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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루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 포식으로 무한성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박격포.
작품등록일 :
2024.01.19 19:31
최근연재일 :
2024.02.03 22:31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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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8,987

작성
24.01.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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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암흑가의 방문(2)

DUMMY

15. 암흑가의 방문(2)



곧바로 걸음을 돌려 라이카에게 돌아갔다.


“뭐야? 뭐 놓고 간 거 있어?”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의뢰서들을 요구했다.


일단 성의껏 내어주는 라이카.


일반 의뢰들과 <동물원>의 지정 의뢰들이 한 데 섞여 어지럽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살피고는, 거침없이 골라 집었다.


불량배 응징, 사기꾼 생포, 약탈물 회수, 기타 등등.


의뢰서는 각기 다양했으나, 하나같이 보수가 좋지 않았다.

삼류들이나 할 법한 그저 그런 의뢰들이다.


“의외네? 이런 잡다한 건 안 받을 줄 알았는데.”


그녀 말대로 별거 아닌 의뢰들처럼 보였으나, 공통점이 있다.


전부 ‘암흑가’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의뢰라는 것.


이만한 걸 몽땅 해치운다면, 좋든 싫든 아무리 놈들이라도 움직이지 않고서는 못 배길 거다.


라이카의 의문에는 그냥 어깨를 으쓱였다.


“쉬는 김에 겸사겸사하려고. 크게 어렵지도 않아 보이니까.”

“뭐, 그렇긴 하지. 알겠어.”

“다시 올게.”


다시 바를 나온 후, 의뢰서를 곱게 접어 품에 넣었다.


계획은 대충 세웠다. 이제 움직일 일만 남았으니.


“우선······. 첫 번째.”


4구역으로 간다.




***




“음, 잘 찾아왔네.”


게임이랑 똑같이 굴다리 밑에 삼삼오오 모여있다.


“저 새낀 뭐야?”


바깥에서 망을 보던 놈이 와락 인상을 찌푸린다.


나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미친놈인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 양아치.


그래도 혹시 모르니 물었다.


“루모스 패밀리 맞지?”

“네가 누군데?”

“맞나 보네.”

“뭐라는──”


뻑!


말을 끊으며, 내 주먹이 녀석의 턱주가리를 후려갈겼다.


퓨즈가 끊긴 듯 그대로 털썩 쓰러진다.


기절한 놈의 발목을 슬쩍 즈려밟았다.


으직, 하는 소리와 함께 간단히 뼈가 부러졌다.


“뭐, 뭐야!”

“이 미친 새끼가!”


분개해 일어나는 그들을 둘러보며, 적당히 견적을 짰다.


‘죽일 필요까지는 없고.’


적당히 뼈 한두 대 분지르면 적당하다.


나는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에 긴장하며 무기를 드는 루모스 패밀리.


나름 항전의 의지를 보였지만, 그래봤자 뒷골목 양아치.


“으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크게 휘둘러오는 방망이를 한 발짝 물러나 파하고는 그 손목을 움켜쥐었다.


당황해 부릅떠지는 눈동자.


그대로 힘을 주니.


우직!


녀석의 손목이 힘을 잃고 덜렁거린다.


시끄럽게 비명을 내지르기도 전에, 명치에 틀어박힌 주먹이 녀석을 잠재웠다.


그와 같이 달려들던 녀석도,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는 발목을 밟아 부러뜨렸다.


“너, 너 누구야! 왜 이러는 건데!”


동료가 너무나 간단히 제압당하자 호기롭던 눈에 공포심이 어린다.


그래도 당연히, 봐줄 생각은 없다.


곧 다른 이들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피하고, 부러뜨리고, 기절시키고.


어느새 혼자 남은 대장, 루모스가 겁에 질려 외쳤다.


“나, 나를 건드리면 무사하지 못할 거다!”

“왜?”

“내 뒷배가 누군지는 알고 이러는 거냐!”

“누군데?”

“그, 그건······!”


누구냐고 묻자, 대답을 못하는 루모스.

당연했다. 그들이 정체를 가르쳐줬을 리는 없을 테니까.


“병신.”


픽 비웃으며, 녀석도 그대로 침몰시켰다.


뻑!


한데 모아놓고 보니 처참한 광경이다.


그래봤자 맞아도, 아니 죽어도 싼 놈들이라 동정심은 안 들었지만.


