.24 2,013 36 20쪽
14 가짜뉴스 +1 22.05.23 2,108 42 15쪽
13 출생의 비밀 +5 22.05.21 2,255 4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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