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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루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 포식으로 무한성장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박격포.
작품등록일 :
2024.01.19 19:31
최근연재일 :
2024.02.03 22:31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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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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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글자수 :
118,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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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7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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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데뷔전(1)

DUMMY

11. 데뷔전(1)



균열을 단단히 봉인하고, 시간이 지나 다시 오벨론과 합류했다.


“뭐 좀 찾았어?”

“아니, 특별할 건 없었다.”

“그래? 나도 마찬가진데······.”


어느새 의욕이 떨어진 듯한 오벨론이 늘어져라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슬슬 돌아가지? 뭐가 더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이곳에 더 머물 이유는 없었으니,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숲을 떠나, 로스카에 돌아온 후.



내게 보고서를 넘겨받은 라이카가 한 번 슥 훑어보며 말했다.


“숲에 얼음 괴물이 있었다고? 별일이네. 여긴 눈도 잘 안 오는데.”

“그러게 말이다.”

“아무튼, 자료는 그쪽으로 넘길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술잔을 휘휘 돌리고 있으니, 옆에 있던 오벨론이 느긋하게 웃었다.


“네 말대로, 물건이긴 하던데? 라이카.”

“그치? 그렇다니까.”


익숙한 듯 칵테일을 홀짝이는 폼이 하루 이틀 본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왜 게임 할 때는 몰랐을까.’


생각해 보면 라이카도 게임에서랑은 달랐다.

게임에서는 사무적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살가운 느낌?


잠깐 생각을 하고 있으니, 깔끔하게 한 잔 원샷 때린 오벨론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만 가본다. 더 있으면 우리 소장이 배신한 거냐고 지랄할 게 뻔해.”


턱.


대충 테이블에 동전 몇 푼을 올려놓은 뒤,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가는 오벨론.

그러다 갑자기 불쑥 머리만 들이밀고는, 씩 웃어 보였다.


“또 보자고, 흡혈귀.”

“······흡혈귀?”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뭐라 답을 하기도 전에, 오벨론은 그대로 자리를 떠 버렸다.


“쯧.”


마저 잔이나 비우고. 갈 채비를 갖추고 있으니 라이카가 말했다.


“오벨론 저 아저씨가 남 칭찬하는 일은 드문데. 역시 우리 신입이야.”


그녀가 자랑스럽다는 듯 작게 키득거린다.


“하루살이랑은 어떻게 친해진 거냐?”

“옛날에 일로 좀 엮였었거든. 이쪽 사정이 뻔하지 뭐.”

“하긴, 그렇긴 하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앞서 오벨론처럼 술값을 내려는데, 라이카가 사양했다.


“우리 사무소 소속인데 돈을 받을까 봐? 이 정도는 서비스야.”

“그러냐.”


나야 좋지. 도로 주머니에 동전을 쑤셔 박았다.


“이제 뭐 하게? 의뢰받을 생각은 아닌 거 같은데.”

“이번에 얻은 게 있어서. 당분간은 그것 좀 살필 생각이야.”

“그래?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

“나중에 보자.”


그녀와 작별한 후, 도시 밖 공터로 나왔다.


흑검을 뽑고,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기운을 집중시켰다.


쩌적―


곧바로 하얗게 얼어붙는 검신.


차가운 기운이 손잡이를 타고 전해진다.

뜨겁게 끓어오르는 혈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대로 다시 냉기를 몰아내자, 흑검이 원래의 색으로 되돌아갔다.


“아직은 딱 이 정도.”


냉기를 집중하고 흩어버리는 식의 응용이 한계였다.


혈기를 처음 다뤘을 때와는 사뭇 다른 결과다.


특성 간의 등급 차이와, 상황의 차이였다.


‘연구소 때처럼 목숨을 건 혈투라도 치르면 확실히 성장은 하겠지만······.’


또 그런 미친 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 뭐, 열심히라도 해야지.”


[-54일 6시간 1분 45초.]


다행히 아직 시간은 넉넉하거든.


이제부터, 수련할 시간이었다.




***




쩌저저적―!


커다란 통나무가 뿌리부터 이파리 하나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고드름(C)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후······.”


냉기 때문에 차가워진 손을 주무르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풀과 돌, 나무까지 몽땅 하얗게 얼어붙어 있다.


[고드름(C): 7.9%]


차근차근 올라간 끝에 어느새 10%와 가까워진 숙련도.


지난 수련의 결과였다.


냉기로만 싸워도 일인 분은 할 수 있을 정도다.


더 수련한다면 좋겠지만, 이제 슬슬 위험하다.


[-48일 0시간 23분 55초.]


줄곧 유지하던 50일의 선이 뚫렸다.


“일주일이나 지났나.”


중간중간 작은 동물들을 포식하긴 했으나, 당연히 턱없이 모자랐다.