강도, 방화, 협박은 기본에다가 최근엔 로스카를 넘보는 암흑가의 앞잡이 노릇도 하던 놈들이다.


있어봤자 여기저기 폐만 끼치는 양아치들.


얘네 하나 건드린다고 트집 잡을 사람 하나도 없다.


대충 묶어놓은 다음에, 다음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일명 사기꾼 잭.


현상금까지 걸린 악질 범죄자인 데다가, 암흑가의 숨겨진 연락책이다.


그놈도 4구역에서 활동하는 놈이니, 지금 같이 잡아버리는 게 손쉽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은신처를 찾아가 제압했다.


“어, 어떻게······!”


어떻게 알았냐며, 화들짝 놀라는 잭.


“어떻게 알았냐면······.”

“······?”


퍽-


기습적으로 목덜미를 후리자 그대로 기절해 쓰러졌다.


녀석은 내버려 두고 구석구석 숨겨둔 비상금까지 탈탈 털어준 뒤, 이후 루모스 패밀리와 함께 포박해 짊어졌다.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여전히 태양은 중천에 있었다.


평소라면 의뢰 한두 개 정도는 더 수행할 수 있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더 건드리는 건 과하게 자극하는 꼴이다.


‘하루나 이틀에 걸쳐 한두 번. 그게 적정선이겠지.’


그래도 암흑가가 워낙 일을 많이 벌여놓은 탓에, 한동안은 일거리가 끝이 없을 것 같다.


끼익―


바 문을 열고 들어가서, 보란 듯이 현상범들을 치켜세웠다.


“잡아 왔다.”

“금방 왔네? 대충 구석에 놔둬. 아니, 거기 말고. 잘 안 보이는 곳에.”


이제는 익숙한 듯 잔을 닦으며 대충 고갯짓하는 라이카.


그녀의 말에 따라 적당히 던져놓으니, 곧 대기하던 가드들이 우르르 몰려와 방 한구석으로 그들을 끌고 가 버렸다.


그녀가 닦던 잔을 들어 보이며 눈짓했다.


“한잔?”


그레이브에게 배우기 시작했다고, 부쩍 자신감이 상승한 모양.


하지만 아쉽게도 바에서 볼일은 이게 다였다.


“아니, 또 일이 있어서.”


깔끔히 거절한 후, 앉지도 않고 손만 흔든 뒤 돌아 나갔다.


“진짜 정도 없네!”


투덜대는 라이카를 깔끔히 외면한 채, 이후 향한 곳은 1구역.


‘여기도 오랜만이네.’


우선 숙소의 숙박 기간부터 연장했다.


좀 오래 떠나있을 거라고 언질은 줬지만, 돌아와 보니 기간이 진짜 아슬아슬했거든.


“짐은 머무시던 방에 그대로 있습니다. 청소도 매일 했으니 더럽지 않을 겁니다.”


관리인의 말대로 들어가 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본 모습 그대로였다.

고마운 마음에 동전 몇 푼을 팁으로 내주었다.


“하이고, 감사합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받아 챙기는 관리인.


그가 떠난 뒤 오랜만에 따뜻한 물로 목욕을 했고.

이후 잡화점에 들러서 이번 여정에서 소비한 식량과 생존용품을 새로 채워 넣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하얀 그림자>.


이달 치 의뢰비 300만 크레딧을 지불했다.


돈주머니를 내미는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크리스를 감시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는 걸 알지만, 그렇다 해도 지출이 큰 건 사실이다.


‘돈은 또 언제 모으냐.’


신분증도 만들긴 해야 하는데.


이런 속도면 한참은 걸릴 것 같다.


아닌가. 돈을 벌 방법이라면 또 떠올려 보니 차고 넘치기는 했다.


‘그게 영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


한 졸부가 숨겨놓은 비밀금고의 위치가 아른아른 머리에 떠오른다.


그대로 잠깐 상념에 빠진 사이.


“······고객님?”


돈주머니를 당기려고 끙끙대던 정보상이 당황스러운 듯 침음을 흘렸다.


“아, 미안하군.”


아차 싶어 슬쩍 힘을 푸니, 그제야 새하얀 손이 천 너머로 스르륵 돌아갔다.


차르륵.


예의 그 동전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정보상이 사무적인 태도로 말해 주었다.


“매번 감사합니다. 현재 정보를 취합 중이니, 내일 아침쯤이면 받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미련을 털어내고 깔끔히 일어났다.


“다음에 또 오십시오.”