‘슬슬 제대로 된 포식을 해야겠어.’


수련도 때가 있다. 이제는 일해야 할 타이밍이었다.


곧장 공터를 빠져나와 3구역 라이카의 바로 향하자, 나를 알아본 그녀가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천진혁! 오늘은 일찍 왔네. 뭐 성과는 있었어?”

“그럭저럭. 의뢰는 좀 있나?”

“만나자마자 일 얘기야?”


라이카가 눈을 흘기면서도 의뢰서들을 펼쳤다.


“이건 어때? 괜찮을 거 같은데.”


이제는 딱히 추천해 달라는 말 없어도 먼저 골라주는 라이카다.


그녀 말대로 의뢰서를 확인하니, 과연 나쁘지 않은 의뢰였다.


[헨리 상단 상행 호위/일급 30만 크레딧, 전투 시 특별수당 지급, 획득한 전리품 차등 분배]


“로스카 거쳐서 베스우드까지 가는 상행이래. ‘안전한 루트’가 아니니까 몬스터들은 많이 나올 거야. 물론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안전한 루트가 아니다.

즉, 빠르지만 위험한 루트로 간다는 뜻이다.


이 상행은 몬스터가 많기로 소문난 ‘그렌데리움 협곡’을 지난다.


적어도 이 근방의 사냥터 중에선 가장 훌륭한 곳.


하지만 문제는······.


“중거리 의뢰인가.”


꽤 멀다는 거다.


기억상으로 왕복 10일 정도가 걸린다.

돈은 그럭저럭 잘 주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특별한 게 없었다.

때문에 로스카를 떠날 때나 겸사겸사 수행했던 의뢰.


‘오는 거 생각하면 귀찮긴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로스카 안에서 포식을 할 만한 기회도 별로 없다.

소모된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면, 이번 사냥은 필수적인 일이었다.


게다가, 그렌데리움 협곡엔 ‘그 녀석’이 잠들어 있다.

이번 의뢰에 처치는 불가능하겠지만, 한 번 답사를 다녀오는 것도 괜찮겠지.


나는 고민 끝에 의뢰서를 받았다.


“이거로 하지.”

“그럼 한동안 못 보겠네?”

“아마도.”


수련 중에는 딱히 바에 들를 이유가 없었으니, 같은 도시 안에 있었음에도 그녀와 자주 만나지는 않았다.

그 직후 이렇게 중거리 의뢰까지 수행하니까, 얼굴을 볼 일도 더욱 줄어든 셈.


라이카가 내심 아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상행은 이틀 후야. 그때까지 쉴 예정?”

“그럴 리가.”


마티니 한 잔을 다 비운 후 현상수배지들을 받아 왔다.


이틀 동안 손 놓고 있을 생각은 없다.


현상범 사냥 정도야 식은 죽 먹기다. 이틀간의 돈벌이로는 적당할 것이다.


“다시 오지.”

“그래, 다음에 봐.”




***




이틀이 지났다.


그동안 잡은 현상범이 세 놈이다.


헥터 같은 실력자는 없었고, 전부 간단하게 처리가 가능한 놈들이었다.

전부 합해 30만 크레딧 정도 벌었다.

하켄 숲 조사 의뢰로 받은 50만 크레딧까지 더하면 꽤 거금이다.


거기서 비상금 10만 크레딧을 제하고 새로 탐사 장비를 맞췄다.


확장형 배낭과 랜턴, 로프와 정수 가루 등. 부족한 생존물품을 더 구비했고. 수통도 큰 거로 하나 샀다.

남은 돈으로 각반과 흉갑 등, 보호 장구까지 맞추니 모든 돈이 다 날아갔다.


속은 좀 쓰렸지만, 어차피 필요한 장비.

투자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튼튼한 놈들로 골랐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동쪽 성벽으로 이동하니, 이번 의뢰의 멤버들이 모여있었다.


헨리 상단 소속의 마차 3대와 나처럼 호위를 맡은 7명의 인원.

상단 소속의 병력도 9명은 되는 듯했고, 상단의 직원도 듬성듬성 보였다.

상단주는 마차 앞에서 다른 이들과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시간은 딱 지켰는데.’


아무래도 내가 제일 늦게 온 것 같다.


서둘러 스쿠터를 끌고 합류하자, 상단주가 나를 알아보고는 악수를 건넸다.


“아, 마지막 해결사님이시군! 라이카 님께 말씀 많이 들었소. 헨리 상단주 헨리 포트릭이오.”

“해결사 천진혁이다. 잘 부탁하지.”

“나도 잘 부탁하오.”


나의 스쿠터를 본 헨리 상단주가 눈을 빛냈다.


“그나저나 좋은 물건을 갖고 계시는군?”

“어쩌다 구했는데, 마차에 실을 수 있겠나?”

“마침 공간이 남는군. 이리 주시오.”

“고맙다.”


이걸로 돌아올 걱정도 해결이다.


상단의 직원들과도 적당히 인사를 나누고 나니, 이번엔 동업자가 다가와 아는 체를 했다.


벗겨진 머리에, 덥수룩한 갈색 수염을 기른 아저씨.


“라이카 쪽 해결사라면 믿을 만하겠군! 난 룩스 토니셔라고 하네. 작은 용병단을 꾸리고 있지.”


용병단이란 말에 주위의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니 룩스가 설명했다.


“여기 6명은 나의 동료일세. 참고로 난 D급이고, 동료들은 모두 E급 용병이지.”


D급 하나에 E급 여섯인 용병단이면 딱 평균적인 수준.


실제로 딱히 기억에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오벨론이야 네임드 NPC였으니 그랬고.’


나도 로스카의 모든 인원을 알지는 못했다.


다만 그와 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룩스는 신분이 확실한 용병이라는 것이다.

용병은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어엿한 정식 인원.

나처럼 불법체류자 신세의 해결사보다는 조금 더 양지에 있는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세간의 신뢰도도 용병 쪽이 더 좋은 편.


아무래도 이번 경우에는 룩스의 용병단이 먼저 의뢰를 수령했고, 남은 한 자리에 내가 들어온 상황인 듯했다.


룩스가 손을 내밀길래 마주 잡았다.


“천진혁이다. 다들 인상이 좋군.”


사실 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딱 용병 관상이랄까.

한마디로 살인마처럼 생겨 먹었다는 뜻이다.


근데 뭐, 내가 정신병자도 아니고.

굳이 원한을 살 필요 없으니, 한 명 한 명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그런데······.


“거, 악수는 무슨 악수요? 피차 일로 만난 사인데.”


삐딱하게 나오는 한 놈이 있다.

비실비실한 데다가 입술도 삐쭉 내민 게 아주 그냥 밉상이다.


“어허, 또 왜 그러나? 좋게 좋게 가면 좋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듯, 단장인 룩스가 서둘러 중재했지만 놈은 코웃음을 치고는 등을 돌렸다.


명백히 단장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


의아해하고 있을 때, 룩스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설명했다.


“페놀 저 친구가 조금 예민해서 말이야. 자네가 이해 좀 해주게. 마법사들이 다 저러잖나?”

“마법사였군?”


이제야 이해가 간다. 어쩐지 비실비실해 보이더라니.


까칠한 마술쟁이와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를 쓰는 단장.


룩스가 힘을 못 쓰는 것도 당연하다.


왜 이 조그만 용병단에 있는 건지도 모를 만큼, 마법사는 귀한 존재니까.


‘최대한 맞춰주려는 건가.’


나도 문제를 키울 생각은 없었기에 고개만 까딱였다.


그렇게 인사를 나눈 후엔 전투 인력 전원이 3번째 마차에 모여 탔다.


평상시엔 이렇게 마차로 이동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내려서 대응하는 것이다.


마지막 인원까지 탑승하고 나니.


“준비됐으면 출발하겠소!”


덜컹덜컹.


썩 좋지 않은 승차감을 남기며, 상행이 시작됐다.


아직까진 딱히 경계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쪽 길은 몬스터가 그리 많이 나오는 길도 아닐뿐더러, 인간이 이렇게 많은 이상 웬만한 놈들은 겁을 먹고 접근조차 하지 않을 테니까.

다른 위험이라면 인간인데, 이런 상행은 산적들도 웬만해선 건들지 않는다.


실제로 용병들은 편한 자세로 앉아 상단 소속 호위들과 잡담을 하고 있었다.


“······하하! 내가 그래서 턱주가리를 갈기니까, 덜덜 떨면서 오줌을 지리더군! 그 병신같은 놈이 뭐라고 했는지 아나?”

“푸흐흐······. 뭐라고 했는데?”

“오늘은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다, 다음에 다시 하자! 아니 병신이 오줌까지 지려놓고 그 지랄을 했다니까!”


―으하하하!


뭐가 그리 웃긴 지 얼굴까지 빨개진 채 웃고 떠드는 사내들.


딱히 흥미는 없었으니 그냥저냥 듣고만 있었다.


“형씨는 얼마 버쇼? 상단 소속이면 꽤 짭짤할 거 같은데.”

“뭐, 안정적이기야 하지. 그래도 대단한 정도는 아니야. 입에 풀칠이나 겨우 하는 수준이라고.”

“하긴. 이쪽 바닥이 다 그렇지.”


한참 자신의 무용담을 뽐내다, 이제는 소시민적 토크로 넘어간 사내들.