“그래. 그러지.”


도서관을 나와, 도로를 가로질러, 구역 외곽의 숙소로 돌아왔다.


키와 스쿠터를 맡긴 뒤 방으로 들어선다.


한 번 싸악 씻어주니 아주 개운하다.


그 상태로 침대에 몸을 던지자 몰려드는 안락함.


“하······.”


땅바닥에서 노숙만 하다가 푹신한 침대에서 자려니 극락이 따로 없다.


스르륵 눈이 감기고. 순식간에 잠이 쏟아졌다.




***




다음날.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깨서 나가 보니, 문 밑으로 작은 편지 하나가 밀어 넣어져 있었다.


‘왔구나!’


그간 계속 기다리던 소식.


수마가 싹 달아났다.


대체 무엇이 적혀있을지 설렘 반, 두려움 반이다.

서둘러 밀봉을 뜯어내니 3장의 보고서가 담겨 있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꼼꼼히 살폈다.


-대상이 ‘알론 들판’의 레드 켄타우로스 무리를 단신으로 소탕.


-테틀란 백작이 직접 공을 치하, 보상으로 ‘별무리 장화’를 얻은 게 확인됨.


-대상이 영지 소속 선임 기사, ‘니어드 론스’와의 결투에서 승리.


-대상이 ‘특임대장’으로 승진. 별도의 병력 운용권 획득. 사실상 영주 직속으로 편입된 것으로 보임.


“오?”


첫 장을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다행이다’였다.


탈주할 조짐이 다분하다던 정보상의 말과는 달리, 꽤나 착실히, 그리고 정상적인 성장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속도긴 하지만.’


알론 들판의 레드 켄타우로스 무리와 백작령 선임 기사는 지금 시점에 잡을 수 있는 놈들이 아니었다.


‘보상으로 받은 별무리 장화는 또 어떻고.’


블링크 특성이 달린 B등급 아이템이다.


테틀란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귀물.


대체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일단 나쁜 일은 아니니 그냥 접어두고.


이렇게만 갔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다음 장을 넘겼다.


그리고 첫 줄을 읽은 순간.


-대상과 테틀란 백작 간 불화가 발생함.


“······?”


내가 품은 모든 기대가 싸그리 무너져 내렸다.


아니, 도시의 절대자라는 양반이랑 불화가 생길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적당히 기분 맞춰주면서 ‘예, 예, 알겠습니다’ 정도만 해줘도 황금이 알아서 굴러떨어질 텐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하니.


-봉신 관계를 맺자는 백작의 제안을 대상이 단칼에 거절. 이후 퇴직 선언을 함.


가신이 되라는 백작의 요구를, 크리스놈이 들은 척도 하지 않았나 보다.


백작쯤 되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의 무게가 상당한 무게를 가진다.


그런 존재가 기껏 건넨 제안을 단칼에 거절당했으니 상당한 치욕으로 받아들였을 게 분명할 터.


‘말이라도 곱게 했다면 또 모르겠지만······.’


크리스 그 미친놈이 그랬을 리는 만무하고.


그 상황에 냅다 퇴직 선언까지 해 버리니, 백작 입장에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을 거다.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계속 보고서를 읽어내렸지만.


-대상과 말다툼을 하던 백작의 분노가 극에 달해, 친위대를 소집함.


“어?”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급전개가 이어질 뿐이었다.


-대상이 그를 사로잡으려는 친위대를 홀로 격퇴. 친위대장은 오른팔이 잘리는 중상을 입음.


-대상 또한 교전 중 수많은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던 것으로 추정.


“······.”


-이후 테틀란 백작을 살해하려 시도했으나, 소란을 듣고 도착한 영지 소속 ‘철벽 기사단’에 의해 저지, 대상은 ‘별무리 장화’의 블링크 마법을 발동해 도주함.


“······?”


정보원도 쓰면서 꽤나 당황했는지, 유려했던 필체가 흔들림으로 가득했다.


이 말도 안 되는 전개에 머리가 굳어버리는 걸 느끼면서도, 나는 기어코 마지막 줄을 읽어 내었다.


그곳에는 단 한 줄만이 적혀있을 뿐이었다.


-대상, 크리스 블레이드가 테틀란을 탈주함.


“······이런 시발.”


꽈지직-


나는 보고서를 공처럼 말아 집어 던졌다.


우려했던 대로, 크리스가 탈주했다.


내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가장 최악의 형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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