그사이 나는 조용히 입을 닫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다섯 시간쯤 달렸나.’


그렇다면 슬슬 올 때가 됐다.


슥-


슬쩍 무기를 꺼내 날을 손질했다.


그걸 본 룩스가 호기심이 동한 표정으로 수염을 쓰다듬었다.


“특이한 걸 쓰는구만? 때깔 죽이는데, 어디서 구했나?”

“몬스터 전리품이다. 애 좀 먹었었지.”


대충 연구소 일을 각색해서 들려주자, 사내들이 연신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그런데 꼭 초를 치는 놈이 있었다.


“핏, 쥐대가리에 시꺼먼 칼을 휘두르는 괴물이라고? 살면서 그딴 건 처음 듣는군. 거짓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또 입술을 툭 내밀고 이죽대는 놈.


마술쟁이 페놀이다.


“페놀 자네······!”


룩스도 이번엔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는지, 무어라 대거리를 하려는 기색이었다.


그런 룩스를 내가 제지했다.


“됐다. 괜한 곳에 힘 빼지 마라.”

“끙, 자네가 그렇다면야······.”


룩스가 한발 물러났지만, 페놀은 정말 놀라울 만큼 눈치가 없는 새끼였다.


“흥. 아까부터 센 척하기는. 라이카 쪽 해결사라고 꼭 잘 싸우라는 법 있어? 저 되먹지도 않는 거짓말부터가 이상하다고.”


기어코 한술 더 뜨는 페놀.


마차 안에 싸늘한 분위기가 흐른다.


그러든 말든 기름먹인 천으로 검을 문지르던 나는 손질을 마치고 내려놓았다.


무시당해서 더 열이 올랐는지, 페놀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어이, 무슨 말이라도······.”


덜컹!

끼이익―


그때 갑자기 멈춰 선 마차.


사람들이 순간 휘청인다.


벌떡 일어나 있었던 페놀의 경우에는 모서리에 부딪힌 뒤통수를 부여잡았다.


“뭐, 뭐야!”


당황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슬그머니 일어나 마차 문을 열었다.


“스, 습격이다!”


저 앞에서 들리는 외침.


그 말대로, 마차의 주위를 수십은 되어 보이는 산적 무리가 둘러싸고 있었다.


아까 웬만해서는 산적도 건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웬만하지 않은 경우다.


이 의뢰를 수행할 때 필수적으로 벌어지는 이벤트가 바로 산적 습격이다.


“이런 미친놈들이······!”

“일단 다들 내려!”


황급히 마차에서 내려 병장기를 꺼내 드는 인원들.


갑작스러운 상황에 사내들 모두 낭패한 표정이었다.


룩스가 대표로 나서 고함을 질렀다.


“이 미친 새끼들아! 이게 무슨 짓이냐!”


산적 습격의 세 네임드이자 두목.

‘무시무시한’ 볼프강이 이죽거리며 대답했다.


“무슨 짓이긴 병신아. 마차 좀 털어먹으려는 거지.”

“우리가 순순히 당할 것 같냐!”

“삼십도 안 되는 새끼들이, 안 당하면 어쩌게?”


그의 말대로, 대충 봐도 수적으로 열세다.


“통행세를 낼 테니 보내주지 않겠소?”

“다 죽이면 다 내 건데 뭐 하러?”


헨리 상단주의 교섭도 통하지 않는다.


이제 정말 전투만이 남은 상황.


용병과 병사들이 입술을 깨물며 무기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걸 본 두목은 기고만장해져서 코웃음을 쳤다.


“병신들이 꼴에 용병이라고─”


신나서 무어라 떠들어 대려는 볼프강의 머리통에.


퍼억─!!!


새카만 검이 틀어박혔다.


어찌나 강하게 던졌는지, 검에 딸린 몸뚱이가 뒤편의 나무까지 빠르게 날아갔다.


콰직.


볼프강의 머리통을 매달고 나무 한가운데에 정확히 틀어박힌 흑검.

생명을 잃은 육체가 축 늘어진다.


터무니없는 광경에 사위가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거 아까부터 더럽게 말 많네.”


검을 던진 나는 피식 웃었다.


고개를 돌려 우리 편의 마술쟁이를 바라봤다.


“야.”

“나, 나 말이오······?”


어, 너.


얼굴이 창백해져 벌벌 떠는 페놀.


“넌 이따 보자.”


다시 등을 돌려 전장을 살폈다.


숨 막힐 듯 조용한 분위기다.


산적이고 용병이고 아무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기에.


“뛰어―!!”


그냥 내가 먼저 달려들었다.


“우, 우아아아!!”


등 뒤를 따라 내달리는 용병들.


퍽!


내가 던진 비수가 산적의 머리통을 꿰뚫음으로써.


“씨발, 조져어―!!”


전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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